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5-06 : 중국 디지털 마케팅의 시작, 웨이신(Wechat) HSAD 공식 블로그 HSAD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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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디지털 마케팅의 시작, 웨이신(Wechat)

- 단순 SNS 기능을 넘어 상거래 유통 플랫폼으로 진화중


손 호 진

북경법인 디지털커뮤니케이션 사업부 부장 / sonhojin@hsadchina.com



중국은 지금‘ 웨이신 스타일’

스마트폰 알람 소리를 끄고, 바로 웨이신(微信; Wechat) 앱을 열어 지난 밤 친구들이 올린 모멘트(Moment)를 확인했다. 회사 동료인 샤오웨이는 어젯밤 대학친구들과 베이징의 핫플레이스 산리툰(三里屯)에서 맥주 한잔 한 것 같다. 몇 장의 우스꽝스러운 사진들이 공유된 모멘트에 올라와 있었다. 웨이신 메신저 창으로 전환해“ 회사에 늦지 말라고~” 라며 말을 건넨다. 곧이어 친구 샤오웨이의 대답과 거의 동시에‘ 대한항공’의 새로운 뉴스피드가 마치 친구가 보내준 메시지처럼 도착했다.

이렇게 정기적으로 도착하는 소식에는 미국 여행 블로거의 새로운 여행소식이 업데이트돼 있거나, 인천국제공항 환승에 관련된 깨알 같은 팁들이 재미있게 소개돼 있었다. 출근시간, 콜택시 앱인 띠띠따처(滴滴打车)를 이용했는데, 결제는 지갑을 꺼내지 않고 웨이신 전자지갑으로 했다. 사무실로 올라가기 전 24시간 편의점에 들러 우유와 빵을 구입한 뒤에 다시 신용카드와 연결된 웨이신 전자지갑을 열어 POS 스캐너의 간단한 스캔만으로 자동 결제가 이루어졌다. 웨이신 전자지갑을 사용한 뒤부터는 아예 동전지갑을 없애버렸다. 사무실에 도착해 다시 웨이신 PC 버전을 이용해 조금전까지 웨이신으로 대화를 나누던 파트너에게 대용량 문서 파일을 전송하고 대화를 이어나갔다.

지금까지 얘기한 내용은 단 한 줄의 가상 시나리오도 포함되지 않은 실제이야기다. 개인에 따라 활용의 차이는 있겠지만, 현재 중국 스마트폰 이용자 대다수는 모두 이 정도의 웨이신 이용이 일반화돼 있다고 봐야 할 것 같다. 오히려 웨이신의 숨은 기능을 아는 사람이라면 활용성이 더 다양하지 않느냐고 반문할 수도 있다.

웨이신은 이제 중국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을 바꾸는 역할을 하고 있다. 아니 이미‘ 웨이신 스타일’로 바뀌었는지도 모른다.



고양이를 보고 호랑이를 그린 도전

2015년 중국 디지털 마케팅의 화두는‘ 웨이신’이다. 웨이신은 한마디로 ’모바일에서 사용하는 메신저 플랫폼’, 즉 한국의 카카오톡쯤으로 이해하면 될 듯하다.

차별점이 있다면 카카오톡이 카카오그룹·카카오플레이스·플러스 친구·옐로아이디·스토리채널, 그리고 뒤이어 나온 모바일 결제플랫폼 카카오페이 등 서비스가 독립적인 것에 비해 웨이신은 하나의 플랫폼에 모든 기능이 탑재된 것은 물론, 추가 기능으로 SNS가 더 강화된 모델이라는 점이다. 즉 웨이신은 MIM(Mobile Instant Messenger) 형태의, 1:1의 개별화 된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유지하며,‘ 모멘트’라는 사진 공유형 SNS로 네트워크 확장과 공유를 강화했다.

