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1. 11. 26.
뮤지션 ‘요조’의 청춘 에세이: 나의 크루 만들기
며칠 전, 최수진 작가의 개인전 을 보러 갔다. 갑자기 부쩍 추워진 날씨 때문에 코트의 깃을 세우고 목을 잔뜩 움츠린 채 걸었는데, 몸의 기억은 얼마나 무서운지 그 포즈 때문에 프랑스의 오랑주리 미술관에 가던 때가 아무 이유 없이 갑자기 떠올랐다. 너무 추웠던 당시의 계절과 그만큼 따뜻함을 제공했던 실내, 노곤히 잠까지 오던 상태로 한참 동안 바라보고 또 바라보고 다시 바라보았던 모네의 수련 그림. 물소리처럼 낮고 잔잔하게 울리던 소음들... 모네는 정원에 진심이었던 것 같다. 그래서 집에 연못도 들여놓고 정성껏 정원을 가꾸고 그 연못에 핀 수련을 반복해서 그렸겠지. 예술가의 편애가 결국 자기 예술로써 그렇게 들통난다는 게 귀엽다. 전시장에 도착하자 수진 씨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늦어서 죄송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