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소비자 직접 참여하는 C2B로 글로벌 온라인 쇼핑 선구자 되다! HSAD 공식 블로그 HSAD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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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수박바’ 단일 제품으로 700만 개 판매

▲2017년 소비자들의 요청으로 기획된 롯데제과의 ‘거꾸로 수박바’ (출처 : 롯데제과)

지난 여름 롯데는 ‘거꾸로 수박바’로 여름 한 철 아이스바를 700만 개나 팔아 70억의 판매량을 올렸습니다. 최근 농심에서는 컵라면 주 이용자들인 10~20세대의 요구에 따라 ‘끓여 먹는 컵라면’이라는 콘셉트의 ‘신라면 블랙 사발’을 출시했는데요. 공간과 시간 관계상 끓인 라면 먹기가 쉽지 않은 젊은 세대의 니즈를 반영한 제품입니다.


▲팔도 만능 비빔장 (출처 : 팔도 유튜브)

동종 업계인 팔도 비빔면 역시 액상 양념장만 따로 구매하고 싶다는 온라인 네티즌들의 끊임없는(?) 요청에 ‘팔도 만능 비빔장’을 이벤트 품목으로 시장에 출시했죠. 이외에도 요구르트, 쿠키 등 2017년 한국 식품 업계는 그야말로 소비자 청원(?)에 응답했던 한 해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소비자의 요구에 응답한 시장형 맞춤 제품들의 두드러진 약진이 단지 한국 시장만의 특이 현상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중국에는 이미 2000년 초부터 유통 시장에 C2B(Customer To Business, 소비자 맞춤 제작)라는 키워드가 등장했는데요. C2B는 4차 산업혁명으로 통하는 지금, 생산과 판매의 중요한 축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다양한 실험 끝낸 중국 C2B 시장

중국 C2B의 번성은 아이러니하게도 가슴 아픈 사건으로 시작되었습니다. 2008년 ‘멜라민 분유 사태’로 영유아들이 사망에 이르자 소비자인 부모와 중국 우유업계의 신뢰가 하루아침에 깨지게 된 것이죠. 상황은 심각해져 국산 제조 브랜드 전반의 신뢰 수준까지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악화되었습니다. 이때 시장의 기회를 읽은 알리바바의 창업자, 마윈은 실험적 이벤트를 소비자에게 제안하게 됩니다. 


내용을 간략히 정리하면 첫째, 온라인에서 소비자가 제품 생산 기획에 참여하게 하는 방식으로 바꾸었습니다. 이 과정은 모두 투표 방식으로 투명하게 이루어졌는데요. 예를 들어 원유를 뉴질랜드 산으로 할지, 유럽산으로 할지, 제조는 국내에서 할지 국외 공장에서 할지, 용량과 가격은 어느 정도였으면 좋을지를 모두 소비자가 온라인 투표를 통해 결정하는 방식입니다.

둘째, 이렇게 결정된 결과를 가지고 알리바바는 이 제품을 생산해 줄 제조사를 찾아냈습니다. 실제 알리바바는 뉴질랜드로 직원을 급파해 이 생산 계약을 성사시켰죠. 그리고 세 번째는 판매는 오로지 선 예약 판매 방식으로 진행해 재고 예측을 가능하게 했습니다. 결과는 두말할 나위 없이 대박이었습니다. 제조업이 잃어버린 신뢰를 유통이 되찾아 온 셈이었는데요. 이 사건 이후로 중국 내 C2B 전략은 더욱 속도를 내게 되었습니다.


온라인 유통이 주도한 중국 1세대 C2B

▲2013년 중국 가전업체 하이얼(Haier)이 진행한 ‘우리 집은 이걸로 정했어’ 이벤트 (출처 : http://www.chinadaily.com.cn/)

48시간 만에 에어컨 1만 1,000대 판매

2010년 알리바바 계열의 온라인 쇼핑몰, ‘티몰 닷컴’은 에어컨 브랜드 옥스(ACUS)와 C2B 방식으로 제품을 생산하기로 합의했습니다. 방법은 앞서 소개한 방식과 유사했는데요. 기능, 색상, 가격을 소비자가 직접 온라인 투표를 통해 결정하면, 선호도가 가장 높은 항목을 결합해 그에 맞는 제품을 제작하는 것입니다. 결과는 2011년 6월 1일 출시, 판매 시작 48시간 만에 초두 물량인 1만 1,000대가 모두 매진되었습니다.

부도 기업도 살린 중국 C2B

2017년 중국 진공청소기 분야 시장 점유율 1위(26.9%)는 중국 토종 브랜드 샤오 거우(小狗)입니다. 2위 브랜드인 다이슨(dayson)이 19.6%로 2위보다 7.3% 높았습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샤오 거우라는 중국 국산 브랜드는 2007년 파산 신청을 했던 회사라는 점입니다. 재고 제품을 처리한 자금으로 중국 온라인 쇼핑몰 ‘타오바오’에서 C2B 기획전을 열었고, 점유율 1위로 기사회생했습니다.


▲중국 대표 국산 진공청소기 브랜드 ‘샤오거우’ 한국어로 강아지라는 의미다.

2012년 샤오 거우는 앞서 소비자 참여 주문 방식으로 청소기의 컬러, 기능 심지어 모델 이름까지 공모해 ‘란둔(蓝盾)’이라는 제품을 출시했는데요. 사전 예약 방식으로 5만 대의 선주문을 받고, 출시 3일 만에 2만 9,000대를 판매하는 성과를 거두면서 현재 중국 시장 1위 브랜드로 발돋움할 계기를 만들었습니다.


