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09-10 : Internet Marketing - 현금 혜택과 감성적 가치의 동시 제공으로 승부하다 HSAD 공식 블로그 HSAD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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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 혜택과 감성적 가치의 동시 제공으로 승부하다
조 희 창 I 미국 Cornell University 박사과정
hc71@cornell.edu



Upromise site homepage
들어가는 말
한 2~3년 전쯤, 인터넷이 본격적으로 새로운 마케팅 tool로 관심을 끌 무렵 업계나 학계 관계자들 일부에서는 소비자 충성도(customer loyalty) 또는 브랜드 충성도 (brand loyalty) 같은 단어는 이제 옛날 얘기가 된 게 아니냐는 의견이 제기되던 시절이 있었다. Shopping bot 이라고 불리는 상품검색 로봇이 언제든지 더 나은 제품, 더 싼 물건을 찾아주고 컴퓨터 마우스 클릭 한번이면 누구나 쉽게 기존 사용제품을 포기하고 경쟁사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상황에서 과연 브랜드 충성도라는 가치가 얼마나 의미를 가질 수 있느냐 하는 의견이었다. 혹자는 아예 brand loyalty 같은 건 허구에 불과하다는 주장도 한다. 소비자들이 특정 제품에 충성도를 보이는 것은 브랜드의 가치에 의존함으로써 얻어지는 편의성에 기인한다는 것이다. 좀더 논리적으로 얘기하면, 소비자가 다른 유사 경쟁 상품을 탐색하여 그 중 최선의 상품을 선택하는 행위를 포기하고, 특정 브랜드에 지속적으로 의존하는 이유는 제품 탐색에 소모하는 search cost가 탐색에 따른 이득이나 효용가치(benefit)보다 상회하기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그러면, 소위 말하듯이 제품 search cost가 제로(zero) 베이스로 낮아지고 시간적, 공간적 제약이 없는 인터넷 거래공간에서 소비자 충성도는 어떻게 유지할 수 있을까? 그리고 브랜드의 의미는 뭘까?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고 난 후 이제 대부분의 마케터들은 디지털시대의 소비자 충성도(e-loyalty)는 사장되어야 할 대상이 아니라 기업 생존의 필수 요소임을 강조하고 있다. 지난 경험에 비추어 볼 때 여전히 소비자들은 상품의 가격이나 효용성 외에도 브랜드가 제공하는 편의성은 물론 그밖의 다양한 정성적인 가치제공에 많은 영향을 받고 있다는 점이 증명된 셈이다. 일례로 최근 Harvard Business Review에 나온 통계자료에 따르면 e-business 업체의 경우 주요 고객 1인을 유지하기 위한 비용이 전통적인 사업에 비해 20%~40%이상 증가한 반면 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수익은 훨씬 빨리, 더 많이 나오는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그림 1>. 다시 말해, e-business 상에서 1인 고객을 놓치므로써 발생하는 손실은 기존 사업에 비해 훨씬 큰 반면 고객 유지에 따른 수익 증대는 더 많다는 뜻이다. 평균적으로 고객 유지율을 5%정도 높임에 따라 기대되는 수익 증가는 25%~95%까지 추산되는 것에 비추어 볼 때, 어떻게 하면 고객의 상품 충성도를 높여서 이들을 유지할 수 있는가의 문제는 디지털시대에서도 여전히 기업의 성패를 좌우할 수 있는 주요 요소로 인식된 것이다.
 

e-loyalty의 새로운 기법: Upromise의 Networked Loyalty Program
이번 글에서 소개되는 Upromise(Upromise, Inc. http://www.upromise.com)사는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customer loyalty program을 실험하는 기업으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2001년 4월 24일부터 본격적으로 서비스를 시작한 이 사업은 쉽게 말하면 고객이 특정상품을 구매했을 때 구매가격의 일부분(1%~5%)을 현금으로 되돌려주므로써 고객의 지속적인 구매를 유도하는 loyalty 프로그램이다. <그림 2>는 이 프로그램이 어떻게 운영되는 지를 일종의 시나리오 베이스로 보여준다.

일견 간단해 보이고 별로 새로울 것도 없는 사업 아이디어처럼 보이겠지만 이 기업은 networked loyalty 라는 새로운 사업개념과 자식교육에 대한 투자라는 정성적인 가치제공으로 사업의 승부수를 두고 있다.
 
