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12. 4.
집사람?
비행기 사고로 죽는 사람보다 집에서 사고로 죽는 사람이 훨씬 많다는 사실은 그리 놀랄 일은 아니다. 그럼에도 집에 갈 때 공포심을 느끼는 사람은 별로 없다. 집에서 자주 귀신이 출몰하거나 층간 소음 때문에 늘 전시 상태가 아니라면 집에 간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안온한 느낌을 준다. 내가 아는 사람들이, 내가 아는 냄새들이, 내가 아는 소리들이, 내가 아는 감촉들이 늘 그 자리에 그대로 있다는 것은 얼마나 큰 안도감인가. 마당을 지키고 있는 늙은 감나무나, 사시사철 품어주는 뒷동산이 없는 황막한 아파트일지라도 집은 늘 나를 안아주고 다독여 주는 곳이다.하지만 가끔은 무변화의 권태로 인해 여행 상품을 뒤척이거나, TV 속 여행 프로를 넋을 잃고 보기도 하고, 기차역을 지나칠 때면 즉흥적 혹은 무목적 떠남을 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