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05-06 : Special edition - 문화소비와 이미지 - 소비자 마음에서 환경까지, 주목해 볼 네가지 HSAD 공식 블로그 HSAD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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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비자 마음에서 환경까지, 주목해 볼 네 가지
맹 명 관 I 프리랜스 카피라이터
maenga2000@yahoo.co.kr
 
















 
 
 
이자녹스(ISAKNOX)
링클디클라인
























 
 
 
 
"창바꿔 보라"
-LG발코니전용창
 
 
 
문화인가, 브랜드인가?
 
최근 한 국내 민간경제연구소가 선정한 ‘2000년 한국 10대 히트상품’의 비밀은 크게 두 가지로 대분될 수 있다. 바로 문화와 브랜드. 위의 두 화두는 우선 재미있는 것, 틈새시장을 노린 것, 입소문을 촉발시킨 것 등의 히트요소를 함유하고 있다는 것이 눈길을 끌게 한다.

먼저, 1위 히트상품으로 올라와 있는 <iloveschool.co.kr>의 위력이 사이트 인지도 1위, 재방문율 62%, 월 평균 사이트 체류기간 108분, 770만 회원 등 외형적인 통계에 있지 않은 것처럼, 이들 히트상품은 제조업체의 신상품보다 문화상품이 우위에 서고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또 드라마 <허준>이나 영화 <공동경비구역JSA>’, <친구> 등의 문화상품은 우리에게 문화가 하나의 돈벌이로, 상품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문화와 브랜드가 묘한 화학적인 결합을 시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앞서 거론한 2000년 한국 10대 히트상품 중 6위를 기록하고 있는 ‘초록매실’의 경우 놀랍게도 이러한 이유로 코카콜라를 꺾었다는 사실이다(2000년 6, 7월 할인매장 판매율 기준).

왜 그랬을까? 말로는 인기가수 조성모를 전속모델로 기용해 붐을 조성했고, 20대 여성, 음주가 잦은 직장인, 탄산음료를 꺼리는 소비자를 마케팅적으로 차별화했다지만 이런 것으로 ‘매실 붐’은 충분히 설명될 수 없다.
즉, 그 이면에 인기드라마 <허준>에서 치료제로 매실즙을 사용하였다는 문화적 배경(?)이 도사리고 있음을 간과할 수 없다. 이를테면 문화를 그대로 상품화하는 과정이 있는 반면, 문화적 기반하에 그 영향력으로 브랜드 이미지를 조성해가는 과정이 있다는 것이 가칭 ‘문화 브랜드’의 출생 내역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브랜드가 세일즈한다(?)
 
최근 소비추세는 브랜드에 의해 결정되고 있음을 쉽게 간파할 수 있다. 패션만 하더라도 예전엔 브랜드명이 안에 감추어져 있었으나 지금은 셔츠, 넥타이, 블라우스, 바지, 점퍼, 모자 등의 겉에 보란듯이 노출되어 있다.
말하자면 소비자들이 ‘걸어 다니는 광고판’ 역할을 해주는 셈이다. 따라서 소비자들의 구매행동에 브랜드는 핵심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이는 소비의 행태가 기능적 소비에서 기호적 소비로 바뀌고 있다는 것을 역설하는 예로서, 어떤 물건을 소비하는가가 그 사람의 심리와 인격을 말해주는 시대로 접어들었음을 여러 사례로 보아 알 수 있다.

일부이긴 하지만, 돈은 많지 않아도 매우 소비성향이 높은 계층으로 친구들끼리 계를 만들어 고가품 의류나 액세서리를 구입하는 경향(이들을 ‘샤넬족’이라 부른다)이 있는데, 주목할 점은 이들 역시 고가 브랜드를 선호하는 내적 충동에 의해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이다.

물론 제품이나 서비스가 중요한 시대에서도 브랜드는 없어서는 안될 요소였다. 그러나 한걸음 더 나아가 개인의 선호와 취향이 가미된 ‘경험’을 파는 시대에 브랜드의 위치를 논하는 것은 어찌보면 우매한 일일 수 있다. 오히려 제품이나 서비스가 경험을 돕기 위해 연출된 소도구로 간주되는 상황이 계속되어지고 있는데, 결국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브랜드 이미지라는 사실을 확인하게 된다.

