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시대, 광고의 미래는? AI 시대 광고업계의 생산성 HSAD 공식 블로그 HSAD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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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올림픽 및 평창 패럴림픽에서도 그랬지만 최근 뛰어난 인재들의 압도적인 활약이 눈에 띄는 것 같습니다. 현재 일본에서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인물은 15세의 천재 장기소년 후지이 소타 6단입니다. 그는 지난 해 일본 장기계 사상 최초로 29연승이라는 신기록을 세웠으며, 2017년 다승, 승률, 대국수, 연승 부문에서 모두 1위를 기록했습니다. 이러한 활약상 덕분에 일반적으로 1단 승격하는데 1년이 소요되는 것과 달리, 후지이 소타는 16일이라는 경이적인 스피드로 5단에서 6단으로 승격했습니다.


AI가 바꾸어 놓은 시대의 흐름

후지이 소타가 장기계에 이 정도의 혁신을 가져 온 것은 AI(인공지능)의 영향이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후지이는 지난 해부터 AI 소프트를 활용해 수련을 시작했으며 기풍에서도 AI의 영향을 받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다른 젊은 기사들도 AI를 수련에 활용하고 있기 때문에, ‘후지이 열풍’의 원인은 AI만이 이유라곤 할 수 없지만, AI는 장기의 모습과 방식을 확실하게 바꾸고 있습니다. 지금으로부터 60년 전 문학평론가 고바야시 히데오(1902-1983)는 ‘상식’이라는 작품을 통해 컴퓨터와의 장기 시합을 이야기 한 바 있습니다.

해당 작품에는 장기에 능한 로봇이 등장해 동네에서 공개 장기시합을 열고 시합의 상금을 손에 넣습니다. 장기에 자신 있는 사람들이 대국에 도전했지만 로봇을 이길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그러자 사람들은 엄청난 컴퓨터의 위력에 두려움을 느끼기 시작합니다. 그러던 중 한 사람이 그럴 리가 없다며 수를 간파합니다. 왜냐하면 컴퓨터 계산으로 승부가 결정될 경우, 장기는 선수필승 혹은 후수필승 중 어느 한 가지로 정해지기 때문에 장기라는 게임 자체가 성립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얼마 후, 사실 로봇 안에 엄청난 장기 실력자가 들어 있었다는 것이 밝혀집니다. 고바야시 히데오는 속지 않기 위해 항상 ‘상식’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교훈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저도 수십 년 전에 그 글을 읽은 이후 쭉 AI에 의한 장기는 궁극적으로는 선수 혹은 후수가 반드시 이긴다는 점이 분명하다고 생각해 왔습니다. 하지만 장기나 바둑의 경우 수의 수를 계산하면 천문학적인 숫자에 달하며 그 수는 우주의 분자 수보다 더 많기 때문에 아무리 성능이 좋은 컴퓨터라도 이를 다 계산할 수는 없다고 합니다. 고바야시 히데오의 ‘상식’이 보기 좋게 깨진 것입니다. AI가 사회와 비즈니스의 룰을 바꾸기 시작한 것입니다.


급속도로 비즈니스에 도입되고 있는 AI

AI가 비즈니스에 급속도로 도입되어 업무의 효율화를 가능하게 할 것이라는 기대와 한편 많은 이들의 일을 빼앗을 가능성이 있다는 두려움도 있습니다. AI에 의해 없어지는 직업 리스트가 작성되고 있으며 의사, 재판관, 세무사 등도 앞으로는 불필요해 진다고 합니다.

AI의 판단으로 주식투자를 하는 투자신탁회사도 등장해 경제동향을 예측하는 이코노미스트도 불필요해질 것입니다. AI는 이미 단편소설정도는 쓸 수 있는 수준이라고 합니다. 이 말인 즉 사람의 흥미를 끌고 감동을 전하는 요소를 어떻게 가미하면 좋을지 판단이 가능하다는 이야기입니다.

당연히 광고업계에도 이러한 흐름이 밀려오고 있습니다. 아직 전체상은 파악되지 않았지만 현재 대형 광고회사, 인터넷광고를 다루는 회사, 컨설팅 펌 등이 광고업계에 AI를 도입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광고관련 영역에 가운데 AI가 활용될 것이라 예상되는 분야는 다음과 같을 것입니다.


광고 영역에서 AI 활용이 예상되는 분야

1. 광고매체효과 극대화

2. 마케팅 분석

3. 프로모션

4. 광고표현 제작


1번의 경우, 일본의 사이버 에이전트가 2017년 8월에 ‘AI 크리에이티브 센터’라는 부서를 마련하여 거기서 검색연동형 광고 자동생성에 힘쓰겠다는 내용을 발표하였습니다. 이는 검색 키워드에 가급적 많이 걸릴 수 있는 광고 타이틀과 설명문을 자동적으로 생성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현 시점에서 20명 정도의 스텝들이 예문을 작성하여 AI에 입력하고 학습시킬 경우 스텝들의 예문 작성에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고 합니다. 데이터 축적과 학습이 발달된다면 대폭적인 업무 효율화가 기대됩니다.

