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해야 하는 이야기 HSAD 공식 블로그 HSAD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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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밍.


참 많은 것을 담은 단어입니다. 오늘 필요한 것, 오늘 공감할 수 있는 것, 오늘 함께하면 좋은 것... 어쩌면 브랜드에게 타이밍은 마케팅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일지도 모릅니다.

22년 상반기에도 세계는 많은 부침과 새로움을 경험했습니다. 유럽은 40도가 넘은 폭염으로 잔혹한 여름을 보냈고, 세계는 불황의 시기로 함께 나아가고 있으며, 여전히 사라지지 않은 코로나 세상을 살아내고 있습니다. 예년과 비슷한 것 같지만 가까이 보면 또 조금씩, 변함없이 변하고 있고요. 그래서 늘 주변에 눈뜨고 있어야 하는 게 브랜딩이기도 합니다. 오늘 필요한 얘기를 ‘오늘’ 해주는 게 결국 감동이 되죠.

지금에 눈뜨고 깨어있는 캠페인. 타이밍에 맞는 메시지. 이미 성공한 듯 보이는 캠페인이 시작됐습니다.

 

잔디 없는 잔디밭이 자랑스러운 이유

 

가꿔야 할 정원이 있는 집이라면 모두, 꽃과 나무와 풀들이 건강한 모습을 바랍니다. 영국의 경우, 특히 잘 가꾼 정원이 자랑이기도 하죠. 하지만 올해는 얘기가 좀 달라졌습니다. 40도가 넘는 폭염이 연일 계속된 유럽. 스웨덴도 예외는 아니었으며, 그중에 관광객이 많이 찾는 섬인 고틀란드는 가뭄으로 인한 물 부족을 겪어야 했습니다. 관광객들이 풍요롭게 물을 쓰고 나니, 정작 섬에 필요한 물이 부족해졌죠. 자치 정부는 급기야 주민들에게 잔디밭에 물을 주는 걸 금지시키기에 이르렀습니다. 뜨거운 햇빛에 잔디는 타들어가지만 물을 줄 수 없는 거죠. 이에 대행사 Differ는 새로운 캠페인을 계획했습니다.

 

잔디밭 콘테스트 참여자들 / 출처: 워싱턴 포스트

 

‘고틀란드의 가장 열악한 잔디밭 콘테스트(Gotland's Ugliest Lawn).' 잔디 가꾸기를 좋아하는 이라면 괴로울 시기. 대행사는 물을 주지 못하는 상황을 재미있게 바꾸고, 앙상하게 드러나 잔디밭을 오히려 자랑스러워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습니다. 가장 열악한 잔디밭을 자랑하는 대회. 말라가는 집 앞 잔디밭을 사진으로 찍어 SNS에 공유하기만 하면 되는 간단한 대회죠. 이에 수많은 게시물이 게재됐고, 심사위원들은 진지하게 우승자를 뽑았습니다. 1등으로 뽑힌 주민은 여름 내내 단 한 번도 잔디밭에 물을 주지 않았다고 합니다. ‘물 절약’을 몸소 실천한 겁니다. 우승자에게 돌아가는 포상은 전문 가드너가 방문해 물이 많이 들지 않는 식물을 추천하고, 다시 건강하게 되살리는 방법을 조언하는 겁니다. 이번 가뭄을 계기로 근본부터 물을 절약할 수 있는 식물로 대체하는 거죠.

 

잔디밭 콘테스트 우승자 / 출처: 워싱턴 포스트

 

콘테스트는 실제 효과를 발휘해, 물 소비량이 줄었으며 4월부터 시작된 금지법은 9월 1일 해제된다고 합니다.

세계는 기후 위기를 직면하고 있습니다. 고틀란드의 경우, 물 수요는 예전에 비해 늘고 있지만 쓸 수 있는 물의 양은 점점 줄어들고 있고요. 그들은 ‘지속 가능한 생활 방식’을 찾고 있습니다. 비록 햇빛에 타들어간 잔디는 안타깝지만, 오히려 그 삭막한 모습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한 대행사의 ‘지속 가능한 아이디어’는 지금 가장 주효한 솔루션이 됐죠.

