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8. 21.
뮤지션 ‘요조’의 청춘 에세이: 롱런은 신이 나야 하는 것
계산해보니 달리기를 시작한 지도 이제 일 년 정도 된 것 같다. 일 년 ‘정도’라고 애매하게 말하는 까닭은 처음 달렸던 날짜를 정확히 기록해두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것이 두고두고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래도 달린 지 일 년 정도 되었겠다고 가늠할 수 있는 몇 가지 확실한 기억이 있다. 달려보자고 큰맘을 먹고 집을 나설 때 내가 입었던 건 하늘색 반바지와 얇은 반팔이었다는 사실, 그날의 하늘이 내 반바지와 거의 흡사하면서 눈이 부신 색이었다는 사실, 뛰기도 전에 무척 더웠다는 사실, 얼마 달리지도 않았는데 숨이 턱까지 차올라서 달리는 것을 멈추었더니 이때다! 라는 듯이 얼굴에서 땀이 일제히 솟구쳐 턱으로 흘러내렸다는 사실. (나는 얼굴에 땀이 잘 나지 않는 체질이라 이 특별할 것 없는 일이 굉장히 파격적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