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속 그 음악 #04. 지구의 노래를 듣는다! 아디에무스 HSAD 공식 블로그 HSAD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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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 2월, 보이저 1호가 태양계를 벗어나며 찍은 사진 속 지구는 거의 흔적과도 같은 하얀 점 하나였습니다. 과학자 칼 세이건은 자신의 저서 ‘창백한 푸른 점’에서 이에 대한 글을 남겼죠.

저 창백하고 푸른 한 점을 보라. 저것이 이곳이다. 저것이 우리의 고향이다. 저것이 우리다. 당신이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 당신이 아는 모든 이들, 예전에 그 자신의 삶을 살았던 모든 인류가 바로 저기에서 살았다…

그렇습니다. 우주에서 바라 본 지구는 그저 티끌 같은 점 하나, 그렇지만 그 ‘점’ 속에는 우리가 담겨 있습니다. 영국의 뮤지션 칼 젠킨스의 프로젝트 그룹 ‘아디에무스(Adiemus)’는 이토록 작지만 또한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위대한 지구의 이야기를 음악으로 들려 줍니다.


영국 웨일즈 출신 작곡가 칼 젠킨스의 프로젝트 그룹 아디에무스

영국의 작곡가 칼 젠킨스는 1944년 웨일즈 출신으로, ‘경(Sir)’ 작위를 수여 받은 영국의 유명 뮤지션입니다. 칼 젠킨스의 음악세계는 한 마디로 정의하기가 매우 어려운데요. 클래식부터 프로그레시브까지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아우르는 뮤지션이기 때문입니다.


▲영국 작곡가이자 프로젝트 그룹 아디에무스의 리더 칼 젠킨스 (출처 : 칼 젠킨스 공식 웹사이트)

교사로 일하며 오르간 연주자, 성가대 지휘자로 활동했던 아버지에게 음악을 배운 칼 젠킨스는 웨일즈 국립 청소년 관현악단에 오보에 연주자로 입단하며 음악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이후 그는 카디프 대학 및 왕립음악원에서 학업을 이어갔는데요. 1960~70년대 영국의 재즈ᆞ프로그레시브 락 씬을 이끈 밴드 ‘소프트 머신’을 이끌기도 했습니다. 아울러 대중음악뿐만 아니라 미사곡, 레퀴엠, 교향곡 등을 작곡하고 연주하기도 했습니다.

칼 젠킨스는 1990년대 중반 ‘아디에무스(Adiemus)’라는 프로젝트 그룹을 만듭니다. 보컬리스트 미리암 스토클리와 함께한 아디에무스는 ‘그레고리안 성가와 아프리카 민속음악의 결합’이라는 상상하기 어려운 조합으로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아디에무스의 음악을 들은 사람들은 이 음악이 팝인지 아니면 클래식인지 혼란스러워했고, 많은 사람들은 이 음악을 종교적 음악이거나 주술의 효과를 가진 신비로운 음악으로 받아들이기도 했습니다.


신비롭고 낯선 아디에무스의 음악, 광고인의 마음을 사로잡다

아디에무스의 곡은 몽환적 느낌의 보컬, 클래식 사운드의 편곡, 여기에 세계 각국의 전통 악기와 컴퓨터 프로그램을 기반으로 한 전자 악기의 하모니까지 옛 것과 새 것, 동양과 서양, 전통과 최첨단 기술처럼 이질적 요소들이 결합해 신비롭고 낯선 느낌을 전해 줍니다.


▲작곡가 칼 젠킨스의 공식 웹사이트. 그의 인생과 음악작업 이야기를 상세히 볼 수 있다 (출처 : 칼 젠킨스 공식 웹사이트)

이는 마치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의 모습을 담아낸 것 같기도 한데요. 가장 위대한 지성과 수 세기의 역사를 지닌 동시에 가장 하찮은 우주의 창백한 티끌과 같은 지구의 노래, 그것이 바로 아디에무스입니다.

▲뮤지션 칼 젠킨스의 이야기와 음악작업이 궁금하다면? 칼 젠킨스 공식 웹사이트 바로가기 (클릭)

한 번 들으면 누구나 사로잡힐 듯한 특별함을 느끼는 아디에무스의 음악에 광고인들은 주목했습니다. 세계 각국의 다양한 광고 및 영화에 사용된 아디에무스의 곡 중 가장 유명한 곡은 1995년 앨범 ‘송즈 오브 생츄어리(Songs of Sanctuary)’에 실린 그룹명과 동명의 곡 ‘아디에무스’입니다. 오늘은 아디에무스의 대표곡 ‘아디에무스’가 사용된 인상적인 광고를 여러분께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하늘을 헤엄치듯 우아한 비행, 델타 에어라인 ‘싱크로나이즈드 인 스카이’

아디에무스의 ‘아디에무스’가 최초로 광고에 사용된 것은 1994년 델타 에어라인의 ‘싱크로나이즈드 인 스카이’ 편입니다. 델타 에어라인은 하늘을 헤엄치듯 우아하고 아름다운 항공기의 비행을 돌고래들의 유영에 비유하여 영상에 담아냈으며, 물 흐르듯 교차하는 항공사의 컨테이너와 항공 승무원들의 흐름을 ‘싱크로나이즈드 스위밍’과 같은 움직임으로 표현했습니다.

