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경제가 변하고 있다! 로컬경제권의 부상과 특징 HSAD 공식 블로그 HSAD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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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일본시장은 아베노믹스를 통해 경기가 회복되고 있다고 말합니다. 실제 대기업에서는 사상 최고수준의 실적을 발표하고 있고 백화점에서는 고급 시계나 고급 액세서리 등 고액 상품들이 날개 돋친 듯 팔리고 있죠.

하지만 일반 소비자들에게 있어서는 경기가 좋은지 나쁜지 실감할 수 없는 상태가 지속되고 있는데요. 회사원의 평균 연봉은 정체 상태이고 향후 경기 전망도 개선되지 않았습니다. 작년 가을부터는 주가가 내려가기 시작하여 최근 소비자들의 절약의식이 다시금 높아지고 있으니 말이에요.

지금 일본경제는 이제 더 이상 평균적으로 경제 상황을 거론할 수 없는 상황. 즉 기존의 경제 상식이 통하지 않는 시대를 맞고 있는데, 앞으로 더욱 가속화될 이러한 시장변화가 초래할 마케팅 변화에 대하여 좀 더 구체적으로 알아보고자 합니다.


1. 일본경제 시장에서 홀로 승승장구하는 도쿄

아베노믹스로 인해 백화점에서 고액 상품의 판매가 늘어나고 있다고 하지만, 수도권 백화점만에만 해당하는 이야기로 지방 백화점은 여전히 저조한 판매실적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일본 백화점의 매장별 매출 랭킹을 보면 한눈에 알 수 있는데요.

도쿄 신주쿠에 있는 미츠코시 이세탄이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오사카의 한큐 백화점 우메다 본점이 2위를 차지했죠. 하지만 이 같은 매출 규모를 올린 백화점을 보면 도쿄권 백화점이 10위권에 6곳으로 과반수를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일본 각 지자체에서는 과거부터 도쿄를 중심으로 안테나샵을 오픈하고 지역 상품을 판매해 왔습니다. 대부분의 안테나샵은 유라쿠쵸에서 긴자 지역에 집중되어 있는데, 모든 샵들은 발 디딜 틈 없을 정도로 사람들로 북적댑니다. 지방에서는 낮은 구매력 때문에 팔리지 않는 상품들이 이러한 안테나샵을 통해 도쿄에서는 비싼 가격에 팔리는 것인데요. 이것이 다시 전국적인 판매 확대의 발판이 되는 계기가 되기도 합니다.


1971년에 도쿄 긴자에 1호점을 오픈한 일본 맥도날드와 1996년 긴자에 1호점을 오픈한 스타벅스는 도쿄에서 성공을 거둠으로써 지방으로 확대해 나가려는 목표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긴자 1호점에서 이슈를 만들어 지방으로 파급되어 나간다는 것이 일본 시장의 전형적인 방정식과 같았는데요.

그러나 과거와 달리 지금은 일본 전국권으로의 구매 파급력을 거의 기대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도시 중심지역에서 많은 사람이 상품을 구매한다면 지방산업에 환원이 가능할 것이라 기대할 수 있는 ‘trickle-down’ 현상은 거의 일어나고 있지 않은 것이 지금의 현실인 거죠.


2. 글로벌 경제권과 로컬 경제권

프로 컨설턴트로 유명한 도야마 카즈히코씨는 ‘왜 일본경제의 회복이 로컬경제에서부터 시작되는가’(PHP 신서 2014)라는 저서를 통해 기존 경제학의 상식이 반드시 올바르다고는 볼 수 없음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도야마씨는 자신이 사외이사를 역임하고 있는 도호쿠 지방 거점의 버스회사 ‘미치노리 홀딩스’를 하나의 예로 들며 지방버스업계의 경우, 지역경제가 좋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운전기사 부족으로 인해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하는데요. ‘경기가 좋으면 일손이 부족해지고 경기가 나쁘면 일손이 남는다’라는 경제학의 상식이 통용되지 않는 상황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현재 일본에서는 1950년대 이후 일본시장이 전제로 삼았었던 도쿄에서 지방으로 경기 및 정보가 파급되어가는 ‘trickle-down’이 더는 일어나고 있지 않습니다. 그 때문에 도쿄 경제권이 발전하더라도 이것이 지방 경제권으로 파급되지 않게 되면서 결국 일본경제 전체가 활기를 되찾았다고 실감하기가 어려워지게 된 거죠.

도야마씨에 의하면 글로벌 경제권과 로컬 경제권은 0 경제 원리가 다르다고 하는데요. 글로벌 경제권의 경우 기업경쟁이 글로벌 규모의 크기로 일어나 설비와 지식을 집약시켜 한 차원 다른 생산성 향상을 구현, 그 결과 경영자와 사원들은 임금의 대폭적인 상승을 기대할 수 있는 구조가 되는 것을 뜻합니다.


