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현실 속에서 작은 기쁨을 찾다, “Reality bites” HS애드 공식 블로그 HS Ad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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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23살이 되면 뭔가가 되어 있을 줄 알았어.

사회로 발을 디딘 청춘을 그린 영화, ‘리얼리티 바이츠’의 대사입니다. 사실 스물세 살이란, 과정에 불과한 나이일 뿐입니다. 하지만 어린 시절 다가오는 스물세 살은 뭔가를 이루게 될 거라 기대할 수 있는 나이이기도 합니다. 대학을 졸업해서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시기이니까요.

고등학생 땐 대학 가면 다 되는 줄 알고 열심히 공부하지만, 대학 와서 저절로 다 되는 건 없다는 걸 깨닫고, 사회로 나와선 세상이 녹록지 않음을 깨닫고, 나이가 들면서는 나이 든 시선에도 세상은 결코 만만치 않음을 느끼게 되는, 현실의 연속이죠. 매 순간이 새로운 현실의 칼같음을 만나게 되는 ‘리얼리티 바이츠’의 순간입니다.

특히 한 해가 끝나가는 12월은 누구에게나 더 절실하게 다가오는 ‘현실’일 겁니다. 지나온 시간을 뒤돌아봐야 하는 시기이기에, 계획대로 잘 됐다면 아쉬움과 뿌듯함이, 계획에 못 미쳤다면 버거움과 팍팍한 현실이 남겠죠.

브랜드 마케팅이란 ‘현실을 바꿀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모든 브랜드들이 당신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아름답다고 하거나, 그 현실을 새롭게 바꾸라고 권하죠. 그 현실이 많은 사람과 공감할 수 있는 얘기일수록 큰 효과를 내게 되고요.


명절의 현실

▲Outfox The Holidays, ’Parental Controls’ (출처 : Outfox The Holidays 공식 유튜브 채널)

젊은 층들은 대부분 명절을 그리 반기지 않습니다. 명절은 온 집안 어른들과 만나는 날입니다. 물론 일 년에 몇 번, 인사를 나눌 수 있는 건 좋습니다. 하지만 선거철이거나 정치적 이슈가 있을 땐 여간 곤혹스러운 일이 아니죠. 대부분의 어른은 보수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고, 젊은 층은 그 반대의 성향을 갖고 있기 마련이니까요. 중도일지라도 어른들이 주장하는 정치적 견해엔 동의할 수 없을 때가 많습니다.

이런 현상은 전 세계가 비슷한가 봅니다. 미국의 시민운동 단체는 가족이 모이는 크리스마스를 위해 ‘Parental Control’이라는 아이디어를 냈습니다. 부모들이 좋아하는 뉴스 채널인 Fox News를 채널에서 차단하라고 권한 것이죠. TV를 보다 민감한 이슈가 나오면 가족들은 그 이슈에 관해 토론하다 싸우거나 등을 돌리기 일쑤입니다. 게다가 우파적인 성향을 가진 Fox News는 비교적 어른들의 입장을 대변하는 성향이기에 더욱더 그렇죠. 그래서 그들은 부모들을 ‘민감한 뉴스’에서 보호하기로 했습니다.

크리스마스 시즌. 자녀들은 부모님의 집을 방문하죠. 하지만 들어서는 순간부터 아버지의 반응은 냉소적입니다. 밥 먹기 전 기도할 때도 ‘최고의 현직 대통령’에 찬사를 보내죠. 자녀들은 참기 힘든 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들은 급기야 ‘Parental Control’을 선택합니다. Fox News를 차단해 버리는 거죠. ‘outfoxtheholidays.com’에 접속하면 케이블 채널별로 차단하는 방법이 나와 있습니다. 비록 아버지는 ‘TV에 무슨 짓을 한 거냐’고 화를 내기에 이르지만요.

살짝 좌파 성향의 콘텐츠이긴 합니다. 아버지를 연기한 배우도 미국의 쇼, ‘The Late Late Show’에서 매우 보수적인 아버지로 출연하는 앤디 리처입니다. 어느 집이든 있을 법한 느낌의 부모라서 공감이 쉽게 가기도 하고요. 비록 한쪽 시각에 치우친 영상이지만, 현실적입니다. 크리스마스, 설날. 명절은 즐겁지만 늘 의견 대립의 상징인 어른들이 있듯이 이 콘텐츠는 피곤한 현실을 잘 다뤘습니다.


맥컬리 컬킨의 현실

언젠가부터 크리스마스만 되면 TV에선 ‘나 홀로 집에(Home Alone)’를 틀어줍니다. 어린 소년이었던 맥컬리 컬킨의 연기가 돋보이는 홀리데이 영화입니다. 가족 여행에서 혼자 낙오된 어린 소년이, 호시탐탐 집을 노리는 도둑에 맞서 기지를 발휘하는 영화죠.

