새로운 주목(Attention)을 만들다, PR화되는 광고 HSAD 공식 블로그 HSAD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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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일본에서는 ‘피코타로(일본 개그맨)’가 PPAP(펜파인애플애플펜)으로 온라인상에서 화제를 불러일으켜 대중매체에 집중 조명된 사건이 있었습니다. 이처럼,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된 이슈가 매스미디어에서까지 확산하는 현상은 일본에서는 더 이상 드문 일이 아니죠.

광고기획에서도 정보를 전달하는 구조가 이미 급변하여 정보전달의 효율적인 수단이 이미 재인식되고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매스미디어 광고가 주류였던 시절에 예산의 한계로 시장진출이 어려웠던 신규 광고주들을 중심으로 PR 또는 온라인 중심의 정보전달 흐름이 나타나기 시작했고, 그 대표적인 예가 지방자치단체(지자체)와 대학을 들 수 있는데요.

이들은 예산상의 제약을 해결하기 위해 발상을 전환하여 온라인에서 매스미디어로의 확산전략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이처럼 이슈메이킹을 통한 광고효과 연계는 다양한 광고 채널이 등장하고 있는 가운데 유효한 마케팅 툴로 점차 부상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경향과 광고주의 니즈에 어떻게 대처하는가에 따라 광고주와 대행사 모두 새로운 비즈니스 창출이라는 중요한 계기를 맡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일본의 다양화되고 있는 소비자의 니즈와 채널의 확산사례를 통해 치열한 경쟁 속에서 신규 비즈니스발굴의 가능성을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1. 구마몬의 성공 전략

최근 지방자치단체의 관광객 유치 케이스와 ‘고향납세’ 현상이 이를 잘 설명하고 있습니다. 관광객 유치 니즈는 급격하게 진행되는 저출산 고령화 현상에 따른 것으로, 지방의 소비를 체재인구 대신 관광객 등 교류인구를 통해 활성화하기 위한 광고입니다.

그 심볼로 등장한 것이 일본의 지역 캐릭터 ‘유루캬라’(*캠페인, 특산품 소개 등 지역 전반에 대한 홍보 기업 등에 사용한 마스코트 캐릭터)입니다. 구마모토현의 ‘구마몬’ 및 지바현 후나바시시(市)의 ‘후낫시’는 일본인이라면 누구나 아는 ‘유루캬라’죠.


▲출처: 겐토샤 ‘유루캬라 그랑프리 2014 공식 가이드북‘

2011년부터 매년 ‘유루캬라 그랑프리’가 개최되어 우승자를 선정하고 있으며, ‘구마몬’은 제1회 그랑프리 우승 캐릭터입니다. 지금은 전국적으로 커다란 인기를 끌고 있는 구마몬이지만, 처음엔 일반의 한 현이 시행했던 작은 이벤트의 일환으로 만들어진 캐릭터였죠. ‘구마모토 서프라이즈!’라는 구마모토현 관광 PR 프로젝트의 심볼마크를 의뢰받은 디자이너, 미즈노 마나부가 덤으로 그려 제안한 캐릭터가 구마몬이었으며, 이 캐릭터가 PR 프로젝트를 위한 심볼 마크로 채용이 된 것인데요.

구마모토현 관광 PR 프로젝트팀은 당초에 이렇게 탄생한 구마몬을 이용하여 전국적인 화제를 불러일으키려는 의도는 없었습니다. ‘구마모토 서프라이즈!’의 목적은 2011년 3월에 개통되는 규슈 신칸센을 이용하여 구마모토를 방문하는 사람들을 타깃으로 삼은 활동이었죠. 그렇기에 규슈 신칸센으로 구마모토현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오사카 사람들일 것으로 생각하여 오사카를 타깃으로 삼았고, 이를 중심으로 간사이 지방에서 ‘구마모토 서프라이즈!’의 기반을 만든 후, 다음 스텝으로 도쿄 진출을 계획하고 있었습니다.