그러나 로컬경제권의 경우 기업에 있어 ‘규모의 경제’보다 ‘밀도의 경제’가 경쟁력의 원천이 됩니다. 단적인 예로 일본 지방 버스업계를 보더라도 해당 지역에 어느 정도 밀도 높게 버스정류장을 설치했는지가 경쟁력이 되는 것을 보면 잘 알 수 있습니다.

또한, 해당 지역 주민들의 생활에 밀착된 서비스업이 주된 산업이 된다는 점인데요. 특히 공공적인 서비스(의료, 간호, 보육, 사회복지서비스, 공공교통)의 수요가 높으며 이러한 사업은 고객과 가까운 곳에서 영업하는 노동집약적 산업이기 때문에 많은 일손이 필요합니다. 세 번째로 인적관계에 큰 의미를 지니며, 합리적인 경쟁이 일어나기 어려우므로 비효율적 시장이 대부분인 것을 꼽을 수 있습니다.

직원들의 임금도 거의 오르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는데요. 또한, 요구되는 인재의 질도 다릅니다. 글로벌 경제권에서는 우수하고 다른 사람의 10배 정도의 업무가 가능한 생산성 높은 고도의 인재가 요구되지만, 로컬경제권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카리스마성을 발휘하는 경영자보다 범용적이고 평균적인 기능을 지닌 인재상을 선호합니다.


3. 일본경제에 비춰본 세계화의 패러독스

뉴욕타임스의 칼럼니스트 토마스 프리드맨은 ‘렉서스와 올리브나무 ‘The Lexus and the Olive Tree(1999)’를 통해 세계화로의 이행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역설했습니다. 그는 세계에서 유능한 인재와 자금, 정보를 모으는 세계화 성공의 상징으로 토요타와 렉서스를 높이 평가하고 있는데요.

그 한편으로는 중동 등에서 여전히 올리브 나무의 소유(영유권의 상징)를 둘러싸고 토지에 얽매인 로컬적인 싸움(내셔널리즘)을 계속하고 있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즉, 세계화는 그 누구도 막을 수 없는 흐름이고 일단 세계화가 시작되면 자가증식적으로 확대되어 원하든 원치 않든 확산된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그 후로 15년 이상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세계화가 내셔널리즘을 완전히 석권하는 상황까지는 이르지 않았습니다. 세계화가 진전될수록 내셔널리즘을 고집하는 사람들이 늘어나 양자가 분단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을 도야마씨는 이를 ‘세계화의 패러독스’라 부릅니다.

이 메커니즘은 지방에서 도시나 수도권으로 나가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는 젊은이들의 증가현상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실제로 다수의 고등학생, 대학생들 사이에서 성공을 찾아 도시로 나가기보다 지방에 머무르며 느슨한 경쟁 속에서 마음이 잘 맞는 친구들과 함께 살고 싶다는 생각이 더욱 강해지고 있습니다.


지방 대학을 졸업한 사람들 가운데 도쿄로 나가는 것을 두려워하는 사람들이 조금씩 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본사가 도쿄에 위치한 기업을 피해 출신 대학교가 있는 지역이나 본인의 출신지에서 취직하기를 희망합니다.

물론 지방에서는 높은 월급을 받을 수 있는 곳에 취업할 기회가 적기 때문에 많은 남성은 경제적인 이유로 결혼하지 못하고 있고 그것이 저출산으로 이어지고 있는데요. 이러한 일본경제 흐름이 trickle-down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로컬경제권을 형성하고 있는 것이죠.


4. 기업은 이러한 일본경제 변화에 대한 대응을 시작하고 있다.

이러한 사회현상에 근거하여 도시가 글로벌 경제권인가 로컬경제권인가에 따라 전략을 바꾸는 기업들도 하나둘씩 나타나고 있습니다. 일본의 대표적인 유통기업 돈키호테는 2015년부터 도시형 매장과 지방형 매장의 사양을 따로 두고 있는데요.


도시형 매장의 경우 좁은 통로의 양옆에 마치 보물찾기처럼 대량의 상품들이 가득 진열되어 있습니다. 바로 ‘압축진열’이라 불리는 매장 스타일이라는 건데, 이 스타일의 매장 타깃은 20대 싱글족이며 ‘월 2~3회’ 매장을 방문하여 다양한 잡화상품을 구매하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마케팅하고 있습니다.

이에 반해 앞으로 늘려나갈 지방, 교외형 매장에서는 30-40대의 가족층을 타깃으로 ‘1주일에 2~3회’ 방문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상품 라인업도 식품이나 의료품을 중점적으로 두고 있죠.


최근 몇 년 간 일본 지방을 중심으로 대형 백화점 계열의 백화점 매장이 연이어 폐점하고 있는데요. 이러한 지방 중심 백화점을 사들여 새로운 매장으로 전개하고 있는 돈키호테는 예전에 백화점이었던 시절보다 두 배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매장도 있다고 합니다.


