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5-06 : 기업의 사회공헌활동과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② 미래는 '착한기업'의 시대, '착한 기업'은 CSR로 부터 HSAD 공식 블로그 HSAD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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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nual Campaign _ 기업의 사회공헌활동과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이문규 |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 / mlee@yonsei.ac.kr
연세대 경영학과 졸업 후 미국 university of Illinois at urbana-caampaign에서 마케팅을 전공, 박사학위를 수여받았다. ‘마케팅 원론’ ‘소비자 행동의 이해’ ‘인터넷 마케팅’의 저서로 냈으며, 현재 서비스마케팅학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2.실행전략과 효과

미래는 ‘착한 기업’의 시대,
‘착한 기업’은 CSR로부터

 

 연구결과 CSR 활동은 소비자 신뢰에 직접적이고 유의적인 영향을 미치지만, 서비스 품질에 미치는 영향 역시 미미했다. 즉 전통적 마케팅 믹스 활동은 서비스 품질 향상을 통한 단기적 매출 효과를 발휘하는 반면, CSR 활동은 장기적인 소비자 신뢰에 효과가 있는 것이다.

 얼마 전 식음료 시장에서 불거져 나온 여러 가지 문제들로 나라가 떠들썩했다. 사람들은 먹을거리에 대해 매우 민감하기 때문에 이러한 일이 발생하면 기업이 큰 곤욕을 치르기도 하고, 브랜드가 위기에 직면하기도 한다.
 어떤 기업(혹은 브랜드)은 이러한 위기에서 살아나 더욱 소비자들의 신뢰를 받는 기업이 되기도 하고, 또 어떤 기업은 거기서 꼬꾸라져서 망하기도 한다.
 지금은 우리 귀에 익숙한 세계적인 기업(혹은 브랜드)인 타이레놀, 싱가포르에어라인, 인텔, 델컴퓨터 등도 한때는 큰 위기에 빠졌었지만 이를 잘 극복해 비온 뒤에 땅이 더 굳어지는 것처럼 지금은 시장에서 세계 굴지의 기업 혹은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소비자 신뢰로 브랜드 위기를 극복한다

  널리 알려진 사례지만, 미국 진통제 시장에서 가장 큰 점유율을 가지고 있었던 타이레놀(Tylenol)도 한때는 큰 위기에 봉착했었다. 시카고 근교에서 누군가가 타이레놀 병에 청산가리를 주입해 그 당일에 7명이 사망했던 사건 때문이었다. 사회에 불만을 품은 어떤 사람이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살인행위를 한 것으로 추정되었다.
 이러한 위기 속에서도 존슨앤존슨(Johnson & Johnson) 사는 침착하게, 그러나 신속하게 대처했다. 일단 신속히 타이레놀을 리콜해 자체조사에 들어갔고,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솔직하고 성실하게 사건에 대한 설명을 해나갔다. 이 모든 일을 최고 경영자가 직접 진두지휘하며 풀어 나갔다.
 결국 J&J사는 사건 발생 2개월 후 안전한 뚜껑과 포장을 개발하여 재판매에 들어갔고, 타이레놀은 원래의 시장지위를 되찾을 수 있었다. J&J사의 이러한 브랜드 위기관리 능력은 지금도 회자되며 많은 기업들의 귀감으로 자리했다.
  반대로 위기에 직면했을 때 문제를 매끄럽게 해결하지 못하고 방황하는 브랜드나 기업의 경우에 이 타이레놀 사례를 대입시켜 생각해보면 여러 가지 대조적인 측면을 엿볼 수 있다. 즉 위기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기업들은 대개 늑장대응을 했거나, 정직하고 성실하게 대응하지 못했거나, 대외적인 창구가 최고 경영자가 아닌 일반 직원이거나 다원화되어 있었음을 관찰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경우 소비자들의 의심과 불신은 증폭되고, 기업이 이 위기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몸부림을 치면 칠수록 더 깊은 수렁에 빠져들게 된다.
  그렇다면 타이레놀을 위기에서 건진 힘은 과연 어디에서 나온 것일까? 물론 위에서 이야기한대로 기업의 신속·성실한 대응도 큰 역할을 했지만, 궁극적으로 이 브랜드를 살린 것은 소비자들의 신뢰(Consumer Trust)이다. 기업이 아무리 노력해도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지 못하는 기업은 위기에서 빠져나올 수 없다. 또 기업은 소비자 신뢰를 얻지 않고서는 그 궁극적인 목표인 수익을 올릴 수 없다.
 다시 말해 소비자 신뢰야말로 기업의 영리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반드시 달성해야하는 중간 목표인 셈이다.


