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1-02 : 2016년, Native Advertising의 원년이 될 것인가 HSAD 공식 블로그 HSAD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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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Native Advertising의 원년이 될 것인가

- 미국연방통신위원회의 네이티브 광고 규제 가이드 제시와 전망


함 창 대

일리노이 대학교 찰스 H. 샌디지 광고학과 조교수 /

cdham317@illinois.edu


네이티브 광고(Native Advertising)가 향후 미국 광고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주제 중 하나임을 부인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필자가 매학기 캠퍼스로 초빙하는 모든 미국 현업 광고인들 역시 모바일 광고·프로그래매틱 광고와 함께 네이티브 광고가 향후 광고계의 가장 뜨거운 주제가 될 것이라 꼽는다. 시장에 소개된 지 이미 몇 년 지난 시점에서 다시 네이티브 광고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지는 이유는 다른 광고들과는 달리 단지 광고주나 광고업계 뿐 아니라 언론사를 중심으로 한 콘텐츠 미디어 사들의 요구가 매우 크다는 점 때문이다.

이에 대한 대응의 일환으로 미국연방통신위원회(FTC)는 2015년 말 네이티브 광고에 대한 규제 정책 및 가이드를 발표했다<그림 1>. 광고에 관련된 FTC의 정책 가이드는 거의 대부분 광고주나 광고회사를 대상으로 했었던 것에 반해 이번 발표는 언론 및 미디어 사 또한 그 규제 범위에 포함시킨 첫번째 사례라고 한다. 네이티브 광고의 주도권과 그에 따른 이익이 광고주뿐 아니라 언론 및 미디어 사에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쇠퇴해가는 언론산업의 희망 vs. 소비자에 대한 기만

네이티브 광고는 간단히 말해‘ 기사화된 광고 혹은 광고형 콘텐츠’라 할 수있다. 사실 그 형식과 내용이 매우 다양하고, 이를 이용하는 플랫폼에 따라 세부적인 노출 프로세스나 보이는 형식이 달라지기 때문에 네이티브 광고를 하나의 정형화된 틀로 보긴 어렵다. 소셜미디어에서는 콘텐츠처럼 보이지만, 언론 사이트에서는 예전의 기사형 광고(Advertorial)와 유사해 보이기도 한다. 차이가 있다면 기사형 광고 혹은 퍼블리시티에 의한 광고는 그기사 혹은 콘텐츠가 스폰서를 받은 광고라는 것을 표기하지 않거나 표기하더라도 매우 애매한 방식으로 했다면, 네이티브 광고는 기본적으로 광고 혹은 스폰서된 콘텐츠라고 표기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는 점이다.

전통적인 신문을 중심으로 한 콘텐츠 혹은 미디어 사들에게 네이티브 광고는 가뭄의 단비 같은 존재이다. 미디어에 대한 기본적 신뢰를 바탕으로 한 네이티브 광고는 소비자들에게 거부감이나 상업적 메시지라는 의심(Skepticism)을 최소화해 전달할 수 있기 때문에 광고주들이 선호하는 것은 당연하다. 특히 기존 디스플레이 광고의 효과가 날로 저하되고 있는 현실에 비추어 볼 때 네이티브 광고는 향후 디지털 광고의 표준이 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더구나 인터넷 혹은 디지털로 뉴스 정보를 소비하는 이용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지금, 특별한 영업활동 없이 광고주들이 미디어 사의 네이티브 광고 플랫폼에 접속해 광고를 게재할 수 있기 때문에 영업비용 또한 상대적으로 낮다고 할 수 있다. 형식적으로 보았을 때 광고라기보다는 퍼블리시티를 기반으로 한 기사라고 할 수 있는데, 큰 차이가 있다면 네이티브 광고는 기자나 언론사의 게이트 키핑이나 편집 프로세스를 거치지 않고 광고처럼 독립적인 콘텐츠의 제작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네이티브 광고를 둘러싼 쟁점은 소비자들이 네이티브 광고를 광고로 인식하느냐 아니면 그 해당 언론사나 미디어 사의 신뢰도를 바탕으로 한 기사나 콘텐츠로 인식하느냐 하는 점이다. 사실 예전의 기사형 광고는 노골적인 상업적 메시지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비교적 명확하게 광고로 인식할 수 있었는데, 특히 미디어에 대한 독해력(Media Literacy)이 높은 독자들일수록 이러한 경향이 강했다. 그러나 언론사 혹은 미디어 사들의 신뢰도와 결합된 다양한 디지털 기술들은 사람들이 이러한 상업성을 인식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그러나 네이티브 광고가 단기적으로는 높은 광고효과를 얻을 수 있을지 모르나 장기적으로는 광고는 물론 미디어 자체의 신뢰성에 손상을 줄 가능성도 존재한다. 따라서 현저한 수익성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언론사나 미디어사들이 전격적으로 네이티브 광고를 수용하지 못 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성공적인 네이티브 광고