올해는 짧지만 2018년 리메이크 판을 만나게 됐습니다. 1편이 개봉된 지 20년이 넘은 2018년. 이제 30대 후반이 된 맥컬리 컬킨은 다시 한번 ‘나 홀로 집에(Home Alone)’에 등장합니다.

집의 분위기와 복장, 모든 소품이 20여 년 전과 유사합니다. 아무도 없는 집에서 홀로 깨어난 맥컬리 컬킨. 맘과 대디를 부르지만 집 안은 조용하죠. 하지만 이번엔 혼자가 아닙니다. 구글 어시스턴트와 함께입니다.


▲Google, ‘Home Alone Again with Google Assistant’ (출처 : 구글 공식 유튜브 채널)

홀로 식탁에 앉은 그는 구글에게 오늘 스케줄을 물어봅니다. 구글은 오전 8시부터 밤 11시까지 온전히 집은 맥컬리 컬킨 혼자만의 공간이라고 얘기하죠. 그는 매우 반가워합니다. 부모님이 계셨다면 하지 못했을 행동을 하기도 하는데요. 침대 위에 올라가 마음껏 점프를 하기 시작하죠. 그리고 구글에게 부모님이 오기 전에, 침대 시트 정리하는 걸 알려달라고 부탁합니다. 애프터셰이브가 떨어지자 쇼핑 목록에 넣어 달라고 부탁하고, 벽난로를 피워 달라고도 요청하죠. 20여 년 전처럼 피자보이에겐 영화 대사로 대답합니다. 그리고 밖에서 염탐하고 있는 도둑들이 오해할 수 있도록 부모님들이 집에 있는 것처럼 위장하는데요. 물론 이번에도 구글이 대신 알아서 다 해줍니다.

구글 어시스턴트를 광고하기 위해 영화 장면을 그대로 재현한 구글. 달라진 건 맥컬리 컬킨의 나이 든 얼굴뿐인 듯합니다. 나아가 맥컬리 컬킨의 현실도 달라졌죠. 예전엔 혼자 다 알아서 해야 했지만, 지금은 구글이 알아서 다 도와주니까 세상이 편리해졌습니다. 이 영상은 많은 이들에게 화제가 돼, 12월 30일 3천5백만 뷰를 기록했습니다. 구글의 계획대로 바이럴 돼 가고 있는 거죠.

어쨌든 나이 든 맥컬리 컬킨이지만, 오랜만에 보는 그의 모습이 반가운 건 세계 사람들이 같은가 봅니다.


작은 강아지의 현실

▲Staatsloterij, ‘Frekkel’ (출처 : Staatsloterij 공식 유튜브 채널)

어느 겨울, 주인 할아버지를 따라서 가게에 간 요크셔테리어. 털 숱도 많이 적어지고 다리도 살짝 저는 작은 강아지입니다. 그는 할아버지가 연말을 기념하는 복권을 사는 걸 목격합니다. 상금은 자그마치 3천만 불. 집에 오는 길에는 멋진 아프간하운드가 당당하게 걸어가는 모습에 주눅이 듭니다. 게다가 집에 온 할아버지는 할머니에게, 복권에 당첨되면 오직 아름다운 것만 가질 거라고 얘기합니다. 강아지에겐 청천벽력이었죠. 그는 거울에 비친 자기 모습을 바라봅니다. 힘없고 늙은 모습뿐이죠. 낙심한 강아지는 집을 나갑니다. 할아버지가 복권에 당첨되면 자기를 버릴 게 분명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할아버지, 할머니는 여기저기 강아지를 찾아다니지만 실패합니다.

비가 많이 내리는 어느 저녁, 할아버지 집 벨이 울립니다. 낙심하고 있던 할아버지는 문을 열죠. 비에 젖은 강아지를 안고 있는 커플입니다. 할아버지가 애지중지하는 그 강아지. 할아버지는 얼른 안으로 들어가 큰 희망을 품게 했던 복권을 가지고 나옵니다. 커플은 복권을 가지고 떠나죠. 할아버지는 강아지 사례금으로 복권을 내걸었던 겁니다.

‘Dutch State Lottery’의 연말 복권 광고입니다. 삶에는 돈보다 더 중요한 게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습니다. 할아버지에겐 3천만 불 당첨보다 강아지가 더 중요한 것처럼. 동화 같은 얘기지만, 보고 있으면 기분이 좋아지고 살짝 뭉클해지기도 하는 광고입니다. 복권을 얘기하기 위해 당첨됐을 때의 즐거움을 얘기하는 것이 아니라 복권보다 더 소중한 현실을 전하는 광고. 강아지의 현실은 생각보다 더 따뜻하고 행복한 것이었습니다.