한 예로 음료수 ‘환타’의 TV 광고를 보자. 음료수 몇 방울을 받아 먹으려고 젊은이들이 몸싸움을 해가며 난리를 피우고(이 기이한 상황에 소비자의 관심이 고조된다), 결국 한 방울의 음료수가 한 젊은이의 이마에 떨어지자 주위의 친구들이 웃고 있는 가운데 음료수를 떨어뜨린 여성이 아파트에서 걸어나와 젊은이에게 키스를 한다. 그리고 음료수 로고가 뜬다. 기존의 이 음료 광고는 맛, 기능, 영양소 등 제품의 기능에 한정되어 소비자에게 소구하였으나, 이젠 더 이상 그런 평범한 접근을 않겠다는 혁명적(?) 개념의 광고를 선보인 것이다.
그것은 한마디로 말해 그 음료수와 함께하는 경험, 즉 시원한 맛과 갈증 해소를 통해 브랜드의 이미지를 높이겠다는 메이커의 고육지책일 수가 있는데, 이러한 사례는 최근 노출빈도가 많아진 이동통신 광고에서도 쉽게 나타나고 있다.

한 수녀가 자전거를 타고 그림같은 차(茶)밭을 지나고 있다. 바로 그 앞에는 수녀 또래의 비구니가 걸어가고 있다. 화면을 배경으로 자막이 뜬다. ‘사람과 사람 그리고 커뮤니케이션―’. 어느새 수녀는 자전거 뒷자리에 비구니를 태우고 유유히 차밭을 떠나고 있다.
이 광고에서 제품의 기능과 소비자의 편익은 눈을 씻고 봐도 찾을 수 없다. 장황한 내레이션이나 강한 임팩트의 액션도 없다. 오직 평범하지 않은 상황과 브랜드만이 잔상을 유지하며 휴대전화 하나면 종교와 그 어떤 벽도 허물수 있다는 ‘경험’을 이야기해주고 있다.
요즘 소비자들은 기업의 제품을 소비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기업의 서비스까지 즐기고자 하는데, 그러한 소비자와의 다리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브랜드이다.

이해를 돕기 위해 몇 가지 실례를 더 들어보자. 최근 소개된 한 아파트 브랜드 ‘來美安’을 보면 미래지향적이고(올 래) 아름다우며(아름다울 미) 편안한(편안할 안) 이미지를 연상케 한다.
환경을 보호한다는 휘발유 ‘엔크린’이나, 아름답고 우아한 여성과 로마신화에 등장하는 밤의 여신을 의미상 결합하여 만든 화장품 ‘이자녹스’, ‘고객보다 더 큰 사람은 없다’라는 고객제일주의 정신을 상기시키는 신용카드 브랜드 ‘빅맨’, 인터넷이라는 매체를 통해 다양한 소리를 조화롭게 내보자는 의미의 ‘다음’ 등은 브랜드 파워와 역할을 얘기할 수 있는 좋은 예이다.

그렇다면 왜 이 시대에(좀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one to one 시대에) 브랜드가 판매의 핵심에 서게 되었는지 한번쯤 마케팅의 관점에서 짚어볼 필요가 있겠다. 일단 60년대, 동질의 욕구가 강요된 시대에는 기능만으로도 충분히 이야기하고도 남았다. 매스 마케팅 시대에는 단순히 고지 정도의 메시지만 던져 놓아도 그 효과는 엄청날 정도로 빠르게 전달되었으나, 시대를 거쳐오는 동안(mass→target→niche→individual→one to one) 정보력이 강화되고 주도권도 생산자보다는 소비자에게 우선인 형태로 발전되다보니 브랜드 구축 그 자체가 제품의 차별화요 경쟁력으로 인식되기에 이르른 것이다.
이제 브랜드는 기업 최고의 재산이며 성장과도 밀접한 가치로 재등장하게 되었고, 제품정보에 익숙한 소비자에게 더 이상 기업은 장황하게 설명할 필요가 없게 되었다. 소비자는 제품의 기능이나 질보다는 브랜드의 명성이 더 필요하게 되었으며, 이를 통해 자신의 가치나 품위를 높이고자 하는 심리적 욕구로 인해 브랜드를 선호하게 된다.
이는 다시말해 브랜드가 없는 제품은 소비자와의 커뮤니케이션에 어려움이 있을뿐 아니라 생명력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는 얘기이다.
 
효율적인 이미지 창출과 크리에이티브 전략
 
먼저, 광고전략의 초점은 브랜드 이미지를 소비자에게 강하게 인식시켜 그들이 제품을 구매할 때 인지된 브랜드 이미지에 의해 구매동기를 자극하는 데 있다.