- 매체의 신뢰도+다양한 디지털 기술+심도 있고 재미있는 콘텐츠

앞서 말했듯 미디어의 신뢰도와 결합된 디지털 기술은 네이티브 광고의 효과를 증폭시킨다. 지난해 가장 성공적이었다고 평가받는 넷플릭스(Netflix)의 네이티브 광고 사례를 보자.

먼저 월스트리트저널에 게재된 ‘코카인경제(Cocainenomics)’라는 기사는 넷플릭스에서 방송되는, 콜롬비아의 마약왕 파블로 에스코바 이야기를 다룬 <나르코스(NARCOS)>라는 프로그램의 프로모션용 네이티브 광고 사례다<그림 2>. 이 온라인 기반 기사는 마약이 만들어내는 거대한 산업의 면모를 시리즈 기사를 통해 심층적으로 다루고 있다. 첫 번째 기사는‘ 신디케이트’<그림 3>, 두 번째 기사는‘ 끊임없이 변하는 마약공급선’ 기사이다.

이 시리즈 기사는 사진과 그래프, 그리고 무엇보다 다양한 비디오 자료들을 통해 마약이라는 거대한 산업의 여러 측면을 다루고 있는데, 이를 본 독자들은 자연스럽게 <나르코스>에 대한 관심을 갖고 시청하게 된다. 물론 이 기사의 상단에는‘ 코카인경제’라는 시리즈 제목과 함께‘ 스폰서가 제작한 콘텐츠-넷플릭스’라는 표기, <나르코스> 스트리밍 서비스로 가는 하이퍼링크, 그리고 WSJ 커스텀 스튜디오(Custom Studio)가 표기돼 있다<그림 4>.

이에 독자들은 다양한 멀티미디어 콘텐츠와 함께 기사를 읽다보면 어느새 마약이 만들어내는 또 다른 세상에 관심을 갖게 되고, 자연스럽게 링크를 통해 넷플릭스로 이동하게 된다. 단순하지만 명확한 이용자 경험계획을 기반으로 한 프로모션이다.

뉴욕타임스의 네이티브 광고 플랫폼은 브랜드 스튜디오(Brand Studio)다<그림 5>.‘ 페이드 포스트(Paid Post)’라고 표기된 브랜드 스튜디오의 기사인‘ 여성 수감자 보기(Look at Women’s Prison)’는 역시 넷플릭스의 드라마 <오렌지 이즈 더 뉴 블랙(Orange is the new Black)> 시즌 2를 프로모션하기 위한 네이티브 광고다<그림 6>. 이 광고 혹은 기사에는 여성들의 수감생활을 다루는 이 드라마와 관련된 다양한 콘텐츠들이 비디오와 텍스트를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 기사 하단에는“ 이 기사는 뉴욕타임스 기자에 의해 작성된 것이 아닙니다”라는 표기가 아주 작은 글씨로 들어가 있지만, 현란한 콘텐츠들에 가려 눈에 잘 띄지는 않는다. 이 네이티브 광고 역시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해당 프로그램의 시청으로 이어지게 된다.

넷플릭스의 또 다른 인기 프로그램인 <하우스 오브 카드(House of Cards)>의 네이티브 광고 역시 다양하고 깊이 있는 콘텐츠로 구성돼 있다<그림 7,8>.‘ 스폰서드 콘텐트(Sponsored Content)’라 표기된 이 네이티브 광고에는 드라마와 관련된 다양한 역사적, 정치적 사실 관련 통계 수치 등이 그래픽과 비디오, 텍스트 자료로 제공되고 있다.