이러한 특징 때문에 웨이신은 오래 전부터 얼리어답터나 발 빠른 기업들 사이에서 전자상거래를 위한 플랫폼으로 관심을 받아 왔다. 실제로 2013년 겨울, 모바일 전자지갑 플랫폼 웨이즈푸(微支付) 탑재 및 오픈 API(Open API) 5.0 시대 선언을 시작으로 그동안 웨이신에 잠재됐던 상거래 플랫폼으로서의 엔진이 제대로 작동하기 시작했다.

웨이신의 가능성은 툴로서 지닌 편리함과 아울러 2015년 기준 7억 사용자들이 만들어 내는‘ 네트워크 효과’에 있다. 웨이신을 만든 기업인 텅쉰은 웨이신 이외에 이미 PC와 모바일 분야에서도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플랫폼을 다수 보유하고 있어 향후 발전 가능성이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텅쉰은 바이두(Baidu)·알리바바(Alibaba) 등과 함께 중국을 대표하는 3대 IT 기업 중 하나로 매우 저력 있는 기업이다. 세계 3위의 플랫폼 기업이며, 2012년 중국 브랜드 가치 1위에 선정될 만큼 현재 중국을 대표하는 기업 브랜드이자 플랫폼 사업체이다. 특히 모바일 기술 분야에서 독보적 위치를 점하고 있다.


단순한 툴을 넘어‘ 7억 소비자 플랫폼’으로

전세계 스마트폰 보급량은 약 14억 대 정도로 추산된다. 그 중 절반인 약 7억 대가 중국에 있다.그리고 웨이신 이용자가 7억 명이다. 즉 중국 스마트폰 사용자는 모두 웨이신 이용자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 2014년 중국 조사업체 아이리서치(iResearch)에 따르면 중국 스마트폰 사용자의 86%가 가장 빈번하게 이용하는 서비스로 웨이신 모바일 채팅을 꼽았다.

그 다음으로 73%가 온라인 뉴스 열람을 들었다. 이는 바꾸어 말하자면 단일 앱으로 1위를 차지한 유일한 사례라 할 수 있다.

웨이신은 이제 모바일 메신저의 역할과 SNS 기능을 넘어 유통 플랫폼화되어 가고 있는 중이다. 7억이라는 엄청난 이용자가 있으니 그 안에서 판매하고자 하는 쪽과 구매하고자 하는 이들이 자연스럽게 생겨났기 때문이다. 중국에서는‘ 웨이신 창업’이라는 말이 생겼을 만큼 이제 모바일 앱의 차원을 넘어 거대 소비시장 플랫폼이 된 것이다.

이는 한국 언론을 통해서도 종종 다루어졌는데, 올해 3월 29일자 매일경제‘ 중국인 사로잡을 중국식 브랜드 지어야’라는 기획 기사에서는‘ 웨이신 등 신유통채널 활용’이라고 하며 웨이신을 아예 유통채널로 명시화하고 있다. 이 기사에서 중국에 근무하는 한 화장품 기업의 대표는‘ 웨이신을 통해 화장품을 판매하는 중국인 지인의 월 매출액이 한화 1천700억 원에 달한다’고 소개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제 웬만한 중국 기업들은 모두 웨이신에 기업 계정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는데, 현재 공식 발표된 것만도 약 250만 개에 이른다. 이는 개인들이 자신의 모바일 쇼핑몰을 만들어 판매하는 상거래 쇼핑몰은 제외한 숫자이다.



3세대 진화 단계를 맞이하다

초기 웨이신 내에서 1세대 기업 계정을 운영한 기업들이 단순히 브랜드 소식을 뉴스피드 형태로 알렸다면, 2세대 기업들은 모바일 상점을 탑재해 제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금 3세대로 접어든 기업들은 브랜드 소식 제공이나 제품·서비스 판매를 넘어 브랜드의 체험활동에 웨이신을 적극 이용하고 있다. 모바일이 지닌 즉시성과 이동성, 그리고 위치 파악(GPS) 기능을 활용한 활동 참여의 용이성이 그러한 진화의 요인이 되고 있다.

