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11-12 : Global View - 미국 - ‘Branded Entertainment’와 간접광고 HSAD 공식 블로그 HSAD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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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obal View_미국-‘Branded Entertainment’와 간접광고
 
  광고야, 프로그램이야?
아무튼 재미있네”
 
유찬윤 | University of Kentucky 조교수
yoocy91@hotmail.com
 

근래 미국 내 광고업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새로운 화두는 바로 ‘브랜디드 엔터테인먼트(Branded Entertainment).’ 간접광고(PPL: Product Placement)의 하나로 알려지고 있는 이 기법은 ‘광고와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융합’이라 불리며 각광을 받고 있다. 최근 들어 단순히 매체에 광고를 싣는 방식으로는 광고효과를 높이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실감한 많은 광고주들이 전통 매체 광고 대신 브랜디드 엔터테인먼트(이하 ‘BE’로 표기)에 투자해 광고 노출 빈도와 효과를 동시에 높이려 하고 있기 때문이다.

집행 횟수, 시장 규모 등 지속 성장

BE의 출발점은 PPL과 맞닿아 있다. PPL은 주로 제품을 영화나 드라마 속에서 소도구 혹은 배경으로 단순하게 노출하는 제한적인 성격의 것이라 할 수 있는데, 이런 PPL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한 광고주의 노력이 BE 혹은 ‘브랜디드 컨텐츠’라는 개념으로 발전되었다. BE란 ‘영화·음악·드라마·뮤직비디오·TV쇼 등의 엔터테인먼트 컨텐츠 안에서 특정 브랜드의 제품·상징·이미지 등이 중요한 모티브 및 소재가 되어 그 컨텐츠의 중심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예에 해당하는 것들은 영화 속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데, BMW가 007시리즈를 통해 자사의 신차를 먼저 선보이는 기법이 그 사례. 영화 속에서 BMW는 단순한 PPL의 의미를 넘어 제임스 본드의 모험과 액션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조연의 역할을 수행한 것이다.
올 6월 발표된 PQ Media의 ‘대체 미디어 보고서(Alternative Media Research Series)’에 따르면 작년 한 해 미국의 BE 시장은 약 40억 달러 규모로 집계되었다. 더욱이 최근 들어 전통 매체 광고의 효율성이 점차 낮아지면서 광고주들의 BE 투자는 지속적으로 증가, 올해에는 작년 대비 13% 이상 성장해 총액 규모로 약 45억 달러 시장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러한 추세를 반영하듯 닐슨 미디어 리서치는 ‘PlaceViews’라는 서비스를 통해 매주 어떤 브랜드(광고주)가 무슨 프로그램에 몇 번이나 BE 기법을 활용했는지 보고하고 있는데, 2005년 미국에서 프라임 시간대 TV 프로그램의 BE 집행 횟수는 전년 대비 31% 증가한 11만 322회를 기록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2006년 상반기의 경우, 닐슨 미디어 리서치의 조사에 따르면 상위 10대 TV 프로그램의 간접광고 집행 횟수는 전년에 비해 약간 줄어든 1만 4,643회로 집계되었다. 이렇듯 집행 횟수가 줄어든 이유는 작년까지 에피소드 한 편 당 약 500여 회의 간접광고를 소화하던 리얼리티 드라마 <Contender>가 올해 NBC를 떠나 케이블 TV인 ESPN으로 옮겼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었다<그림 1>. 이에 따라 올해는 4,086건의 간접광고(편 당 약 83회)를 보여준 폭스(Fox) 사의 <American Idol>이 프라임 시간대 1위, 그 뒤로는 에피소드 당 약 45회의 간접광고가 집행된 ABC의 <Extreme Makeover: Home Edition>이 2위를 기록하고 있다. 광고주별로 살펴보면 코카콜라가 올 상반기에 3,200여 건의 간접광고를 선보여 1위를 기록했으며, 나이키가 약 600여 건으로 뒤를 이었다.
그런 가운데 BE의 성장세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는 예측이 속속 제기되고 있다. 미국광고주협회(Association of National Advertisers)의 조사에서는 63%의 광고주가 “BE를 활용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으며, Forrester Research의 조사에서는 광고주의 75%가 “DVR(Digital Video Recorder) 보급 확산에 따라 향후 TV광고비는 줄이고 BE 또는 PPL에 대한 투자를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TV 프로그램을 디지털로 녹화한 후 재생하는 동안 소비자의 고의적 광고회피 현상이 증가함에 따라 전통적인 TV광고보다는 프로그램 내에 제품이나 브랜드를 삽입해 비용 대비 노출 효과를 증가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개봉된 영화 <National Treasure>는 영화 제작비용(약 1,000만 달러)보다 많은 1,600만 달러를 BE 대가로 광고주들로부터 투자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례로 펩시 사는 자사의 생수 제품인 Aquafina를 영화 전면에 등장시키기 위해 약 100만 달러를 영화에 투자한 것으로 전해졌다<그림 2>. 이때 제품이나 브랜드명이 드러나는 상황에 대한 선택권은 광고주와 프로그램 제작자 간의 협상에 따라 달라지지만, 비용을 많이 지불할수록 광고주가 프로그램 제작에 더 크게 관여할 수 있다는 것이 정설이다. 지금까지는 광고주들이 프로그램 중 배경화면에 제품이 등장하는 것을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표>.
한편 BE의 유형은 크게 세 가지로 구분된다. 첫째, 일정 비용을 지불하거나 보너스 형식으로 광고물을 구매하는 방법, 둘째, 물물교환의 방식으로 광고주가 프로그램 혹은 영화를 홍보하는 데 참여하는 방법, 셋째, 마치 카메오처럼 우연히 무상으로 등장하는 방법 등이다.