▲C2B 방식으로 만들어 성공을 거둔 ‘란둔(蓝盾)’

대형 브랜드, 가능성 보고 참여 시작

2012년 중국 대표 가전 회사 하이얼(Haier)은 C2B로 LED TV를 생산했습니다. 화면의 크기, 해상도, 가격은 물론 에너지 소모량까지 주문자 맞춤으로 생산했는데요. 주문 설문에 참여한 중국 소비자는 8일 동안 100만 명에 달했으며, 이렇게 생산된 TV 1만 대 역시 48시간 만에 모두 매진되었습니다.

이외에도 브랜드 성공을 사례로, 스마트폰 브랜드 화웨이, 노트북 레노버, 대만 브랜드인 HTC가 “내 휴대폰은 내가 만든다.”라는 이벤트식 C2B 모델을 생산하기도 했습니다.


▲중국 스마트폰 브랜드 화웨이(Huawei)가 C2B 방식으로 제작한 ‘Mate’ 모델 (출처 : Huawei 홈페이지)

중국 C2B를 성장시킨 핵심 요인 2!

1. 거대 소비 시장과 기존 생산 인프라의 만남

중국은 13억 인구 중 온라인 이용자만 7억에 육박하는 나라입니다. 웬만한 세계 경제 블록 활동 인구와 맞먹는 숫자라고 할 수 있죠. 또한, 통계국에 따르면 2017년 중국 전체 사회소비품 소매액은 33조 1,528억 위안, 한국 돈으로 5,576.5조 원입니다. 그중 온라인 거래 규모만 6조 4,306억 위안(한화 1076조 원)에 이릅니다.

거대한 온라인 사용자 및 빈도와 지난 40년 이상 개혁 개방 시기에 구축한 생산 인프라가 만나 C2B를 가능하게 했습니다. 물건을 구매할 소비자가 있고 거기에 낮은 비용으로 제조할 인프라가 뒷받침했기에 중국 C2B가 발전할 수 있었습니다.

2. 온라인 쇼핑몰 주도와 소비자 의식 수준 개선

중국 C2B는 온라인 쇼핑몰이 주도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가능하게 된 이유로 첫째는 온라인이라는 미디어적 편리성 때문입니다. 다양한 소비자들의 요구를 한 곳으로 모을 방법 중 현재로서 가장 효율적인 채널이 바로 온라인입니다. 특히 최근에는 빅 데이터 처리 능력까지 가세해 비용적 측면을 개선하고 있어 효율성이 더 높아지고 있습니다.


두 번째 이유는 중국 온라인 쇼핑의 시장 영향력입니다. 이미 앞서 언급한 구매 거래액으로만 한국에 13배 규모, 미국보다 40% 이상인 한화 1,000조 원대의 큰 규모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 시장을 알리바바와 진동(Jd.com) 두 회사가 약 7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상황인데요. 이는 과거 제조사가 일방적으로 제품을 만들어 유통하는 방식의 패러다임이 변화했음을 시사합니다. 

다시 말해, 온라인 플랫폼과 채널은 제조사의 제품을 엄격히 검증하고 필요에 따라서는 해외 제품을 수입해서라도 구매자인 소비자 만족도를 높이려는 노력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에 따라 제조사들은 본인들의 의지와 관계없이 글로벌 경쟁에 뛰어들게 되었죠. 결과적으로 온라인 유통사들은 이러한 시장 영향력을 지렛대로 삼아 생산 단계에서도 여러 가지 요구를 끌어 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여기에 최근 들어 ‘녹색 소비’와 ‘공정 무역’에 관심을 가진 약 6,500만(2015년 중국 아리 연구소 발표)의 중국 소비자층이 가세하면서, C2B 모델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급성장하고 있습니다. 이는 과거 멜라민 분유, 가짜 식용유, 농약 식품 등 부도덕한 제조에 대해 무기력했던 소비자의 이미지를 탈피, 강력한 의사 표현으로 C2B 모델이 활용되어야 한다는 인식이 이미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향후 중국 C2B 시장 발전 추세

알리바바 독과점 우려 속에 여전히 가속

중국 온라인 유통의 아버지, 알리바바 그룹의 마윈 회장은 2016년 중국 항저우에서 ‘윈난성 기술 대회’에서 “미래 전자 상거래는 상품 중심에서 소비자 중심으로 이동할 것이며, 그 핵심이 C2B가 될 것이다”고 전하며 “앞으로 소비자가 기업을 바꾸는 세상이 될 것이다”고 예견했습니다.


▲티몰의 IT 제품 전문 카테고리에 입점된 브랜드들 (출처 : 티몰 홈페이지)

알리바바는 마윈 회장의 발표 전인 2014년 C2B와 관련된 기반을 이미 닦아둔 상태였는데요. 그 예로, 온라인 쇼핑몰인 티몰(Tmall)의 IT 제품 전문 판매 카테고리 티엔마오띠엔치쳥(天貓電器城)은 메이디, 지우 양, 슈퍼, 오토 테크니카, 에어 메이트, 신시어-홈(Sincere-Home, 貝爾萊德), 샤오 거우(小狗), 에코 벡스(ECOVACS, 科沃斯), 창디(Changdi, 長帝), 텐문스(10moons, 天敏)로 총 10개 브랜드의 몇 개의 생산 라인의 사들이는데 성공했습니다(출처 重慶商報).

빅 데이터와 A.I 전면에 등장

과거 온라인 쇼핑몰에서 이벤트 형식으로 소비자 직접 참여 투표로 진행되었던 C2B 사전 조사 단계도 빅 데이터와 A.I를 만나면서 자동화, 미래 예측화로 진일보하고 있습니다. 알리바바는 ‘공동창업 투자회(공창회)’를 조직해 제품 종류 선택, 소비자 분석, 가격 전략, 홍보, 판매까지 모든 과정에서 데이터를 축적 및 활용하는 방법을 공표한 바 있습니다.



Posted by HS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