소비자 신뢰는 수익을 가져온다

  소비자 신뢰는 기업을 위기에서 건질 뿐만 아니라 기업의 수익성에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효과를 미친다. 소비자들은 그들이 신뢰하는 브랜드를 구입하고, 신뢰하는 서비스를 이용한다.
 이것은 소비자 구매심리와 행동에 있어서 기본철칙이요, 상식이다. 특히 거시적 환경이 기업에 불리하게 작용하는 상황(예: 불경기)에서 신뢰를 받는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의 성과는 더욱 대조적으로 나타난다. 소비자 신뢰는 기업의 궁극적인 목적인 생존과 성장, 수익성 달성에 있어서 필요충분조건이요, 필수불가결한 요소이다. 그렇다면 기업이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나? 기업은 더 이상 소비자를 구매자로 보는 시각에서 탈피해야 한다.
 이제 기업과 소비자와의 관계는 판매자-구매자 관계(Seller-Buyer Relationship)를 벗어나 이 세상과 사회를 더불어 살아 나아가는 파트너 관계(Partner Relationship)로 보아야한다. 기업과 소비자는 서로 믿는 친구 사이다. 기업에서 좋은 물건 만들어 팔면 소비자도 좋고, 소비자가 많이 사주니 기업도 좋다. 그야말로 윈-윈 파트너 관계인 것이다.
 소비자들의 구매행위는 평생 지속·반복적으로 일어난다. 이때 기업이 소비자들과의 관계를 보다 장기적으로 보고 이를 지속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활동으로 신뢰 구축

  기업이 그들의 구매파트너인 소비자 및 사회를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의 일이 바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활동이다. 기업이 소비자를 위해, 사회를 위해 CSR 활동을 꾸준히, 적극적으로 펼쳐 나갈 때 소비자들의 신뢰가 싹트고, 이것이 시장에 튼튼하고 견고하게 뿌리를 내리게 되면 그 기업과 브랜드는 그야말로 강인한 체질을 갖추게 되는 것이다.
  이제 바야흐로 CSR의 시대이다. CSR 없이는 소비자 신뢰가 없고, 소비자 신뢰가 없으면 기업이 생존·성장할 수 없다. CSR 개념은 1930년대에 처음 제기되었고, 1960년에 이르러 기업의 사회가치 변화로 인해 구체화되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정의는 매우 다양하나 간략하게 <표 1>과 같이 정리해 볼 수 있다.
  국내의 경우 1987년 민주화 이후 처음으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론이 대두되기 시작해 IMF 외환위기 이후 본격적인 논의와 구체적인 실천이 이루어지기 시작했다. 2007년 상반기, 전경련과 CSR 코리아가 공동으로 조사한 자료를 보면 국내 기업의 CSR 활동은 IMF 외환위기 이후부터 본격화되기 시작해 2007년 현재까지 매년 약 15% 이상의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표 2, 3>.
  그렇다면 국내 100대 기업과 그 임직원은 사회적 책임 활동으로서 어떠한 일에 종사하는가?
 이에 대해서는 기업마다 특별한 테마가 있는 사회적 책임에 초점을 맞추어 각기 상이한 내용의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간략히 요약하면 <표 4>와 같다. 맥킨지(McKinsey)가 2007년 여러 나라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미래의 중요한 사회적 이슈에 대해 조사한 바에 따르면 (1) 환경보전 (2) 상품의 안전도 (3)퇴임 후 생활 (4) 건강보험 (5) 상품의 저렴한 가격 등이 제시되었다. 이러한 이슈들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 활동의 중요한 주제가 된다.
  이에 기존 자료와 몇 차례의 조사를 통한 연구결과, CSR의 주요 실행전략을 다음과 같이 정리하게 되었다.
  (1) 사회공헌활동: 사회에 대한 기부 혹은 전반적 공익 활동, (2) 환경보호활동: 환경 보전을 위한 활동, (3) 지역사회활동: 지역 사회와 문화에 대한 공헌 활동, (4) 경제적 책임활동: 기업을 잘 경영해 나아가기 위한 활동, (5) 소비자 보호활동: 소비자들의 권익을 보호해주는 활동