사례, Best 4

<American Idol>과 코카콜라
2002년 여름, 미국에 ‘아이들(Idol)’열풍을 불러일으키며 켈리 클락슨(Kelly Clarkson)이라는 걸출한 팝스타를 탄생시킨, 폭스 사의 탤런트 쇼(아마추어 가수 선발대회) <American Idol>은 2006년에 그 다섯 번째 시즌을 맞이했다. 평균 시청률 18%를 상회하며 승승장구한 이 프로그램은 올해 프라임 시간대 프로그램 중 가장 많은 수의 간접광고를 소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도되었다.
이 프로그램의 가장 큰 고객은 코카콜라. 코카콜라는 BE를 전담하는 광고회사를 선정할 만큼 간접광고에 주력하고 있는 최고의 광고주로 손꼽히는데, 이 프로그램 제작에 투자하고 있는 코카콜라의 BE 사례는 흥미롭기까지 하다. 예를 들면, 각 에피소드마다 3명의 심사위원 앞에는 항상 물 컵 대신 코카콜라 컵이 놓여져 있으며<그림 3>, 심사위원 중 한 명인 음악 프로듀서 사이먼(Simon)이 수시로 음료를 마시는 장면이 시청자에게 노출되는 것. 별도의 모델 계약 없이도 버젓이 공중파 방송을 통해 유명인이 자사 제품을 사용하고 있음을 시청자에게 전달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시너지 효과를 노려 본선 진출자들의 사진을 코카콜라 패키지 디자인에 게재해 이 프로그램의 팬 층인 10대 후반~20대 초반의 소비자에게 어필하고 있으며<그림 4>, 저칼로리 콜라인 신상품 C2 출시 때에는 심사위원 중 한 명인 가수 폴라 압둘을 캠페인 전면에 내세워 이 프로그램과의 연계를 강조하기도 했다<그림 5>.

