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1-02 : Creator's Eye - '이야기'가 기업의 이윤을 만드는 시대 HSAD 공식 블로그 HSAD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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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ator's Eye
  '이야기'가 기업의
이윤을 만드는 시대
 
권영철 | Creative Director
yckwon@lgad.co.kr
 

미래학자 롤프 옌센(Rolf Jensen)은 그의 저서 <드림 소사이어티(The Dream Society)>를 통해 “앞으로는 제품이 가지고 있는 감성적 부분에 의해 이익이 만들어 질 것이다. 기업은 제품의 소유자라기보다는 제품과 관련된 스토리의 소유자이며, 이제는 기존의 제품 관련 스토리에 새로운 제품들을 접목하게 될 것이다”라고 브랜드스토리(Brand Story) 마케팅의 중요성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이제 브랜딩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브랜드스토리가 될 것이라는 것입니다. 그것은 브랜드스토리를 통해 브랜드가 단순한 제품의 차원을 넘어 하나의 이야기 형태로 기억되기 때문입니다. 소비자는 스스로 브랜드에 담긴 이야기를 체계화하며 자신만이 느낄 수 있는 고유한 가치를 만들고, 브랜드와 나와의 관계를 이어가며, 나아가 강력한 충성도를 갖는 것입니다. 그러니 성공만 한다면 그 어떤 광고보다도 강력한 효과를 나타내게 되는 것입니다.

'이야기'는 '제품'보다 잘 팔립니다

브랜드스토리가 갖는 힘에 대한 예는 여기 소개하는 틱낫한(Thich Nhat Hanh)의 <화(Anger)>에도 잘 나타나 있습니다.
'요즘에는 닭이 최신 시설을 갖춘 대규모 농장에서 사육된다. 닭이 걸을 수도 없고 뛸 수도 없고
흙 속에서 먹이를 찾아 먹지도 못하고, 순전히 사람이 주는 모이만을 먹고 자란다. 비좁은 우리에
갇혀 있기 때문에 전혀 움직일 수도 없고, 밤이나 낮이나 늘 서 있어야 한다. 걷거나 뛸 자유가 없는
상태를 상상해 보라. 밤낮 없이 한곳에서 꼼짝도 못하고 지내야 하는 상태를 상상해 보라. 틀림없이
미쳐버릴 것이다.
그러므로 그렇게 사는 닭들도 당연히 미쳐버린다. 닭이 알을 더 많이 낳게 하기 위해서 농부는 인공적으로 밤과 낮을 만들어낸다. 조명등을 이용해 낮을 짧게 만들고 밤을 길게 만들면 닭은 그새 24시간이 지난 것으로 믿고 또다시 알을 낳는다. 그런 악순환을 반복하는 사이 닭은 결국 엄청난 좌절과 고통을 안게 된다. 닭은 그 화와 좌절과 고통을 다른 닭을 공격함으로써 표현한다. 닭들은 부리로 서로를 쫀다. 그래서 피를 흘리며 죽는 닭이 무수하다. 극심한 좌절에 빠진 닭이 서로를 공격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서 농부는 닭의 부리를 잘라버린다. 그 같은 닭이 낳은 계란을 먹을 때 우리는 그 화와 좌절을 먹는 셈이 된다. 그러므로 우리는 매우 조심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 화를 먹으면 우리가 분노하게 되고 그 화를 표현하게 된다. 우리는 행복한 닭이 낳은 행복한 계란을 먹어야 한다.'
브랜드스토리로 성공한 해외 사례를 살펴보겠습니다. 1991년 가을, 일본의 아오모리 현에 큰 태풍이 몰아친 적이 있었습니다. 마침 사과를 수확할 철이 다가오고 있었는데, 태풍으로 인한 손해가 이만 저만이 아니었습니다. 연이은 태풍으로 사과가 90% 정도 떨어져 버린 것입니다. 애써 재배한 사과의 90%나 팔 수 없게 되자 사과를 재배하던 농민들은 기운을 잃고 한탄과 슬픔에 빠졌습니다. 대다수의 농민들이 망연자실해하며 하늘만 바라보고 있을 때 한 농부는 떨어진 사과보다 남아 있는 사과를 어떻게 팔 것인가를 고민했습니다. 그는 곧 마을 사람들과 판매촉진위원회를 발족시키고 선물상자마다 '풍속 53.9미터의 강풍에도 절대 떨어지지 않은 사과'라고 써서 대학입시 합격 기원용으로 판매에 나섰습니다. 일명 '행운의 사과'가 탄생하는 순간이었습니다. 수험생을 둔 집안에서는 앞다투어 이 사과를 찾았고, 판매는 대성공이었습니다.
이 두 가지 이야기는 무슨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까? 그건 아마 더 싱싱하고 건강해 보이는 계란을 구별하려 하던 사람들에게 그 달걀의 탄생 배경이 중요해지고, 태풍에도 살아남은 사과에 합격의 행운을 주는 사과라는 의미가 새로이 부여된 것입니다.
하나의 스토리는 스토리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제품의 이미지, 나아가 판매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 예라 하겠습니다. 또한 우리처럼 '이야기'에 관심 많은 민족에게 브랜드스토리가 미치게 될 파급효과는 지금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클 것입니다.