 

그냥 이기는 스포츠가 아닌 스포츠

 

스포츠 브랜드는 흔히 ‘이기는 것’을 이야기합니다.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고 누군가의 응원을 받고 땀 흘리고... 어떻게 표현하느냐만 다를 뿐 모두가 이기는 것에 집중합니다. 미국의 스포츠 소매점인 챔스 스포츠는 조금 다른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이기는 것은 같지만 스포츠에서 만의 승리는 아닙니다. 더 잘 이기는 것(Win better)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잘 이긴다는 것’에 대한 기준은 모두 다릅니다. 챔스 스포츠(Champs Sprots)는 스포츠와 스타일 나아가 애티튜드까지 담는 브랜드를 표방합니다. 개성 있는 스타일을 담는 것을 중요시하고, 애티튜드 또한 중요하다고 말하죠. 모두가 학교에 돌아가는 시기, 그들은 타깃들에게 그래서 ‘더 잘 이기자’고 전합니다. 방법은 유머러스하게 이기는 것일 수도 있고 더 즐겁게 이기는 것, 품격 있게 이기는 것, 기백 있게 이기는 것... 다양한 승리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그냥 이기지만 말고, 더 잘 이기자.’ / 출처: Champs Sports 공식 유튜브

 

첫 번째 이야기는 미식축구 선수입니다. 여느 때와 다를 게 없이 공을 주고받으며 연습하는 선수들. 난데없이 배낭을 멘 학생이 난입해 공을 가로채죠. 하지만 선수는 화를 내지 않습니다. 그들은 약속한 듯, 유머러스하지만 즐거운 춤을 춥니다. 마치 승리한 순간, 그 즐거움을 배가시켜줄 것 같은 춤. 순간 브랜드는 말합니다. ‘그냥 이기지만 말고, 더 잘 이기자.’

 

The Cavinder Twins Win Better / 출처: Champs Sports 공식 유튜브

 

두 번째는 농구 선수입니다. 땀 흘리며 연습에 매진하는 모습입니다. 시간이 되자, 쌍둥이 자매인 또 다른 농구 선수가 이제는 자신이 훈련할 차례라며 역할을 바꾸죠. 함께 이기는 모습을 그립니다.

 

Myles Jones - Win Better / 출처: Champs Sports

 

프로 라크로스 선수인 마일스 존스는 좀 더 긴장감 있게 등장합니다. 긴장감을 높이는 드럼의 비트. 마일스 존스는 그 박자에 맞춰 강하게 공을 튕기죠. 드럼 비트는 점점 빨라지고, 공을 튕기는 속도도 빨라집니다. 분위기가 고조되는 듯한 긴장감. 하지만 흔히 보는 연습 장면의 배경음악이 아닌, 실제 드러머와 함께 비트를 맞추는 모습입니다. 그들만의 스타일을 담은 얘기일 수도 있고, 위트일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어김없이 더 잘 이기자고 메시지를 던지죠.

단순히 결과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닌 어떻게 이길 것인가, 과정과 애티튜드 그리고 스타일을 이야기하는 브랜드.

인간으로서의 가치를 존중하고 인권에 대해 더 많이 고민하고 토론하는 세상. 단순히 이기는 결과만을 담는 것이 아닌, ‘어떻게’에 가치를 담아 유니크하게 이야기하는 챔스 스포츠. 학생들은 이렇게 스타일 있게 즐기는 애티튜드가 진짜 승리라고, 공감할 것 같습니다.

 

세레나 윌리엄스와 굿바이하는 방법

 

세계 랭킹 1위 테니스 선수, 세레나 윌리엄스. 올해 경기를 끝으로 은퇴를 선언했습니다. 그녀는 테니스뿐 아니라 수많은 여성과 세상에 용기를 보여줬고 기록적인 경기를 보여줬죠. 그녀와 오래 함께한 게토레이는 그녀의 기록을 기념하는 콘텐츠를 선보였고, 작년 슈퍼볼 광고를 함께한 맥주 브랜드, 미켈럽 울트라 또한 그녀를 기념하는 영상을 제작했습니다.

