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혼자 산다의 일반인 Ver. ‘브이로그’ HSAD 공식 블로그 HSAD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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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머리를 자르다가 실수로 수평 맞추기에 실패하고, 주말 아침 부스스한 모습으로 냉장고를 뒤지는 모습까지 날 것 그대로의 일상이 영상에 펼쳐집니다. ‘저게 뭐지?’, ‘왜 저걸 보고 있나’는 생각도 잠시, 나와 닮은 주인공의 모습에 나도 모르게 동화되는데요. 요즘 유튜브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브이로그입니다.


“브이로그, 그게 뭐야?”


브이로그(Vlog)는 비디오와 블로그의 합성어입니다. 브이로그는 블로그에 일기를 쓰듯 하루를 동영상으로 제작한 콘텐츠를 말하는데요. 초창기 SNS에 짤막한 글이나 사진 같은 평면적인 텍스트 형태가 많았다면, 최근에는 동영상으로 주를 이룹니다. 브이로그는 특정한 블로그에 올리는 게 아니라 유튜브와 같은 동영상 플랫폼 및 각종 인터넷 스트리밍 플랫폼을 매개로 합니다. 매주 금요일 밤에 방영되는 TV 예능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를 떠올리면 쉬운데요. 다른 점이 있다면 주인공이 연예인이 아닌 평범한 사람들이라는 것이죠.

브이로그를 하는 사람들을 브이로거라 부릅니다. 브이로거들은 카메라를 가지고 다니며 자신의 일상을 기록합니다. 브이로거 중에는 특히 10~20대가 많은데요. 와이즈앱이 2017년 11월에 발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10대와 20대가 가장 오래 사용하는 앱은 유튜브로, 10대의 경우 11월 기준 앱 사용시간이 무려 1억 2천 9백만시간인 것으로 기록됐습니다.

SNS, 인터넷을 하는 대부분의 시간을 동영상 앱 사용에 보내는 10~20대들. 이들은 영상을 단순히 시청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카메라 앱을 켠 채로 친구들과 함께 노는 모습을 촬영하고 재미있게 편집해 인터넷에 공유하는 브이로그를 즐깁니다. 자기 생각이나 일상에서 일어나는 일부터 시사 논평까지 다양한 주제를 다룹니다.


소셜미디어의 영상화, 공감이 브이로그의 배경

이처럼 브이로그가 젊은 세대 사이에서 인기를 끄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먼저는 영상의 특징 덕분입니다. 영상은 글보다 더 쉽게 읽힐 뿐 아니라 전달 또한 쉽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죠. 이러한 영상을 공유하는 사이트인 동영상 공유 사이트인 유튜브가 등장한 것은 2005년인데요. 누구나 캠코더나 디지털카메라로 동영상을 쉽게 촬영할 수 있고, 간단히 편집해 올려 공유할 수 있다는 점에서 획기적인 플랫폼으로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이와 비슷한 시기, 개인 제작 동영상인 UCC 열풍도 뜨거웠는데요. 예로, 아프리카TV와 같이 동영상을 기반으로 한 유료 인터넷 생방송 서비스가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정식 서비스 1년 만에 누적 방송 채널이 1,000만 개를 돌파했고, 한때는 최고 동시 접속자가 38만 명에 도달하기도 했습니다. 최근에는 소셜미디어에 영상화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인스타그램 라이브, 페이스북 라이브 등 소셜미디어 포맷에 영상 기능이 추가되면서 더 많은 사람이 글과 사진보다 영상 콘텐츠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랩퍼 빈지노의 여자친구 미초바는 군인인 빈지노를 깜짝 방문하는 내용의 브이로그로 50만 뷰를 달성했다. (출처 : Stefanie Michova 유튜브)

브이로그 열풍의 또 다른 이유는 그간 영상으로 접했던 연예인들의 인위적인 모습이 아닌 우리와 비슷한 평범한 사람들이 전면에 등장한다는 사실에 있습니다. 브이로그에는 같은 반 친구나 옆집 언니 같은 사람이 나오는데요. 쌩얼로 집 앞 편의점을 가고 친구를 만나서 수다를 떠는 모습을 가감 없이 담겨 있습니다. 각본대로 움직이는 게 아닌,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노출하기에 많은 사람들이 공감과 더불어 위안을 얻고 있죠.