따라서 우리에게 너무나도 잘 알려진 오길비의 ‘해더웨이 셔츠(hathaway shirts)’나 ‘슈웹스’ 광고는 심벌이나 이미지 캐릭터로도 브랜드 이미지를 형성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었다.
그런데 이제는 오길비가 사용했던 것처럼 피상적인 이미지보다는 조사를 통해 무엇을 말할 것인지를 생각하는 마케팅적 사고방식을 우선해야 한다.

왜냐하면 브랜드 이미지는 정적(static)이기보다는 동적(dynamic)인 것으로 늘 살아 움직이기 때문이다. 진정 효율적인 이미지를 창출하기 원한다면 우선 소비자와 공감대를 이룰 브랜드 이미지를 일관성 있게 창출해 나가며 연속성 있는 광고전략으로 브랜드 퍼스낼리티(brand personality)를 형성해 가야 한다.
즉, 우리가 흔히 말하는 ‘강력한 브랜드 이미지’는 일관성 있거나 동일성(identity) 있는 컨셉트와 캠페인을 통해 이루어진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이럴 경우 장기적으로 브랜드의 호의를 높이고 경쟁브랜드에 대해 차별적 우위를 지킬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게 된다.
 
끝으로 브랜드 이미지를 고양시킬 크리에이티브 전략은 어떤 것인지 살펴보기로 하자.
첫째, 브랜드를 이해하기 전 공감되어야 할 한국적 크리에이티브 상황을 주시해야 한다. 일본사람은 일본사람답게, 미국사람은 미국사람답게 그에 알맞는 보편적인 정서와 관습철학을 바탕으로 한 고유의 크리에이티브가 있다. 물론 한국사람에게도 적합한 크리에이티브가 있는데, 브랜드의 범주가 이를 넘어서는 안될 한계가 있다.

즉, 외국 것을 선호한다, 수직적인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다, 상향적인 사고방식과 집단속에 파묻혀 혼자 나서기를 싫어하며 직접화법보다는 간접화법을 주로 사용한다, 말 많은 것을 싫어한다, 비타산적이며 정(情)과 한(恨)을 주제로 한 것이 많다 등의 내용이다. 이는 브랜드와 관련된, 연상작용을 돕는 작용을 하므로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둘째, 재인(recognition)하거나 회상(recall)할 수 있는 컨셉트를 찾는다. 소비자들은 한번도 들어본 적이 없는 브랜드는 선뜻 나서서 구매하지 않는다.
따라서 런칭광고시 새로운 개념을 인지시켜주기보다는 익숙하거나 성공적인 타 제품의 이미지를 통해 후광효과를 노리는 것도 좋은 방법 중의 하나이다. 한 예로 ‘창밖을 보라’라는 동요를 ‘창바꿔 보라’로 전이시킨 발코니창 광고를 들 수 있다.
 
셋째, 소비자가 주인공이 되는, 그들의 말을 대변할 이미지 메이커 소스를 찾는다. 우선 소비자의 문화를 고찰해 보면 그들만이 가지고 있는 라이프 스타일, 철학언어 등이 내재되어 있음을 알게 된다.
만일 이런 개념들을 크리에이티브 전략에 적용한다면 그들은 일반적인 매니아에서 선호형 소비자(brand preferencer)로, 그리고 결국엔 열광형 소비자(brand enthusiast)로 탈바꿈할 가능성이 높다.

마지막으로 눈에 보여지는 제품의 형태나 기능보다는 마음속에 지각된 품질 구현에 힘써야 한다. 바로 이 부분이 브랜드의 중요한 역할이라 할 수 있는데, 우리가 흔히 품질이 좋은 제품을 구매한다기보다는 ‘품질이 좋다고 알려진’ 브랜드를 구매하는 경우가 바로 그것이다.

따라서 제품을 브랜드화할 때에는 많은 디자인 요소를 필요로 한다. 예를 들어 우리가 즐겨먹는 기호식품에 디자인 요소가 가미되지 않는다면 특별히 가격을 더 지불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마케터는 이 부분에서 설령 가상적으로라도 소비자가 기대하는 고부가가치는 무엇이며 품질의 욕구가 어디쯤인지, 어떤 모습인지 그림을 그릴 수 있어야 한다. 이를 감안한 네이밍이나 디자인, 더 나아가 마케팅 전략을 구사해야 함은 두말 할 나위가 없다.


 
 

Posted by HS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