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7-08 : 세상 낯설게 보기 - 당신은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실 건가요? HSAD 공식 블로그 HSAD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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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낯설게 보기
당신은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실 건가요?


이제, 어떤 브랜드든 대화하는 ‘말빨’과 ‘글빨’ 그리고 진정성을 키울 때입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당신의 브랜드를 팔로우할 수 있도록.

스마트폰이 등장했습니다. 트위터를 이용하는 사람이 늘어났습니다. 그러자 세상이 나와 가까워졌습니다. 유명한 ‘그 사람’이 내 글에 댓글을 달아주고, 점심으로 뭘 먹었는지 말합니다. 말투나 먹는 음식, 친구들과 나누는 글을 보며 ‘아, 이런 사람이었구나’ 알게 됩니다. 인터넷 신문보다 짧은 몇 줄 기사로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듣습니다.
지금 무척 빠르게 달라지고 있는 세상 이야기입니다. 트위터 가입만 해놓고 방치한 게 불과 몇 달 전인데, 이제 수시로 들락거리지 않으면 세상이 궁금해집니다. 그래서인지 많은 브랜드들이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적극적으로 이용합니다. 뭔가를 보여주는 것보다, 소비자와 뭔가를 하려고 하는 브랜드들이 늘어났습니다. 세상이 또 달라지나 봅니다.

Old Spice, 그랑프리라는 긴장감을 늦추지 않습니다

2010년 칸광고제 필름 부문 대상은 올드스파이스(Old Spice)였습니다. 남자용 바디워시를 광고하는 이 작품이 어디가 특출해서 그랑프리감인가, 의아했습니다. 광고 모델인 무스타파(Isaiah Mustafa). 그의 자신감과 은근한 유머 외엔 크게 끌리는 부분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 매력은 대상을 탄 이후,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올드스파이스의 모델, 무스타파의 몸짓과 말투는 패러디 영상까지 등장할 정도로 인기였습니다. 올드스파이스는 이 점을 놓치지 않았습니다. 소비자와의 대화를 시도한 거죠. 처음은 유명인들과의 대화로 시작했습니다. 애쉬튼 커처라든지, 데미 무어라든지. 유명인이 트위터에 글을 올리면 그에 대한 대답을 비디오로 만들어 유투브에 올리는 겁니다. 표정 하나 변하지 않는 천연덕스런 말투와 제스처는 그대로 유지한 채로. 장소는 늘 샤워 커튼이 드리워진 욕실 앞이고, 의상도 셔츠는 늘 생략한 채입니다. 오히려 셔츠를 늘 그렇게 벗고 사느냐는 트윗에 대답을 하기도 하죠. 프러포즈를 해달라는 부탁에 반지를 들고 프러포즈를 대신 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다행히 프러포즈를 부탁한 남자는 그녀에게 “Yes”라는 대답을 들었다고 트윗을 했고요.
애쉬튼 커처 한 명만 해도 팔로워가 대단하니, 무스타파, 나아가 올드스파이스는 그를 통해 수많은 사람과 대화한 거죠. 이 모든 게 계산된 거라고는 합니다. 하지만, 재미있는 무스타파가 등장해 동영상으로 트윗글에 대답을 해준다는 점은 계산된 거라고 해도 재미있습니다.
단지 오래된 브랜드였을 뿐인 올드스파이스가 자신감 있고 유머러스하고 체격 좋은 무스타파와 겹쳐집니다. 이미 올드스파이스는 친근하고 젊은 이미지를 가졌습니다.


올드스파이스(Old Spice)

Uniqlo는 Sportweet을 합니다

유니클로는 스포츠웨어의 등장을 재미있게 만들었습니다. 얼마 전 출시한 스포츠웨어와 함께 시작한 스포트윗(Sportweet). 흔히 하듯, 팔로우하면 할인권을 준다든지 패션 정보를 준다든지 하는 트위터 마케팅은 아닙니다. 그보다 더 관심이 가고 흥미로운 전략입니다.
스포트윗은 간단합니다. 먼저 유니클로 웹페이지로 들어갑니다. 당신의 트윗 랭킹이 세계 몇 번째인지 알려주겠다는 메시지가 보입니다. 빈 칸에 트위터 아이디를 입력합니다. 그 순간 스포트윗은 시작됩니다. 갑자기 화면에 내가 트위터에 올렸던 글들이 빠른 비트의 음악과 함께 등장하는 거죠. 마치 처음부터 유니클로가 내 글들로 영상을 만든 것처럼 자유자재로 문장들이 날아다닙니다. 예기치 않게 등장한 내 글들로 벌써 관심이 한껏 높아지는 순간입니다. 글들과 함께 축구를 하거나 테니스를 하는 스포츠맨들이 등장합니다. 그 사람들은 트윗에 올린 내 글들로 변신하기도 하고, 그 글들로 만들어진 공을 차기도 합니다. 내 글들이 화면에 가득 차서 날아다니니 신기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 순간 유니클로 스포츠웨어라는 브랜드가 나타나고 제품이 자연스럽게 노출됩니다. 마지막으로 트윗 랭킹이 등장합니다. 제법 그럴 듯한 다이어그램과 함께.
일단 나의 랭킹을 알아보는 것이니 재미삼아 아이디를 입력하게 됩니다. 게다가 내가 쓴 글들이 나오니 더욱 관심을 가지게 되죠. 그 사이에 유니클로 스포츠웨어는 멋지게 등장합니다. 웬만한 TV-CF보다 훨씬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등장입니다. 유니클로는 TV에서도 트위터에서도 온라인에서도…… 어디로 자리를 옮겨도 위트를 잃지 않습니다.


