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의 힘 HSAD 공식 블로그 HSAD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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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모든 게 실시간으로 가능해졌습니다. 세계 누구와도 실시간으로 의견을 주고받을 수 있고, 내 주변을 실시간으로 중계할 수도 있습니다. 이제 누구라도 누구와도 ‘실시간’으로 뭔가를 할 수 있습니다.

‘실시간’의 매력은 그 순간을 가감 없이 그대로 공유한다는 뜻도 되며, 누구와도 즉각적으로 생각을 나눌 수 있다는 뜻도 됩니다. 편집의 눈가림도 CG의 효과도 없습니다. 그렇기에 사람들에게 더 큰 신뢰를 주기도 합니다. 정치인들이 실시간으로 토론하는 것도 그 사람의 생각을 가감 없이 보여주기에 파급이 더 큽니다.

누구보다 ‘실시간의 힘’을 아는 사람들은 광고장이들입니다. 그들은 잘 만들어진 광고 한편 대신에 NTC도 안 되고 편집도 안 되고 CG도 안된 장면을 실시간으로 중계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앱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기다리는 일’을 어려워하고 ‘꾸며진 것’을 믿지 않는 소비자들에게 민얼굴의 충격을 주려고 한 거죠.


실시간으로 트럼프에 반응하는 앱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미국인들은 적잖이 충격을 받은 듯합니다. 그를 반대하는 아이디어나 메시지가 심심찮게 보이니까요. 크롬 앱 스토어에 가서 “Make America Kittens Again”을 추가하면 모든 트럼프 사진이 귀여운 고양이로 대체됩니다. 앱을 개발한 사람은 영국 기술 기자와 디지털 미디어의 CEO입니다. 이 앱을 만든 이유를 그들은 세 가지로 밝혔습니다. 트럼프는 싫고, 고양이는 예쁘고, 블롭피쉬(트럼프와 닮은 물고기)를 대신할 사진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라고요.

시종일관 트럼프에 반대하던 워싱턴 포스트지 또한 아이디어를 냈습니다. “Real Donald Context” 앱입니다. 이 앱을 추가하면 재미있는 일이 생깁니다. 트럼프의 트위터에 가서 그의 글을 클릭하면 자동으로 팩트 체커가 뜨는 겁니다. 도널드의 의견 중 어디가 잘못됐고 어디가 거짓인지 조목조목 설명해 주는 거죠. 워싱턴포스트지는 아직 이 앱이 개발단계이기 때문에 사용자들의 피드백을 지속적으로 수용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대부분의 정치인이 공략과 실행이 다르니 이런 앱은 전 세계적으로 필요할 것 같습니다.


종양 제거 수술을 실시간 중계한 채널 4

Live from inside the human body warning – contains graphic medical content (▲ 출처 : Cancer Research UK 유튜브)

암 관련 재단은 소비자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할 수 있을까요?

영국의 방송 채널인 채널 4는 TV 광고 시간에 한 번도 본 적 없는 광고를 틀었습니다. 대장 내시경 검사를 90초간 실시간으로 중계한 거죠. 마치 의사가 들여다보듯 화면은 대장 속에 생긴 종양을 비춥니다. 종양은 아직 암은 아니지만, 암으로 발전할 수 있어서 빨리 제거할수록 좋은 존재입니다. 의사는 설명과 함께 내시경을 통해 종양을 90초 이내에 제거합니다.

대장암은 영국에서 네 번째로 많이 발병되는 암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종양이 생겼을 때는 아무런 증후가 없기에 사람들은 병원에 갈 필요성을 느끼지 못합니다. 게다가 종양을 제거하는 수술에 대한 두려움도 갖고 있고요. 함께 이 프로젝트를 진행한 Cancer Research UK는 이 수술이 90초 안에 끝날 정도로 매우 간단하고 쉬운 수술이라는 걸 알리고자 했습니다. 오후 3시경에 90초 라이브로 진행된 수술은 프라임타임에 다시 60초 길이로 방영됐습니다. 사람들은 관심과 놀라움을 동시에 가졌습니다. 적어도 종양 제거 수술이 얼마나 간단한지 쉽게 이해했을 겁니다. 무서워할 게 아니라 정기적으로 검사받아도 되겠다는 안심 또한 가졌을 테고요.


교통사고 사망 장면을 실시간 중계한 Or Yarok

Or Yarok – Live kill (▲ 출처 : BBRChannel 유튜브)

이스라엘의 안전운전협회인 Or Yarok은 충격적인 중계를 했습니다. 이스라엘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뷰티 블로그의 교통사고 사망 순간을 그대로 중계한 거죠.

