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7-08 : Global View - 영국 -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 HSAD 공식 블로그 HSAD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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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obal View_영국 -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
 
  ‘공공의 벗’이 되어라,
브랜드가 사랑 받는다
 
이철의 | University of Arts London
Marketing Management 석사과정
fefamily@hotmail.com
 

요즈음 브랜드와 기업에 대한 평판은 단순히 제품이나 서비스의 질(質)로 결정되는 것은 아닌 듯하다. 윤리적, 도덕적 원칙 또한 브랜드 가치와 제품판매에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이다. 성공적인 브랜드들은 한때 ‘적정한 가격에 높은 품질’의 제품을 소비자들에게 제공하는 것을 지상과제로
생각해왔다.
하지만 이제 기업들은 그들이 진정 도덕적이며 사회적인 책임을 다하는 마케팅을 수행하는지에 관해 점검해봐야 할 것이다. 무
엇보다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CSR;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에 대한 고객들의 기대치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정부의 입법과정이나 시민단체의 압력, 그리고 사회적 문제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 증대도 갈수록 복잡해지는 비즈니스 환경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따라서 최근 가장 존경 받는 기업들은 그들 자신뿐만 아니라 소비자들의 관심까지 서브하는 자세를 견지하게 되었다.
현재 영국에서는 CSR 활동을 브랜드 관리의 본질적인 부분으로 여기고 있는 분위기다. 그런데 이는 마케팅, 그리고 CSR 부서가 서로 같이 일을 해야 할 필요성을 강조한다. 현재 ‘FTSE 100(런던 증권시장의 100대 기업 주가지수)’ 회사들의 80% 이상이 CSR 스페셜리스트들을 고용하고 있으며, 매년 그에 관련된 리포트를 작성해 소비자와 주주들에게 어필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 활동은 라이벌들과의 경쟁관계에서 우위를 선점할 수 있는 유용한 툴로서 뿐만 아니라, 비즈니스 기능상으로서도 중요성이 한층 부각되고 있다.
이에 이번 글에서는 영국 소비자들의 인식 변화와 그에 대응하는 기업들의 다양한 CSR 활동사례를 살펴보고자 한다.

“친환경, 윤리적 브랜드 기꺼이 구매”

환경 문제에 대한 관심 증대와 더불어 화학물질이나 배기가스, 에너지 소비, 그리고 산림개척과 같은 환경에 대한 이슈가 항상 논쟁의 중심에 자리하게 되었다. 소비자들 또한 지구 온난화 현상을 그냥 앉아서 두고 볼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 기업들도 이런 현상을 좌시할 수 없게 된 가운데, 이러한 현상이 그들의 비즈니스에 기회가 되거나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깨닫게 되었다.
WPP의 의뢰를 받아 2006년 말 영국과 미국에서 시행된 밀워드 브라운의 연구 ‘Reputation Z’에 따르면 영국 소비자들의 27%가 환경에 영향을 주지 않는 제품에 적극적으로 돈을 쓸 용의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지난 5월 랜도의 합동 연구결과에 따르면 회사들의 Green 신용도가 판매활동에 지대한 영향을 주는 것으로 드러났는데, 80%의 영국인 응답자들은 Greenness[환경친화성]에 따라서 브랜드 가치가 영향을 받는다고 답했고, 60%는 기꺼이 에너지를 줄일 수 있는 제품을 택할 것이라는 결과도 함께 발표되었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관심이 단지 환경 문제에만 국한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Co-Operative 은행의 ‘Ethical Consumerism Report’에 따르면 영국시장에서 환경 문제에 대응한 제품뿐 아니라 사회적, 도덕적 가치를 높이는 윤리적(Ethical) 제품의 가치가 매년 15%씩 증가하는 가운데 현재 총 247억 파운드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었다. 이는 결국 소비자들이 이제 기업에게 도덕적, 사회적, 환경적 활동을 위한 뒷받침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으로, 브랜드들도 그 트렌드를 따라가고자 애쓰는 형국이다.