 
Network Loyalty Program
이 사업의 특징은 크게 두 가지이다.
첫째, 기존의 loyalty program은 개별 기업이 일인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1:1 접촉이라면(예를 들어 항공사들의 마일리지 프로그램), Upromise는 loyalty program을 필요로 하는 다수의 기업과 소비자들의 요구(needs)를 한 데 묶어서 연결해주는 일종의 다수 대 다수의 네트워크 사업을 기본으로 한다<그림 3>.
 

먼저 기업의 측면에서 보면 현재 Upromise는 Citi bank(크레디트 카드), AT&T (장거리 전화), GM(자동차), Coca Cola(음료), ExxonMobil (석유), McDonald’s (패스트푸드), Toys ‘R’ Us (장난감) 등등 약 80여 개에 이르는 굴지의 기업과 협약을 맺고 있다. 그리고 Upromise는 고객 유치와 관리, 그리고 지속적인 프로그램 업 데이트를 통해 고객들이 해당 상품과 서비스에 지속적인 충성도를 나타낼 수 있도록 관리, 유지해준다. 또한 데이터베이스에 기록된 소비자들의 소비 행태는 지속적으로 연구·분석되어 관련 기업의 마케팅 활동을 도와주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기업의 입장에서는 일일이 고객유치를 위한 행사나 프로그램 운영을 위한 데이터베이스 관리 등의 중복투자를 방지할 수 있어 좋고, 소비자들로서도 한 기업 (Upromise)만 상대해도 다수의 프로그램에 가입한 것과 똑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큰 매력이 있는 사업이다.

비록 기업의 입장에서는 상품 판매액의 1%~5%를 다시 소비자에게 되돌려주어야 하는 부담이 있을 수 있지만(이 중 25%는 Upromise의 몫이다) 이는 고객 한 명을 유치, 관리하는 데 드는 비용과 비교해 볼 때 얼마든지 가치있는 비용 부담일 수 있다. <그림 4>에서 보이는 것처럼 고객 유치를 위한 비용 부담은 해마다 증가하는 반면 Upromise와 같이 인터넷과 기존 off-line 마케팅 수단을 같이 활용했을 때 얻는 비용 절감은 확실히 큰 것이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소비자들은 주위의 친지, 친구들을 이 프로그램에 등록하게 함으로써 가입혜택을 극대화하는 인적 네트워크 마케팅(personal network marketing) 방법을 택할 수 있다. 일단 이 프로그램에서 얻어지는 수익은 모두 자식들의 대학 학자금으로 저축·관리되기 때문에 주변 친지의 가입 권유를 보다 쉽게 할 수 있는 것이다. 가령, 할아버지·할머니들이 이 프로그램에 가입하고 이들이 자신들의 손자·손녀를 수혜자로 지정하면 이들이 사용한 모든 물품 구매내역과 이에 따른 모든 가입혜택은 해당 수혜자의 구좌에 적립되는 것이다. Upromise나 기업으로서는 별도의 마케팅 플랜이 없이도 2차, 3차 가입자를 소비자 스스로가 끌고 들어옴에 따라 가입자 확보에 용이하고 또한 구전효과를 이용한 사업 홍보에도 효과적이다. 소비자 역시 주변 친지가 제공하는 혜택을 모두 합하므로써 더 많은 금액을 자식의 학자금 구좌에 넣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 프로그램의 또 다른 장점은, 무엇보다도 이와 같은 일련의 과정들이 소비자의 눈에는 안보이게 자동으로 진행된다는 점에 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소비자들이 상품 충성도를 보이는 이유 중 하나는 편의성, 즉 자신이 친숙한 특정 브랜드를 믿고 사용하는 것이 여러 가지 상품을 비교 분석하는 것보다 훨씬 편리하다는 점에 있다. 따라서 loyalty 프로그램의 성공 여부는 어떤 식으로든 소비자들의 추가부담을 최소화하는 게 큰 관건이다.

