食思. 세컨드 라이프의 먹거리, 치킨부터 젤라또까지 HSAD 공식 블로그 HSADzine

HSAD 공식 블로그 HSADzine

食思. 세컨드 라이프의 먹거리, 치킨부터 젤라또까지


연희동 요리 교실의 지인이 젤라또 가게를 열었습니다. 퇴직 후에 이탈리아 현지에서 젤라또 기술을 배워 자신만의 브랜드로 세컨드 라이프를 시작한 것입니다.


세컨드 라이프

食思. 세컨드 라이프의 먹거리, 치킨부터 젤라또까지

세컨드 라이프, 직장인이라면 대부분 한 번쯤 생각해보셨을 주제입니다. 언젠가 회사를 그만둔다면 뭘 해 먹고 살까. 저 또한 흙수저 아이 아빠인지라 고민할 수밖에 없는 주제입니다.

퇴직 후에는 치킨집, 카페, 식당 같은 먹거리 자영업부터 귀농 혹은 스타트업 같은 창업까지 다양한 선택지가 있습니다. 요즘 광고인들은 레스토랑이나 서점을 오픈하는 것이 유행인듯한데 저는 막연히 아이스크림 가게를 차리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프랜차이즈 아이스크림 브랜드를 담당하며 경험해보니 재고 문제도 없고 빵처럼 매일 굽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수월하지 않겠나 싶었습니다.


食思. 세컨드 라이프의 먹거리, 치킨부터 젤라또까지▲ 출처 : JTBC 뉴스룸

뭐 그렇습니다. 금수저거나 건물주거나 혹은 목공 같은 특별한 기술이 있지 않은 한 직장인들이 회사를 그만두고 할 수 있는 것은 대부분 자영업일 것입니다. ‘문과든 이과든 종국엔 치킨집’이라는 ‘짤’이 유행하는 것도, 전 세계 맥도날드 매장의 수보다도 많은 치킨집의 개수도 그것을 방증합니다.

저처럼 특별한 기술이 없는 많은 분이 세컨드 라이프로 프랜차이즈 형태의 요식업에 뛰어들지만, 주변 이야기를 들어보면 결코 녹록지 않은 듯합니다. 일도 힘들고 경쟁도 치열한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나라 경제도 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입니다.


食思. 세컨드 라이프의 먹거리, 치킨부터 젤라또까지▲ 윤식당 포스터(출처 : TVN)

최근 휴양지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컨셉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tvN ‘윤식당’은 현대 직장인들이 한 번쯤은 꿈꿔볼 만한 삶의 욕망을 터치하는 영리한 방송입니다. 하지만 방송 속 가게는 월세도, 인건비도, 매출에 대한 걱정도 없습니다. 어디까지나 방송이지만 창업 생존율 16.4%라는 현실과 비교하면 소꿉놀이에 지나지 않습니다.

이제 직장인들은 선택해야 합니다. 회사라는 전쟁터에서 어떻게 해서든 살아남을 것인가? 아니면 언젠가 마주하게 될 회사 밖이라는 지옥을 하루라도 빨리 경험할 것인가를 말이죠.


쫀쫀하고 새롭게, 젤라또 라이프

저도 언젠가 퇴직 후 제주도나 지방 소도시에 젤라또 가게를 자그마하게 오픈하는 상상을 하곤 하는데요. 지금 보니 젤라또라는 것이 아이스크림과 달라 유통기한이 짧고 자주 만들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어 최근에는 나이 들어서도 할 수 있을지가 고민입니다.

젤라또(Gelato)는 라틴어로 ‘frozen’의 의미인 ‘gelātus’에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피자, 파스타와 함께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먹거리 중 하나로 보통의 아이스크림과 가장 큰 차이점은 유지방이 4~9%로 14~25% 수준인 아이스크림보다 저지방이라는 점인데요. 공기 함유량(20~30%, 아이스크림은 50%)도 적어 더 밀도 있는 쫀쫀한 질감 역시 특징입니다. 보관 및 서빙 시 온도가 아이스크림보다 높고 유통기한도 짧은 편이라서 거의 매일 제품을 만들어야 가게를 운영할 수 있습니다.