Uniqlo의 Sportweet

폭스바겐의 Fun은 계속됩니다.

몇 달 전 소개해드렸던 폭스바겐의 Fun Theory. 역시 칸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습니다. ‘Fun이 사람의 행동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라는 가설 아래 진행된 실험들. 말하고자 하는 바가 Fun이었으니, 그 실험이 재미있지 않을 수 없었을 테죠.
이번에 또 새로운 시도들을 합니다. 그냥 Fun이 아니라 스피드(Speed)입니다. 생활 속 스피드를 즐기는 사람들을 위해 ‘Fast Lane’을 만드는 거죠. 지하도로 내려가는 계단 옆에는 미끄럼틀을 설치하고 ‘Fast Lane’이라고 써 붙입니다. 스피드를 즐기는 사람들은 계단 대신 미끄럼틀을 선택합니다. 스피디하게 한 번에 지하로 내려가는 사람들이 보입니다. 타는 사람들 모두가 웃는 얼굴이고, 구경하는 사람들은 카메라를 들이댑니다. 그때 폭스바겐은 말합니다.
이것이 ‘Driven by Fun’이라고.
엘리베이터가 움직일 땐 제트기 소리를 나게 합니다. 평범한 엘리베이터를 탄 사람들이 제트기 소리 하나로 재미있어 죽겠다는 표정들입니다. 쇼핑몰의 쇼핑카트엔 롤러 블레이드가 부착됐습니다. 특별히 재미있을 게 없던 장보기가, 놀이로 변신합니다. 성인 남자들은 더욱 신이 납니다. 물건 사이로 블레이드를 타며 스피드를 즐깁니다. 폭스바겐의 Fun에 대한 신념이 사소한 것들에게서 재미를 발견하게 하는 것이죠. 유투브를 보며 세계 사람들은 그 재미를 나누고 있고요.


폭스바겐의 ‘Driven by Fun’

직접 키운 양배추 샌드위치 드세요
일본의 서브웨이(Subway) 매장은 양배추를 직접 키웁니다. 흙 한줌 찾아보기 힘든 도쿄 한가운데. 그곳에서 양배추가 자라고 있습니다. 흙에서 키울 수 없으니, 수경재배를 한다고 합니다. 일주일에 재배할 수 있는 양이 매우 적어, 판매되는 샌드위치의 5% 정도만 충당합니다. 물론 가격도 보통 샌드위치보다 두 배나 비쌉니다. 많은 사람들이 누리진 못하지만,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양배추들은 매장까지 신선하게 만드는 효과를 주는 거죠.
서브웨이는 자사가 가진 패스트푸드라는 이미지와, 사람들이 원하는 신선함 사이에서 해결점을 찾고 있는 듯합니다. 도심 매장에서 자라는 양배추, 왠지 맑은 공기 쐬며 자란 흙속 양배추보다는 못한 것 같지만 이야깃거리가 생긴 것부터 다른 출발인 듯합니다.


일본의 Subway 매장

대화를 할 수 있는 능력이 있습니까?
이제 브랜드들도 대화하는 능력이 중요해졌습니다. 이야기를 풀어낼 줄 알아야 하고, 소통할 줄 알아야 하며, 대답뿐 아니라 적절한 반응을 할 줄 알아야 합니다.
‘세상 낯설게 하기’라고 꼭지 이름을 바꾼 건, TV-CF를 떠나 새로운 움직임을 소개해 드리고자하는 의도가 다분했지만, 점점 더 TV에서의 신선함은 찾아보기 힘듭니다. 모든 움직임들이 트위터와 연결되고 유투브와 연결됩니다.
다음 세대들에겐 TV라는 매체보다는 스마트폰을 통한 소셜 미디어로, 대화를 나눌 줄 아는 능력이 아이디어 잣대로 쓰일 것 같습니다.

이제, 어떤 브랜드든 대화하는 ‘말빨’과 ‘글빨’, 그리고 진정성을 키울 때입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당신의 브랜드를 팔로우할 수 있도록.


신숙자
CD | sjshina@hsad.co.kr

몇 주간의 여행으로 일년을 광고하며 삽니다.
여행하는 광고장이.

Posted by HS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