 

CSR 활동의 효과

 여기서 우리는 매우 중요한 이슈에 직면하게 된다. 즉 ‘기업의 CSR 활동은 소비자 신뢰형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가, 소비자들의 신뢰는 기업에 대한 충성도(Loyalty)로도 연결이 되는가, CSR 활동의 신뢰도 형성 효과는 기업의 CSR 활동에 대한 투자를 정당화할 수 있을만큼 충분한가, 또한 기업의 전통적인 마케팅 믹스 활동은 CSR 활동이 소비자 신뢰에 미치는 영향력과 비교할 때 어느 정도의 효과를 갖는가’ 하는 점 등이다.
  우리는 한 연구에서 이러한 이슈들을 정량조사를 통해 살펴보았다. 약 300여 명의 소비자가 참여했는데, 국내 이동통신회사와 패밀리 레스토랑의 서비스 마케팅 활동과 CSR 활동에 대해 질문지에 응답을 해주었다. 그 연구결과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은 세 가지 결론을 얻을 수 있었다<그림>.
 첫째, 전통적 마케팅 믹스 전략(4Ps)은 서비스 품질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CSR 활동은 소비자 신뢰에 직접적이고 유의적인 영향을 미친다.
 둘째, 마케팅 믹스가 서비스 품질을 통해 소비자 신뢰에 미치는 영향력은 미미하다. 이와 마찬가지로 CSR 활동이 서비스 품질에 미치는 영향 역시 미미하다.
 셋째, 소비자 신뢰는 기업에 대한 충성도 형성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결국 전통적 마케팅 믹스 활동은 서비스 품질 향상을 통한 단기적 매출 효과를 발휘하는 반면, CSR 활동은 장기적인 소비자 신뢰에 효과가 있음을 알 수 있는 것이다.

 

CSR은 미래 시장에서 가장 강력한 경쟁전략

 인터넷의 발전과 보급, 시장의 정보화로 말미암아 기업은 현재 매우 스마트하고 까다롭기까지 한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기업경영은 과거에 비해 매우 투명해졌으며, 자그마한 과오나 비윤리적인 행동은 곧 드러나게 되었다. 지금은 기업이 정말 투명하고 윤리적인 시장 활동을 하지 않으면 생존을 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이것이 냉혹한 시장의 현실인데, 이럴 때일수록 기업은 그 사회적인 책임을 다하고 도덕적으로 활동함으로써 소비자들의 믿음을 끌어내어 강인한 기업으로 거듭나야 한다. 소비자 신뢰는 미래 기업이 가질 수 있는 가장 강력한 경쟁적 무기이다. 미래 시장에는 결국 이러한 무기를 갖춘 강력한 몇몇 기업만이 살아남고, 그 승자가 시장을 독점하게 될 것이다.
  CSR은 실천의 논리이다. 아무리 좋은 철학을 가지고 있어도 이를 실천에 옮기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그저 ‘눈 가리고 아옹’하는 식, 혹은 ‘빛 좋은 개살구’식, 즉 생색만 내고 실지는 이와 다른 행동을 보이게 되면 역효과가 날 수도 있다.

 우리는 과거 상품력, 제품력, 기술력에 의존했던 마케팅의 시대를 지내왔다. 그 후 상품의 기술력이 표준화되고 시장이 성숙됨에 따라 감성 마케팅의 시대를 지내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의 미래의 시장에서는 과연 무엇이 기업의 경쟁적 무기가 될 것인가?
 바로 적극적인 CSR 활동에 기초한 소비자 신뢰 아니겠는가? 이제 능력 있는 기업, 멋있는 기업보다는 ‘착한 기업’이 각광을 받는 시대가 왔다.


Posted by HS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