British Airway의 ‘Change for Good’
1994년부터 시작된 ‘Change for Good’은 유니세프(UNICEF) 프로그램을 통해 50여 개가 넘는 후진국의 수백만 어린이를 지원하는 캠페인. 승객들이 여행 뒤 남은 돈을 영국항공에서 제공하는 봉투에 넣고, 그렇게 모은 기금을 유니세프에 기부하면 유니세프와 다양한 로컬 커뮤니티와의 협조로 영국항공이 취항하고 있는 대표적인 후진국에 지원하는 것이다. 영국항공은 이 행사에 관한 기내 비디오 방영과 장내방송으로 홍보에 열을 올리는 가운데, 유니세프의 도움을 받은 아이들이 항공사에 고마움을 느낀다는 내용을 담은 TV광고로도 발전시켰다.
캠페인 시작 이래 2,300만 파운드가 기부되었는데, 승객들에게 직접 소구해 즉각적인 반응을 이끌어내는 특징을 지닌 이 캠페인은 비용에 비해 효과가 매우 뛰어난 사례로 손꼽히고 있다.

Marks & Spencer
막스앤스펜서(Marks & Spencer)는 6년 전부터 ‘사회활동의 기대’ 라는 슬로건과 함께 다양한 CSR 활동을 시작했다. 유방암 해결에 앞장서고 있는 사회기구와 5년간의 파트너십을 시행함으로써 좋은 반응을 얻었는가 하면, Fair-Trade(공정무역) 인증을 받은 면(綿)으로 만든 옷을 파는 첫 번째 리테일러로 소비자들에게 각인되기도 한 것이다.
그리고 2006년 1월부터는 ‘Look behind the label’ 이라는 광고 캠페인을 통해 소비자에게 그간의 노력들에 대해 설명하고 한 발자국 더 다가설 수 있게 되었다. 현재 어떠한 CSR 활동을 펼치고 있고, 어떻게 윤리적인 규범을 지켜가며 경쟁사와 차별성을 유지하는지에 관한 내용을 소비자에게 전한 것이다. 특히 소금 함유량·지방·재활용·동물보호 등 고객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다양한 정보를 투명하게 제공한 것이 이번 캠페인의 성공 포인트. 소비자들은 웹사이트와 매장에서 이들 주제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는데, 결과적으로 막스앤스펜서의 기업철학을 느끼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는 분석이다. 이를 증명하듯 지난해 TNS가 실시한 브랜드 조사에서 막스앤스펜서는 64%의 득표와 함께 ‘가장 믿을만한 브랜드’로 인식되었다.
이와 관련, 씨티그룹의 한 애널리스트는 “‘Look behind the label’ 캠페인이 소비자들에게 가장 성공적인 마케팅으로 평가 받았다”고 전하면서 “Fair-Trade 면 의류, 그리고 차와 커피를 홍보하는 예전 어떤 광고보다 막스앤스펜서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분석했다. 판매 면에서도 전체 차와 커피 시장이 하락 국면에 접어들 당시 막스앤스펜서는 차와 커피를 전부 Fair-Trade 제품으로 바꾸는 강수를 던졌지만, 결과적으로 6%의 판매상승 효과를 얻기도 했다.
결국 이 캠페인을 계기로 막스앤스펜서는 테스코(Tesco)·웨이트로즈(Waitrose)·아스다(Asda) 같은 라이벌들보다 CSR 활동에 관해서는 최소 6개월 이상 앞서나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고, 소비자들에게는 윤리적, 환경적으로 가장 가까운 매장으로 인식되었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이에 고무된 듯 막스앤스펜서는 지난 1월, CEO인 스튜어트 로즈가 야심만만하게 준비해온 대대적인 CSR 프로그램인 ‘Plan A’를 시작한다고 발표해 또 다시 관심을 끌고 있다. 무려 2억 파운드의 예산을 투입, 향후 5년 동안 막스앤스펜서의 전비즈니스 영역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되는 이번 계획에는 탄소중립(Carbon Neutral), 자체 쓰레기 감소, 지속 가능한 소싱의 확장, 새로운 Fair-Trade에 관한 표준 확립, 그리고 고용자들의 건강한 삶의 확장을 돕는 일이 포함되어 있다.


