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8. 22.
먼지 묻은 것들의 아름다움
끝 코코아버터로 얼룩졌던 쇼핑봉투와도 모래언덕 위에서 날리던 연들과도 기름 냄새 절은 햄버거와도 이젠 끝이군요. 서랍 안에는 조가비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저기 바닷가에서 배구하며 놀던 친구들은 다 어디로 갔나요. 수은주는 점점 가을을 향하고 있습니다. 이젠 이별을 고할 때 싸구려 선글라스에게도 왁자지껄 떠들던 우리들의 선술집 ‘금요일의 우정’에게도 그리고 밤마다 그을린 등에 붙어 불면의 밤을 제공했던 저 모래 알갱이들에게도… 아, 모두 다 떠나갑니다. 한없이 가라앉는 이 마음을 무엇으로 달랠 수 있을까요? 새 옷. 휴가를 가든 여행을 가든 다녀오면 남는 건 사진이다. 카메라를 챙기고 코닥이 좋을까. 후지가 좋을까 고민하다 총탄 챙기듯, 필름 몇 통 가방에 집어넣으면 벌써 여행지에 온 기분이다. jpg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