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09-10 : 브랜드 관리 - 브랜드 자산의 진단과 측정 HSAD 공식 블로그 HSAD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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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랜드 자산의 진단과 측정  
 
 브랜드 관리 - 2
 
박 찬 수 | 고려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chansu@korea.ac.kr
 
최근 미국의 권위 있는 마케팅 연구기관인 MSI(Marketing Science Institute)가 발표한 ‘2002-2004 Research Priorities’에서는 여러 가지 마케팅 활동이 기업의 수익성에 미치는 효과를 재무적인
단위로(이를테면 금액으로)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하는 것을 향후 2년 동안의 가장 시급한
연구과제로 선정하였다. 그리고 ‘브랜드 자산의 측정’을 중요한 세부 과제의 하나로 제시하였다.
사실 지난 10여 년 동안 학계와 업계에서 보여준 브랜드에 대한 관심이 주로 경쟁우위 요소로서
브랜드가 갖는 가치에 모아졌었다면, 최근의 선진 기업들의 관심은 마케팅 활동의 성과 측정치로서 브랜드 자산을 측정하는 방향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에 주목하여 이 글에서는 지금까지 개발된 대표적인 브랜드 자산 측정 방법들을 간략히 소개하고, 어떤 경우에 어떤 방법이 적합한지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자 한다.
 
 
브랜드 자산 측정의 두 가지 방법
브랜드 자산을 측정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크게 재무적인 접근법과 마케팅적 접근법 등의 두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재무적인 접근법이란 주로 기업의 재무 또는 회계 데이터를
이용하는 반면, 마케팅적 접근법은 주로 고객들로부터 수집한 데이터를 이용한다는 특징을 갖는다. 이제 이 두 가지 접근법에 속하는 대표적인 세부 방법들을 살펴보자.

1. 재무적인 접근법
재무적인 접근법의 기본적인 아이디어는 어떤 기업이 어떤 브랜드를 갖고 있는 경우에 앞으로 얻을 수 있는 현금 흐름을 예측하고, 반대로 그 브랜드를 갖고 있지 않은 경우에 얻을 수 있는 현금 흐름을 예측하여 이 두 현금 흐름 사이의 차이를 계산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인터브랜드 그룹 (Inter-
brand Group)의 방법과 사이먼과 설리반(Simon and Sullivan, 1993)의 방법이 대표적인데, 이 글에서는 인터브랜드 그룹의 방법을 소개하기로 한다.

인터브랜드 그룹의 방법

재무적인 접근법 중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방법은 영국의 컨설팅 회사인 인터브랜드 그룹이 개발한 것으로, 이 방법은 다음과 같은 4 단계의 절차를 거친다.
첫째, 해당 브랜드의 연 평균 이익을 계산한다.

둘째, 해당 기업이 해당 브랜드를 갖고 있지 않을 경우 해당 시장에서 거둘 수 있는 연평균 이익을 추정한다. 즉, 그 기업이 해당 브랜드만 갖고 있지 않을 뿐, 다른 모든 자산은 갖고 있다고 가정할 때 거둘 수 있는 이익을 추정하는 것으로서, 이 추정치는 대개 매우 낮은 값으로 나타나게 된다.

셋째, 앞의 두 단계에서 구한 이익 추정치의 차이를 구하는데, 이것은 해당 브랜드가 어떤 한 해
동안에 기업에 가져오는 추가적인 이익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