 



TESCO의 CSR 캠페인

영국에서 가장 규모가 큰 멀티 리테일러인 테스코는 15년째 ‘Computers for Schools’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함으로써 고객 및 직원, 더 나아가 주주들에게까지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1992년에 시작된 이 프로그램은 영국에서 가장 오랫동안 지속된 학교지원 프로그램. 1억 900만 파운드 상당의 컴퓨터 및 관련 장비를 후원해 왔는데, 올해에는 3월 5일부터 5월 13일까지 약 두 달 동안 컴퓨터 기부행사가 진행되었다.
기부금은 역시 소비자를 통해 조성된다. 소비자들은 테스코 지점에서 소비금액 10파운드당 한 장의 쿠폰을 받거나, 예를 들어 다 쓴 잉크젯 카트리지를 매장에 비치되어있는 재활용통에 넣어 한 장의 쿠폰을 받는 식인데, 이렇게 얻은 쿠폰을 원하는 학교에 기부하고, 학교는 그것을 컴퓨터와 교환하는 형태로 진행되는 것.
이 캠페인은 로컬 커뮤니티와 학교와의 끈끈한 관계 정립은 물론, 고객들의 로열티에도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지원받는 학교들 또한 프레스 릴리즈와 편지, 그리고 행사 관련 포스터 등이 담긴 인포메이션 팩을 부모들에게 보내 이 행사에 참가할 것을 권유하고 있다.
최근 비즈니스 커뮤니티의 리서치에 따르면 98%의 테스코 직원들이 이 계획에 대해서 정확하게 알고 있다고 답했다. 또한 그들 대부분은 행사에 대한 자부심도 클 뿐만 아니라 85%의 직원들은 매장을 찾는 고객들에서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이에 고객들도 호의적이다. 약 93%의 응답자가 이 행사를 긍정적으로 생각하면서 테스코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갖는 또 하나의 계기가 되었다고 한 것이다.
하지만 테스코의 마케팅 활동 전체를 놓고 보면 CSR에 관한 활동은 미비하다는 지적이 없지 않다. 테스코는 화학물질 방출을 관리하고, 재활용 백 사용 등 다양한 CSR 활동을 펼치고 있지만, 막스앤스펜서나 웨이트로즈 같은 다른 경쟁 슈퍼마켓 리테일러에 비해 Fair-Trade, 화학제품 미 사용 비율, 그리고 영국 농업보전에 관한 CSR 등과 같은 좀더 넓은 의미의 CSR은 미비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FOE(Friends of the Earth)라는 시민단체의 홍보 담당자인 에딜라는 “현재 테스코의 CSR에 관한 소비자 반응은 괜찮은 편이지만, 결코 지금에 위치에 만족하면 안 된다”고 지적한다. 예를 들어 플라스틱 백의 사용빈도를 줄이는 캠페인을 펼치면서 타깃 오디언스들에게 정확하게 소구하고 있지만, 테스코는 여전히 30억 개의 플라스틱 백을 소비자에게 제공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또한 테스코의 중소상점 인수 행태 또한 소비자들에게 지역적 선택권을 빼앗아가고 있다고 말한다. 소규모의 리테일러들은 테스코 같은 거대 멀티 리테일러들에게 자리를 빼앗기고 있는데, 최근 지역경제와 중소상인들을 살리자는 목소리가 높아져 가고 있다고 전한다. 더욱이 CSR 전문가들은 테스코가 고객중심의 마케팅을 통해 지금의 성공을 이끌었다는 것을 부정하지는 않지만, 로컬 커뮤니티와의 관계, 그리고 건강에 대한 라벨링과 같은 진정한 CSR에 관심을 두었느냐에 대해 의구심을 감추지 않는 등 테스코의 CSR 활동은 지금 또 다른 과제를 안게 되었다.

CSR 활동의 효과적 PR 방법은?