 

Love Means Everything / 출처: 게토레이 공식 유튜브

 

게토레이 영상은 비욘세의 목소리로 시작됩니다. 세상에 ‘아무것도 아니었던’ 시절, 하지만 테니스에 대한 사랑으로 시작했던 시절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그 사랑은 테니스에 국한되지 않고 스스로를 사랑하는 사회적인 캠페인으로 이어지기도 했고, 자신의 목소리를 내며 당당하게 행동하는 모습, 그리고 자랑스러운 흑인 여성으로서의 롤모까지 이어집니다. 게토레이는 ‘사랑은 모든 것이다’라는 메시지와 함께 세레나를 잊지 않을 것을 전합니다. 마지막으로 게토레이 로고인 G를 S로 바꾸는 것으로 그녀에게 경의를 표하죠.

 

Serena | Two Sides / 출처: Michelob ULTRA 공식 유튜브

 

미켈럽은 같지만 다르게 그녀를 담았습니다. ‘두 가지 면’이라는 캠페인에 맞게 다양한 이미지를 보여줍니다. 경기장에 있는 듯한 사운드, 그녀의 호흡과 포효, 강하게 울려 퍼지는 테니스 공 소리가 순간순간에 집중하게 만들죠. 23번의 그랜드 슬램을 달성하고, 성공한 사업가가 되고, 금메달리스트가 되고, 가라오케를 즐기고, 선수로서 가장 큰 찬사인 ‘The Greatest of all time'을 뜻하는 G.O.A.T가 되고, 패션 아이콘이 되고. 코트뿐만 아니라 코트 밖에서도 늘 멋졌던 그녀를 이야기합니다. 당신이 그 순간들을 즐겼기에 가치 있다는 메시지와 함께.

광고라는 형식이지만 두 브랜드는 주인공 자리를 세레나에게 넘겨주고 조연으로 남아 그녀를 응원합니다. 그녀가 보여준 멋진 모습이 브랜드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이기에, 그녀 자체가 브랜드 정신과 철학이 됩니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가정에서 어렵게 테니스를 배워 세계 롤모델이 되고 리더가 되고 스타가 된 세레나 윌리엄스. 누구를 모델로 내세우느냐가 브랜드의 가치를 보여주듯, 그들은 멋진 선수를 내세움으로써 멋진 브랜드 가치를 함께하고 있습니다.

 

오레오가 오레오로만 남지 않는 방법

 

오레오는 쿠키 브랜드입니다. 블랙 비스킷에 하얀 크림이 샌드 된 유명 제품이죠. 하지만 오레오는 단순히 쿠키만을 뜻하지 않습니다. 검은 컬러에 하얀색 포인트를 가진 고양이도 오레오라는 별명으로 불립니다. 이 사실이 오레오에게 영감을 줬습니다.

 

Some of the best Oreos aren't cookies / 출처: John Glenday 유튜브

 

코로나가 끝나고 많은 이들이 직장으로 복귀하면서, 두바이엔 반려동물을 유기 건이 매우 높아졌다고 합니다. 이에 오레오는 살아있는 ‘오레오들’을 구하기 위해 사치 앤 사치 두바이와 함께 캠페인을 시작했죠. 한정판으로 만들어진 고양이와 강아지 집을 만들고, 오레오는 쿠키만을 뜻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립니다. 유기된 강아지와 고양이들을 다시 입양해줄 것을 권합니다. 쿠키 브랜드답게 영상은 아기자기하게 동물들의 귀여움을 심플하게 담았습니다. ‘늘 즐겁게(Stay playful)'라는 브랜드 미션에 맞게 “집을 즐겁게, 집으로 오레오를" 이라는 메시지를 전하죠.

 

Bring home playful. Bring home oreo / 출처: John Glenday 유튜브

 

오늘의 두바이에 오늘의 오레오가 할 수 있는 이야기를 효과적으로 담았습니다. 쿠키로 머물지 않고 브랜드의 철학을 더 크게 얘기하고 있습니다.

모두 오늘 필요한 이야기입니다. 물이 부족한 기후 위기에, 삶을 사는 애티튜드에, 오늘의 영웅에게 그리고 동물과 함께하는 세상에 대해. 가장 좋은 이야기 재료는 오늘에 있습니다.

 

신숙자 CD의 해외 크리에이티브 2022.09

Posted by HS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