당시 ‘구마모토 서프라이즈!’ PR팀은 구마몬이 오사카의 명소 곳곳에 신출귀몰하게 등장하는 모습을 온라인상에 소개하였고, 오사카지사와 함께 요시모토 흥업의 오사카 코미디극장에 출연하거나, (캐릭터이지만) 현의 직원으로서 영업부장 증명서를 받는 모습 등을 기자들에게 공개했는데요. 이처럼 이슈가 될 만한 소재를 적극적으로 만들어 매스미디어에서 다루어지게 함으로써 인지도 향상을 꾀한 전략이었습니다.

‘구마모토 서프라이즈!’의 첫해 예산은 8천만엔(8억 596만 원) 뿐이었고, 예산 대비 구마몬의 노출을 극대화하기 위해 구마모토현과 관련된 상품이라면 상표 이용료를 받지 않고 구마몬 캐릭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그 결과 구마몬을 활용한 콜라보레이션 상품 또한 다수 출시되었고, 이와 같은 꾸준한 PR 방법이 매스미디어를 통해 알려짐으로써 노출이 극대화되었으며, 구마몬은 단번에 전국적으로 유명해져 지금까지도 구마모토현 관광 PR의 심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2. 기타 지방자치단체(지자체)의 PR전략

지자체 홍보를 위해 시민참가형 마라톤을 운영하여 마을을 활성화하고자 하는 지자체들이 늘어나면서 시민마라톤 운영에도 차별화가 필요해졌습니다. 오사카는 2011년부터 개최해 온 오사카마라톤을 ‘세계 No.1 자선마라톤’ 이라는 하나의 스토리를 만들어 참가자와 공유하는 전략을 취했는데요. 이는 마라톤 경기 참가자뿐 아니라 경기를 지켜보고 응원하는 사람들에게도 마라톤 참가의 목적을 제시한 성공 사례로, 마라톤 기록과 참가자의 수, 나아가 다 함께 기부금액을 확대하자는 성장스토리를 가미했다는 점에서 PR의 성공 포인트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덴츠 퍼블릭 릴레이션즈 편저 “지자체의 PR 전략”).

미야자키현 고바야시시가 제작한 PR 영상은 프랑스인의 시각으로 구성되었으며, 풍요로운 자연경관에 둘러싸인 고바야시시의 모습과 함께 이에 대한 한 프랑스인의 감상이 나레이션으로 가미되어 있죠. 대부분의 일본인은 해당 나래이션을 알아듣기 힘든 탓에 자막이 함께 나오는데, 영상의 마지막에 반전이 있습니다. 나래이션을 하는 프랑스인이 사실 해당 지역에서 사용되는 일본어 사투리를 쓰고 있었다는 점이 자막을 통해 밝혀지는 것인데요. 이는 해당 지방 사투리가 프랑스어 발음과 비슷하다는 점에 착안한 재미있는 아이디어였습니다.

또한, 온천으로 유명한 벳푸시는 가공의 온천유원지를 담은 동영상을 제작하여 인터넷에 공개했습니다. 욕조에 몸을 담그고 달리는 롤러코스터나 목마 등 실제로는 존재할 수 없는 설정의 장면들이 영상에 담겨있는데, 벳푸시의 지사는 ‘만일 이 영상의 조회 수가 100만을 넘는다면 실제로 온천유원지를 만들겠다’는 선언을 하였고, 해당 영상은 TV로도 방영되어 조회 수 100만 이상을 기록하게 되었습니다. 현재 벳푸시의 지사는 자신의 선언을 지키기 위해 온천유원지 건설기금을 모금하고 있죠.

이처럼 지자체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다양하고 우수한 아이디어들이 구체화 되고 있습니다.


3. 고향납세와 지자체의 PR

또 하나의 움직임은 ‘고향납세제도’ 입니다. 자신이 납세하는 금액 일부를 자신의 현 거주지가 아닌 본인이 태어난 지역이나 응원하고자 하는 지역에 납세할 수 있도록 하는 이 제도는 사실 예전부터 존재해왔지만, 활성화되지는 않았던 제도인데요. 그러나 최근 2015년부터 ‘원스톱 특례제도’가 신설되어 규정 내의 금액이라면 연말정산과 같은 번거로운 신고절차 없이 비교적 간편하게 기부공제를 받을 수 있게 되어 이 제도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납세자들에게 ‘고향납세’가 매력적인 이유는 납세하는 지자체로부터 납세액의 절반 금액 상당의 해당 지자체 지역 특산품을 ‘답례품’으로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납세자들은 소고기, 게 등 각자가 선호하는 답례품을 제공하는 지자체를 납세처로 선택할 수 있으며, 규정금액 범위내에서라면 나중에 공제(환부)도 되는데, (간단한 설명만으로는 이해하기 어렵겠지만) 실질적으로 2천 엔만 부담하면 됩니다.