백화점 사업은 도시의 선진성이라는 매력을 원동력으로 삼아 도쿄에서 발생한 trickle-down을 활용하는 대표적인 비즈니스였지만, 최근 들어 이러한 trickle-down이 효과가 점차 줄어들고 있어 예전만 한 경제효과를 누리지 못하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또 다른 유통 브랜드 세븐일레븐을 경영하는 세븐 & 아이홀딩스는 백화점(세이부백화점), 마트(이토요카도), 편의점(세븐일레븐), 인터넷 판매를 종합적으로 운영하여 어디서 구매하더라도 세븐은행 카드로 결제가 가능하며, 자택으로 상품이 배송되고 편의점에서 받을 수 있는 시스템(=옴니채널전략)을 구축했습니다.

하지만 올해 10월에 백화점의 일부를 한큐백화점 등을 운영하는 H2O 그룹에 매각하는 업무제휴를 발표했는데요. 백화점 사업을 분리하여 옴니채널 전략을 수정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여러 브랜드의 백화점 및 마트가 인접한 도시지역과는 달리 로컬 경제권에서는 소비자가 백화점이든 마트든 편의점이든 유통 브랜드에 따라 구매점포를 고르는 일이 거의 없습니다. 본인의 자택과 행동 경로에 있는 매장을 선택할 뿐이죠. 선택의 여지가 없고 딱히 거기에 대한 큰 불만을 느끼지 않는다면 그 이상의 매장은 바라지 않기 때문입니다.

필자가 있는 교토지역 대학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좋아하는 유통브랜드를 조사해 본 결과 집 근처에 있는 마트나 편의점에 간다고 할 뿐 그 이외에는 관심이 별로 없다는 결과가 이를 잘 나타내고 있습니다.

이처럼 로컬 경제권에서는 전국적인 ‘규모의 경제’보다는 ‘밀도의 경제’가 중요하며 경제학의 상식이 통용되지 않게 된 것처럼 광고의 상식에도 변화가 요구됩니다.


5. 달라진 일본경제에 따른 광고업계의 변화

로컬경제권이 가시화될수록 지금까지 진행해 왔던 타깃 세그멘테이션에도 변화가 예상됩니다. 타깃고객의 세크멘테이션이 로컬경제권에서는 상상 이상으로 단순하기 때문인데, 그 이유는 가격지향이 강하며 유행과 시장 트렌드 변화에 소극적인 관계로 인식 상의 다양성이 비교적 적게 표현되는 것을 뜻합니다.

예전에 전화가 보급되기 시작했을 때 멀리 있는 친척이나 지인과 가장 자주 전화를 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실제적으로는 일상적으로 만나는 사람과의 통화가 압도적으로 많았습니다. 그렇듯 인터넷 또한 애초에는 잘 만나지 못하는 사람이나 불특정 다수의 사람과 연결되는 수단이었지만 서서히 LINE처럼 특정한 상대와 연결되는 수단으로 변모했고, 나아가 새로운 트렌드로 같은 동네에 있는 이웃집을 연결하는 인터넷 서비스가 주목받고 있어요.


▲출처 : 넥스트도어 홈페이지 캡처

미국에는 Nextdoor(넥스트도어)라고 하는 이웃(neighbors)을 연결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가 있는데요. 주민들은 스마트폰 앱을 다운로드 받아 거주지 지역의 정보를 공유합니다. 먼 지역에서 일어난 사건 뉴스보다도 거주지 근처에서 화재가 일어났다든지 절도범이 늘었다는 등의 정보가 더 중요하다는 점을 깨닫게 된 것이죠.

또한, 이웃들과 연결되면 ‘사다리를 빌려 달라’, ‘내일 저녁에 우리 애를 돌봐 줄 수 있는 사람은 없는지’, ‘반찬을 너무 많이 만들었는데 혹시 필요한 사람은 없는지’와 같은 요청에도 즉시 답을 얻을 수 있습니다. 지자체의 서비스 고지 및 행정서비스 시행 인프라로써 Nextdoor를 도입하고 있는 지자체가 뉴욕시를 비롯하여 미국 전역에서 확대되고 있습니다.

일본에서도 파나소닉 등이 대규모 주택지 개발 시 아파트나 단독주택을 만들어 그저 하드웨어를 파는 것이 아니라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을 이어줌으로써 커뮤니티를 만들기 위한 소프트웨어를 조합해 생활권을 제공하는 것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광고업계도 매스광고나 세계적인 확산을 노린 인터넷 광고뿐만 아니라 로컬 경제권에 직접 접근할 수 있는 적합한 마케팅전략이 요구되고 있는데요.

전체 매스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커뮤니케이션으로 인식의 변화를 한 번에 이루기 위한 활동도 있겠지만 궁극적으로 소비자들을 움직이게 하기 위해서는 로컬경제권에 있는 소비자들의 매체와 소비심리, 그리고 구매패턴을 반영한 커뮤니케이션 전략이 요구되고 있는 걸 말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로컬경제권이 확대되고 있는 일본경제 시장의 경우, 로컬경제권에 맞춘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이 점점 대두될 예정입니다.




Posted by HS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