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9-10 : 전시 속 아트코어 (Art Core in Exhibition) HSAD 공식 블로그 HSAD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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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속 아트코어

(Art Core in Exhibition)

 

 

Curation Conversation

송 한 나

스페이스커뮤니케이션팀 차장 / hannasong@hsad.co.kr


1. 혁신(Innovation) - 인간중심 아름다움의 시작

위대한 예술의 시대로 평가되는 15~16세기 르네상스 미술의 아트코어는 ‘혁신’이다. 르네상스 미술에서의 혁신은 신이 아닌 인간이 세상의 중심이라 생각하는 인문주의 중심의 예술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신화를 기반으로 한 신의 모습을 묘사하고 우상화했던 숭배 예술에서 인간이 다른 절대적 권위에 기대지 않고 인간이 만지고 바라보는 대상, 인간이 경험하는 사회문화적 관계를 표현한다는 것은 창조주의 품을 떠나 인간의 본질적 이성 세계로 넘어왔다는 점에서 인류문화의 전성기를 이끈 혁신이라 할 수 있다. 인체를 보다 정확하게 묘사하기 위한 해부학과 원근법이 발명된 것도 르네상스 시기이다. 인간중심의 사회와 인간의 본질적 성질을 강조한 대표적인 당시 예술가로는 레오나르도 다빈치·미켈란젤로·산드로 보티첼리 등을 들 수 있다.


2. 최상(Luxury) - 화려하고 고급스러운 아름다움의 환상

17~18세기 유럽의 여러 가톨릭 국가에서 발전한 바로크 미술의 아트코어는 ‘최상(Luxury)’이다. 바로크 미술은 현실을 환상화함으로써 외향적이며 감각적인 표현에서 아름다움의 본질을 모색했다. 거대한 양식과 과감한 곡선, 자유롭고 동적인 구도, 풍요로운 색상과 현란한 장식을 통해 표면적인 것에 숨겨진 그 이상의 외관을 꾸며내는 당당함 속에 아름다움의 깊이에 도달하고자 했다. 감각적인 구도와 격렬한 명암 대비를 특징적으로 표현한 루벤스·렘브란트·벨라스케스 등이 바로크 미술의 대표적 작가이며, 특히 바로크 미술의 아트코어가 가장 강렬하게 적용된 분야는 잔 로렌조 베르니니와 같은 건축가, 조각가들의 장식예술과 건축이라 할 수 있다.


3. 최적(System) - 구조적이며 완벽한 형식미의 아름다움

18세기 중엽부터 형성된 고전주의 미술은 앞서 소개한 바로크 미술과 상반되는 아트코어의 특성을 지니고 있다. 바로크 미술의 아트코어가 화려한 표현에서 비롯된 아름다움이었다면 고전주의 미술의 아트코어는 합리적 질서를 기반으로 한 구조로부터 아름다움을 찾는 ‘최적(System)’의 개념을 강조한다. 고전주의 미술은 안정된 구조의 비율과 구도를 중요시 여기며, 형식의 정연한 통일과 조화, 절대적인 표현과 기술의 완성도를 통해 아름다움을 표현한다. 고전주의의 아트코어는 독일의 발할라 전당 (Walhalla Regensburg), 프랑스의 판테온(Pantheon) 등의 고전주의 건축양식에서 명확히 찾아볼 수 있다.


4. 가치(Worth) - 감성적인 상상력의 아름다움

대부분의 사람들이 낭만주의 미술을 떠올릴 때 따뜻하고 서정적인 아름다움을 연상한다. 19세기 전반 회화와 조각을 통해 펼쳐진 낭만주의 미술은 고전미술의 합리주의를 지양하며 주관과 감정을 중요시한 미술로서, 우리에게 익숙한 밀레의 작품이 그 대표적 예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낭만주의 미술은 외관의 아름다움을 넘어 작가 자아의 해석, 정석적인 자유, 상상하는 무한한 것에서의 아름다움, 즉 감성적인 상상력 속에서의 ‘가치(Worth)’가 핵심이다. 바라보는 대상의 외형적 아름다움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려지는 것의 생생한 표현, 내재된 순간의 경험, 그림을 통해 상상되는 인상과 분위기를 전달함으로써 초월적인 숭고의 미를 아름다움의 본질로 해석한 것이다. 밀레·고야·들라크루아 등이 대표적인 낭만주의 작가라 할 수 있으며, 건축·조각보다는 회화 영역에서 낭만주의의 아트코어를 명확히 찾아볼 수 있다.