부부의 현실

결혼한 부부가 가장 자주 싸우는 문제는 집안일 분배에 관한 것이라고 합니다. 아무리 남녀평등이 잘 지켜지는 나라라 할지라도 여성이 집안일을 더 많이 한다는 공통적인 통계를 보입니다. 남녀의 역할에 대한 편견이 가장 없는 나라로 알려진 호주도, 복지 선진국인 스웨덴도 예외는 아닙니다.


▲Tretti, ‘femti femti’ (출처 : Tretti 공식 유튜브 채널)

스웨덴의 가정용품 판매 기업 ‘Tretti’는 실제 부부와 함께 재미있는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집안일에 필요한 모든 가정용품에 목소리 인식기기를 부착하는 거죠. 그리고 같은 목소리로 연속 두 번 이상 작동하지 않게 설정해 두는 겁니다. 남편의 목소리로 오븐의 잠금장치를 열어 작동한 후, 또다시 남편이 목소리를 내면 작동하지 않는 식인 거죠. 아내가 한 번 하면 다음은 남편이. 이렇게 교차로 목소리 잠금을 풀어야만 가정용품들이 작동하게 됩니다. 처음엔 부부가 더 많이 싸웠다고 합니다. 집안 일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으니 서로에게 강요하고 더 많이 다그치게 되었던 거죠. 하지만 점차 평등한 분배에 익숙해지자 그들은 더 편해졌다고 합니다. 지켜보는 아이들에게도 더 교육적이라고 생각하게 됐고요.

‘Tretti’는 자신들의 웹사이트에 와서 각자 얼마나 평등하게 집안일을 분배하고 있는지 테스트를 해보라고 합니다. 비록 스웨덴어라 우리가 참여하기는 힘들지만, 전 세계 모든 부부가 같은 경험을 하고 있다는 건 생각해 봐야 하는 일입니다. 남녀평등, 집 안에서부터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거란 생각이 듭니다.


아름다운 현실

▲Audi, ‘New Santa’ (Audi USA 공식 유튜브 채널)

모든 현실이 우리에게 뼈아픈 건 아닙니다. 어떤 현실은 우리에게 더 아름답게 다가옵니다.

‘Audi’는 새로운 광고로 자신의 풍부한 몸매에 좌절하는 산타클로스를 보여줬습니다. 어렵게 굴뚝을 통과해 선물을 배달하던 산타는 우연히 아우디에서 내리는 모델 같은 사람을 보게 됩니다. 거울에 비친 자신을 비교하면서 좌절에 빠지죠. 그는 엘프들이 다니는 헬스 센터에서 운동을 시작합니다. 식이요법을 병행하며 끊임없이 노력하죠. 마침내 엘프들보다 더 빨리 뛸 정도로 건강해집니다. 그는 산타 슈트도 새로 맞추고 수염도 더 짧게 다듬습니다. 그런 산타에게 엘프들은 선물을 준비하는데요. 새로워진 ‘Audi RS5 Sportback’였습니다. 산타는 썰매 대신 아우디를 몰고 나갑니다.

아우디는 끊임없이 진보하라고 권합니다. 산타에게 ‘진보’란 열심히 운동하고 멋지게 재탄생하는 거죠. 하지만 과연 산타클로스가 늘씬하고 모델 같은 몸매를 가지는 게 진보일까요? 건강해진 건 좋지만, 외모지상주의적인 진보 같아 씁쓸합니다.

팍팍한 현실엔, 몸도 마음도 푸근한 여느 할아버지들 같아 친숙하게 보이는 게 산타의 멋진 모습입니다. 하지만 아우디에서 만난 산타는 멋지긴 하지만 우리가 아는 산타는 아니죠.


현실이 아프긴 하지만 우리는 그 안에서도 작은 기쁨을 찾습니다. ‘Reality bites’의 트로이가 찾은 ‘치즈버거’, ‘비 오기 10분 전의 하늘’, ‘웃음이 점점 더 커지는 순간’, ‘편안히 앉아 즐기는 담배 한 모금’처럼. 거창한 것이 아니라 사소하고 작지만 소중한 것들. 사소한 것들은 오히려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기에 더 많은 공감을 주게 됩니다.

2019년엔 또 많은 브랜드가 그 ‘사소하고 작고 소중한 것들’을 찾아 화두를 꺼내겠죠. 세계의 수많은 크리에이터들의 노력이 매해 경이로워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크리에이티브해지는 만큼 세상도 달라졌으면, 기도하는 연말연시입니다.

Posted by HS애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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