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05-06 : BTL세상 - BTL 바로보기 HSAD 공식 블로그 HSAD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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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L 세상_ BTL 바로보기
 
  Non-Mass Media 시대가 BTL을 부른다
 
이 용 진 국장 | BTL플래닝팀
yjlee@lgad.lg.co.kr
 
한동안 IMC가 유령처럼 마케팅 업계를 떠돌더니, 최근 BTL(Below the Line)이 새로운 구원투수로 마케팅 업계에 등장하고 있다. 어떤 광고주나 AE는 ATL(Above the Line)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BTL로 해결해 달라고 요청한다. 그렇다면 과연 BTL은 마케팅의 난제를 풀어낼 수 있는, 마구(魔球)와 같은 효율적 수단인가?
이번 호부터 3차례에 걸쳐 BTL에 대한 이야기를 담론적 차원에서 풀어보고자 한다.

1. BTL 바로 보기

BTL이란 무엇인가?
BTL은 학술적, 이론적 용어가 아니라 현업의 관리적 차원의 용어이다. BTL은 새로운 이론도 아니고 과거부터 있어왔던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의 수단들을 현업에서 구분하기 위해 통칭하는 개념인 것이다. 구미에서는 이미 80년대부터 BTL이라는 용어를 사용해 왔으며, 많은 프로모션 대행사들이 BTL 커뮤니케이션 회사를 표방한다. 따라서 그들의 주 사업영역을 살펴보면 BTL의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영역을 알 수 있다. 여기에는 머천다이저·인스토어 프로모션·로드쇼·샘플링·쿠폰 등과 같은 전통적 세일즈 프로모션을 중심으로 하여, 다이렉트 마케팅·스폰서십·이벤트 마케팅·PR 등이 포함된다.
또한 BTL이라는 용어는 광고회사의 재정적 편의에 의해 만들어진 용어로서, 용어 그 자체에는 SP·프로모션·이벤트 등과 같은 의미를 담고 있지 않다. 윌름셔스트(John Wilmshurst: <Below-the-line promotion>의 저자)에 따르면, 광고회사가 클라이언트에게 발행하는 청구서 상에서 매체사로부터 받는 커미션이 포함되느냐를 기준으로 하여, 미디어사로부터 커미션을 받을 수 있는 부분을 청구서의 윗부분에 기재하고 ‘Above The Line’이라 했으며, 그 아래에 커미션 없이 서비스에 대한 Fee를 받는 부분을 ‘Below The Line’으로 구분해 사용했다고 알려져 있다.
한편 파틱(Ladislav Patik: WPP 그룹산하의 Promotional Campaigns Group사)은 ATL과 BTL을 다음과 같이 정의했다.
“ATL은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활동 중 비(非)대인적 커뮤니케이션 활동으로서, TV·인쇄·라디오·옥외 등과 같은 전통적 매체로 구성된다. 따라서 광고회사와 미디어 에이전시가 ATL에 집중한다. BTL은 미디어를 매개하지 않는 프로모션(Non-Media Promotion)으로 판매지원·유통지원·샘플링 등과 같은 대면 커뮤니케이션(Face-to-Face Communication)을 활용하는 것이다.”
이러한 견해들을 정리하면 결국 ATL이란 TV·신문·잡지·라디오 광고, 극장광고, 옥외광고 등의 4대 매체를 포함한 매스미디어를 활용한 비대인적 커뮤니케이션 활동이라 할 수 있고, BTL은 ATL을 제외한, 주로 대인 커뮤니케이션적 방법을 활용하는 비매스미디어 커뮤니케이션(Non Mass Media Communication)이라 말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정의에 조금 더 첨언하면, BTL은 어떤 의미에서는 ‘좁은 의미의 세일즈 프로모션에서 (매체광고를 제외한) 넓은 의미의 프로모션으로 확산되어 가는’ 개념이라 할 수 있다. 단, 전통적 의미의 프로모션은 이른바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으로서 커뮤니케이션적 특성이 더 강조되지만, BTL은 커뮤니케이션 외에도 제품·가격·유통 등의 마케팅적 성격까지 포함한다고 할 수 있다.
한편 한국의 BTL은 80년대 후반에 신설되기 시작한 광고회사 SP부서가 시조라고 할 수 있다. 4대 매체 중심의 광고회사에서 광고주 서비스 오케스트레이션 차원에서 옥외광고·전시·이벤트 업무를 중심으로 한 SP팀이 BTL의 원조인 것이다. SP팀은 90년대 들어와서 엑스포의 활성화 및 올림픽과 같은 대형 국제 스포츠 행사 등을 담당해 내면서 PR·영상제작·스포츠 마케팅·문화 마케팅 등으로 영역을 확장하였다. 이후 90년대 중반부터 대부분의 광고회사가 ‘프로모션 본부’ 등으로 명칭을 확대, 개편하면서 전문 팀들을 두기 시작했다. 그리고 2000년대 초반 이후 국내 진출을 가속화한 외국계 광고회사에서 주로 4대 매체 이외의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수단에 대해 BTL이라는 용어를 쓰기 시작하면서 한국에서도 이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되었다.
하지만 BTL이 곧 SP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SP는 단지 BTL의 한 부분으로서 실행적인 성격이 강하고, 단기적인 효과를 강조하는 반면, BTL은 브랜드 빌딩 관점에서, 좀더 장기적이고 전략적이며, 플래닝적인 성격까지도 보완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최근 ATL과 더불어 BTL의 중요성이 더해지는 이유는 90년대 후반 이후 마케팅 업계의 지침이 되고 있는 통합 마케팅 커뮤니케이션(IMC)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흔히들 마케팅은 ‘인식의 싸움’이라고 한다. 즉 마케팅은 소비자의 지각을 관리하는 것으로서, 그 중심에 바로 브랜딩이 있다. 그런데 IMC는 브랜딩을 위한 전략적 사고로서, 소비자 각각의 지각 속에 우호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형성하기 위해서 지속적이고 일관된 360도 커뮤니케이션을 전개해야 하며, 소비자 한 사람 한 사람과의 접촉점을 관리해야 한다. 또한 ATL 매체 위주의 일방향 커뮤니케이션뿐만 아니라, BTL 매체 특성의 하나인 쌍방향 상호작용 커뮤니케이션도 고려해야 한다. 그러므로 결국 IMC라는 마케팅 패러다임의 변화가 BTL에 대한 관심을 증폭시켰다고 볼 수 있다.