해당 제도로 말미암아 지자체 간에 ‘고향납세’ 획득경쟁이 과열되어 지나친 광고 커뮤니케이션 경쟁으로 이어지고도 있죠.


4. 새로운 광고주로서의 대학

대학도 새로운 광고주로 그 존재감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일본의 18세 인구는 최근 몇 년간 120만 명 선으로 집계되고 있는데, 2018년 이후엔 감소세가 빨라져 18세 대학 입학지원자 수는 향후 5년간 5만 명 감소할 거라는 전망이 나왔습니다.


게다가 최근 10년간 사립대학이 51개교 증가했지만, 2015년부터 사립대학 정원의 43%가 이미 미달되어, 각 대학에서는 학생 수 확보가 가장 중요한 과제로 대두되고 있죠.

긴키대학의 경우, 원래부터 학생 수가 많은 큰 규모의 대학이지만 최근 지원자 수가 도쿄의 유명대학을 제치고 1위를 기록하며 화제를 불러모았습니다. 학생 모집을 위해 특별히 광고를 많이 집행한 것도 아니었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과연 다른 대학과의 차별점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바로 압도적인 퍼블리시티의 양 차이였죠.

긴키대학에 대한 화제의 중심은 바로 ‘긴키대학 참치’입니다. 이 브랜드의 참치는 긴키대학이 개발한 기술을 사용해서 알에서부터 성체로 클 때까지 완전양식으로 키워낸 참치이며, 전신의 80%가 대뱃살이라는 특장점까지 더해져 지속해서 주목을 받아왔습니다. 올해 1월에는 ‘와게킨’이라는 캐치카피로 와세다대학, 게이오대학에 이어 긴키대학이 세계에서 인정을 받았다는 점을 대대적으로 어필하여 주목을 받았는데요. 대학 랭킹으로 정평이 난 영국의 교육잡지 The Higher Education이 매년 발표하는 세계대학 랭킹 2016-2017에서 사립종합대학 랭킹 601~800위 안에 위의 세 학교가 랭크 되었으며 일본 대학으로는 TOP3라는 사실을 광고화 한 것입니다.


5. 칸 국제광고제의 변화

CM제작자라면 누구나 입상을 꿈꾸는 칸 국제광고제에서, 작년에는 광고 표현에 대한 아이디어보다 사회문제를 다루는 관점과 이에 대한 해결을 표현한 작품들이 다수 입상했습니다. 사실 칸 광고제 상의 타이틀만 보자면, ‘광고 표현만’을 위한 상이 아니라 전체적인 ‘Creativity(Cannes Lions International Festival of Creativity)’를 위한 상이라는 것을 알 수 있는데요.


오늘날, PR의 시대에서는 ‘먼저 상품에 대한 화두를 던지는 것’이 아니라 사회가 직면한 문제를 먼저 다루고 이를 해당 브랜드의 방침이나 상품의 바람직한 모습과 연결 짓는 것이 중요합니다.

칸 국제광고제의 프로모션 & 액티베이션 부문의 심사위원을 지냈던 TBWA/하쿠호도 시니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호소다 타카히로에 따르면, 기존의 CM이 차지하는 비율은 낮아지고 디자인, 프로모션, 제품, 디자인, 헬스, 이노베이션, 엔터테인먼트(스포츠, 게임, 음악) 등 모든 것들이 수상의 대상이 된다고 합니다.

호소다 CD는 아래와 같은 칸 입상 작품(2016)들을 예로 들었습니다.