지혜를 모아 '이야기'를 이야기할 때입니다

하지만 모든 브랜드의 모든 이야기가 회자가 되고 이익을 만들지는 않습니다. 흔히 하는 말로 '어디 사연 하나쯤 없는 사람'이 있겠습니까? 다만 누구의 사연은 초미의 관심이 되고, 누구의 사연은 먼지처럼 사라지는 차이겠지요. 누구에게나 탄생에 얽힌 이야기가 있고 자라면서 형성된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 중 영웅담으로 전해질 이야기를 지닌 사람이 얼마나 되겠습니까?
브랜드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성공담으로 소비자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것은 불과 몇 퍼센트 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럼 우리가 알고 있는 브랜드 중 브랜드스토리 마케팅으로 성공한 것은 무엇이 있을까요? 저는 가장 먼저 생수 에비앙이 떠올랐습니다.
1789년, 한 귀족이 알프스의 온천휴양지 에비앙 레뱅에서 요양하게 되었는데, 지하수를 먹고 병을 고친 후 물의 성분을 분석하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 물 속에는 미네랄 등 인체에 효험이 있는 성분이 다량으로 함유되어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후 마을 주민들이 물을 에비앙이라는 이름의 생수로 판매하기 시작하면서, '에비앙은 단순한 물이 아니라 약'이라는 브랜드스토리를 소비자들에게 들려주게 되었습니다.
다음은 역사와 오리지널리티를 담은 지포(Zippo) 라이터에 얽힌 이야기입니다.
베트남 전쟁이 한창이던 1965년, 미 육군 안드레아즈 중사는 총알을 맞았지만 다행히 윗옷 주머니에 넣어둔 지포 라이터가 총알을 막아주어 목숨을 건졌습니다. 이 이야기가 <Life>지에 실리면서 그 후 많은 광고에 인용되었고, 이때의 병사들은 마치 지포 라이터를 소중한 보물처럼 전장 어느 곳에서든 휴대하고 다녔습니다. 심지어 휴대하고 있던 지포 라이터를 자신만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 이름이나 그림, 출신 지방 등을 새기기도 했고, 또는 자신의 꿈이나 그리움에 관한 메시지를 새겨 넣었습니다. 이런 종류의 이미지들은 종종 '트렌치아트(참호 속에서 만들어진 미술적 결과물)'로 불리곤 했습니다.
또한 1974년 10월 1일 샌프란시스코 해상에서 일어난 비행기 추락사고에서 조종사는 가지고 있던 지포 라이터로 구조 신호를 보냈고, 그 불꽃이 가이드 역할을 해주어 해안경비대에 구출된 이야기도 있습니다.
이 외에도 지포 라이터와 관련된 이야기는 많습니다. 하와이에서 공중낙하 훈련을 받던 미 해병대 중사는 고도 1000피트 되는 지점에서 낙하산을 펼치는 순간 주머니에 있던 지포 라이터를 떨어뜨리고 말았습니다. 자신이 애용하던 물건이긴 했지만 달리 찾을 방도가 없어 포기하고 있던 어느 날, 우연히 파인애플 밭에서 동료 한 명이 그 지포 라이터를 들고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기쁨에 들뜬 중사는 라이터를 켜보았고, 반가움은 놀라움으로 바뀌었습니다. 비록 땅에 추락했을 때의 충격으로 모양은 찌그러졌지만 그 성능만은 예전 그대로였던 것입니다.
이처럼 지포 라이터의 이야기는 제품의 오랜 역사와 탁월한 내구성을 대변해 주며 브랜드스토리 마케팅을 훌륭히 수행해 내고 있습니다.


또 하나, 우리가 익숙하게 접해온 SK-II의 사례를 보겠습니다. 1976년 한 일본인 과학자가 조주사(바텐더; Bartender)들을 바라보았습니다. 얼굴에는 주름살이 가득하고 햇빛으로 검게 타 있었으며, 그 중 몇몇은 건포도와 같이 쪼글쪼글 했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손은 한결같이 아기 피부같이 부드럽고 매끄러웠습니다. 그들의 손은 항상 발효상태에 있는 효모에 담겨져 있었습니다. 과학자는 이를 보며 '효모 안에 피부에 좋은 무엇인가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그것이 바로 효모를 원료로 하는 대표적 화장품인 SK-II의 출발점이 되었습니다.
SK-Ⅱ는 와인이나 맥주를 발효시키는 효모뿐만 아니라 빵을 만드는 데 쓰이는 효모에 이르기까지 350여 종에 이르는 효모를 5년 이상 연구 분석해 '피테라'라는 성분을 만들어내게 되었다고 합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SK-Ⅱ피테라는 바로 자연의 신비로운 작용과 최상의 과학기술의 만남을 통한 소산물인 것입니다.

브랜드스토리는 그 스토리를 공유할 수 있는 소비자들이 있는 현장에서 구전되고 가치화되며 그들만의 절대가치를 형성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니 좋은 브랜드스토리 하나는 수백 억 원의 광고, 그 이상의 몫을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Posted by HS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