미디어 환경이 날로 복잡해짐에 따라 오늘날 지혜롭고도 냉소적으로 변해버린 소비자들에게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은 진정한 가치와 믿음을 표현해야 한다. 이에 Clownfish(기업의 사회환경적 책임에 관련된 브랜드/커뮤니케이션 자문회사)의 전무로서 CSR과 관련된 브랜드 컨설팅 업무를 맡고 있는 다이애나는 “예전과 달리 이제부터는 브랜드의 구호와 그들의 실질적 행동이 무조건 일치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런 현상은 마치 양날의 검처럼 곧바로 비즈니스의 기회가 될 수도 있고 오히려 위협이 될 수도 있다”고 전한다. 따라서 근본적인 변화의 흐름을 읽고, 소비자들을 파트너로 인식하면서 브랜드에 호의적인 평판을 위한 장기전략을 심사숙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곧 CSR 활동이 환경 혹은 지역사회에 어떠한 영향을 끼치는지를 소비자들에게 효과적으로 전해줄 수 있다면, 그 기업은 경쟁자들보다 우위에 설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임을 말해주는 것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를 성공적으로 수행하지 못할 경우 환경과 윤리적 관점을 중시하는 고객들로부터 외면당할 수 있는 위험을 감수해야 할 것이다.
이와 관련, 위에서 살펴본 막스앤스펜서의 CSR 전략은 하나의 품목에 한정된 것이 아니라 브랜드, 기업 전체의 전략으로 확산시켰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비록 이러한 방법이 모든 비즈니스에 적합한 것은 아니지만, CSR의 기본적인 가이드라인을 정해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전체 비즈니스를 위한 비전을 만들어주고 한 단계 한 단계 그에 적합한 프로그래밍을 생산하고 그것을 이루어감으로써, 업계 종사자들을 이해시키고 더 나아가 소비자들을 설득시켜 나가야 한다. 그 다음의 문제는 바로 어떻게 그 플랜을 실행하는가 하는 점이다.
지금까지 마케팅이나 브랜딩은 CSR 캠페인 포지셔닝에 맨 앞줄을 담당했는데, 그 다음 단계는 바로 ‘스토리를 말해줄 수 있는 PR’이 담당할 수 있을 것이다. 탄소 중립이 우리 생활에 어떻게 영향을 끼치며 그 의미가 무엇인지 설명하고, 기업의 오염배출 감소 공헌 활동 같은 것들을 설명하는 데에는 PR이 가장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가 속속 나오고 있다. 또한 리서치회사인 모리는 기업들이 마케팅이나 다른 커뮤니케이션 수단을 통해서 효과적인 CSR 신용을 끌어올리는 일에 실패를 거듭하고 있다고 전했다. 설문조사 응답자의 90%가 ‘기업은 그들의 CSR 활동에 대해 활발한 커뮤니케이션을 해야만 한다’고 답했으며, 60%는 그러한 활동은 분명히 기업에게 이익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응답했다는 것이다. 또 CSR 활동에 대한 커뮤니케이션 방법으로는 58%가 TV광고가 가장 효과적이라고 응답했지만, 실제 TV광고를 통해 기업들의 CSR 활동을 전해 듣는 경우는 단지 11%에 불과하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러한 조사결과를 종합해보면 아무래도 ‘구전(18%)’이 가장 효과적인 수단으로 판명되고, 인스토어 리플릿이나 포스터(16%), 인쇄광고(9%)가 그 뒤를 잇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즈니스 커뮤니티의 CSR팀 디렉터인 바네사는 “‘회사가 어떻게 행동을 하고, 그것이 사회에 어떤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정보에 대한 공공의 관심은 날로 높아만 가고 있다”고 전한다. 그들은 블로그 같은 웹소스를 통해서 서로 정보를 전달하고 확장하고 있다. 따라서 기업들은 그들의 CSR 활동을 딱딱한 페이퍼 형식의 리포트보다는 영상 형식을 차용한 다이내믹한 다이얼로그로 전환시켜야만 변해가는 흐름을 따라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대부분 마케터들 또한 CSR활동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지만, 시스템적인 문제가 여전히 남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 시간 범위에 대한 모호성, CSR에 관한 투자 대비 효율성의 문제, 그리고 그 평판이 오랫동안 이어져 과연 브랜드 프로파일에 지속적으로 남을 수 있는지 여부 같은 문제가 그들의 머릿속에 복잡하게 그려지고 있는 것이다. 이에 코카콜라 커뮤니케이션 디렉터인 존 챈들러는 “궁극적으로 그것은 예산에 대한 부담감을 벗어 던지고, 장기적 플랜을 포함한 브랜드의 미래를 위한 것이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만약 어떤 브랜드가 CSR 마케팅 전략 통합에 성공했다면 기업들은 그를 통해 다양한 혜택을 얻을 수 있다. 우선 사회복지의 향상과 더불어 브랜드 포지셔닝의 차별성을 강화해주며, 소비자와의 강력한 관계구축에도 도움이 되는 것이다. 또한 기업의 공공이미지 강화, 내부직원의 사기와 자부심 고취도 기대된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판매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이다. 인간적이고 도덕적인 기업에 소비자들은 강력하고 독특한 유대관계를 형성하려 하기 때문이다.




Posted by HS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