그런데 Upromise의 경우 소비자가 처음 이 프로그램에 가입한 후 해야 될 일은 아무 것도 없다. 즉, 평상시에 즐겨 쓰던 물건 중에 Upromise와 협약된 제품이 있다면 이를 계속 사용하기만 하면 된다. 만약 더 많은 혜택을 원한다면 매월 제공되는 소식지에 어떤 상품 · 서비스가 새로이 Upromise와 협약을 맺었는지 확인하고 이들 품목을 사용하면 된다. 누가 무슨 물건을 얼마나 샀는지 또 누가 누구의 2차 회원인지, 그리고 이들 모두의 구매액을 합했을 때 얼마만큼의 금액을 저축했는 지는 모두 Upromise의 시스템에서 자동으로 처리해 준다. 심지어 저축된 금액의 투자관리도 Upromise와 협약된 증권회사에서 알아서 해준다. 따라서, Upromise는 invisible process, 즉 모든 혜택은 소비자들의 일상적인 생활패턴에서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You’ll save money without even thinking about it).
이는 겉으로 보기에는 간단한 작업 같지만 이와 같은 아이디어를 현실로 옮기기 위해서는 상당한 기술적 투자와 노하우가 필요했다. 예를 들어 소비자 A가 지난달에 Citi bank 카드를 이용해서 A·B·C 상품을 3차례 구입하고 D·E·F 레스토랑에서 2번씩 외식을 했다고 하자. 이들 기록을 일일이 추적해서 계산하는 일은 여간해서 쉬운 일이 아니다. 게다가 이미 협약된 80여 개의 제품 구매 기록을 관리해야 하고 향후 이들 업체를 더욱 확대해야 할 상황에서 개별 소비자, 그리고 이들이 끌어들여 온 2차, 3차 회원의 구매 행위를 정확하게 추적 관리하는 데에는 고도의 노하우가 필요하다. 그런데 인터넷은 이와 같은 network loyalty program을 가능케 하는 기술적 기반을 제공했다. 즉, 크레디트 카드사의 데이터베이스는 물론, 신용인증 회사, 그 밖에 각종 참여 회사의 데이터를 연동할 수 있는 기반으로서 인터넷은 적극 활용된다. 또한 이를 통해 얻어진 결과(수혜 금액)를 즉각적이고도 정확하게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수단으로도 인터넷 이상의 기술은 없는 셈이다.

자식사랑 - 감성적 가치에의 호소 (Affective Value Proposition)
Upromise의 두 번째 특징은 ‘자식교육’이라는 아주 민감한 정서적 가치를 마케팅 활동에 적극적으로 활용한 점이다. 사실, Upromise와 같은 loyalty program은 단순히 구매액 환불만으로는 대규모의 소비자들을 끌어들이기 힘들다. 1999년의 경우 소비자에게 제공되는 할인 쿠폰이 미국에서만 약 2,560억 개 정도가 뿌려졌다고 한다. 이처럼 각 기업의 마케팅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단지 구매액의 1%~5%에 해당하는 금액 환불로 소비자의 제품 충성도를 요구하는 것은 어찌보면 매우 순진한 생각일 수도 있다.

