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9-10 : GLOBALVIEW 일본 - ‘오프라인은 살아있다 - 4` - 단지 15초의 것이 수십 년 지난 지금도 기억날까? HSAD 공식 블로그 HSADzine

HSAD 공식 블로그 HSADzine

Global View - 일본

‘오프라인은 살아있다 -4’

- 단지 15초의 것이 수십 년 지난 지금도 기억날까?

애니메이션 <에반게리온>의 신작 프로모션 영상이 온라인에 공개되자 TV광고로 만들자는 뜨거운 반응이 이어졌다. 그 결과 1회 한정으로 120초의 TV광고가 만들어졌는데, TV광고가 온라인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많아도 그 반대의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었을 것이다.

 

지난 7월 28일부터 10월 15일까지 도쿄의 한 전시장에서는 일본의 TV광고 60주년을 기념해 그동안의 주옥같은 TV광고 600편이 소개되고 있다. ‘그리운 TV광고가, 다시 한 번 보고 싶은 TV광고가 있다면 꼭 찾아주세요’라는 홍보문구도 흥미를 유발시켰다.
“단 15초의 CF가 수십 년이 지난 지금에도 기억이 날까?”
로 말을 꺼낸 한 CF 디렉터는 “우리가 공유해 온 그 추억 속에 TV광고의 진정한 힘이 있지 않을까”라고 했다.
일본은 이제 시청률 20%를 넘는 TV프로그램을 찾아보기 어렵다. 매체로서의 힘이 약해진 것일까, 아니면 시대가 TV에게 다른 역할을 바라는 것일까?
여기 일본 TV광고의 현주소와 미래에 대한 단초가 될 만한 사례를 소개한다.

 

동시간대, 전국의 전 채널을 장악한 광고
이전에 이 컬럼에서 소프트뱅크(SoftBank Mobile)와 시세이도(資生堂)의 메가 CM전략에 대해서 소개한 적이 있다. 시세이도는 요즘 조용하지만, 소프트뱅크는 여전히 강력한 메시지와 막대한 광고량으로 TV를 점령하고 있다. 흰 개가 아버지 역으로 나온 가족들 얘기도 여전히 세간의 관심을 끌고 있고, 그때그때 화제의 인물들과 유행어를 접목시킨 TV광고를 선보이고 있어, 연예인들 사이에서는 소프트뱅크 광고에 출연하는 것이 인기의 척도가 되고 있을 정도이다. 그럼에도 이동통신업계의 후발주자인 소프트뱅크는 기지국 부족으로 통화품질이 좋지 않다는 약점을 지니고 있었는데, 이번에 플래티넘 밴드(Platinum Band)로 바꾸면서 통화품질 향상을 도모할 수 있게 됐다.
이는 소프트뱅크에게는 업계 판도를 바꿀 수 있는 혁신과 같은 것이기에 이를 대대적으로 알려 대중에게 강력한 인상이 남기고자 했다. 이에 지난 7월 25일 저녁 8시 59분, 전국의 어떤 채널을 보던 시청자들이라도 60초간 소프트뱅크의 TV광고를 보아야만 했다. 가장 비싼 시간대에, 가장 비싼 스타들로 전국의 전 채널을 지배하는 힘을 보여준 것인데, 다음 날 소프트뱅크의 광고가 하루 종일 화제의 주인공이 된 건 당연했다.

전 세계적으로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는 일본의 애니메이션 <에반게리온>의 신작 프로모션 영상이 온라인에 공개되자 그 높은 완성도가 화제가 된 것은 물론, TV광고를 만들자는 뜨거운 반응이 이어졌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이 작품을 알리자는 목적이었는데, 그 결과 1회 한정으로 120초의 TV광고가 만들어졌다. TV광고가 온라인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많아도, 그 반대의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었을 것이다.

 

TV광고는 TV의 중요한 콘텐츠이며 공동운명체
TV광고 특유의‘ 표현력’은 눈과 귀를 즐겁게 해주고 마음속에 잔잔한 감동을 남겨주기도 한다. 그 좋은 예가 해외에서도 화제가 되었던 디즈니랜드의 광고이다. 한 여인의 성장과정을 디즈니랜드를 방문할 때의 모습으로 아름답게 표현해 하나의 콘텐츠로서의 역할까지 한 것이다.
뉴미디어의 장점은 무엇보다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자신만의 정보를 전달하고 싶은 욕망을 가진 소비자들의 갈증을 달래준 것이 인터넷을 비롯한 뉴미디어인데, TV광고도 이에 어느 정도 부응할 수 있다는 것을 ‘도미노 피자’의 TV광고가 보여줬다. 이 광고는 기획부터 제작까지 전부 초등학생의 손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최근 시청자 참여형 프로그램들이 속속 등장하듯이 광고 또한 소비자가 직접 만드는(등장인물이 아닌) 광고가 앞으로 더욱 확산될 것이라는 점이 TV광고의 미래를 예견케 하는 하나의 단초인 듯 싶다. 즉 TV광고가 단지 ‘공급자의 것’이 아닌 ‘대중의 것’이 되어 지금까지와는 다른 역할을 하게 될 수도 있는 것이다. 뉴미디어의 힘과 그 가능성을 의심하는 사람은 드물다.
단지, 기존 미디어의 힘을 등한시해서는 뉴미디어의 힘도 제대로 발휘시키지 못하게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 또한 존재한다. 왜냐하면 한 미디어의 가능성은 본래 가지고 있는 힘을 발휘하고 있을 때 더 광범위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펼쳐지기 때문이다.

 

 

 

 

박형렬 

마케팅 컨설턴트 | catfish61@hanmail.net
부산외대 일본어과 졸업 후 일본 와세다대 대학원에서 마케팅 이론을 전공, 석사학위를 받았다.
일본광고학회 정회원.

Posted by HS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