5. 각인(Imprint) - 즉각적인 순간의 아름다움

19세기 후반 프랑스를 중심으로 일어난 인상주의 미술은 마네·모네·드가 ·르누아르·반 고흐의 작품을 통해 우리에게 친근한 미술로 알려져 있다. 인상주의 미술의 아트코어는 ‘각인(Imprint)’으로, 강렬한 이미지를 통해 대중에게 그 이미지를 각인시킨다는 의미가 아니라 유동적인 변화 속의 한 순간을 포착해 작가만의 해석을 통해 그 즉각적인 순간을 각인하는 것에서 아름다움의 본질을 찾는 것이 핵심이다.

인상주의 미술에서는 시시각각으로 변화하는 자연을 하나의 색채현상으로 해석하고 빛의 변화의 따라 동일한 풍경이라도 작가만의 표현기법을 통해 개인의 직관을 적극적으로 드러냄으로써 아름다움을 표현하고자 했다.


‘IFA 2016’을 통해 바라본 전시 속 아트코어

전시는 가장 동시대적인 종합 시각예술이라 할 수 있다. 전시를 통해 우리는 최상의 시각적 결과물을 창출함으로써 대중을 설득하고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극대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세계적인 가전전시 트렌드의 장으로 자리 잡은 IFA에서 얼마 전 LG가 선보인 전시를 통해 우리가 해석한 전시 속 아트코어를 살펴보고자 한다.


전 세계 관람객을 사로잡은 LG OLED 터널

- 최상의 아름다움 속 상상의 가치를 각인하다

이번 IFA에서의 화두는 단연 55” OLED TV 216대로 구현한 OLED 터널이다. 완벽한 블랙과 선명한 화질을 거대한 터널을 통해 구현함으로써 제품의 기술과 성능뿐 아니라, 한정된 공간 속에서 무한한 공간의 경험을 몰입감 있게 성공적으로 전달했다.

OLED 터널의 영상 콘텐츠는 화려한 장미의 향연, 심해 속 고래, 실제 촬영을 통해 담은 오로라의 순간, 화려한 우주의 색채, 밤하늘의 무수한 별빛 등을 담아 관람객에게 현실과 상상의 세계를 넘나드는 경험을 선사했다. 이러한 경험은 현실을 환상화하여 아름다움을 극대화하고 감각적인 경험으로 승화하고자 한 ‘최상(Luxury)’의 개념과, 상상하는 무한한 것에서의 아름다움을 찾고자 한 ‘가치(Worth)’, 그리고 화려한 색채의 순간을 포착해 하나의 연결된 경험으로 전달한 ‘각인(Imprint)’의 아트코어를 담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영상 콘텐츠의 화려한 구성으로 일차원적인 시각적 유희를 전달하는 것을 넘어 콘텐츠를 통해 아름다움의 본질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관람객의 상상력을 자극함으로써 독창적이고 창의적인 경험을 공유했다는 점에서 OLED 터널은 세계적인 프리미엄 TV 브랜드로서의 LG의 인지도를 굳히기 위한 가장 동시대적인 아트코어를 전시 속에서 구현했다고 생각된다.



스토리가 있는 전시 구성

- ‘더 나은 삶을 위한 혁신’을 고객 중심 라이프스타일 속에서 구현하다

IFA 2016 LG 전시에서 가장 주력한 점은 관람객이 공감하고 선망하는 삶을 직관적이며 설득력 있게 전달하는 것이었다. 기존 전시가 제품의 U.S.P와 라인업의 다양성을 소개하는 정보적 전시(Informative Exhibition)였다면, 이번 전시에서는 제품의 특성을 연출물을 통해 내포된 스토리 형태로 전달하고, 제품이 적용되는 실제 사용공간을 재현하는 삽화적 전시(Illustrative Exhibition)를 구현했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실제 갤러리에서 작품을 보는 것 같은 공간을 구현한 LG 시그니처 올레드 갤러리(LG SIGNATURE OLED Gallery)를 비롯해 세탁기의 저진동과 냉장고의 에너지 효율성을 시각화한 연출물, 프리미엄 리빙과 다이닝 공간 등에서 제품을 전시함으로써 제품을 사용하는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을 구현했다는 점에서, 이번 전시의 가장 핵심적인 아트코어는 고객 중심의 삶에서 아름다움을 찾은 ‘혁신(Innovation)’이라 생각된다.

인간이 선택하는 아름다움이란 시각적인 것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바라보는 행위를 통해 전달되는 지속적인 경험적 가치로 해석돼야 한다. 이러한 경험적 가치 속에서 작용하는 아트코어의 개념은 비단 시각예술뿐만 아니라 인문학적 서사, 기업의 브랜드 마케팅, 미래 과학기술 등 다양한 분야와 접목해 그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 무한한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트렌드 과잉 시대 속에서 차별화된 새로운 트렌드를 창출해야 하는 우리의 업무에서 아트코어의 개념을 기반으로 무한한 경험의 가치를 구현해보길 기대해본다.



Posted by HS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