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에 은퇴한다고? 글로벌 트렌드 ‘파이어족’ HSAD 공식 블로그 HSAD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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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적 자립(Financial Independence)’과 자발적 ‘조기 은퇴(Retire Early)’의 합성어인 ‘파이어(FIRE)’족에 대해 들어 보셨나요? 이른 퇴사를 위해 극단적으로 절약하는 이들을 뜻하는 이 단어는 1990년 미국에서 처음 등장했다고 합니다. 파이어족은 일하는 동안 노후 걱정이 없을 만큼 돈을 모으고, 이르면 30대 후반, 늦어도 40대 초반 은퇴를 목표로 하는 사람들을 말합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며 퍼지기 시작했죠. 우리나라에서도 이러한 생활방식이 유행의 조짐을 보인다고 하는데요. 파이어족이란 무엇이고, 왜 유행하고 있는지 HS애드 블로그에서 짚어봅니다. 


파이어족이 확산된 이유

지금의 행복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욜로족(YOLO, You Only Live Once)과 대척점에 있는 개념인 파이어족은 2008년을 기점으로 확산했습니다. 이때부터 세계 각국이 저성장 시대에 접어들었고, 역설적으로 노동의 강도는 올라갔습니다. 그리고 부모님 세대가 은퇴 후에 겪는 어려움을 목격하게 된 젊은이들이 투철한 절약 정신을 가지게 됐다는 것입니다. 이른바 ‘성취감을 얻을 수 없는 직장에 대한 불만과 전통적인 사회보장제도의 붕괴, 불황 속에서도 더욱 안정된 삶에 대한 열망’이 이들을 탄생시킨 것이죠. 


▲ 파이어족은 미국의 젊은 고소득 전문직 계층을 중심으로 확산하였습니다

미국의 밀레니얼 세대, 그 중에서도 전문직 직장인 사이에서 유행 중인 이 라이프스타일은 사회에 대한 불안감과 회의감을 바탕에 둔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들은 특이하게도 부자가 되겠다는 목표보다는 단지 은퇴 후에도 먹고 살 수 있을 만큼만 벌겠다는 생각으로 수입의 70%를 모읍니다. 이들이 생각하는 은퇴자금은 100~200만 달러 정도인데요. 이 금액을 모으기 위해 엄청난 절약 정신을 발휘하고 있다고 합니다. 


파이어족이 살아가는 방법

파이어족의 절약정신이 월스트리트 저널에 소개됐는데, 대표적으로 몇 가지 방법이 있다고 합니다.

식료품은 유통기한 직전의 할인 제품을 구입한다.

이동은 걷는 방식을 선호한다.

스트리밍 서비스는 친구의 아이디로 접속해 공짜로 즐긴다. 

여행은 최대한 가지 않거나, 포인트를 활용한다. 


이렇게 모은 돈으로는 4~5%의 수익 달성을 위해 또 다른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들의 주장은 100~200만 달러를 통장에 넣어 두거나 투자하면 원금을 인출하지 않아도 이자나 투자수익으로 생활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이 꿈을 이루기 위해 파이어족은 금융상품이나 경제 공부에도 열심이라고 하네요. 

수익성이 좋은 주식을 매수하고, 경제적 이득을 얻기 위해 인맥을 활용하는 등 재산을 불리는 데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죠. 한편, 아이들의 교육은 저렴한 공립학교를 선택하고 의료비가 비싼 미국에서의 치료 대신 치료비가 저렴한 나라에서 의료시설을 이용하는 경우도 있답니다. 


은퇴, 그 이후의 삶에 대하여 

이들의 눈물 나는 절약 정신에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은퇴 이후의 생활을 위해서입니다. 사람이 가득한 대중교통, 전쟁이나 다름없는 출근길 그리고 정글과도 같은 사회생활을 하루라도 일찍 마무리하고 사랑하는 가족들과 함께하는 것. 파이어족은 이 달콤한 미래를 위해 차가운 현실을 견디고 있는 것입니다. 


한번 상상해보세요. 젊은 나이에 회사를 벗어나 가족과 함께 추억을 쌓는 삶! 생각만으로도 벌써 행복해지지 않나요?


파이어족, 한국에서 가능할까?

한국에서도 노후를 위해 수익의 대부분을 저축하고, 두 개 이상의 직업으로 수익을 올리는 젊은 N잡러를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이들은 대부분 불안정한 고용의 시대를 위해 다양한 직업을 가지고 공격적인 수익을 올리고 있는데요. 그러나 전문가들은 한국에서 파이어족이 현실적으로 성공하기는 매우 힘들다고 진단합니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대한민국 4년제 대학 졸업자 기준 대기업 신입사원의 연봉은 3,800만 원 선이고, 이들은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월세나 학자금, 교통비, 식비 등의 고정 지출비를 써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만약 이들이 노후를 위해 집이라도 사겠다고 마음먹으면, 서울의 아파트 한 채를 마련하기 위해 평균 26년 연봉을 꼬박 모아야 한다는 KB국민은행의 통계가 있습니다. 만약 자신 명의의 집이 있고 사회생활을 시작할 시점에 빚이 없다면 가능할지도 모르지만, 현실적으로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파이어족, 신중하게 생각해야

파이어족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100~200만 달러의 은퇴 자금을 모을 수 있다는 것이 한정된 고소득자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에서 상대적 박탈감을 준다는 것이죠. 그리고 주식시장이나 부동산, 금융시장은 상황에 따른 변화가 매우 크기 때문에 자산이 안정적일 수 없다는 문제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자신의 목적을 위해 다른 가족의 희생을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지는 않냐는 것입니다. 하지만 생활비를 줄이고 절약에 큰 초점을 두며 미래를 대비하는 시선이라면 충분히 의미 있는 생활방식이 될 것이라고 월스트리트 전문가들은 조언합니다.


우리는 지금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불확실한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그만큼 미래는 불투명하고 시시각각 변화하고 있죠. 완벽하게 미래를 준비하는 방법을 알고 있는 사람은 아마 아무도 없을 겁니다. 파이어족도 이런 사회가 만든 불안한 마음의 단면을 보여주는 트렌드가 아닐까요?

하지만 파이어족을 보고 우리가 배울 점도 있습니다. 당장의 여유에 취하기보다는 미래를 미리 생각하고 대비하는 정신이죠. 하루 앞이 불안한 지금, 가까운 미래에 이룰 수 있는 목표를 정하고 실천해 보는 건 어떨까요? 파이어족만큼은 아니겠지만 우리의 삶이 조금 더 열정적으로 변하는 계기가 될지도 모릅니다.

Posted by HS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