BTL의 분야
BTL의 분야는 BTL의 Non Mass Marketing Communication적 특성을 고려하면 추측해 볼 수 있듯이 매우 광범위하다. 현재 대행사의 관리적 실무 차원에서 BTL을 분류한 것을 살펴보면, 먼저 파틱(Patik)은 <그림 1>과 같이 BTL을 분류했다.
또한 켈러(Kevin L. Keller) 교수는 대안적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측면에서 BTL을 <그림 2>와 같이 정리하였다.



 

광고는 일반적으로 브랜드를 알리고 우호적 이미지를 생성하는 등 고객의 인지에 소구하는 매체라고 할 수 있다. 반면에 BTL 수단들은 고객과의 직접적 만남과 체험을 통해 고객의 인식의 변화를 좀더 효과적으로 이끌어 낼 뿐 아니라, 고객의 행동과 구매를 유발하고 고객과의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고객의 평생가치를 확대한다.
또한 ATL 광고는 소비자 의사결정상의 전과정에서 효과적인 반면, PR은 인지도 제고와 구매 상품 고려군으로 선택되도록 할 때 유용한 툴이며, 세일즈 프로모션은 매장에서의 판매와 크로스셀링(Cross Selling, 교차판매/상호판매, 기존 상품에 고객이 관심을 가질만한 다른 상품을 접목시켜 판매하는 것)에 유용한 툴이라 할 수 있다. 그러므로 <그림 3>이 의도하는 것은 ATL과 BTL이 소비자의 구매의사 결정과정 상의 각 단계에서 각 커뮤니케이션 툴의 성격에 적합하게 설계되고 수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오길비앤매더 사의 ‘Communication Architecture Triangle’ 모델도 소비자의 구매의사 과정과 브랜드를 중심으로 하여 각 단계별, 매체별 역할을 규정하고 있다. 그 기본적인 사상은 “각 층은 다음 층의 효율성을 증대시킨다”는 것인데, 예를 들면 TV광고가 지원되는 경우 직접 우편 패키지가 개선되면 소비자의 반응률 또한 매우 높아진다. 또한 이 모델은 미디어 특성 중심의 해결 방안뿐만 아니라 소비자의 모든 접점을 고려하게 한다<그림 4>
이렇듯 BTL에 대한 수요를 야기한 IMC도 결국은 사회환경의 변화 및 그에 관련한 소비자의 변화로부터 촉발된 것이다. 그러면 이제 이러한 사회환경 및 소비자의 변화를 BTL 관점에서 좀더 자세히 살펴보고, 변화된 소비자와의 효율적 커뮤니케이션을 가능하게 할 수 있는 BTL 전략 전개 시에 고려해야 할 가이드라인을 살펴보기로 하자.

