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11-12 : 광고세상 보기 - 변화와 기로에서 위기와 가능성을 만나다 HSAD 공식 블로그 HSAD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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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의 기로에서 위기와 가능성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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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성 호 | 월간 <광고계동향> 기자
shkim@ad.co.kr
 

2002년 월드컵 때 못다한 거리응원에 대한 아쉬움이 남아서일까. 올해는 사회·경제·문화 등 모든 부분에서 신드롬이 만들어지고 있다. ‘로또=대박’이라는 등식을 만들었던 ‘로또’ 신드롬에서, TV드라마 <옥탑방 고양이>가 몰고 온 ‘혼전동거’ 신드롬 등등….
그런데 이와 같은 ‘신드롬 대박’을 분석하는 글들은 주로 신드롬 열풍의 주범으로 ‘경기불안’ 및 ‘불안정한 사회’를 지목하고 있다. 괴로울 때는 알코올에 몸을 맡기듯이, 현실이 불안정할 때는 신드롬으로 현실을 잊는다나….
광고업계 또한 불안정한 외부적 상황과 경기침체로 인해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된다. 3분기까지 업종별 광고비를 살펴보면 음료 및 기호식품, 화장품 및 보건용품, 금융/보험 및 증권, 그룹 및 기업 광고 등 경기에 민감한 업종들이 크게 감소하였다. 방송매체 부문은 2/4분기부터 전년 대비 월 평균 약 200억 원의 감소를 기록하고 있다. 신문광고시장의 경우 경기침체 외에도 신문에 대한 신뢰도 하락, 광고주의 광고효과에 대한 불신 등으로 날개 없는 추락이 계속되고 있다.
최근 한국신문협회 주관으로 개최된 ‘신문광고 선진화 및 경쟁력 강화방안’ 세미나에서는 신문광고의 효과 측정 및 발전 방향에 대한 연구결과 발표가 있었는데, 여기에서는 신문광고의 수요 위축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신문광고의 과학적 집행 방안에 대해 자체적인 연구가 계속 이어져야 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2003년은 아직 2개월 남짓 남았지만, 이 글을 통해 2003년 광고업계를 이끌어 온 주요 이슈들을 정리해 보고자 한다.

글로벌 광고그룹의 국내 진출, 유명 광고인 방한 줄이어

LG애드에 이어 금강기획까지 인수한 WPP 계열 내 경영진들의 국내 방한이 올 한 해 활발히 이루어졌다. 마틴 소렐 WPP회장은 올해만 두 차례 방한했으며, 얼마 전에는 쉘리 라자러스 오길비앤매더 월드와이드 CEO가 방한하여 WPP 그룹 내 광고회사 임직원들에게 강연을 하였다. 리처드 핀더 레오버넷 아시아/태평양 지역 CEO와, 잭 클루스 스타컴 미디어베스트그룹 회장 등 여타 글로벌 광고그룹 임원들의 방한도 잇따랐다. 이러한 글로벌 광고그룹 경영진들의 잇따른 방한은 그들이 국내 광고시장의 중요성을 재인식하고 있으며, 더욱 적극적인 투자활동을 할 것이라는 것을 예측하게 한다.
특히 우리나라에는 IMF 체제 이후 다국적 광고주들이 활발히 진출해 있으며, 국내 유수 기업들이 세계적인 기업으로 떠오르면서 전세계적 네트워크를 지닌 글로벌 광고그룹에게는 더할 수 없는 투자매력을 지니게 되었다. 게다가 국내 광고시장은 외형적으로 세계 10대 규모의 광고대국으로서 ‘규모의 경제’를 이루고 있으면서도 질적인 면에서는 계속 성장 단계에 있다는 장점도 있다.
또한 글로벌 광고환경의 변화에 따라 국내 광고업계 역시 각 부문별로 세분화·전문화될 경우 전체 광고시장 규모는 더욱 확대될 것인데, 국내에 진출해 있는 글로벌 광고회사는 이에 미리 준비하며 움직이고 있다.
그런데 국내 광고업계에서는 아직까지는 글로벌 광고회사의 국내 진출이 가져올 실보다는 득이 크다고 보고 있는 듯하지만, 글로벌 광고회사를 바라보는 곱지 않은 시선이 일부 있는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글로벌 광고회사가 국내 광고시장에 성공적으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국내 광고업계 및 종사자들에게 믿음과 신뢰를 주어야 한다. 사실 지금도 국내 광고회사와 글로벌 광고회사의 합병에 관한 소문은 끊이지 않고 있으며, 이는 뭇 광고인들의 공통된 관심사이기도 하다. 하지만 M&A를 통한 국내 광고 점유율 확대가 능사는 아니라는 점을 우리 모두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며, 이에 글로벌 광고그룹이 국내 광고업계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기대해 본다.