대표적인 브랜드가 바로 노스페이스(Northface)이다. 노스페이스는 자신의 웨이신 기업 계정에 공식 홈페이지를 탑재하고, 기업 계정을 팔로우한 이용자들에게 뉴스와 프로모션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사실 여기까지는 여느 기업들과 별반 다름없어 보인다. 하지만 놀라운 건 노스페이스가 이기업 계정을 통해 오프라인의 트래킹 여행상품을 선보인 것이다.

한화 약 40만 원의 참가비를 내고 1박 2일 트래킹 여행에 참가할 수 있게 하면서, 그 트래킹 코스에 맞는 추천 의류와 배낭을 웨이신 기업 계정 내 모바일 쇼핑몰에서 구매할 수 있도록 해놓았다. 더 기발한 것은 트래킹 코스에 어울리는 제품의 추천 방법이 아주 세밀하고 생생하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보자. 폭포 옆을 지나야 하는 코스에서는 노스페이스가 추천하는 비옷을 입은 모델이 등장하는데, 그 모델의 등장과 함께 스마트폰 스피커를 통해 폭포에서 떨어지는 물방울이 옷에 부딪히는 음향효과가 함께 표현된다. 제품을 살짝 터치하면 추천된 제품의 기능들이 상세하고 구체적인 숫자와 키워드로 나타난다. 터치하는 손끝으로 약간의 진동이 느껴지고, 곧바로 구매화면으로 연결할 수 있는 버튼이 노출된다.

다음 코스가 바람 들판이라면 노스페이스의 바람막이 상의와 거친 바람소리가 하나로 어우러져 스피커를 타고 들려온다. 그야말로 완벽한 판매 제안이 아닐 수 없다.

140만 웨이신 팔로워를 보유한 중국 남방항공(南方航空)도 유사하다. 남방항공은 웨이신 계정에서 항공 티켓을 판매하는 것을 넘어서 아예 종합 여행상품을 판매한다. 티켓은 덤인 셈이다. 그리고 판매과정에서 소비자들의 취향과 구매패턴을 분석해 새로운 티켓 판매처로 활용하고 있다. 남방항공은 이미 2년 전부터 전통매체의 광고비는 줄이는 대신 온라인, 특히 웨이신 중심의 광고 마케팅 활동에 집중하고 있다.


모바일과 SNS의 결합, 다중화된 소비자를 향하다

세스 고딘(Seth Godin)은 “대중은 죽고 더 이상 대량판매 시장은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견했다.‘ 대중’이‘ 개인’이라는 시장으로 대체되는 현상을 말한 것이다. 더 나아가 이탈리아의 사상가 안토니오 네그리(Antonio Negri)는 저서 <마르크스를 넘어선 마르크스>를 통해‘ 다중’이라는 개념을 시장에 적용하기도 했다. 네그리는‘ 대중(Mass)’이 아닌‘ 다중’들이 문화와 취향, 생활환경, 각자의 세계관 등을 반영해 이합집산으로 형성되는 시장을 제시했다. 사람들이 각각의 콘텐츠를 자율적으로 선택하고 세분화된 네트워크를 형성한다는 것이다.

그 맥이 유사한 것으로 보이는 두 사람의 주장은 모바일 시대의 소비자에게 마케터들이 어떤 식으로 대응해야 하는가를 제시하는 이론적 배경이 되기에 충분한 듯하다. 소비자들은 모두 개인화된 고지능 매체인 스마트폰을 통해 자신과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을 찾아 다니거나 또는 몰고 다닌다. 물론 자신과 다름이 발견되면 가차 없이 언팔로우를 통해 다시 개인화 상태로 돌아가기도 하지만, 금방 네트워크로 연결될 수 있기에 실제 단절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이렇듯 개별적으로 존재하면서 개인의 목소리를 내지만, 그 다중이 모여 집단의 소비시장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이다. 이런 모습은 실제 우리가 이용하는 모바일 SNS와 무척 닮았다. 특히 중국을 넘어 세계적 플랫폼으로 거듭 성장중인 웨이신은 이런 다중의 시대를 상징하는 대표적 플랫폼이라 하겠다.

Posted by HS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