최근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고 있는 블로그는 전문적인 지식이 아닌 나도 금방 따라 할 수 있을 만큼 내 일상과 가까운 내용일수록 인기가 높은데요. 구체적으로 어떤 주제로 어떤 영상을 만드는지 지금부터 확인해 보겠습니다.


공감형 브이로그, ‘여고생의 하루일과’ & ‘집순이의 하루’


▲김무비, 여고생의 수학여행 캐리어 짐싸기 (출처 : 김무비 유튜브)

밀레니얼 세대의 일상과 생각을 엿보고 싶다면 ‘여고생의 하루일과’가 딱 맞습니다. 유튜버 김무비는 여고생의 일상생활을 키워드로 자신의 일상을 영상으로 제작해 유튜브에 공유하는데요. 주제는 수학여행 캐리어 짐 싸기, 겨울 동묘 쇼핑 등 그녀가 관심 있는 모든 이야기를 다룹니다. 고3 수험생이던 당시 수능 당일 시험 전후 과정을 찍어 47만 회 조회 수를 기록하기도 했죠.


▲김갈릭, 집순이의 하루 (출처 : 김갈릭 유튜브)

브이로거, 김갈릭은 ‘집순이의 하루’라는 제목으로 말 그대로 집에서만 먹고 자고 게임하는 모습을 여과 없이 보여줍니다. 장면은 주로 침대에 누워있는 모습으로 시작되는데요. 사자머리에 퉁퉁 부은 얼굴로 일어나 어제 남은 설거지를 하고, 프라이팬에 구운 토스트한 빵 한 쪽에 크림치즈와 잼을 발라 먹는 모습, 잼 뚜껑이 열리지 않아 버벅거리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왠지 웃음이 나옵니다. 동감 100%의 그녀의 영상에 많은 이들이 구독 버튼을 누릅니다.


정보형 브이로그, ‘sydneytoyou’


▲sydneytoyou, 2017년 가장 잘 쓴 제품들 (출처 : sydneytoyou 유튜브)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브이로그도 있습니다. 유투버 ‘fromsydney’의 브이로그인데요. 이름과 다르게 fromsydney가 살고 있는 곳은 영국. 해외 생활을 하고 있는 그녀가 먹을 점심을 고르거나 영국 친구들과 식사하는 모습, 템스강을 따라 조깅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시청자들은 보면서 공감과 동시에 대리만족을 느끼죠.

Fromsydney가 운영하는 채널이 하나 더 있습니다. ‘sydneytoyou’라는 채널은 뷰티 전문 채널로, 제품 추천과 함께 메이크업 노하우를 알려주는데요. 브이로그 채널에서는 뷰티 채널 촬영 뒷이야기와 함께 그녀의 사생활을 엿볼 수 있습니다.


보는 것 자체가 힐링, ‘yesiamyulia’


▲yesiamyulia, 필기구 추천 (출처 : yesiamyulia 유튜브)

보는 것 자체로 힐링인 브이로그도 있습니다. 빈티지한 색감과 감각적인 편집의 yesiamyulia의 브이로그는 마치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합니다. 다른 브이로거들과 비슷하게 자신의 일상을 보여주지만, 감각적인 영상이 특징인데요. 대사가 없는 경우도 많습니다. 물소리 등 조용한 BGM으로 흐르면서 조곤조곤 율리아가 속삭입니다. 지친 일상을 마감하며 잠들기 전 힐링의 시간을 갖기에 좋은 브이로그입니다.

친근하고 친밀한 콘텐츠로 많은 사랑을 받는 브이로그. 브이로그의 열풍은 팍팍한 현실에서 나와 비슷하게 사는 누군가를 통해 위로받고 싶은 사람들의 심리라 반영된 결과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Posted by HS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