또한 매스광고 영역에서도 2017년에 덴츠가 TV 시청률을 예측하는 시스템 ‘SHAREST β판(쉐어레스트 베타판)’을 개발했습니다. 과거 TV시청과 매스 마케팅 데이터와의 관련성이 있는 데이터를 AI가 딥러닝을 통해 학습하게 함으로써 지금까지 예측하기 어려웠던 타겟의 프로필 별 시청률 예측이 가능해졌다고 합니다. 해당 방송을 보는 사람의 프로필을 알 수 있게 됨으로써 적절한 광고표현을 제공하여 광고효과를 강화 시키고자 하는 시스템입니다.

2번의 마케팅 분석은 어떤 광고표현 요소가 매출에 직결되는지에 대해 밝히기도 하고 다양한 컨택 포인트에 접촉한 사람들을 최종적으로 구매로 연결시킬 수 있도록 컨택 포인트 정보를 최적화 하기도 합니다.

이 분야에서는 많은 부분을 기대할 수 있을 듯 한데, 현재 상황에서는 데이터의 바이어스 (상품구입데이터로 특별 프로모션이 있어서 매출이 늘어났다거나 교통데이터를 통해 폭설로 인해 열차 발차시각에 혼란이 발생됨으로 인한 승객 감소 등의 영향)를 보정하기 위한 데이터 전처리는 입력으로 진행해야 하며 많은 비용이 발생한다는 점이 장벽이 되고 있습니다.

3번의 프로모션에서는 일본 마이크로소프트와 하쿠호도와의 협동 프로젝트 ‘하쿠호도 아이 스튜디오’를 예로 들 수 있습니다. 컴퓨터상 본인의 얼굴사진에 상품(예를 들어 화장품)을 사용했을 경우의 영상을 합성해서 보여주며 더 필요한 정보를 시사하는 등 지금까지 매장에는 없었던 ‘광고체험’을 제공하는 활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프로모션이 새로운 브랜드 가치를 창출할 것이라 기대되고 있습니다.


광고 표현의 자동 생성

4번의 광고표현제작에 대해 2017년 5월에 진행된 일본광고학회의 ‘크리에이티브 포럼’에서 진행된 실무자간 논의에 따르면 사진광고(신문 및 잡지광고)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효과적인 광고표현을 할 수 있을 것이라 보이지만, 영상(TVC나 인터넷 PR영상)의 경우 아직 연구 단계에 있다고 합니다. 다만 사진이라 하더라도 AI가 완전히 새로운 표현을 만들어 내기보다 과거 성공사례를 AI가 학습해 크리에이터가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이 중심이 된다고 합니다.


AI가 최적의 광고표현을 자동으로 만들어 내는 방법은 높은 평가를 받는 광고표현을 장면(씬), 등장인물의 나이와 수, 모델 사용유무, 전체 컬러 톤 등의 요소로 분해하여 높은 평가를 받은 광고가 각각의 요소에서 어떻게 이루어져 있는지를 분석하여 이러한 효과적인 요소를 어떻게 구성하면 매출로 직결되는 좋은 광고가 완성되는지 판단하여 제작하는 것입니다.

다만 현재 상황에서는 빅데이터로 분석할 정도의 사례 수는 충분치 않다고 합니다. 더 많은 데이터를 인풋하려고 하면 평가가 낮은 광고도 샘플로 포함시켜야 하고 오래된 광고 중에 평가가 높은 광고까지 대상에 포함시키게 되면 노이즈도 많아지게 됩니다. 또한 수집한 데이터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은 그 시점까지의 사회에 유효한 정보이지 앞으로의 시대에 유효할지 여부는 보증할 수 없습니다.

품질이 차량의 연비처럼 절대적인 수치로 측정 가능하다고 하면 이러한 방법으로 대응할 수 있지만 광고표현은 더욱 아름답다거나 완성도가 높다거나 하는 부분보다 지금까지의 표현들과 비교해 얼마만큼 새로운지가 가치판단의 척도가 되므로 AI에 기대하는 부분에는 한계가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예전에 맥주회사의 상품별 맛을 분석했을 때 각 브랜드를 30가지의 맛을 표현하는 단어(깔끔하다, 프루티하다, 자극적이다)로 평가를 진행하고 그와 동시에 소비자가 ‘자신이 이상적이라 생각하는 맥주’에 대해서도 평가해보는 조사를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를 수량화(의미에 가까운 워딩을 거리에 따라 그룹화하는 다변량 해석방식) 하여 맛을 나타내는 단어의 공간을 만들고 그 공간에 각 브랜드를 맛을 표현하는 단어의 득점에 따라 맵핑했습니다.

