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노멀시대 공간 경험: 프라이빗 이코노미 HSAD 공식 블로그 HSADzine

HSAD 공식 블로그 HSADzine


COVID-19는 결국 올해를 넘겨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불과 1년 전 마스크 없이 자유로웠던 생활이 그리워지는 요즘입니다. 늘 그래왔듯 우리는 이 변화된 세상에 발 빠르게 적응하고 있는데요. 사회적 거리 두기에 기반한 COVID-19 라이프는 사회 전반에 있어 큰 변화의 중심점이 되고 있습니다. 새롭게 떠오르는 용어 중 하나인 ‘프라이빗 이코노미’는 개인화와 1인 가구 증가, 취향 존중 문화로 코로나 이전에도 이미 주목받고 있었지만 앞으로 더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대세 트렌드인데요. 단 몇 개월이면 끝날 것이라 생각했던 사태가 길어지면서 불필요한 만남은 지양하고 소규모 인간관계 위주로 만남을 지속하려는 경향은 더 커지고, 돈을 더 지불하더라도 믿을 만한 공간을 찾고 싶어 하는 니즈와 맞물려 외식 및 공연 업계를 중심으로 적극 반영되고 있죠. 예약을 통해 한 명 혹은 한 팀의 고객만 받는 식당이나 전시가 주목받는 이유인데요. 오늘은 COVID-19 시대에도 인기 있는, 나만의 프라이빗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공간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아는 사람들이 가는 아지트, #장프리고(Jean Fri Go) #라꾸쁘(La Coupe)

프라이빗 이코노미를 이야기할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장소 중 하나가 바로 나만 아는 비밀 맛집 스피크이지바 입니다. 스피크이지바(Speak easy bar)는 불특정 다수에게 공개되지 않고 대중 홍보도 하지 않는 은밀한 주점을 뜻하는 용어로, 과거 1920년대 미국에서 금주령이 내려졌을 때 몰래 술을 팔았던 바에서 유래된 개념입니다. 그 당시 시대 분위기로 인해 간판도 없고 홍보도 안 해 소수의 단골 손님이 데려와야만 방문할 수 있었기에 스피크이지바라고 불리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때와 어쩌면 비슷한 요즘, 소규모로 운영되는 믿을 수 있는 공간에서 친밀한 지인들과의 안전한 만남을 지속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나 나만 아는 특별한 아지트를 만들고 싶은 취향을 찾는 사람들에게 스피크이지바의 컨셉을 차용한 공간들이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동대문에 위치한 장프리고도 그런 공간 중 하나인데요. 비밀스러운 분위기 속에서 조용히 술 한잔 즐기기 좋은 곳이자, 장소를 찾아가는 과정에서도 재미를 주는 곳입니다. 평범한 듯 보이는 과일 가게 속 냉장고 문 뒤에 세련된 라운지 바가 숨겨져 있는데요. 냉장고 문 뒤에는 전혀 다른 모습의 라운지 바 1층과 소규모 모임이 가능한 2층이 나타나며 과일가게라는 정체성(?)에 걸맞게 신선한 과일을 중점으로 한 안주, 위스키와 칵테일, 와인 등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평범한 과일 가게처럼 보이는 장프리고 외관과 입구, 냉장고 문을 열면 숨겨진 라운지 바로 입장할 수 있습니다.

▲2층 공간에서는 아날로그식 전화기를 이용해 주문할 수 있으며, 테이블마다 올려져 있는 신선한 과일은 테이블 넘버로 활용됩니다.

좀 더 프라이빗 모임을 하기에 좋은 컨셉의 바도 있습니다. 요즘 홈 바의 유행과 더불어 소규모 친목 모임을 위한 장소로 공유 주방과 같은 곳이 대안으로 인기를 얻기도 했는데요. 라꾸쁘는 라운지 바 겸 일정 부분 공유 주방의 컨셉도 녹여져 있는 공유형 술집을 표방하는 곳입니다. 시간제로 예약할 수 있으며, 간단한 조리도 할 수 있는 Shared Bar를 통해 누구든 원하는 술과 음식을 들고 와 자유롭게 내 집처럼 편안한 모임을 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크지 않은 공간이지만 Shared Bar 외에도 라꾸쁘만의 엄선된 리스트로 운영되는 라운지 바와 Bottle Select Shop이 같이 있어 술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한 공간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예약된 인원이 자유롭게 술과 음식을 즐길 수 있는 라꾸쁘의 Shared Bar.