食思. 세컨드 라이프의 먹거리, 치킨부터 젤라또까지▲ Recipe from ‘THE ART OF MAKING GELATO by MOGAN MORANO’

내친김에 아마존에서 젤라또 관련 가장 평이 좋은 레시피 북을 한 권 사서 ‘에스프레소’ 관련 젤라또를 만들어 보았습니다. 보통은 젤라또 메이커라는 기계에 치댄 베이스를 넣고 냉각시키면서 기계 날을 돌리면 쫀득한 질감의 젤라또가 완성되지만, 젤라또 메이커가 없어 옛날 방식으로 작업해 보았습니다.


▲ 점도를 확인한다

▲ 젤라또 메이커를 사시는 편이 나을 듯합니다

재료 
- 탈지분유 56g
- 설탕 180g
- 에스프레소 원두 가루 4g
- 타피오카 전분 20g (감자전분으로 대체 헸습니다.)
- 생크림 215g
- 우유 600g
- 콘시럽 35g
- 차가운 에스프레소 추출액 85g
- 달걀노른자 1개


만드는 방법
① 탈지분유, 설탕, 에스프레소 가루, 전분을 볼에 담습니다.
② 볼에 생크림과 우유를 넣은 후 ①의 재료가 완전히 섞이도록 잘 저어 줍니다.
③ 콘시럽, 에스프레소 액상, 달걀노른자를 골고루 섞습니다.
④ 냄비에 모든 재료를 담고 중불로 서서히 온도를 올리면서 타지 않게 계속 저어줍니다. 8~10분 정도, 절대 끓지 않도록 계속 저어주고, 점도가 국자의 뒷면을 미끄덩하게 코팅할 정도가 되면 불에서 내립니다.
⑤ 스테인리스 볼에 재료를 담고 거품이 생기지 않도록 랩을 덮어 30~45분간 식힌 후, 완전히 열기가 가시도록 4시간 정도 냉장고에 넣어둡니다.
⑥ 열기가 완전히 가신 재료를 젤라또 기계에 넣고 매뉴얼대로 반죽합니다.
⑦ 반죽을 유리 용기 등에 담아 표면에 직접 랩을 씌운 후 냉동고에서 4~6시간 냉동시키면 완성!

저는 기계가 없어서 재료가 든 스테인리스 볼을 얼음물에 담가 반죽을 치댔는데 이 부분이 잘못된 것인지, ⑤번 과정에서 냉장고가 아닌 냉동고에 넣은 것이 잘못된 것인지 젤라또라기 보다는 아이스크림에 가까운 완성물이 나왔습니다. 맛은 있었지만, 질감에서 실패하였으니 세컨드 라이프를 위한 첫 시제품은 실패한 듯합니다.

이제 대한민국이 일본과 유사한 저 성장형 장기불황에 진입했다고 합니다. 최근 핫하다는 천 원대의 핫도그, 과일주스 전문점들도 장기불황의 증거라 할 것입니다. 다들 힘드니 더 저렴한 것을 찾게 되는 것이죠. 하지만 20년 불황의 긴 터널 속에서도 유니클로 같은 글로벌 기업이 탄생하는 것을 보면 불황 속에서도 나름의 기회는 있는 듯합니다.

광고는 경기에 민감한 산업입니다. 불경기일 때 아무래도 가장 먼저 줄이는 것이 광고비이기 때문이죠. 어쩌면 광고 회사도 광고 이후의 세컨드 라이프를 준비해야 할 때일지도 모릅니다. 회사도 저도 앞으로 심화할 저성장 고령화 시대에 치킨과 커피, 그리고 광고 외에 어떤 아이템이 차세대 먹거리가 될지 예의주시해야겠습니다.

食思. 세컨드 라이프의 먹거리, 치킨부터 젤라또까지


Posted by HS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