사건은 이렇게 시작됩니다. 수많은 팔로워를 거느린 뷰티 블로거 Ashley Waxman Bakshi. 그녀는 유튜브 라이브 중계를 합니다. 팔로워들을 만나기도 하고 운전을 하기도 하면서 6분간 실시간으로 팔로워와 커뮤니케이션을 합니다. 유튜브를 통해 대화를 주고받던 그녀는, 핸드폰에 전송된 이미지를 보려고 고개를 숙입니다. 순간 차가 어딘가에 세게 부딪힌 듯한 굉음을 내고 화면은 뿌옇게 처리돼 보이지 않습니다. 뭔가 큰일이 난 것이 틀림없어 보이는 장면입니다. 블로거의 목소리조차 들리지 않으니까요. 실시간으로 화면을 지켜보던 2,500명의 팔로워는 패닉에 빠집니다. 어떻게 된 상황인지, 그녀는 괜찮은지, 이게 실제 장면인지 순식간에 수많은 질문이 올라옵니다. 누군가는 이 장면 때문에 트라우마가 생겼다고도 합니다.

하지만 그녀는 시간이 좀 지난 후, 화면에 다시 등장합니다. 핸드폰을 보면서 운전을 하는 건 이런 사고를 낳을 수 있는 매우 위험한 일이니, 조심하라는 메시지를 남깁니다.

놀랍습니다. 너무 충격적인 아이디어라 비난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Or Yarok은 말합니다. 사람들은 아무리 끔찍한 장면의 광고를 봐도 꿈쩍하지 않는다고요. 이유는 그 영상이 ‘광고’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게 실제 장면이라면 얘기는 달라지겠죠. 충격적인 장면을 통해 그들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완벽하게 각인되기를 바랐던 겁니다. 이 영상은 다음 날 57,000뷰를 기록할 정도로 화제가 되었습니다.

메시지의 임팩트는 어떤 광고보다 강했습니다.


담배연기에 실시간으로 기침하는 빌보드

The coughing billboard (▲ 출처 : Apotek Hjärtat 유튜브)

흡연자들은 대부분 주위 사람들을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금연이 강제적으로 요구되지 않는 한, 어디에서든 담배를 피우죠. 하지만 누군가 기침을 크게 한다면 조금이라도 민망해하겠죠.

그래서 스웨덴의 약국 체인점은 누군가 담배를 피우면 크게 기침을 하기로 했습니다. 센서를 내장한 빌보드를 세운 거죠. 누군가 빌보드 근처에서 담배를 피우면 센서가 작동해서 화면의 남자가 기침을 하는 겁니다. 물론 동시에 소리도 크게. 무심코 길에서 담배를 피우던 사람들은 놀라서 빌보드를 쳐다보고는 멋쩍어합니다. 민망해 웃는 사람도 있고, 담배를 끄는 사람도 있습니다. 놀란 그들에게 약국은 담배 대체재를 제안하며 새해에는 담배를 끊을 것을 권합니다. 담배에 찍힌 끔찍한 사진에도 굴하지 않는 흡연자들. 누군가 옆에서 크게 기침한다면 미안해서라도 그 순간만큼은 참겠죠. 현명한 빌보드 아이디어입니다.


실시간의 위험과 매력

실시간은 그 누구의 제어도 통하지 않는 순간이라는 사실 때문에 매력적이기도 하지만 위험하기도 합니다. 연초에 실시간으로 중계된 정치인들의 토론은 연일 화제에 오르내리기도 했습니다. 생방송 토론은 그들에게 치명적인 이미지를 남기곤 하죠. 가수들 또한 실수가 그대로 노출되기에 가창력 논란에 휩싸이기도 하고요. 하지만 스포츠 중계처럼 역사적인 순간을 지켜본다는 가슴 벅찬 느낌을 주기도 합니다.

광고만큼은 늘 ‘실시간’에서 비켜나 있었습니다. 가장 아름다운 톤을 만들어내고 모델의 얼굴을 CG로 더 예쁘게 만들고, 기막힌 편집의 힘을 더해야 하니까요. 하지만 잘 정제된 광고 한 편보다 화면은 덜 예쁘지만, 라이브일 때라야 힘을 내는 순간도 있습니다. 그 메시지가 ‘실제 상황’이어야 더 큰 힘을 낸다면요.

‘실시간’으로 공유할 메시지가 더 많아질 듯합니다.



Posted by HS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