2. BTL 전개하기

호모 컨슈머의 등장 및 특징
가브리엘(Yiannis Gabriel)과 랭(Tim Lang)은 그들의 저서 <The Unmanageable Consumer, 1995>에서 현대인의 소비자로서의 특징을 다음과 같이 표현했다. “20세기 중반 이후 우리는 자신을 근로자·시민·부모, 또는 선생님으로 생각하고 말하기보다, 오히려 우리 자신을 소비자로서 생각하고, 말한다.”
과거 소비자의 시대에서는 거래의 주도권은 제조업자에게 있었다. 즉 제품의 생산, 가격 결정, 유통채널의 선택, 소비자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정보에 대한 모든 주도권이 공급자 측에 있었다. 그러나 새로운 경제 하에서는 그러한 권력이 점점 더 유통으로, 소비자에게로 이전되고 있다. 무엇을 어떻게 어디서 살 것인지에 대한 권한이 소비자에게 넘어가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와 같은 권력의 이동은 인터넷을 중심으로 한 정보의 접근 가능성에 기인한다. 그럼 이제 BTL적 시각으로 소비자를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보자.

시간과 집중의 부족
복잡한 현대생활, 너무 빨리 변화하는 사회, 끊임없는 평생학습의 필요성, 그리고 무엇보다도 치열한 생존경쟁은 현대인들에게 일과 더불어 휴식·레저·가족 및 친구와의 관계 등에서의 조화로운 삶을 허락하지 않는다. 그 결과 스트레스 정도가 높아지고, 시간이 점점 중요해진다. 때에 따라서는 비용이 더 들더라도 시간을 절약하거나 기다리지 않으려고 하는 욕구가 강해지게 된다.
현대인들의 이러한 시간 부족은 곧 집중의 부족 현상을 초래한다. 시간 부족으로 인해 무엇인가를 급하게 이해하기 때문에, 나와 관련이 없거나 명확하지 않은 상업적 정보는 의도적으로 무시하거나 간과하기 쉽다. 소비자들에게 직접적, 개인적으로 관련이 있는 정보만이 가치 있는 정보가 되어 그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것이다.

풍부한 정보를 바탕으로 한 ‘가치소비'
새로운 소비자에게 힘을 실어주는 것은 인터넷을 통한 가공할만한 정보력이다. 이제 소비자는 브랜드 이미지를 체크하고, 준거집단이나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보고, 제품 특성과 기능을 살펴보며, 옵션을 비교 선택하고, 제품별, 유통채널별 가격을 비교해보는 등 현명한 소비를 한다.
현대의 소비자들은 또한 자신이 느끼는 효용은 극대화하면서도 저렴한 비용을 원하는 가치소비자(Value Consumer)들이다. 최고의 브랜드, 멋진 디자인, 화려한 매장 인테리어 등의 감성가치와 더불어 가격도 싸야만 팔리는 시대인 것이다.

