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2. 9. 5.
책을 읽는 인간은 어떻게 변하는가
안경을 맞추기 시작한 것은 대학생 때부터였다. 시험기간이었는데 갑자기 칠판에 적힌 글자가 또렷하게 보이지 않았다. 시험지 위의 글자들도 뿌옇고 답답했다. 물론 눈에 힘을 주면 읽을 수는 있었지만 그 분명치 않은 시야가 영 불편해서 시험을 망치자마자 교내 안경점에 찾아가 시력검사를 하고 싸구려 안경을 급하게 맞췄다. 나에게 난시가 있다는 것을 그때 알았다. 더불어 난시가 컨디션의 영향을 매우 많이 받는다는 것도. 지금은 여러 개의 안경을 가지고 있다. 시력이 나쁜 편이 아닌데도 책을 읽을 때마다 눈이 계속 불편해 안경을 찾게 되는 현실이 내내 참 이상스럽다고 생각하며 맞춘 것들이다. 얼마전에 마음에 쏙 드는 안경테를 우연히 발견해 구입했다. 그리고 렌즈를 맞추기 위해 책방 바로 옆 건물에 있는 안경점을 찾..