넷째, 해당 브랜드에 적용할 배수(multiple)를 계산한다. 이 배수는 7개의 차원(리더십, 브랜드의
안정성, 시장의 안정성, 국제화 정도, 시장 추이, 촉진 비용, 법적인 보호)에 걸쳐서 객관적인 자료나 주관적인 판단에 따른 평가의 결과로서 얻게 되는데, 대개 5에서 20사이의 값을 갖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면 이 배수가 필요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앞의 세 번째 단계에서 구한 이익에는 해당 브랜드가 앞으로 가져오게 될 이익 흐름은 반영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미래의 이익
흐름을 반영하려면 향후 몇 년 또는 몇 십년에 걸친 예측을 해야 하는데, 이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러므로 인터브랜드는 미래의 이익 흐름을 직접 예측하는 대신에 현 시점에서 브랜드가 창출하는 추가적인 이익에 몇 배수를 곱해주는, 일종의 ‘우회로’를 택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인터브랜드가 개발한 방법이 결코 완벽하다고는 할 수 없는데, 대개 다음과 같은 세 가지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다. 첫째, 배수를 구하기 위하여 이용되는 7가지 차원들이 선정된 이론적
근거가 미약하다(Aaker, 1996)는 점이다. 둘째, 미래의 이익 흐름을 직접 예측하지 않고 과거로
부터 현재까지의 자료를 이용하여 예측한다는 점이다. 비유하자면, 이것은 자동차를 운전하는 데 정면을 주시하지 않고 백미러(rearview mirror)를 주시하면서 운전하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다.
셋째, 브랜드 자산의 크기는 추정할 수 있지만 그 구성 요소(가령, 인지도·속성 지각)들의 상대적
크기나 기여도는 보여주지 못하기 때문에 브랜드 자산을 관리하거나 강화하는 데 필요한 유용한
정보를 제공해 주지 못한다는 점이다.
이렇듯 인터브랜드의 재무적 브랜드 자산 측정기법이 유효성과 약점을 함께 지닌 것이라 하더라도 앞서 말했듯 현재까지 알려진 기법 중 가장 대표적이라는 측면에서 그 유효성에 주목해도 큰 무리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2. 마케팅적인 접근법
재무적인 접근법이 주로 재무적인 또는 회계적인 데이터를 이용하여 브랜드 자산을 측정하는 반면, 마케팅적인 접근법은 주로 고객들로부터 수집한 데이터를 분석함으로써 브랜드 자산을 측정한다. 그런데 이 마케팅적 접근법들은 다시 Compositional Approach와 Decom-positional Approach 등의 두 가지로 분류될 수 있다.

1) Compositional Approach
Compositional Approach란 브랜드 자산을 구성하는 요소들, 예컨대 인지도나 연상 등을 개별적
으로 측정한 다음, 이것을 결합해서 브랜드 자산 측정치를 도출하는 방법을 가리킨다. 영 & 루비컴(Young & Rubicam)사의 Brand Asset Valuator, 토털 리서치(Total Research)사의 EquiTrend
(Aaker, 1996) 등이 여기에 속하며, 우리나라의 여러 광고회사나 리서치 회사들도 이와 유사한 방법들을 제각기 개발해서 사용하고 있다(이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이번 호 ‘브랜드 대탐험’ 브랜드 관리 - 3 참조). 이 Compositional Approach를 이용하면 브랜드 자산의 구성 요소별로 자기 브랜드와 경쟁 브랜드의 강점 및 약점을 비교할 수 있으며, 복잡한 분석 기법을 사용할 필요가 없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따로따로 측정된 구성 요소들을 결합하는 과정이 자의적으로 이루어지고 있고, 그 결과로 얻어진 브랜드 자산 측정치는 대개 인덱스 형태로 표시되기 때문에 브랜드 자산 구축 활동의 성과를 재무적으로 표시하지 못한다는 단점도 갖고 있다.