넷플릭스의 최근 사례로 보는 네이티브 광고는 왜 이러한 형식이 성공적일수밖에 없는지 잘 말해주고 있다. 기존 미디어, 그것도 다름 아닌 뉴욕타임스 같은 미디어가 지닌 신뢰감을 바탕으로 흥미 있는 기사가 다양한 볼거리와 함께 기사 형식으로 제공된다는 점이 우선 돋보인다. 더구나 비디오나 현란한 그래픽으로 제공되는 다양한 수치는 독자들로 하여금 기사의 내용에 빠져들지 않을 수 없게 만든다. 뉴욕타임스가 실제로 제공하는 기사와 비교해도 질적으로 부족함이 없는 것이다. 따라서 이용자들은 뉴욕타임스가 제공하는 양질의 기사를 읽고 보는 것이지, 광고를 본다는 인식을 하기 어려운 구조이다.

이러한 네이티브 광고는 소비자에 대한 눈속임 혹은 독자들의 콘텐츠 이용을 방해하는 전통적 의미의‘ 광고’라기보다는 양질의 유익하고 재미있는 정보로 다가온다. 네이티브 광고는 결국‘ 콘텐츠의 질’로 승부하는 것이다.





FTC의 가이드에 대한 광고업계의 반응

FTC의 네이티브 광고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요약하면 ‘소비자를 속이지 말고 광고임을 명확하게 밝히라’는 것이다. 최근 미국의 한 저널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실제 독자들이 네이티브 광고를 광고로 인식하는 비율은 절반도 채 되지 않는다. 명확하게 ‘광고 (Advertisement)’라는 명칭을 쓰지 않는 한, 그리고 그러한 표기가 눈에 잘 띄는 위치에 노출되지 않는 한 네이티브 광고를 광고로 인식하는 비율은 더욱 낮아졌다.‘ 스폰서된(Sponsored)’이나 ‘비용이 지불된(Paid)’ 등의 표기를 보고 광고로 인식하는 비율은 매우 낮았으며, 왼쪽 상단이 아닌 다른 위치에 노출된‘ 광고’표시를 인식하는 비율도 낮았다. 소비자들은 사실 이러한 표기에 별로 주의를 기울이지 않기 때문이라고 한다. 더구나 광고업계의 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콘텐츠, 즉 기사의 내용이 재미있고 도움이 되는 것이라면 비록 그것이‘스폰서된 광고’라는 사실을 독자들이 명확하게 인식하더라도 크게 개의치 않는다는 것이다. 즉 광고든 아니든 재미있고 유익하면 잘 읽고 내용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며, 넷플릭스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 기사를 통해 바로 행동으로 옮길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FTC의 가이드에 대한 광고업계의 반응은“ 광고임을 명확하게 밝히고, 그‘ 내용’으로 승부하면 된다’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실제최근 저널리즘의 산업으로서의 하향화 추세에 따라 언론 전공자들의 취업이 예전에 비해 어려워진 것은 미국도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광고회사나 네이티브 광고 매체사들의 언론 전공자 채용은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현직 기자들과 프로그래머들 또한 네이티브 광고를 취급하는 제작사나 광고회사, 매체사로 옮겨가고 있다고 한다.

발표된 가이드에 따라 FTC의 향후 정책이 어떤 방향으로 네이티브 광고업계를 끌고 갈지 주목되고 있다. 어떤 이들은 FTC의 더욱 적극적인 개입과 관련법 정비 의지에 따라 2016년이 네이티브 광고의 초석을 다지는 해가 될 것이라고도 전망한다.

언론사나 미디어 사들이 네이티브 광고로의 진출을 꺼리는 것은 그것이 해당 미디어의 신뢰도와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이다. 독자들이 기사로 알고 읽은 콘텐츠가 기자가 아닌 마케터가 상업적 의도를 갖고 만든 것이었다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 그 기사는 물론 그 기사를 게재한 미디어에 대한 신뢰에 악영향을 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뉴욕타임스 같은 전통의 메이저 언론사들까지 네이티브 광고에 진출한 것은 그만큼 경영상 도움이 되기 때문이기도 하고, 네이티브 광고가 단지 기만이나 설득이 아닌 광고 본연의(Native) 가치인‘ 정보’를 제공해 주기 때문이라고 해석되기도 한다. 2016년의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흥미롭게 지켜볼 일이다.

Posted by HS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