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속 그 음악 #42 그 시절을 대표했던 레트로 영화음악 HSAD 공식 블로그 HSADzine

HSAD 공식 블로그 HSADzine

“생각하는 대로 이루어진다”는 성공 철학자이자 20세기 문학계의 기인인 제임스 앨런이 동명의 책을 통해 남긴 명언입니다. 이 말 대로 ‘현대의 종합 예술’이라고 하는 영화에서 이야기한 미래의 것들은 대부분 현실로 나타났거나 최소한 과학적 도전의 모티브가 되고 있습니다. 게다가 영화 속 음악이나 패션 같은 트렌드 역시 시간을 거듭해가며 우리 문화에 영향을 끼치고 있죠. 오늘 광고 속 그 음악에서는 과거 영화와 OST를 통해 레트로 영화가 현재에 끼친 영향들을 찾아보고자 합니다.

 

시간여행은 물론 미래를 예견하다: 백 투 더 퓨쳐

▲ 영화 <백 투 더 퓨처>의 포스터 (출처: 네이버 영화)

1985년에 개봉한 영화 <백 투 더 퓨처>는 사람들이 미래와 시간여행 등에 대한 환상을 집대성한 영화입니다. ‘주인공 마티가 기인 과학자가 개발한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가 꼬인 것을 고치고 돌아온다’는 줄거리죠.

 

▲ 영화 <백 투 더 퓨처>의 OST The Power of Love - Huey Lewis and the News(출처: Jas Elder Youtube 페이지)

이 영화의 OST는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등 어벤져스 시리즈의 영화 음악을 담당한 앨런 실버스트릿의 작품인데요. 이 영화의 주제곡 <The Power of Love>는 빌보드 Hot100 차트에서 1985년 영화 개봉 당시 1위를 차지했으며 당시 유행했던 AOR 스타일 팝 록에도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 영화 <백 투 더 퓨처> 30주년을 맞아 영화 속 미래 슈즈를 나이키에서 재현했다(출처: 나이키 공식 홈페이지)

<백 투 더 퓨처>는 ‘시간여행’이라는 개념을 정립한 대표적 영화이며, 이 영화의 타임머신인 자동차 ‘드로리언’은 그 자체만으로도 문화 코드가 되었습니다. 또한, 마티가 미래로 갈 때 신고 가는 나이키의 미래 슈즈는 2016년 영화 개봉 30주년 기념을 맞아 나이키에서 한정판으로 발매되기도 했죠. 이 제품은 모양도 비슷할 뿐 아니라, 밑창에 푸른 빛이 들어오며 목 부분 버튼을 누르면 신발이 발에 맞게 조여지거나 느슨해지는 기능을 탑재하기도 했습니다.

 

▲ 2015년 렉서스가 개발하겠다고 발표한 호버보드 영상(출처: 렉서스 공식 유튜브 채널)

호버보드는 토요타 렉서스 등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에서 개발이 진행 중이라는 이야기가 종종 나오곤 했지만, 가짜 뉴스인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하지만, 한정적인 공간에서 자기부상으로 뜨는 보드나 풍력으로 80kg의 성인을 공중에 띄우는 패널 등 호버보드 콘셉트의 다양한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곧 현실에서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한편, <백 투 더 퓨처>에서 미래의 현실을 정확히 예견한 내용도 있는데요. 무려 1세기 전 우승 후 한 번도 월드시리즈에 우승한 적 없던 야구팀 시카고 컵스는 영화의 내용처럼 108년 만에 우승을 차지하면서 설마설마하던 일이 실제로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록에서 디스코로 음악의 판도를 바꾸다: 토요일 밤의 열기

영화가 음악의 트렌드를 바꿔버린 경우도 있습니다. 1970년대는 록 음악이 정점을 찍던 시기로, 레드제플린과 딥퍼플 등 당대 최고의 록밴드들이 차트를 점령하고 록의 교과서를 썼던 기타리스트 에릭 클랩튼, 제프 벡 등이 그야말로 ‘군웅할거’하고 있을 때입니다.

 

▲ 영화 <토요일 밤의 열기> 포스터(출처: 네이버 영화)

당시 라이브 댄스 클럽은 어렵고 심각하면서도 개런티가 비싼 록밴드 대신, 반복되는 리프에 듣기 편하고 따라부르기 편한 R&B 댄스 음악을 하는 밴드로 서서히 레파토리를 바꿔나가고 있었는데요. 당시 영국의 한 칼럼니스트가 쓴 르포를 기반으로 디스코텍과 댄스 플로어에서 펼쳐지는 청춘들의 일과 사랑, 갈등을 그린 영화 <토요일 밤의 열기(Saturday Night Fever)>는 이런 음악의 판세를 완전히 바꿔놓게 됩니다.

이 영화의 OST는 당연히 모두 디스코와 그를 기반으로 한 발라드 넘버로 채워져 있었고, 영화 개봉 후 <Stain’ Alive><How Deep Is Your Love>는 미국 빌보드와 캐나다 등에서 1위를 차지했습니다. 이 사이를 틈타 대중들이 고민 없이 몸을 흔들 수 있는 디스코는 음악 차트 전체를 지배하게 됩니다.