‘You will love the way we fly (당신은 우리의 비행을 사랑하게 될 것입니다)’라는 카피와 함께 대중 앞에 선보인 ‘아디에무스’는 단숨에 큰 화제를 모으며 ‘무슨 곡이냐’, ‘종교 음악이냐’, ‘작곡가가 누구냐’ 등 쏟아지는 관심을 한 몸에 받습니다. 그리고 이렇듯 화제에 오른 델타 에어라인 광고 덕분에 아디에무스의 ‘송즈 오브 생츄어리’ 앨범은 대 히트를 하게 되죠. 델타 에어라인의 광고음악으로 단숨에 유명세를 타게 된 아디에무스는 뒤이어 그 자신만의 컬러가 담긴 앨범들을 계속 발표합니다.


지구의 한 조각이 내 눈 앞에 펼쳐질 때, LG 올레드 TV ‘지구의 한 조각’

▲LG 올레드 TV X 내셔널 지오그래픽 캠페인 ‘지구의 한 조각’ 광고 (출처 : LG전자 공식채널)

아디에무스의 ‘아디에무스’는 우리나라에서도 여러 편의 광고에 사용되었는데요. 최근 가장 주목받고 있는 광고는 LG 올레드 TV X 내셔널 지오그래픽 캠페인 ‘지구의 한 조각’입니다. 이 광고에서도 자연의 경이로운 순간과 ‘아디에무스’의 곡조는 강렬한 하모니를 이루며 잊지 못할 시청각적 감동을 안겨 줍니다.

그런데 아디에무스의 음악을 듣다 보면 ‘이 가사가 무슨 뜻이지?’ 궁금하지 않나요? 칼 젠킨스가 밝힌 바에 따르면 아디에무스의 모든 곡은 특별한 가사가 없다고 합니다. 위의 광고에 사용된 ‘아디에무스’라는 동명의 곡 또한 가사처럼 들리는 ‘스캣 (흥얼거림)’이 전부일 뿐, 실제 의미를 지닌 가사를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아디에무스의 어떤 곡은 해당 곡의 음계를 가사처럼 따라 부르고 있기도 합니다.

또한 칼 젠킨스의 프로젝트 그룹명 ‘아디에무스’도 특별한 의미 없이 지은 이름이라고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아디에무스’의 뜻을 ‘성스러운 바다의 노랫소리’라고 말하지만 이는 잘못된 오해입니다. 다만 의도치 않았으나 라틴어로 ‘아디에무스’는 ‘우리가 다가올 것이다’라는 뜻을 갖고 있다고 하네요.


자연과 사람이 함께 숨쉬는 이상향을 그리며, 영화 ‘아바타’ 테마

▲영화 ‘아바타’ 삽입곡 ‘아디에무스(adiemus)’ (출처 : 릴랙스 뮤직 메디테이션)

‘아디에무스’는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영화 ‘아바타(2009)’의 테마로 사용되며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었습니다. 영화 ‘아바타’의 주요 메시지인 ‘자연과 사람이 함께 숨쉬는 이상향’에 아디에무스의 성스러운 음악은 신비로운 시너지 효과를 더했는데요. 특히 3D 영화 열풍을 몰고 온 ‘아바타’의 스펙터클한 영상미와 ‘아디에무스’의 곡조가 잘 어우러졌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아디에무스의 음악을 처음 들은 사람들은 ‘이 노래 ‘엔야(enya)’가 불렀나?’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영화 ‘아바타’를 본 사람들 역시 영화 주제가를 엔야가 부른 것이 아닌지 궁금해 하며 고개를 갸우뚱 했다고 하는데요. 실제로 아디에무스가 가장 많이 듣는 질문 중 하나가 ‘그룹의 보컬은 엔야입니까?’라는 질문이라고 합니다. 아디에무스의 보컬리스트는 미리암 스토클리로, 엔야의 보컬과 비슷하게 들리는 까닭은 아디에무스의 음악이 갖고 있는 월드뮤직의 특성 때문입니다. 엔야 또한 월드뮤직을 선보이는 여성 보컬로 아일랜드 음악에 뿌리를 둔 음악을 하기 때문이죠.

영국 뮤지션 칼 젠킨스의 프로젝트 그룹 아디에무스 이야기, 잘 보셨나요? 오늘 소개해 드린 광고와 영화 외에도 수 많은 TV CF와 캠페인, 영상물 등에서 아디에무스의 다양한 음악이 사용되었는데요.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아디에무스의 음악을 사랑하는 까닭은 우리의 마음을 고요하고 차분하게 만들어 주고, 지구의 호흡과 박동을 느끼게 해 주는 근원적 힐링의 음악이기 때문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영혼을 울리는 소리로 30초의 강렬한 감동을 전하는 광고음악 이야기, 오늘은 아디에무스를 소개해 드렸습니다.

Posted by HS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