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09-10 : event sketch - LG전자 - 길거리 농구대회 - 중국의 N세대를 농구로 붙잡는다 HSAD 공식 블로그 HSAD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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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준 / 프로모션 신사업팀

다시, 중국으로... - 행사 기획

12억 인구의 거대 시장으로 모든 기업의 주목을 받고 있지만, 정작 중국에서 성공하는 한국 기업은 드문 것이 현실. 이러한 상황에서 중국 LG전자의 모니터 브랜드인 ‘미래창(未來窓)’이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디지털 시대의 주역인 신세대를 대상으로 한 프로모션 이벤트를 기획하게 된 것은 올해 5월. 특히 이번 행사는 2000년 들어 중국에서 LG가 주관하는 첫번째 대형 이벤트이자, 향후 업무에 중요한 의미가 있기 때문에 우리는 반드시 성사시켜야 한다는 각오로 기획 단계에서부터 많은 열정을 기울였다.

광고주와의 협의와 현지 조사, 수많은 논쟁과 회의를 거쳐 우리가 도출해낸 결론은 일반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길거리 농구대회’를 열자는 것이었다. 농구는 단순히 ‘보는’ 스포츠가 아니라 ‘즐기는’ 스포츠로 중국 내 스포츠 선호도 2위를 차지하고 있고, 많은 수의 직접 참여인원을 유도할 수 있는 아이템이었기 때문이다. 또한 이미 중국에서는 스포츠용품 기업들이 매년 길거리 농구대회를 펼쳐오고 있어 대도시는 물론 지방에서도 상당히 저변이 확대되어 있는 것도 사실이었다. 특히 이번 행사는 매체를 통한 홍보를 병행하고 참가 범위를 넓혀 효과를 극대한다는 것이 우리의 계산이었다.

행사 고지용 포스터

길거리농구대회? 어떻게 하지? - 행사 기본전략

아이템이 결정되면서 상해, 광주, 성도, 북경 순으로 순회 진행하고, 시기는 방학중으로 한다는 결론에까지 도달한 것은 6월 중순. 할 일은 이제부터가 시작인데, 예정된 대회 개최일까지 남은 시간은 겨우 한 달 뿐이었다. 특히 실제 대회 조직과 운영에 대한 문제를 풀기란 쉽지 않았다. 기존의 순회 로드쇼나 프로모션 이벤트, 후원과 달리 이번 행사는 많은 수의 직접 참여인원을 확보해 지역별로 행사를 벌여야 했고, 따라서 고지와 신청자 접수, 관리, 대회 진행의 여러 부분에 있어 효율성을 고려해야 했기 때문이다. 또 한 차례의 격론과 현지조사를 거쳐 우리는 행사 조직의 몇 가지 전략을 세웠다.

첫째, 원활한 대회 진행을 위해서는 현지 관련기관과의 협조가 필수적이라는 판단. 이에 따라 중국농구연맹(CBA)과 중국 교육부를 놓고 협조방안을 검토해 본 결과, 우리는 교육부와 함께 이 행사를 주관하기로 했다. 최초로 행사를 개최하다 보니 인지도 면에서 다소 약점을 안고 있었고, 방학중이라는 대회 기간을 감안하면 교육부를 통해 효과적인 대회 고지와 높은 참여율을 이끌어 낼 수 있기 때문이었다. 또 지방분권주의 색채가 강한 중국에서 이벤트를 펼치다 마주치는 허가 문제 등 여러 제약조건을 해결하는 데에도 일관된 의사소통 창구를 갖고 있는 게 유리하리라는 판단이었다.

상해 대회장 전경

둘째, 최대한의 홍보로 효과를 높이자는 것. 이를 위해 북경과 상해에서 두 차례의 기자회견을 갖고 보도를 추진함은 물론, 지역 예선이 개최되는 4개 지역에서는 대회 결승전과 시상식 장면을 촬영 보도하고, 최종 전국 결선과 시상식 장면은 CC-TV를 통해 중국 전국으로 방송키로 추진했다. 물론 한국 내에서의 홍보 방안도 다각도로 준비했다.

세번째는 각종 부대행사를 병행해 학생 뿐만이 아니라 일반인이 함께하는 즐거운 축제 분위기를 연출하자는 것. 이를 위해 2점슛·3점슛 컨테스트는 물론 face painting, 댄싱쇼, 프로농구 초청 클리닉 등의 집객 아이템으로 많은 사람들이 참가하는 흥겨운 분위기를 유도했다.

중국 BTV와 인터뷰하는 노용악 사장

그러나 막상 대회의 기본방향을 세웠지만 실제 풀어나가야 하는 숙제는 한둘이 아니었다. 중국은 워낙 넓은 나라이고, 사회주의의 속성에 지방분권주의가 깊이 뿌리내려 지역별 순회 이벤트가 결코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었다. “메이콴시(중국어로 괜찮다, 걱정말라는 뜻)”라는 말로는 결코 안심할 수 없는 경우가 적지 않았기에, 모든 것을 일일이 직접 확인하고 여러 번 재촉을 해가면서야 일을 진척시킬 수 있었다.