이 분석을 통해 판명된 것은 소비자가 ‘이상적인 맥주’라고 이야기하는 포지션에 가장 가까운 브랜드는 3위 브랜드였으며 1위 브랜드와 2위 브랜드는 각각 독자적인 포지션을 가지고 이상적인 포인트와 떨어진 곳에 위치했습니다.

그 말인 즉 잘 팔리는 맥주를 개발하려고 할 때 모든 사람들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맥주’를 제품화 하더라도 보통 수준의 성공밖에 기대할 수 없고 이상적인 포인트에서 조금 엇나가게 해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어디로 어느 정도 엇나가게 해야 좋을지는 제조자의 직관에 의지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 과제까지는 AI도 아직 해결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광고회사와 생산성

광고업계는 어느정도 이익구조가 일정한 TV 중심의 4대 매체 비즈니스로부터 AI나 빅데이터, 인터넷상의 전략적인 PR 비즈니스로 기업환경이 변화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단순히 업무의 질적인 변화 뿐만 아니라 광고 비즈니스의 생산성(이익률)과 관련된 문제이기도 합니다. 한 마디로 업무가 가중되어 더 바쁘게 열심히 일하게 된다 해도 점점 많은 돈을 벌고 이익을 올리는 보람은 적은 산업이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전략적 PR업무는 나비스코의 오레오가 거둔 성과가 유명합니다. 미국 수퍼볼 경기 중 갑작스럽게 경기장이 정전되었을 때, 오레오는 정전 사태를 재치있게 활용해 최고의 효과를 기록했습니다. 오레오는 공식 트위터 계정에 "정전? 문제없다"며 "당신은 어둠 속에서도 덩크슛을 할 수 있다"는 문구가 담긴 오레오 화이트 크림 쿠키 광고를 올렸습니다.

이 사례는 굉장히 성공적인 예라 할 수 있는데 이것이 가능했던 것은 광고주로부터 어느 정도 권한을 이양 받은 광고 에이전시의 소셜 팀이 상주했고, 이벤트가 일어나자 즉각적으로 광고를 제작하여 광고주의 승인을 받아 게시하는 체제를 확립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실시간 대응이 중시되는 인터넷의 세계에서 담당자가 피폐해진다는 문제는 피할 수가 없습니다.

기존 광고회사의 비즈니스모델이 무너져 생산성이 저하되고, 정부의 재량노동제 정책(미리 합의된 노동시간만큼만 임금이 지급되고, 초과근무를 해도 수당을 받지 못함)으로 인해 월급수준이 예전만큼 높지 않은데다 일상까지 피폐해지는 직장에서는 좋은 인재를 확보하기 어렵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I시대는 도래한다

AI를 둘러싼 현재의 상황은 90년대 후반에 인터넷이 본격적으로 비즈니스에 도입되기 시작한 상황과 비슷합니다. 당시 큰 기대와 두려움 속에서 현실과 괴리되어 디지털 관련 기업 실적이 올라가 주가에도 반영되었습니다. 디지털화를 통해 더 이상 종이가 필요 없는 페이퍼리스 사회가 도래할 것이라 일컬어지는 가운데 실제로는 프린터 인쇄수요가 늘어가 기업 내 종이 사용량이 증가되었습니다. 또한 미국 상무부가 2000년대에 발표한 ‘디지털 이코노미’ 보고서에 의하면 IT를 통한 생산성 향상은 관찰하기가 어렵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는 인터넷을 도입하는 방향으로 변화하였습니다. 덴츠가 발표한 2017년 ‘일본의 광고비’에서는 4대 매체 가운데 인터넷을 뛰어 넘는 것은 TV광고비뿐이었으며 이것도 몇 년 내에 추월 당할 것이라 예상되고 있습니다.

AI를 과도하게 두려워할 필요는 없지만 이러한 움직임은 멈추지 않고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며 현재는 예측 불가능한 부분도 실현될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 시점에서 AI의 한계에 대해 논의함으로써 원점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지금 할 수 있는 부분을 생각하여 대응해야 합니다.

일본의 광고업계에는 우선 2020년 도쿄올림픽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그 후에는 오사카가 만국박람회 개최지로 입후보되어 선정이 유력시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국가적인 축제가 당분간 일본의 광고업계의 버팀목이 되어 줄 것입니다. 이 사이에 변혁이 가능할지가 AI시대에 광고회사의 생존가능 여부의 분기점이 될 것입니다.

그 동안 1년 반에 걸쳐 컬럼을 기고해 왔는데 아쉽게도 이번이 마지막 내용이 되겠습니다. 지금까지 애독해 주신 여러분들께 감사드립니다. 광고회사에서 대학교에 재직하는 교원으로 업무는 바뀌었지만 광고에 대한 애정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광고를 사랑하시는 여러분들과 앞으로도 발걸음을 함께했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 



Posted by HS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