신제품 런칭의 장, <Apprentice>
‘직업·성별·학벌·나이에 관계없이 경쟁에서 이긴 사람은 누구나 미국 내 최대 부동산 재벌인 도널드 트럼프의 수제자가 될 수 있다’는 쇼킹한 아이템으로 출발했던 NBC의 서바이벌 리얼리티 쇼 <The Apprentice>는 올해 다섯 번째 시즌을 맞이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그 내용도 화제가 되고 있지만, 올해 방영된 <Apprentice 5>에서는 광고주들이 100만 달러~200만 달러의 거액을 투자해 14주 동안 무려 15개나 되는 BE를 선보여 광고계의 눈길을 끌고 있다.
매주 한두 개의 브랜드를 선정해 팀별로 마케팅 과제를 할당하고 그 결과를 평가, 패한 팀의 출연자를 한 명씩 제거하는 방법으로 진행되는 이 프로그램에서는 경쟁 과제가 되는 브랜드의 BE 효과가 그 어느 프로그램에서보다 큰 비중을 차지한다.
한 예로 올해 첫 번째로 방송되었던<Sam’s Club> 편을 보자. 여기서는 회원제 창고형 매장인 Sam’s Club의 회원 수 증진 프로모션 전략을 경쟁과제로 제시받은 양 팀이 실제로 매장에 나가 고객들을 상대로 광고활동을 전개함으로써 공중파 방송을 통해 Sam’s Club의 로고나 매장 환경 등을 자연스럽게 시청자에게 노출했다<그림 6>.
이렇듯 특정 브랜드를 TV 프로그램의 주요 컨텐츠로 자리 잡게 하는 방법은 기존 브랜드의 이미지 제고 수단으로서는 물론, 소비자에게 전혀 알려지지 않은 신제품을 런칭하기에도 안성맞춤이다.
<Apprentice>를 통해 신제품을 런칭한 예는 P&G의 Crest Whitening Expressions 치약, 버거킹의 Western Angus Steak Burger, 샌드위치 전문점인 Arby’s의 Chicken Natural에서 찾아볼 수 있다<그림 7>. 특히 P&G는 TV 역사 상 최초로 신제품을 <Apprentice>와 같은 프로그램을 통해 런칭했는데, 에피소드가 방송되는 중간 광고 시간에도 이 제품의 광고를 방영하면서 소비자의 온라인 콘테스트 참가를 유도한 결과 약 8만 5, 000명의 시청자들이 참여하는 효과를 거두었다. 뿐만 아니라 에피소드 방영 후 소매점의 선 주문이 급증하는 등 BE를 통한 신제품 런칭의 성공사례를 보여주었다.
한편 패스트푸드 업계는 BE 전략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 분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그 가운데 버거킹은 지난해 새로운 메뉴인 ‘Western Angus Steak Burger’를 리얼리티 드라마 <Apprentice>를 통해 런칭했다. 마케팅 과제로 버거킹의 신제품 프로모션을 부여받은 두 팀이 아직 일반인에게 출시되지 않은 신규 메뉴를 뉴욕 시내의 2개 매장에서 판매하는 내용. 두 팀의 판촉활동과 더불어 햄버거 판매는 활기를 띠었는데, 에피소드가 방영된 다음날부터 공식적으로 전국 7,800여 개의 매장에서 본격적으로 새 메뉴 판매를 개시했다. 아울러 <Apprentice>와 연계된 포스터를 각 매장에 비치시켜 소비자들의 주의를 끄는 것으로 BE의 효과를 극대화를 꾀하기도 했다.
이뿐 아니라 폭스의 코미디 프로그램인 <Arrested Development>를 통해서도 새 메뉴를 알렸는데, 주인공 마이클의 아버지가 자신이 가장 좋은 하는 음식이라며 버거킹 매장에서 햄버거를 주문해 먹는 장면을 연출한 것<그림 8>. 비록 비만의 주범으로 낙인찍힌 햄버거지만 미국인의 중요한 식생활의 일부분임을 부인할 수 없다고 볼 때 이러한 간접광고의 파급 효과 또한 무시할 수 없을 것이라는 평가다.