사이버 네트워킹-개방에서 폐쇄로
서양사회의 네트워크는 개인주의를 바탕으로 한 커뮤니케이션을 근간으로 삼는다. 그러나 동양사회는 집단주의를 바탕으로 그 집단 내의 관계를 중시한다. 직접 대면을 통해 서로의 신뢰를 확인하고, 친밀감을 형성하며 진정한 네트워크를 형성해 온 것인데, 이러한 네트워크는 인터넷 발명 이후 사이버 상에서 무한대로 확장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네트워크도 최근에는 폐쇄성이 강화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많은 정보가 유료로 전환되고 있고, 싸이월드 등의 ‘일촌 맺기’에서 볼 수 있듯이 각 개인들도 정보의 공유를, 소위 ‘이너서클’로 제한하고 있다. 즉 ‘그들만의 네트워크’가 강화되고 있는 것이다. 이는 개방·교류가 중시되는 사이버 공간에서조차도 우리의 전통적 가치인 ‘관계’의 ‘폐쇄성’이 부각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참여적(Involve)이며, 독립적
새로운 소비자는 그들이 원하는, 믿을 수 있는 제품을 사기 위해 때로 제조와 소비의 과정에 보다 깊게 관여하기도 한다. 이에 크래프트 식품회사의 수석 부사장은 “하나의 동질적 미국이라는 신화는 사라져버렸다. 우리는 소수의 모자이크에 불과하다”고 말하고 있기도 하다.
1952년, 애시(Solomon Asch)라는 심리학자가 한 개인이 대중의 의견에 얼마나 순응하는지를 알아보기 위한 재미있는 실험을 실시했다. 눈으로 확인 가능한 길고 짧은 줄을 세워놓고 어떤 줄이 긴가를 물어보았는데, 95%의 사람들이 자신의 눈으로 그 차이를 확인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중의 의견에 동조(conformity)한, 놀라운 결과를 나타냈다. 그러나 지금의 소비자는 그들 또래집단이나 타인의 의견에 휩쓸리지 않는다. 즉 그들은 독립적인 것이다.
소비자는 마케팅 전략의 ‘샘’이자 ‘거울’이다. 소비자의 마음을 퍼 올려야 하고, 이의 전략적 타당성을 소비자의 마음에 비추어보아야 한다. 따라서 앞서 설명한 사회와 소비자의 변화를 보면 BTL의 나아갈 길이 보인다.

BTL 전략 전개 시 고려할 ‘2+10의 법칙’
단기지향(Short-Term Strategy)에 장기적 관점(Long-Term Strategy)을 보완하라.
1) 장기적 관점의 브랜드 빌딩을 생각하라
2) 고객과의 장기적 관계 형성을 생각하라
3) 실행 지향에서 전략 지향적으로 사고하라
4) 단기 성과 중심의 세일즈 프로모션 프로그램을 생각하되, 브랜드 빌딩에 저촉이 안 되는지 고려하라. 통합적으로 사고하라
5) 모든 전략은 Outside -> In, 소비자로부터 시작하라
6) 소비자의 구매의사 결정과정 사이클을 고려하라
7) 비슷한 고객끼리 나눠보고 묶어보라(Segmentation & Aggregation)
8) 목표를 정하고 ROI(Return On Investment)를 생각하라
9) 매체의 특성과 효과를 고려해 ATL과 BTL 모든 툴에 대한 믹스와 통합을 생각하라
- 인지소구 매체, 고객체험 매체, 행동유도 매체, 구매유도 매체 등
10) 소비자의 브랜드 접촉점을 관리하라

지금까지 BTL의 개념과 분야, 그리고 배경 등에 대해서 간략히 살펴보았다. 이에 눈치 빠른 독자는 ‘그렇다면 IMC와 BTL은 뭐가 다른데?’라고 이의를 제기할 것이다. 그것은 정확한 지적이다.
사실상 BTL 전략은 통합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의 하위개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BTL만의 독자적 전략은 어딘가 어색하다. IMC 전략을 바탕으로 BTL로 통칭되는 세일즈 프로모션·다이렉트 마케팅·관계 마케팅·뉴미디어·스폰서십 등 개별적 툴의 구체적인 전개론이 있을 뿐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매체의 발전 과정을 살펴보았을 때, 새로운 매체의 발견은 기존의 매체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상호 보완해 왔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제 사회적 맥락과 소비자의 환경 변화가 매스 미디어에서 비매스(Non-Mass) 미디어나 대인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에 BTL의 관점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는 점을 마케터는 인식해야 할 것이다.

참고 자료
Belch, George E.,& Belch, Michael A92001), ‘Advertising and Promotion’, The MacGraw Hill Companies, Inc
Keller, Kevin Lane(2001), 이상민 역, <브랜드 매니지먼트>, 브랜드&컴퍼니.
Lewis,David & Bridger,Darren(2000), <The Soul of The New Consumer>, London: Nicholas Brealey Publishing
Stevenson, Guy & Young,Laurie(2003), IMC-A View the Front Line, www.ogilvy.com
Patik, Ladislav, ‘Below-the-line Communication Tutorial’, www.ogilvy.com
Wilmshurst,John(1993), <Below-The-Line Promotion>, Butterworth-Heinemann.
손형채, ‘BTL,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의 새로운 지평을 열다’, 제일기획 사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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