“내일 최고 기온은 42。C” - !

이같은 기본전략 하에 대회 포스터와 참가 안내 리플렛이 제작, 배포되면서 본격적인 실행준비가 마쳐졌다. 지역에 따라서는 방학이 시작된 곳이 있었기 때문에 참가율을 걱정했지만, 고지가 시작되자 문의전화가 빗발치기 시작했다. 남학생으로만 참가 대상을 제한했지만 대회에 참가하고 싶다는 여학생들의 문의와 항의가 적지 않아 접수처인 LG전자 대리점과 지방 교육부가 무척 곤혹스러웠다는 후문도 들렸다.

첫번째 개최지인 상해에 제작물이 속속 설치되고 대진표가 확정되는 한편 부대행사와 경기진행 방식도 구체화되었다. 공안당국의 허가는 물론 만일을 대비해 의료진을 대기시키는 것은 필수였고, 혹시나 모를 부상에 대비해 보험에도 가입시키기로 하는 등 행사 준비는 세심한 곳까지 진행되었다. 또 지역 신문과 방송을 통해서도 우리 행사 고지가 나가면서, 대회지역의 분위기는 슬슬 달아오르기 시작. 말로만 들었던 섭씨 40도라는 기온에 행사가 정상적으로 진행될 수 있을지 걱정스러웠지만 참가팀들의 열기는 그 더위를 무색하게 만들 정도로 뜨거웠다.

이윽고 7월 26일 상해를 시작으로 광주, 성도, 북경 예선이 진행되었다. 가는 곳마다 참가팀은 물론 일반인들도 폭발적인 관심을 보였으며, 지역별 뉴스와 스포츠 관련 매체에서도 우리의 행사를 관심깊게 취재하기도 했다. 지역별로 행사가 진행되면서 여러 가지 에피소드들도 적지 않았다.

쏟아지는 빗줄기를 답답하게 바라보다 행사강행을 고지하자 환호성을 지르던 광주의 중학생들, 행사장에까지 와서 남학생들과 겨뤄도 괜찮으니 참가하게 해달라던 상해 여학생들, 하얀 장갑을 끼고 아들과 농구 연습을 함께 하며 작전 지시를 내리던 성도의 아줌마(안타깝게도 어머니의 열성을 저버리고 팀은 조기탈락했지만), 북경의 3점슛 경연대회에서 괴력을 과시한 60세의 할아버지...

순수 아마추어 대회답게 운동을 전공하는 학생들의 참가를 엄격히 제한했음에도 불구하고 참가팀의 기량은 예상을 넘는 뛰어난 수준으로 방송 중계석에 앉은 스포츠 캐스터도 감탄사를 연발했다. 때로는 격렬한 몸싸움도 벌어졌지만 역시 젊은이들답게 판정에 승복하고 넘어진 상대에게 손을 내밀어줄 줄 아는 흐뭇한 광경들을 보면서, 관객들도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8월 19일, 그 어느 때보다 화창한 날, 드디어 지역예선을 거친 부문별 최종 결승이 북경에서 치러졌다. 판정 시비를 예방하기 위해 특별히 4명의 국제심판이 초청되었고, 이미 대회소식을 전해들은 각급 학교 학생들과 일반인까지 결승전을 관람하기 위해 모여들었다. 또한 북경에서 이 행사를 촬영, 중계한 B-TV(북경방송국)는 중국지주회사의 노용악 사장을 인터뷰하며 이번 행사와 LG전자의 마케팅 전략에 대해 깊은 관심을 표하기도 했다.


막은 내리고...

이번 행사는 모두 9천여 팀, 약 2만 7천명의 학생이 직접 참가했을 정도로 예상을 넘는 폭발적인 호응을 얻었다. 중국 현지는 물론 한국 신문도 관심깊게 보도했을 정도로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한 브랜드 마케팅의 좋은 사례로 인정받았다고 감히 자평도 해본다.

사실 이번 행사는 준비 기간이 길지 않았고, 불특정다수 대상의 행사와는 성격이 달랐던 만큼 어려움도 있었다. 허가 문제는 물론, 참가팀의 접수와 관리, 대회진행 등 여러 면에서 우리들은 사회주의 국가의 완고한 벽을 뚫기 위해 끈질긴 설득 과정을 겪어야 했다. 하지만 광고주의 우려와, 한달 반이라는 길지 않은 준비기간에도 불구하고 이번 대회가 성공적으로 평가받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가 흘린 땀을 보람으로 남게 한다.

여러 가지 어려움 속에서도 LG애드의 판단을 믿고 지원을 아끼지 않으신 LG전자 중국 지주회사의 노용악 사장님과 박해득 수석부장님, ‘좋은 광고주가 좋은 행사를 만든다’며 함께 걱정하고 함께 기뻐한 주성봉 과장과 한 영 씨, 그리고 김희운 상무님, 송준구 국장 이하 우리 팀원들은 물론, 처음부터 끝까지 같이 땀흘린 북경 지사의 임성봉 차장과 계성국 대리에게도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

Posted by HS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