사회적 거리 두기가 중요한 시기이지만 완전히 사회적 활동을 그만둘 수는 없기에, 저마다 보증된 이들과 제한적으로 모이기 위한 나름의 방법을 고안하고 있는데요. 금주령 시대에 비밀스럽게 운영되던 주점처럼 나만의 아지트를 만들고 싶어 하는 소비 심리에 기대어 불특정 다수보다는 소수를 타깃으로 한 공간들이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남과 다른 색다른 경험 추구 #갤러리더스퀘어(Gallery, The Square)

자신의 취향과 가장 잘 맞는 사람들과 특별한 경험을 만들고 싶은 니즈는 세분화되고 취향 저격화 된 모임 문화로 나타나고 있는데요. 북촌 끝자락, 미리 알지 못하면 찾기 힘든 장소에 소규모 예약제로 운영되는 특별한 공간이 있습니다. 따뜻한 북촌의 기와가 보이는 풍경을 마주한 바 테이블에서 미리 예약한 소수의 인원만 즐기는 티 오마카세가 메인 콘텐츠로, 특별한 홍보 없이도 SNS 후기를 통해 알음알음 인기를 얻은 카페 갤러리더스퀘어인데요. 영화 The Square 속의 문구, “더 스퀘어는 신뢰와 보살핌이 있는 안식처이다”로부터 영감을 얻었다는 사장님의 소개 문구처럼 아늑함과 고요함이 묻어 있는 작은 공간에서 작가들의 다기로 티 오마카세를 여유 있게 즐길 수 있는 곳입니다.


▲한적한 주택가 속 소규모 건물의 2층에서 타임별 예약 운영되는 갤러리 더 스퀘어.

원래 오마카세는 전문 스시집에서 주로 운영되는 서비스로 손님이 요리사에게 메뉴 선택을 온전히 맡기고 요리사는 신선한 식재료로 추천 요리를 만들어 내는 것을 일컫는 용어인데요. 갤러리더스퀘어에서는 여기에 서빙되는 음식과 가장 잘 어울리는 주류를 같이 매칭하는 페어링 서비스를 응용하여, 3종의 엄선된 티와 추천하는 메뉴들을 함께 제공하고 있습니다.  


▲추천하는 메뉴와 페어링되는 차를 경험할 수 있는 티 오마카세 서비스.

갤러리더스퀘어는 특별한 간판 없이 눈에 띄는 입지에 위치하지 않지만, 차별화된 서비스와 프라이빗 운영이 맞물려 고객들의 사랑을 받는 곳으로 색다른 컨셉의 중요성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는 곳입니다.  


우리끼리 파티 문화, #메가박스 더 부티크 프라이빗(The Boutique Private)

영화관은 코로나로 인해 가장 많은 타격을 받은 곳 중 하나일 것입니다. 극장에 갈 수 없는 대신 홈 엔터테인먼트 시장이 성장하고 있지만, 대형 스크린과 사운드로 느낄 수 있는 영상 경험을 대체하기엔 부족할 수밖에 없죠. 여기 말 그대로 프라이빗하게 상영관을 빌릴 수 있는 곳이 있어 소개해 드립니다.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하는 나만의 영화관이라는 컨셉으로 메가박스에서 운영하는 더 부티크 프라이빗 상영관인데요. 총 8개의 좌석과 전용 라운지로 구성된 대관 전용 극장입니다. 정해진 시간에 공간을 통으로 빌리는 형식으로 원하는 영화를 선택하여 볼 수 있으며 시간 내 공간 이용을 자유롭게 할 수 있기에 식사와 관람을 동시에 할 수도 있습니다. 컨셉에 맞게 웰컴 드링크, 무릎 담요, 실내화 등의 어메니티와 간단한 메뉴의 룸서비스도 운영합니다.


▲8석을 일괄 대관하는 형식으로 메가박스에서 운영하는 부티크 라인 중 유일하게 전체 대관이 가능한 상영관 더 부티크 프라이빗(사진 출처: 메가박스 공식 홈페이지)

▲전용 출구 및 라운지, 맞춤 메뉴 운영 등 프라이빗한 파티에도 적합한 공간으로 원하는 영화를 보면서 소규모 모임도 가능합니다.

대형 복합 영화관 브랜드들은 기존의 프리미엄관에서 더 나아가 리빙룸, 도서관, 라운지 등 다양한 컨셉의 프라이빗 상영관 운영을 강화하고 있는데요. 영상 경험을 넘어 공간까지 복합 경험을 원하는 소비자의 취향을 만족시킴과 동시에 건강과 안전에 대한 니즈를 충족하기 위한 맞춤형 운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일상으로 파고든 대세 트렌드, 프라이빗 이코노미  

COVID-19로 바뀐 일상에서 사전 예약과 공간의 적정 인원에 대한 체크는 필수 고려 사항이 되었습니다. 다수가 모이는 대중음식점은 직격탄을 맞았지만 호텔에서 운영하는 고급 레스토랑 등은 상대적으로 타격이 덜한 편이라고 합니다. 실제로 서울 시내 고급 호텔 측에서는 “호텔이 상대적으로 깨끗하고 안전하다’는 인식 덕분에 프라이빗 룸을 중심으로 꾸준히 예약이 들어오고 있다”고 하는데요. 시간대별 대관제로 운영하는 키즈 카페, 사전 예약으로 소수 고객을 위한 전시 관람 서비스 등 거리 두기에 민감한 소비자들의 요구에 맞춰 오프라인 공간들도 프라이빗 서비스를 강화하여 운영하고 있으며, 소비자들도 돈이 좀 더 들더라도 안전한 경험을 위해 프라이빗 서비스를 찾아 움직이고 있습니다. 시대적 상황과 변화된 소비자의 성향에 맞춰 프라이빗 서비스에 대한 니즈가 커지는 만큼 소수 정예와 제한된 인원의 만남을 주선하는 공간 서비스 문화가 더 발전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Posted by HS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