2) Decompositional Approach
앞에서 기술한 Compositional Approach의 단점 때문에 학계에서는 주로 Decompositional Approach를 개발하고 있는데, 이는 대개 다음과 같은 세 단계로 이루어진다.
첫째, 어떤 고객[집단]이 어떤 브랜드(예: 디오스 냉장고)에 대해서 보이는 선호도나 선택 확률을 측정한다.
둘째, 그 브랜드가 브랜드 구축 활동을 하지 않았을 때(해당 상품은 그대로이고), 그 고객[집단]이 갖게 될 선호도나 선택 확률을 추정한다. 예를 들어 디오스라는 브랜드는 붙어있지만 LG전자가
디오스의 브랜드를 구축하기 위한 활동을 하지 않았을 때 디오스가 얻게 될 선호도나 선택 확률을 추정하는 것이다.
셋째, 둘째 단계에서 구한 선호도나 선택 확률과 첫째 단계에서 구한 선호도나 선택 확률의 차이를 계산하고 이를 금액으로 환산한다.


이와 관련, 스탠포드대학교의 스리니바산(Srinivasan, 1979)은 컨조인트 분석(conjoint analysis)과 수송 모형(transportation model)을 이용하는 방법을 개발하였고, 가마쿠라와 러셀(Kamakura and Russell, 1993)은 확률적 선택 모형을 이용하는 방법을 개발하였다. 또한 필자와 스리니바산 교수는 컨조인트 분석과 유사한 방법인 selfexplicated approach를 이용하는 방법을 개발하였고(Park and Srinivasan, 1994), 최근에는 확률적 선택 모형과 selfexplicated approach를 이용하는 EQUITYMAPⅡ이라는 방법을 새로 개발하였다. 그러나 여기서 이 방법들을 자세히 설명하는 것은 불가능하므로 그 중에서 가장 최근에 개발된 EQUITYMAPⅡ에 대해서 간략히 설명하기로 한다.*
(*다른 세 가지 방법들에 대한 상세한 리뷰는 Park and Srinivasan(1994)과 Keller(1998)의 연구에 나와 있으므로 관심있는 독자들은 참조하기 바란다.)
EQUITYMAPⅡ는 설문조사에서 수집된 데이터를 확률적 선택 모형을 이용하여 분석하고, 어떤
브랜드가 특정 상품 시장 내에서 갖고 있는 브랜드 자산을 측정하며(measurement), 이를 브랜드 자산의 원천별로 분석하여(analysis), 브랜드 구축 전략이 브랜드 자산에 미치는 효과를 예측해
주는(prediction) 기법이다.
그런데 EQUITYMAPⅡ에서는 브랜드 자산이 인지도, 상품 속성에 대한 연상, 상품 속성과 무관한 연상 등과 같은 세 가지 요소로 이루어져 있다고 전제한다.
먼저 상품 속성에 대한 연상이란 구매자가 그 브랜드에 대해서 갖고 있는 이미지 중에서 상품의
속성에 대한 것을 의미한다. 가령 ‘하이트 맥주는 맛이 좋다’라든지, ‘디오스 냉장고는 조용하다’와 같은 것이다.
상품 속성과 무관한 연상이란 구매자가 그 브랜드에 대해서 갖고 있는 이미지 중에서 상품의 속성과 무관한 것을 가리킨다. 가령, ‘하이트 맥주는 남자 맥주야’라든지, ‘디오스 광고에는 내가 좋아
하는 김희선이 나오지’ 하는 것들이 여기에 속한다.
 
