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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쳐야 미친다. 그 말이 맞다
내 피를 쫓다 필연처럼 마주치게 되는 일, 그리고 그 일을 하지 않고는 못 배기는 일. 우리는 그것을 ‘천직’ 혹은 나아가 ‘소명’이라 부른다. 하늘이 그 사람을 불러 부여한 일이라는 말이다.
영화 <크라잉게임> 애플의 <Think different> 캠페인
진정 자급자족의 생((生)은 식물들에게서 본받을 일이다. 그들은 홀가분한 마음으로 바람과 물과 태양만을 식(食)하며 다른 생물들의 삶을 파괴하지 않는다. 그래서 식물들의 근성은 아름답다. 배회하거나 방황하지 않고 오로지 그 자리에서 자신의 천성만을 믿으며 살아도 늘 떳떳하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동물의 천성은 식물에 비해 언제나 불완전하다. 닐 조던 감독의 <크라잉 게임>에서는 발 달린 것들의 비극이 가슴 아프게 전해진다. “헤엄을 못 치는 전갈은 개구리에게 애원을 했지. 절대로 물지 않을 테니 강물을 건널 수 있게 해 달라고. 개구리는 전갈의 부탁을 들어주기로 하고 전갈을 등에 업고 강을 건너기 시작했어. 하지만 강을 반쯤 건넜을 때 전갈은 약속을 어기고 개구리를 물어 죽이고 말았어. 결국 개구리도 죽고 전갈 자신도 강물에 빠져 죽고 말았지” 그러면서 천성은 어쩔 수 없는 것이라고 읊조렸던가.
동물이나 식물이나 제 태어난 모습대로 살아가야 하는 것은 모름지기 그들 나름대로의 합목적적인 선택이다. 그것은 결코 잘잘못의 문제가 아니다. ‘천직’이라는 단어는 그러한 면에서 적절한 용어 선택이다. 내 피를 쫓다 필연처럼 마주치게 되는 일, 그리고 그 일을 하지 않고는 못 배기는 일. 우리는 그것을 ‘천직’ 혹은 나아가 ‘소명’이라 부른다. 하늘이 그 사람을 불러 부여한 일이라는 말이다. 그러니 그 일을 만난 사람은 그 일을 행함이 무당 일처럼 되지 않을 수 없다.
“나의 인생에서 음악이 아닌 일들은 그리 대수롭지 않았다. 그저 커피 한잔 마시듯이 지나가는 일이었다.” 생전 기벽으로 유명했던 위대한 피아니스트 미켈란젤리에게 피아노는 무당의 작두였다. 그래서 아는 사람은 좋아하는 사람만 못하고, 좋아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만 못하다고 하지 않는가. 그리고 즐기는 사람은 때로 다른 사람에겐 미친 사람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그가 그 일을 하는 건 하늘의 부름을 받아서고, 하지 않으면 온몸에 열꽃이 피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오래 전 호평을 받았던 애플 컴퓨터의 Think Different 캠페인은 여전히 감동적이다.
『`광인(狂人)·사회부적응자·반항아·삐딱이·사고뭉치들… 하지만 세상을 좀 다르게 보려 했던 사람들. 그들은 룰을 좋아하지 않았고, 현실을 존중하지도 않았다. 당신은 그들을 예찬할 수도 있고, 인용할 수도 있고, 떠받들 수도 있고, 헐뜯을 수도 있다. 하지만 단 한 가지, 절대로 그들을 무시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그들은 세상을 변화시켰기 때문이다. 그들은 발명가였으며, 상상가였고, 사람들을 치유했던 위대한 정신이었고, 탐험가였으며 창조자였다… 아마 그들은 미쳤던 것일지도 모른다. 그렇지 않고서야 도대체 어떻게 빈 캔버스 위에 그런 위대한 예술을 그려낼 수 있었을까? 혹은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 곳에 홀로 앉아 있는데 왜 그에게만 그런 불멸의 음악들이 들렸던 것일까? 그들이 정말 미쳤던 것일까? 물론 아니겠다. 우리는 그들을 단지 천재라고 부를 따름이다. 왜냐하면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생각할 만큼 미친 사람들이 결국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이고 그들이 바로 그런 사람들이었기 때문이다.`』
미쳐야 미친다. 그 말이 맞다.
이현종
CCO(Chief Creative Officer) | jjongcd@hsa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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