뉴미디어·무료신문의 선전

모두에 언급한 주요 4대 매체의 광고 위축에도 불구하고 케이블 및 인터넷 광고시장은 각광을 받았다. 케이블 가입자는 전년 6월 대비 2배 이상 늘었으며, 시청률 또한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또한 평일 낮 시간대와 심야 시간대는 이미 TV 시청률을 능가하면서, 이제 TV의 ‘보완재’에서 ‘대체재’로 재평가되기도 한다. 이는 광고시장에도 영향을 끼쳐 2003년 케이블TV 광고시장은 전년 대비 약 20% 성장한 2,800억 원으로 추정된다.
한편 인터넷 미디어도 주목할 만한 한 해였다. 대형 광고주까지 인터넷 광고를 신규로 집행하기 시작했으며, 광고주들이 ‘오프라인 광고와 온라인 광고의 연계(cross media)는 필수적’이라고 인식하면서 더욱 각광 받게 된 것이다. 실제로 최근 한 기업의 ‘49일간의 추리이벤트’라는 행사는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연계해 진행하며, 인터넷 광고로서는 큰 규모인 약 9억 원을 집행하고 있기도 하다.
또 하나의 이슈는 바로 ‘무료신문’이다. 가히 ‘무료신문 열풍’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지하철 이용자들의 열독률이 높게 나타나고 있으며, 광고주들도 무료신문의 광고효과에 대해 호의적인 것이다. 무료신문은 전세계적으로도 성공한 사업모델이었지만, 기존 신문간의 경쟁이 치열한 국내 신문광고시장에서 성공을 예측하기 쉽지는 않았다. 하지만 지하철 이용도가 높은 우리나라의 특성과 잘 맞았으며, 쉽게 접하고 편하게 읽을 수 있다는 점이 국내 정착 성공의 비결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에 기존의 <메트로> <데일리포커스> 외에 몇몇 일간지에서도 무료 일간지의 창간을 기획, 검토 또는 준비중이라고 하는데, 무료신문이 올해 내 추가로 발간될 가능성을 배제하면 2003년 무료신문 광고시장은 약 250~3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2007 Ad Asia’ 유치 여부도 주목

2003년 마지막을 장식할 광고계 주요 이슈로는 단연 ‘2007 아시아광고대회’의 유치다. 한국광고단체연합회는 지난 6월 30일 아시아광고대회 사무국에 ‘제25회 2007 Ad Asia’ 유치를 신청했다. 유치 여부는 11월 인도 자이푸르에서 열리는 ‘2003 Ad Asia’ 기간 중 프리젠테이션을 통해 결정되는데, 1984년 ‘아시아광고대회’와 1996년 ‘서울 IAA세계대회’에 이어, ‘2007 AdAsia’의 유치가 최종 확정된다면 국내 광고계의 새로운 이정표로서 아시아 광고계를 선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광고계는 지금 변화의 기로에 서 있다. 글로벌 광고그룹의 지속적인 투자 확대는 광고환경의 글로벌 스탠더드화를 가속화할 것으로 보이며, 신규 미디어의 발전은 미디어 광고의 과학화를 가져올 것이다. 또한 아시아광고대회의 유치는 아시아를 선도하는 광고 국가로서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그 변화의 기로에서 국내 광고계가 한층 진보할 수 있는 2004년을 준비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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