Upromise의 창업자인 Michael Bronner는 이와 같은 금전적 가치 외에도 이 프로그램 자체에 어떤 특별한 사회적, 개인적 가치가 덧붙여져야 소비자들의 적극적인 호응을 기대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에 그는 현재 미국인들의 가장 큰 경제적 부담이 대학 학자금 부담이라는 점에 착안했다. 미국에는 현재 8,400만 명의 부모들이 살고 있다. 이들은 미국 소비의 중심이며 사회적인 여론을 주도한다. 그런데 전국의 부모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 중 87% 가 대학 학위가 예전에 고등학교 학위를 지니는 것만큼 중요하다고 대답했으며, 82%는 대학 학자금이 도저히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비싸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사실 대학 학자금은 그동안 평균 임금 인상분보다 약 6배 이상 빨리 증가해 왔으며 이 상태라면 향후 18년 이내에 지금의 2배 이상 뛰어 오를 것으로 예측된 바 있다. 반면 미국인들의 저축률은 지난 60년동안 가장 낮은 상태여서 자식을 둔 부모로서는 대학 학자금이라는 이슈는 가장 큰 문제로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Upromise는 이와 같은 사회적, 개인적 이슈에 적극적인 소비자의 관심을 호소한다. Upromise를 통해 얻은 소득은 모두 비과세 금융저축인 529 college saving plan, 즉 대학 학자금 저축으로 운용되지만(물론 현금을 원하는 이들은 언제나 현금으로 찾을 수도 있다), 개인적으로 구매액의 1%~5%에 해당하는 금전적인 혜택에는 큰 관심이 없는 소비자들이라 하더라도 자식 교육을 위한, 더 나아가 더 나은 사회를 위한 투자라는 감성적인 가치에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사람들은 많기 때문이다. 또 이는 개인의 인적 네트워크를 이용한 마케팅 활동에 아주 큰 역할을 한다. 주변 친지의 자식을 위해 현금을 저축하는 사람은 별로 없겠지만, 평상시에 주로 쓰는 물건을 그대로 사용하고도 이 중 얼마간의 금액을 이 아이를 위해 저축할 수 있다면 이는 꽤 괜찮은 프로그램이다. Upromise는 가구 소득 6만불 기준 1.5 가정(1가구 + 1명의 추가 회원)이 18년간(신생아부터 대학 입학시까지 걸리는 기간) Upromise의 회원으로 남아 있을 경우 얻을 수 있는 혜택은 약 2만 5천불(한화 약 3천만원)에 다다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가입혜택을 대학 학자금으로 투자한다는 개념은 이 프로그램을 후원하는 협력업체들에게도 꽤 매력적인 아이디어였다. 기업의 입장에서는 단지 1명의 충성고객을 얻는다는 점 말고도 이들의 아이들을 위하는 데 일조한다는 감성적 가치, 그리고 교육비를 기업이 분담한다는 사회적 이미지 제고에도 도움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Upromise의 수익 모델
이쯤되면 이 글을 읽는 이들은 도대체 이 회사의 수익원은 뭘까 하는 의문을 가질 것이다. 자선사업도 아닌데 어린아이들의 대학 학자금을 모으는 데 이렇게 막대한 기술적, 인적 투자를 한다면 어떤 기업도 살아남기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사실 Upromise는 자선사업을 회사의 목표로 한다고 공공연히 말하기도 한다). 더욱이 요즘같이 닷컴기업의 수익모델을 중시하는 풍토에서 단순한 아이디어만으로 대규모의 자금을 끌어들이기는 힘들다.
이 회사의 수익원은 크게 3가지이다.
첫째, 이 기업은 일종의 에이전시(agency)로 발생하는 모든 수익의 25%를 가져간다. 즉, 소비자 A가 AT&T 장거리 전화를 한 달에 100불 사용하고 이 중 4%에 해당하는 4불을 적립했다면 Upromise는 AT&T에게서 소비자 적립금의 25%에 해당하는 1불을 추가로 받아낸다. 충성고객을 제공한 대가로 얻는 일종의 대행 fee에 해당하는 셈이다.
둘째, Upromise는 회원들의 구매 행태 관리를 통해 얻어진 막대한 데이터베이스를 마케터들에게 제공함으로써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전국에 흩어진 수백만의 사용자가 (Upromise는 올 연말까지 125만의 회원 유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어떤 물건을 어디서 어떻게 또 언제 샀는가에 대한 기록은 데이터베이스 마케팅을 하고자 하는 업체들에게 꽤 매력적인 자료가 되기 때문이다.
셋째, Upromise는 일종의 자금투자를 통한 수익원을 창출할 수 있다. 신규가입자가 세금 공제혜택이 가능한 529 plan에 가입하려면 누적금액이 50불이 넘을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데 Upromise는 이 금액을 위탁 관리하는 업체로 이에 따른 이자 소득, 투자 소득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Upromise의 수익모델이 현실적인가의 문제는 앞으로 두고 봐야 할 일지만 최소한 그 시작에 있어 이 비즈니스 모델은 요즘같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벤처 캐피털로부터 9천만불(약 1,200억원)의 투자자금을 끌어들임으로써 일단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맺음말
이상에서 살펴 본 것과 같이 Upromise는 기업에게는 비용 절감, 소비자에게는 현금 혜택이라는 현실적 가치와 자식 사랑과 더 나은 사회를 위한 투자라는 감성적 가치를 기반으로 새로운 개념의 network loyalty program을 실험하고 있다. 혹자는 이와 같은 프로그램이 1981년 American 항공사가 frequent flyer program을 선보인 후 가장 독창적이고 의미 있는 소비자 loyalty 프로그램이라고 추켜 세우기도 한다. 물론 이제 시작한 지 4개월도 채 안된 서비스라서 그 결과를 예측하긴 힘들다. 한편에서는 과연 소비자들이 10년, 20년 후의 일을 준비하면서까지 상품 구매행위를 할 만큼 신중한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번 글에서 소개한 이 Upromise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은 어떻게 하면 인터넷이라는 기술을 기업의 마케팅 활동에 접목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독창적인 사업 아이디어로 접근한 좋은 사례로 주목할 만하다. 게다가 그 업무 성격이 광고회사와 비슷한 마케팅 에이전시 사업이라고 할 때 그 향후 결과를 지켜볼 만한 사업이라 할 수 있겠다.

Posted by HS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