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추지 않아야 합니다 HSAD 공식 블로그 HSAD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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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 셰익스피어, 아이작 뉴턴, 에드바르 뭉크, 토머스 내시, 조반니 보카치오. 이들의 공통점은 뭘까요?
코로나19로 인한 자가격리. 전례 없던 일인 것 같지만 사실 유럽에선 처음은 아닙니다. 17세기 초반 페스트라는 전염병의 발발로 극장들이 78개월간 문을 닫았을 때, 셰익스피어는 배우이자 극장주였으며 작가였습니다. 전염병으로 직장을 잃고 대신 많은 시간을 얻었죠. 그 시기에 그는 리어왕, 맥베스, 안토니와 클레오파트라를 쓴 걸로 유명합니다. 자가격리를 작품 활동 시간으로 대처한 거죠. 아이작 뉴턴이 다니던 케임브리지 대학도 휴교에 들어갔고, 뉴턴은 고향에서 연구에 몰입했습니다. ‘만유인력의 법칙’도 이때 발견되었다고 전해집니다. 노르웨이 화가 뭉크는 스페인 독감으로 사회적 거리를 두는 동안 명화를 그렸습니다. 영국의 극작가 토머스 내시는 페스트로 인한 자가격리 기간 동안, 드라마의 발전에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평가되는 작품을 썼으며, 피렌체 출신 소설가이자 시인인 조반니 보카치오도 14세기에 발발한 페스트를 피해 시골에서 ‘데카메론’을 완성했습니다. 그들은 각자 ‘멈추지 않는 법’을 찾았으며 후대 작품과 연구로 남았습니다.
이 시대는 팬데믹 말고도 견뎌야 할 많은 시련과 어려움이 있습니다. 누구나 ‘계몽적’으로 작품을 남겨야 하는 것도 아닙니다. 다만 누구도 멈추지 않아야 하는 건 확실합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방법으로 “계속.”

 

다운증후군 직원 채용을 독려하는 방법

  
비장애인에 비해 장애인의 취업은 더욱 어렵습니다. 이태리의 다운증후군 후원 단체인 CoorDown은 ‘세계 다운증후군의 날’을 맞아 그들의 채용을 독려합니다. 다만 진솔하나 진중하진 않았습니다. 그래서 메시지에 더욱 눈길이 갑니다.

 

▲CoorDown: The Hiring Chain(출처: Ads of Brands 유튜브)

다운증후군 직원을 뽑으면 세상에 어떤 변화가 생길까요? 내가 한 명 뽑는다고 해서 세상이 크게 달라질 수 있을까요? 영상은 이 의문에 답을 제시합니다. 유명 뮤지션인 스팅의 힘을 빌려. 
이야기는 베이커리에서 시작됩니다. 베이커리 사장은 다운증후군을 가진 시몬을 직원으로 채용하죠. 베이커리에 온 사람들은 시몬의 완벽한 능력을 보고 미소 짓습니다. 이 모습은 베이커리에 온 변호사의 눈에 들어오죠. 그 또한 다운증후군을 갖고 있는 존을 직원으로 뽑게 됩니다. 변호사 사무실에 들른 치과 의사는 존의 훌륭함을 발견합니다. 자신 또한 다운증후군을 가진 소피아를 직원으로 뽑습니다. 그들의 채용은 무한히 연쇄 반응을 일으켜 더 많은 다운증후군 인재가 채용되는 데 영향을 미칩니다. 그리고 이 기분 좋은 연쇄반응을, 스팅이 재즈 리듬으로 즐겁게 노래하죠. ‘베이커가 시몬을 뽑았기 때문에 존이 뽑히고, 변호사가 존을 뽑고 또 베이커가 시몬을 뽑았기 때문에 소피아가 뽑히고...’ 연쇄 반응을 강조하기 위해 반복되는 채용 스토리는 경쾌함과 유쾌함을 더합니다. 그리고 당신도 이 연쇄반응의 시작이 되라고 하죠. 그래야 다양한 채용이 멈추지 않을 수 있으니까요.
그들의 이야기는 보는 이들을 즐겁게 하고 영상을 반복해서 보게 하는 힘도 있습니다. 노래 또한 중독성이 있죠. CoorDown의 메시지는 모두를 행복하게 합니다. 

 

난민 어린이 후원을 호소하는 방법

난민 어린이를 돕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가장 쉬운 방법은 후원금을 내는 거겠죠. 하지만 많은 구호 단체들이 기부를 호소합니다. 모두들 비슷한 이야기를 하죠. 전 세계 어린이 구호단체인 세이브 더 칠드런 또한 시리아 난민 10주년을 맞아 같은 메시지를 호소합니다. 하지만 방법은 색다릅니다. 

 

▲The Last Possession آخر ما حملوا (출처: Save the Children Jordan 유튜브)