[언더아머]

미국의 수영 메달리스트 마이클 펠프스가 금메달을 목에 걸기 위해 받았던 트레이닝, 치료 장면 콜라주 이미지와 마지막에 ‘당신이 어둠 속에서 했던 일들은 (결국 언젠가) 밝은 빛을 받게 된다’는 카피로 구성된 감동적인 언더아머 광고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 작품으로 수상한 것은 아닌데요. 미국인의 75%는 더 이상 광고정보를 신뢰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언더아머는 이 CM을 펠프스 본인이 시청하고 반응하는 모습을 광고로 방영했고, 이를 통해 신빙성을 부여하는 구조를 만들어 이것이 수상으로 이어졌다고 합니다.

[브루트롤이엄(BREWTROLEUM)]

하이네켄은 맥주를 짜내고 난 후 남은 찌꺼기를 이용하여 에탄올을 추출해 판매하는 자회사 ‘브루트롤이엄(BREWTROLEUM)’을 설립하였습니다. 그 후 맥주를 마실수록 환경에 이로운 연료가 만들어진다는 의미로 ‘맥주를 마시고 지구를 구하자’는 슬로건을 내걸고 광고를 진행했죠. 광고의 재미요소가 높은 평가를 받은 것이 아니라, 순환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든 것이 좋은 평가로 이어져 수상한 케이스입니다.

[시카고 미술관]

고흐가 고갱과 공동생활을 했던 방을 그린 ‘반 고흐의 침실’을 소장한 시카고 미술관은 관람객 확대를 위한 프로모션을 준비했습니다. Airbnb와 연계하여 고흐의 방을 완벽하게 재현했고, 실제 이 방에 묵을 수 있도록 했는데요. 고객들의 폭발적인 관심으로 인해 개시 5분 만에 예약이 마감되었으며 그 효과로 미술관 입장객 수도 15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결과들이 좋은 평가를 받아 칸 국제광고제 입상으로 이어졌죠.


6. 지금, Attention에 주목한다

1980년대까지의 광고는 컨셉을 중심으로 한 표현의 스킬이었습니다.

컨셉은 어떤 대상의 상식적인 관점을 (좋은 의미에서) 배신하는 새로운 관점을 불어넣고 이를 통해 그 대상에 대한 욕망을 환기하는 역할을 해왔습니다. 레드불은 지친 중년남성이 마시는 그렇고 그런 영양제 드링크가 아니라 “‘날개를 달아주는’ 에너지 드링크”로 인식되어 여성들까지 선호하는 음료가 되었죠. 여행은 유명관광지 코스를 도는 추억 만들기가 아니라 새로운 발견을 하는 체험이 되어 1990년대 이후 ‘비경(祕境, 남이 모르는, 경치가 빼어나게 아름다운 곳)투어’가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1990년대의 IMC(통합 마케팅 커뮤니케이션)는 구매의향이 높아진 사람이 마지막으로 상품을 집어 구매(Action) 하도록 하기 위한 프로모션에 중점이 놓여 있었습니다.


이에 반해 PR은 사람들이 주목(Attention)하게끔 하는 데에 중점이 맞춰져 있는데요. 마셜 맥루한이 이야기해왔던 것처럼 ‘사회가 풍요로워지므로 인해 잃어버린 것은 사람들의 주목(attention, 집중되는 관심)’이기 때문입니다. 게임과 영상, 메일, 주말 이벤트, 라이브 등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요소들이 다수 등장한 결과 사람들의 주목도가 분산되었고, 이로 인해 ‘주목받는다는 것’ 자체가 상당히 힘든 일이 되었습니다. ‘주목도’가 가장 희소한 자원이 된 것이죠.

광고의 역사를 보면 대부분은 TV의 등장, 보급과 함께 발전해 왔습니다. TV가 등장하기 전에는 영화였고, 그보다 전에는 신문이었죠. 그리고 각각의 시대에 활약했던 에이전시가 존재해왔습니다. 미디어가 새로워지고 그에 따른 새로운 방법과 발상을 갖춘 에이전시가 시대를 리드해온 것입니다. TV의 시대는 오래 지속되었지만 점점 한계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PR의 광고화는 새로운 주목을 만들고 있으며 이러한 변화는 일본의 또 다른 시대를 열 것으로 예상됩니다. 지금은 변화에 가장 빨리 대처해야만 다음 시대를 주도할 수 있는 리더가 될 수 있는 시대인 것입니다.





Posted by HS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