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 : ‘신문의 날’ 기념 광고 HSAD 공식 블로그 HSAD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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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문의 날’ 기념 광고  
 
  디지털 시대이기에 더 소중한, ‘신문’을 말하다  
심 민 기 | 기획1팀
simstyle@lgad.co.kr
 
정확하고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지니며, 높은 직업윤리와 전문적 판단에 따라 고도로
가공된 심층뉴스를 전달해 주는 신문.여론이 바른 길을 갈 수 있도록 선도하는 기능은
앞으로도 신문 고유의 영역으로 계속 남아있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제작 前에 (몰랐던 사실)…

빨간 날 하나 없는’ 4월. 4월의 캘린더를 펼쳐보면 이렇다 할만한 공휴일은커녕, 그 흔한 기념일 하나 보이지 않는다. 혹자는 이렇게 이야기하겠다. “합법적으로 거짓말 할 수 있는 만우절이 4월 1일이고, 온 국민이 나무 심는 식목일이 4월 5일이 아닌가….”
물론 그런 날도 있다. 하지만, 적어도 이 글을 읽고 있을 광고·홍보 분야 종사자들이라면 반드시 주목하고 감사해야 할 ‘기념일’이 4월에 있다. 바로 4월 7일, ‘신문의 날!’
신문의 날은 대한한국 최초의 민간신문이자 순 한글을 사용한 <독립신문>의 창간일을 기념하기 위해 1957년 제정되었다. 이날 하루 각 신문들은 휴간하고, 그 한 주를 신문주간으로 정해 신문의 소중함을 국민들에게 알리는 각종 기념행사를 개최한다. 그리고 한국신문협회에서는 지금의 대한민국이 있기까지 신문이 수행한 역할과 국민의 생활에 끼친 영향을 알리는 광고를 내보낸다.


제작 中에 (들었던 생각들)…

휴대폰으로 은행업무를 보거나 위성TV를 시청하는 것은 이미 오래 전 이야기가 되었고, 최근 출시되는 벽걸이 TV와 PC는 무선 네트워킹되어 뉴스를 실시간 녹화하기도 하며, 이제 인터넷 기사 검색을 TV화면으로도 할 수 있다. 모바일·유비쿼터스·컨버전스…… 최근 많이 접하는 이 말들은 특정 기기나 매체에 국한해서는 그 의미를 제대로 설명할 수 없는 개념들이다. 디지털 기기(Digital Device) 간의 융합(Convergence)으로 집안과 집밖의 경계가 무의미해지고, 매체와 매체 간의 경계와 구분도 없어져 결국 전통적으로 정해져 있던 매체의 고유한 특성 역시 모호해지게 되었다. 그리고 이는 곧 현대 언론매체 중 가장 오래되었으며,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진 ‘종이 신문’이 그 존재를 위협받게 되는 것을 의미하는지도 모른다.

 
종이신문 위기론?

가장 아날로그적인 매체인 종이 신문의 위기는, 이른바 ‘통합성’과 ‘광속(光速)성’이라는 디지털의 속성에서 기인한다.¹ 다시 말해 세계의 모든 종류의 언어는 물론, 수 천 만 가지 컬러의 영상/음향 정보들을 0과 1, 단 두 가지 기호만으로 기록하고 읽어낼 수 있는 강력한 통합성과, 이를 빛보다 빠른 속도로 전세계 어디든지 보낼 수 있는 광속성으로부터, 아날로그적인 종이와 실시간 속보를 다루는 인터넷 사이에는 현격한 ‘속도의 차이’가 비롯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 ‘차이’는 속도의 시대라고 일컬어지는 현대사회에서 ‘어느 것이 더 낫다’는 식의 가치평가 기준을 넘어 ‘어느 것은 필요 없다’는 식의 존폐 결정의 잣대가 되어가고 있기도 하다.
더욱이 최근에는 그 유명한 ‘무어의 법칙(Moore's Law; 인텔의 공동 설립자인 고든 무어 회장이 1965년도에 한 연설에서 “마이크로 칩의 처리 능력은 18개월마다 두 배로 증대된다”고 한 데서 유래)마저 넘어섰을 정도로 빠르게 진전되는 오늘날의 기술 발전 속도가 바로 이런 성급한 예상을 낳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 과연 디지털 시대에는 종이 신문의 존재 가치가 없는 걸까? ‘디지털식’으로만 생각하면 정답은 명쾌한 ‘예스’다. 하지만 누군가 말한 것처럼 ‘20%의 합리성과 80%의 비합리성으로 살아가는’ 인간에게는 논리와 계산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영역이 있다. 바로 ‘감정’과 ‘느낌’이다. 첨단 디지털 기기에 복고적인 디자인이 가미되어야 인기를 끌며, VOD서비스나 디지털 TV를 제쳐두고 여전히 긴 시간을 투자하면서 극장을 찾기도 한다. 디지털 카메라가 보급된 뒤에도 여전히 인화된 사진을 간직하며, 책장을 정리하다가 우연히 발견한 빛 바랜 사진 한 장은 블로그 상의 50kbyte짜리 JPG 이상의 감정과 느낌을 전한다. 함께 마시던 차의 향기, 흘러 나오던 노래, 따사로운 햇살, 사람의 체온, 그리고 감정과 느낌! 0과 1만으로는 결코 표현될 수 없는 인간의 감성, 아날로그!

 
제작 後에 (드리고 싶은 말씀)

아날로그에서 답을 찾다
올해 한국신문협회 광고는 한국광고단체연합회가 주관하는 ‘대한민국 광고대상’에서 동상을 차지했다. 흑백 사진 속에서 보이는 신문의 다양한 모습들…… 신문으로 크게 나팔을 말아 목청 터져라 응원하는 아이의 모습, 연을 만들어 하늘 높이 날리는 모습, 그리고 곱게 접어 배를 띄우는 고사리 같은 손길에서, 우리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이들을 응원하고, 꿈을 꾸게 하며, 내일을 준비할 수 있도록 세상을 보여주는 커다란 창(窓)으로서의 신문을 되새길 수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디지털의 편익을 즐기면서도, 한편으로는 항상 그리워하고 동경할 모습들 속에서 신문의 변하지 않는 가치를 모두가 공감했던 것이다.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
이른 아침 대문 앞에 배달된 신문을 받아 들었을 때의 기분과, 인터넷 포털의 뉴스 페이지를 열었을 때의 그것을 어찌 비교할 수 있을까? 정보의 소중함을 새삼스레 깨닫게 해주던 매일 아침의 그 ‘기다림’과 ‘기대감’은 정말 이제 곧 사라질 운명에 처한 것일까? 어찌 그 뿐인가? 오후의 나른한 햇살 속에 커피 한잔을 마시며 읽는 신문, 그것은 이미 정보 습득 매체로서가 아닌, 즐거움 또는 휴식으로서 다가왔는데….
누군가가 그랬듯, 신문의 본질은 ‘종이’와 ‘잉크’에 있는 것이 아니다. 악의적 댓글과 근거 없는 소문, 불과 몇 시간만에 사건의 전모가 달라지는 실시간 기사들과는 달리 정확하고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지니며, 높은 직업윤리와 전문적 판단에 따라 고도로 가공된 심층뉴스를 전달해주며, 이를 바탕으로 여론이 바른 길을 갈 수 있도록 선도하는 기능은 앞으로도 신문 고유의 영역으로 계속 남아있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Posted by HS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