시리아의 아이들은 내전으로 인해 집을 떠나야 했습니다. 그중 요르단의 난민 캠프인 자타리에선 8만 명의 시리아인이 사망했고 그 중 5세 미만의 아이가 20%에 달했다고 합니다. 전쟁이 아이들에게 주는 고통은 매우 큽니다. 아이들은 두려움과 놀라움을 이기기 위해 각자 집에서 소중히 하는 물건을 지니고 집을 떠났을 겁니다. 하산은 기도할 때 쓰는 구슬을 챙겼고, 이스라는 작은 거울을, 쿠사이는 가족사진을, 세와르는 테디베어를 챙겼습니다. 그들의 ‘마지막 소유물’은 그들에게 희망을 주었고, 용기를 주었고, 계속 나아가게 하는 힘이 되었습니다. 세이브 더 칠드런은 그들의 보물들에 집중했습니다. 25개의 보물에 얽힌 이야기를 묶어 책으로 냈죠. 물건들은 경매에 올라왔습니다. 사람들은 그들을 돕기 위해 경매에 참여할 수 있고 더 나은 삶으로 이끌 수 있습니다. 그 두려움을 체감하게 된 사람들은 기부에 동참할 수도 있고요.
누구나 집을 완전히 떠나야 한다면, 그리고 물건을 챙겨야 한다면 각자 가장 소중한 것들을 챙기겠죠. 아이들은 그렇게 힘든 길 위에 올랐고 아직도 어려움을 견뎌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물건들은 매우 초라해 보입니다. 아이들이 흔하게 갖고 노는 장난감보다 쓸모없어 보이기도 하죠. 하지만 아이들에게 주는 힘은 그 어떤 비싼 물건보다 값질 겁니다. 세이브 더 칠드런은 그런 사연들을 ‘이야기’로 만들었고 공감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단순히 ‘후원해 달라’는 이야기보다 큰 울림을 줍니다. 멈추지 않고 관심을 이끌어 내고 있습니다.

 

여자들의 불안을 잠재우는 방법

2021년 3월 3일, 런던에서 일하는 33세 여성, 사라 에버라드가 실종됐습니다. 그녀는 친구 집에 들렀다 집으로 걸어가는 중이었습니다. 그리고 일주일 후 주검으로 발견됐죠. 놀라운 건 그녀를 살해한 이가 영국의 현직 경찰이라는 점이었습니다. 게다가 ‘여성은 혼자 외출하면 안 된다.’는 경찰의 발언은 여성들을 더욱 분노하게 했죠. 많은 이들이 에버라드를 추모했고 코로나19 위반으로 벌금을 물리겠다는 경고에도 집회를 했으며, SNS에 ‘안전하게 길을 걷고 싶다’는 글을 공유했습니다. 추모 집회에는 케이트 미들턴 왕세손비도 참여할 만큼 주목을 받았습니다. 남성들은 ‘어떻게 하면 여성들을 두려워하지 않게 도울 수 있는지’ 물었습니다. 

 

▲M&C Saatchi의 Good Guys Guide (출처: Goodguysguide.co.uk)

이에 영국 광고대행사 M&C Saatchi는 ‘착한 남자 가이드’를 만들었습니다. 내용은 이렇습니다. 밤에 걷고 있는 여자 뒤에서 걷지 말고 길을 건너 여자를 따라가는 게 아니라는 것을 알게 할 것, 후드는 쓰지 말고 손은 주머니에서 꺼내 뭔가 숨기고 있지 않다는 걸 알릴 것, 전화 통화를 해 당신이 바쁘다는 걸 전달할 것... 그녀는 당신이 좋은 남자인지 모르기에 이 캠페인에 동참하라고 권합니다. 나아가 여성과 아이들을 향한 폭력 근절 자선 단체인 Solace Women's aid와 협업해 프로젝트의 범위를 넓혀가고 있습니다.
언어는 다르지만 밤에 여성이 두려움을 느끼는 포인트는 비슷해 보입니다. 수익이 발생하는 일은 아니지만 여성의 안전을 위해 자발적으로 나선 광고대행사의 가이드. 작은 행동의 변화 하나로 누군가를 안심하게 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의미 있다고 생각됩니다. 구체적인 내용이 궁금하다면 'goodguysguide.co.uk/'로 가보세요. 당신도 ‘굿가이’가 되고 싶다면.

 

아시안은 이제 침묵하지 않습니다.

3월 16일, 아틀란타에서 총격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이 사건으로 8명이 사망했으며 그중 6명은 아시안 여성이었습니다. 팬데믹의 원인을 아시안으로 돌리는 일부 미국인들의 아시안 혐오에서 발발한 사건입니다. 이에 타임지 표지엔 아시안 여성이 등장했습니다. 컬러풀한 꽃들 사이에서 단호한 표정으로 정면을 응시하는 여성. “우리는 침묵하지 않는다.”는 강한 메시지와 함께.

 

▲아만다 핑보디파키야가 그린 타임즈 표지(출처: Times)


이 그림은 뉴욕에 거주하는 아시아계 미국인인 아만다 핑보디파키야(Amanda Phingbodhipakkiya)의 작품입니다. 미국 사회에서 아시안 여성들은 자주 비하되고, 페티시화되고, 비인간화되고, 과소 평가된다고 합니다. 아만다는 그런 여성들의 무한한 힘을 그림에 반영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녀는 미국인들이 컬러를 가진 아시안들의 아름다움을 봐주기를 희망합니다. 
시카고에선 길을 걷던 60대 아버지가 혐오 폭행을 당하자 그의 딸이 사건을 온라인에 공유했습니다. ‘침묵하는 부모 세대와 달리 크게 소리쳐서 인종 혐오 범죄를 중단시키겠다’는 단호한 결의로.
모든 폐단, 잘못된 행동, 오해, 범죄는 묻혀서는 해결될 수 없습니다. 많은 이들의 목소리가 모일 때 비로소 힘이 되고 방향이 됩니다. 그래서 종종 ‘침묵’ 또한 범죄로 간주되죠. 각자 싸우고 해결해야 하는 문제는 다릅니다. 하지만 모두 행동이 필요하고 목소리가 필요합니다. 멈추지 않아야 앞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어떤 문제든 같은 해결책, “계속”하는 겁니다.

Posted by HS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