이와 같이 브랜드 자산 구성 요소를 정의한 다음, EQUITYMAPⅡ는 구매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여 브랜드 인지도, 속성 지각, 다속성 선호 구조, 전반적 브랜드 선호도, 최근 구매 행동, 인구통계적/심리분석적 변수 등과 같은 여러 가지 데이터를 수집한다. 또한 조사를 의뢰한 클라이언트로부터 몇 가지 보충 자료를 수집하는데, 이렇게 수집된 자료를 확률적 선택 모형을 이용하여 분석함으로써 응답자 개개인의 브랜드 선택 확률과 브랜드별 시장점유율을 추정한다. 예를 들어
브랜드 A의 시장 점유율이 50%인데, 이 브랜드가 브랜드 구축 활동을 하지 않았을 때 겨우 10%의 점유율을 기록했을 것이라고 추정되었다면, 브랜드 구축 활동의 결과 40%의 점유율이 추가로 창출된 것이다. 그런데 만약 이 시장의 규모가 연간 100만 대이고 한 대당 마진이 10만 원씩 남는다면, 브랜드 A를 성공적으로 구축함으로써 이 회사는 연간 400억 원(100만 대×40%×10만 원)의 부가가치를 얻게 된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EQUITYMAPⅡ는 앞서 언급한 브랜드 자산의 세 가지 원천들이 브랜드 자산에 각각 기여하는 정도를 분석해서 보여줌으로써 우리 브랜드와 경쟁 브랜드의 강점 및 약점을 쉽게 파악할 수 있어서 브랜드 자산을 높이는 데에 커다란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또한 EQUITYMAPⅡ를 이용하면 브랜드 자산을 높이기 위해 어떤 전략 대안을 실행하는 것이 비용 대비 가장 큰 이익을 가져오는지를 예측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우리 브랜드의 브랜드 자산을 높이기 위해, 첫째, 인지도를 지금보다 25% 높이는 방안과, 둘째, ‘내구성이 뛰어나다’고 지각하는 고객들의 비율을 지금보다 25%
높이는 방안 중에서 어느 것을 실행하는 것이 더 바람직할 것인가(이러한 분석을 종종 ‘whatif 분석’이라고 부른다) 하는 경우를 상정해보자. 기업은 가끔 이런 질문에 부딪히게 되지만 어느 대안이 더 커다란 이익을 가져 올 것인지를 예측하기란 쉽지 않았다. 그러나 EQUITYMAPⅡ는 기업이 최적의 전략 대안을 발견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것이다.
 
 
결론
이 글에서 우리는 지금까지 개발된 브랜드 자산 측정 방법들 가운데 대표적인 것들을 재무적인
방법과 마케팅적인 방법으로 분류하여 살펴보았다.
하지만 실로 다양한 측정 방법들 중에서 적절한 방법을 선택하려면 브랜드 자산을 측정하는 목적이 무엇인지를 명확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에 필자가 그 동안의 다양한 경험을 토대로 브랜드 자산을 측정하는 용도와 각 용도에 적합한 측정 방법들을 정리한 것이 위의 <표>에 나와 있다. 또한
그 동안의 관찰 결과, 우리나라에서 브랜드 자산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는 기업들은 적지 않지만 그 관심이 호기심에서 비롯되었거나 아니면 브랜드 자산을 측정하여 이를 PR 목적으로 활용하려는
동기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러나 많은 선진 기업들처럼 우리 기업들도 경쟁우위 요소로서, 그리고 마케팅 활동의 성과 지표로서 브랜드 자산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될
경우, 브랜드 자산을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데 필요한 유용한 정보를 다양하게 얻을 수 있는 측정
방법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므로 학계와 업계에서는 지금까지 개발된 측정 방법들을 개선하고 보완하려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기울여야 할 것이다.
 
<참고 문헌>
Aaker, David A. (1996), Building Strong Brands, Free Press.
Keller, Kevin Lane (1998), Strategic Brand Management, Prentice-Hall.
Park, Chan Su and V. Srinivasan (1994), “A Survey-based Method for Measuring and Understanding Brand Equity and its Extendibility,” Journal of Marketing Research, 31 (May), 271--288.
Kamakura, Wagner A. and Gary J. Russell (1993), “Measuring Brand Value with Scanner Data,” International Journal of Research in Marketing, 10 (March), 9--22.
Simon, Carol J. and Mary W. Sullivan (1993), “The Measurement and Determinants of Brand Equity : A Financial Approach,” Marketing Science, 12 (Winter), 28-52.
Srinivasan, V. (1979), “Network Models for Estimating Brand-Specific Effects in Multi-Attribute Marketing Models,” Management Science, 25 (January),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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