 

▲ <토요일 밤의 열기> OST Night Fever - Bee Gees(출처: HD Film Tributes 유튜브 공식 채널)

영화 주인공인 존 트라볼타가 다리를 어깨너비로 벌리고 손가락을 허공으로 찌르는 포즈는 디스코 그 자체를 상징하게 되었고 현재도 댄스 뮤직 관련 ‘밈’으로 다양하게 쓰이고 있습니다. 이전 록에 기반한 팝 음악을 연주하던 비지스는 <토요일 밤의 열기> OST에 참여하고 ‘변절자’ 이야기를 들으면서도 본격적인 디스코 소울 밴드로 변신했는데요. ‘어려운 록 음악’을 대변하는 대표적인 밴드 ‘핑크플로이드’와 ‘예스’ 역시 (그럴 의도는 아니었다 하지만) <Another Brick In the Wall>과 <Owner of a Lonely Heart> 등 디스코의 색을 받아들이면서 당시 록 기반이던 팝에 디스코의 색채를 불어넣게 됩니다.

현재 주야장천 빌보드 Hot100차트 1위에 계속 머물고 있는 방탄소년단의 <Butter>와 <Dynamite> 역시 디스코를 기반으로 한 레트로 팝 사운드로, 미국인들의 마음속에 남아있는 디스코 사랑을 증명하는 노래들입니다. <Butter>에서 오마주한 그룹 퀸의 <Another One Bites the Dust> 역시 디스코 풍의 노래죠.

 

SBI와 해충 퇴치가 왜 잘 어울리지?: 고스트버스터즈

마지막으로, 1984년으로 거슬러 가봅니다. 1970년대 호러영화의 명작 <엑소시스트> 시리즈와 <오멘> 시리즈가 연달아 성공하면서, 호러영화는 무거운 분위기의 영화로 일원화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가운데 당시 신예 감독인 이반 라이트만이 감독하고 코미디 작가이자 배우 ‘댄 애크로이드’가 각본을 쓴 <고스트버스터즈>는 유령과 퇴마 등 무거운 주제지만 작가의 이력답게 코미디가 가미된 코믹 호러물로 세상에 등장했습니다.

 

▲ 영화 <고스트버스터즈>포스터(출처: 네이버 영화)

이 영화는 심령 현상을 믿고 연구하다 학교에서 쫓겨난 과학자들이 유령 퇴치 전문 업체를 차려 고대 수메르 문명의 신과 싸우게 된다는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유령의 잔재인 징그럽고 끈끈한 엑토플라즘을 개그 요소로 활용하고 고대 파괴의 신을 거대한 마시멜로맨으로 등장시키는 등 사람들이 가진 호러에 대한 거부감을 제거하는 다양한 장치를 마련해 많은 팬의 호응을 얻어냈는데요. 그렇게 흥행성을 확보한 탓인지 3천만 달러라는 저예산으로 만들어졌음에도 무려 2억 3천만 달러의 대박을 터트리게 됩니다.

그러나 이 영화가 남긴 것은 흥행 성적 외에도 다양합니다. 현대적인 퇴마 물에서 유령이 포획되는 시퀀스는 대부분 고스트버스터즈가 뮤온 트랩으로 유령을 잡아넣는 장면에서 모티브를 얻고 있습니다. 유령의 염동력을 확인하는 PKE 계측기 역시 이 영화의 전매특허죠. 그중에서도 가장 큰 영향력의 밈으로 자리 잡은 것은 영화의 OST입니다.

 

▲ <고스트버스터즈>OST ‘Ghost Busters’(출처:  Sean Pultz 유튜브 공식 채널)

음산한 스트링으로 시작하는 듯한 이 노래, 그러나 곧 익숙한 신디사이저가 흐르며 신나는 리듬으로 바뀝니다. 왠지 이 노래만 있으면 없던 해충도 잡아줄 것 같은 분위기. 이런 이미지를 이용해 광고를 기획하는 브랜드도 많습니다.

 

▲ SBI가 찾은 SBI "방역계의 SBI 소병일(출처: SBI저축은행 유튜브 공식 채널)

SBI 저축은행은 기업의 이니셜 SBI와 같은 사람이나 친구, 가게 등의 이야기를 소개하는 광고를 제작해 대중에게 다가가고 있는데요. 그 첫 번째 모델은 경기도 평택의 방역 업체 대표 소병일 님입니다. 이 영상에서는 소병일 대표가 직원들과 방역 일을 하는 것을 역동적이고 코믹하게 영상으로 표현하면서 영화 <고스트버스터즈>의 음악을 리메이크해 쓰고 있는데요. 가사 이외에 별다른 편곡의 변화 없이도 ‘방역업’의 이미지와 딱딱 떨어지는 게 원래 광고를 위해 만든 곡 같습니다. SBI의 두 번째 대중 친화 광고는 민물새우 ‘새뱅이’라고 하는데요. 그 다음 편도 기대가 되지 않나요?

작년 말과 올해 초, ‘이렇게 입으면 기분이 조크든요’가 다시 한번 사람들 입에 오르내린 적이 있는데요. 이것은 30년 전 뉴스 리포트에서 ‘X세대’ 한 인터뷰어가 자신의 패션을 두고 한 말입니다. 그 영상의 패션들을 보면 지금 봐도 어색하지 않은 게 대부분인데요. 보통 패션과 트렌드는 보통 일정한 주기로 비슷한 경향으로 반복되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우리가 인사이트를 얻을 때도 잘 연상이 되지 않는 미래를 고민하기보다는 <백 투 더 퓨쳐>처럼 몇십 년 전 과거로 돌아가 문제의 해답을 찾아보는 건 어떨까요?

 

Posted by HS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