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5-06 : LG WAY, 정도경영 에세이 - 당신의 선택은 무엇입니까? HSAD 공식 블로그 HSAD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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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홍 | 상무 / hchoi@hsad.co.kr
 
 

“모든 달걀이 다 부화되는 건 아니거든,
무정란이라는 게 있어. 수정(受精)되지 않는 알인데
그것은 아무리 애써도 부화되지 않아.
사람도 그렇지 않니
아무리 나이를 먹어도, 많은 경험을 해도
결코 부화되지 않는 미성숙 인간이 얼마나 많니.”


-김승희 산문집 <너를 만나고 싶다> 중에서-


무정란, 수정되지 않은 달걀입니다. 아무리 커도, 아무리 때깔이 고와도 부화가 되지 않습니다.

위 글은 사람에 대한 이야기입니다만, 기업 또한 마찬가지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경영성과가 아무리 높아도 기업윤리의식이 희박하다면 잠시 높은 성과를 보일 수는 있으나 불행한 결말을 보이는 사례들이 많습니다. 이러한 기업들이 위 글에서 말하는 무정란 같은 존재가 아닐까요? 윤리경영과 관련된 유명한 사례로 자주 거론되는 과거 엔론 사의 경우를 다시금 되새겨보면 이러한 점은 더욱 분명한 것 같습니다. 엔론은 <포천>이 선정하는 ‘미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America’s most Admired Company)’의 에너지 부문에서 1999년, 2000년 연속으로 1위에 오를 정도로 건실한 기업이었으나, 회계부정사건 이후 결국에는 파산이라는 비참한 종말을 맞았습니다.
그들에게도 기업의 비전과 윤리규범이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구성원 모두가 공감하지 못하고 실천하지 않는 사문화된 윤리규범이었기에 그들은 내일을 팔아 오늘을 살아간, 영혼이 부재한 무정란 같은 기업이 된 것은 아닐까요?

영혼이 있는 기업(Saving The Corporate Soul)
조금만 돌아가면 목표 달성을 위한 지름길이 보일 때 누구나 조금은 편히 가고 싶은 욕망을 느낍니다. ‘정도경영’이라는 LG만의 행동방식이 때로는 내 어깨를 짓누르고 나를 구속하는 귀찮은 짐처럼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화물차가 언덕을 오를 때면 어느 정도의 짐이 있어야 헛바퀴를 돌지 않고 힘차게 오를 수 있으며, 물살이 거센 냇물을 건널 때면 내 등에 짐이 있어야 물에 잘 휩쓸리지 않고 안전하게 건널 수 있는 것처럼 정도경영은 불의와 안일의 물결에 휩쓸리지 않게 하고 어려운 고개 하나하나를 묵묵히 넘어갈 수 있게 해주는 우리의 무게 중심이자 영혼 같은 것이 아닐까요?
무정란과 유정란, 오늘을 사는 기업과 내일까지 보는 기업. 당신의 선택은 무엇입니까?


Posted by HS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