 

Visa의 In-Game Advertising
간접광고와 게임이 만나 ‘게임 속 광고(In-Game Advertising)’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냈다. 최근 미국 광고주들은 젊은 소비층이 전통적인 광고매체를 소비하는 시간은 점차 줄어드는 반면, 인터넷 서핑이나 게임에 몰두하는 시간이 증가하는 현상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실제로 닐슨리서치의 조사에서는 18세 이상 34세 미만 게이머들의 TV 시청시간은 급속도로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볼 때 이들이 좋아하는 게임 속에 광고 메시지를 삽입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얼마 전 Ubisoft사가 출시한 ‘CSI(Crime Scene Investigation)’는 CBS의 인기 TV프로그램을 옮겨 놓은 범죄해결 시뮬레이션 게임<그림 9>. 이에 비자(Visa) 사는 게시판 형태로 게임 속에 광고를 영구히 삽입해 게이머가 광고 메시지를 그냥 지나칠 수 없게 하는 전술을 구사했다<그림 10>. 뿐만 아니라 게임 스토리라인에 비자카드가 도난방지 및 도난 시 소비자를 보호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음을 포함시켜 비자카드의 안전성을 소비자들에게 지속적으로 어필하고 있다.

Toyota의 신차 Yaris
최근 젊은 자동차구매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도요타(Toyota)의 소형차 Yaris는 전통 매체 광고와 더불어 모바일 마케팅, 인터넷, 비디오게임, 그리고 BE 등을 활용하고 있다. 그 중 BE 사례로, 폭스의 오락 프로그램 <MadTV>에서 Yaris를 중심으로 한 컨텐츠로 시청자에게 웃음을 던져준 경우를 보자<그림 12). 이 에피소드는 뉴욕에서 이사온 친구에게 운전을 가르쳐 주려는 친구가 겪게 되는 상황을 익살스럽게 표현한 것인데, 소형차인 Yaris의 좁은 실내공간을 풍자한 내용을 주로 담고 있다. 여기서 이채로운 건 기존의 BE가 긍정적인 메시지를 던져주는 것을 주로 하였다면, Yaris의 시도는 브랜드의 부정적인 면을 훨씬 더 부각시키고 있다는 점. 이에 관해 광고회사 Saatchi & Saatchi의 하비 마르코는“Yaris 자체의 개성을 중시한 것이므로 TV 프로그램에서 소형차의 크기를 이야기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라고 말하며, 이 프로그램을 활용한 BE가 긍정적인 효과를 낳았다고 분석하고 있다.

지금까지 살펴보았듯 현재 다양한 기법의 BE가 시도되고 있지만, 문제점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첫째, BE를 이용한 프로그램이 성공할 것인지 실패할 것인지를 예측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광고주가 고정 시청자 층을 보유하고 있는 프로그램을 스폰서하는 경우가 대부분인 상황이다. 둘째, 가격 또한 정형화된 바가 없어 광고주가 그 프로그램에 얼마나 참여하고 싶은지, 즉 얼마를 투자하고 싶은지에 따라 비용이 결정된다. 셋째, 효과 측정이 어렵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BE가 프로그램 컨텐츠와 깊은 연관이 있어 프로그램에 등장하는 제품의 횟수 혹은 시간이 전통광고처럼 15초나 30초 등 일정하게 정해져 있지 않기 때문이다. 간혹 BE를 통해 행사 참여를 유도하거나 웹사이트를 방문하게 해 그 수치를 가지고 효과조사를 대신하기도 하지만, 행사 참여자나 사이트 방문자의 수만 집계할 수 있을 뿐, 실제 BE가 이와 같은 행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는지는 알 수가 없다.
이렇듯 적잖은 문제점을 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BE는 광고의 홍수 속에서 점차 오락적인 요소가 강한 브랜드에 관심을 갖는 소비자에게 또 다른 주요 전략이 될 것임은 자명해 보인다.


Posted by HS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