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wer Campaign
스페인의 태양이 빚어낸 스토리 "알페온"
월드 클래식 럭셔리 세단
2010년 9월 7일. 세계가 인정한 준대형 럭셔리 세단 ‘알페온’이 출시됐다. 알페온은 이미 미국과 중국에서 ‘라크로스’라는 이름으로 2009년 7월 출시되어 렉서스 등 프리미엄 브랜드와 경쟁하며 높은 판매율을 기록 중인 명차이다. 그 명성에 걸맞게 알페온은 크기·퍼포먼스·디자인·정숙성 등 모든 면에서 국내 동급 차종을 압도하기에 국내 준대형 세단과는 선을 긋는 마케팅 전략이 필요했다. 이른바 '레퍼런스 포지셔닝(Reference Positioning)'. 헤지스라는 국내 의류 브랜드가 해외 브랜드인 폴로와 빈폴 광고에 언급함으로써 자신의 가치를 그들과 동급으로 포지셔닝한 것이 그 대표적인 사례다. 이에 알페온과 어깨를 나란히 할 차종으로 수입 명차 3인방을 등장시켰고 '월드 클래스 럭셔리'라는 브랜드 슬로건에 걸맞는 이미지를 보여주기 위해 촬영은 이국적인 느낌과 모던한 분위기가 공존하는 스페인에서 이뤄졌다.
Mission Impossible! 5일의 제작기간, 4편의 제작물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7월 초순, 2대의 알페온은 항공편으로 스페인 발렌시아에 도착했다. ‘코스타 델 아사아르(오렌지 꽃의 해안)’라 불리는 이곳은 우리에겐 발렌시아 오렌지와 볶음밥과 유사한 파에야로 알려진 스페인 제3의 도시이다. 하지만 5일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4편의 광고물을 만들어내야 하는 제작팀에게 발렌시아의 아름다운 풍광 얘기는 사치와도 같았다.
첫째 날, 알페온의 첫 촬영이 발렌시아 CAC에서 시작됐다. 발렌시아 CAC은 ‘세계 건축계의 모차르트’라 불리는 산티아고 칼라트라바(Santiago Calatrava)와 마드리드 출신의 건축가이자 구조공학자인 펠릭스 칸데라(Felix Candela)의 작품으로, 스페인 현대 건축디자인을 대표하는 건물이다.
이곳에서 촬영된 광고물은 런칭 3편 중 ‘인테리어’편으로, 비교 차량으로는 독일사의 준대형차가 등장한다. 광고는 뜨거운 태양 아래 백색 기둥 사이로 달리는 독일사의 주행장면으로 시작된다. 카메라는 독일 명차의 내부에서 창밖을 바라보고 있다. 차 안은 기둥이 만들어낸 어둠과 기둥 사이로 들어오는 빛으로 어둠과 그늘이 빠르게 교차된다. 그 어둠과 밝음 사이에 A사의 인테리어는 숨었다 드러냈다를 반복하며 점차 그 모습을 어둠 속으로 감추고 알페온의 인테리어가 그 자리를 차지하게 된다. ‘독일 명차의 디자인조차 당신을 만족시킬 수 없다면. 이젠 진정한 명차를 만나야 할 때.’ 독일 명차의 실내 디자인 조차 알페온의 럭셔리한 실내 디자인에 그 모습을 숨기고 만 것이다.
interior
뜻 깊은 몬주익 언덕에서의 촬영, 그런데…
촬영 둘째 날. 프리 런칭의 촬영을 위해 발렌시아 교외의 ‘VALENCIA WHITE’라는 갤러리를 찾았다. 갤러리의 원형 구조물의 반복적인 문양은 국내에서 보지 못했던 모던하면서 미스터리한 공간을 연출해냈다. 광고제작에서 프리 런칭의 목적은 소비자들에게 알페온 출시에 대해 관심과 호기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 따라서 제작진은 기존 자동차 광고의 친절한 카메라 기법에서 벗어나 관습을 타파한 알페온만의 럭셔리함을 극대화하고 소비자가 호기심을 가질 수 있도록 알페온의 구석구석을 클로즈업과 블러 기법을 사용해 몽환적으로 그려냈다. 그러한 독특한 카메라 기법은 독일에서 작곡한 BGM과 함께 맞물려 프리 런칭의 느낌을 더욱 고조시키기에 충분했다.
프리 런칭의 촬영을 마친 후 촬영 팀은 발렌시아에서 300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바르셀로나로 촬영장소를 옮겼다. 바로셀로나는 카탈루니아 지방의 수도로 1714년까지는 독립된 왕국이었는데, 현재도 카탈루니아 어를 공용으로 사용하며 스페인 내부에서도 그 색채가 독특한 곳으로 유명하다. 촬영 팀이 갔던 날도 대규모 카탈루니아 독립운동 시위가 펼쳐져 시내 중심가에 100만 명의 시민들이 모여 독립을 외치고 있었다.
바르셀로나에서 촬영은 런칭, ‘정숙성’편부터 진행됐다. ‘정숙성’편은 몬주익의 영웅 황영조 선수가 달렸던 그 몬주익 언덕 ‘MIRAMA’ 터널에서의 뜻 깊은 촬영. 일본 차가 경쟁차량으로 등장하는데, 문제는 유럽을 통틀어도 촬영에 필요한 모델을 판매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촬영 이틀 전까지 수배된 차량은 그보다 상급모델. 차량이 수배가 되지 않는다면 3D로 차를 만들어 낼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촬영 팀은 포기하지 않고 독일에서 필요한 차량을 발견, 독일에서부터 스페인까지 수백 킬로를 달려 마침내 촬영 전날 몬주익에 무사히 도착할 수 있었다. 차량수배에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다음날 새벽까지 이어진 촬영은 바르셀로나의 아침 해를 맞으며 도심질주 장면을 끝으로 무사히 마무리!
exterior silence
“한국인들은 말도 안 되는 일을 해내고 있다”
촬영에 있어 제작팀이 은근히 걱정했던 게 있었다. 바로 스페인의 열광적인 축구사랑. 2010년 월드컵 열기의 중심이 스페인이었기에 혹시나 월드컵 시청을 위해 현지 스태프들이 촬영을 보이콧하지 않을까 전전긍긍한 것. 하지만 다행히도 스페인의 경기일정은 촬영 스케줄을 아슬아슬 피해갔고, 뜻밖에도 스페인 사람들은 월드컵에 대해 대한민국의 월드컵 열기에 비하면 이상하리만치 무관심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월드컵 기간 중 TV와 거리 곳곳에서 월드컵 관련 광고와 비주얼 등을 넘쳐나지만 스페인, 특히 바로셀로나의 경우 독립성향이 짙은 카탈루니아의 역사 때문인지 길거리에서 월드컵 혹은 스페인 국기 같은 이미지들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나중에 현지 스태프들에게 물어보니 그들의 축구에 대한 관심은 오직 바로셀로나와 빌바오?마드리드 등 자국 내 세 지방의 대표들이 펼치는 경기일 뿐이며, 바르셀로나에서 스페인 국기를 흔드는 일은 파시스트의 상징과도 같다고 했다. 하지만 네덜란드를 꺾고 80년 만에 우승을 차지하자 스페인 전역에서 ‘에스파냐’라는 외침이 터져 나왔고, 월드컵 우승의 날 바르셀로나 시내에서도 스페인의 국기가 넘실됐다. 스포츠가 지역의 화합을 이끌어 낸 것이다.
스페인 사람들의 월드컵 우승 함성을 뒤로 하고 촬영은 계속됐다. 스튜디오에서 밤새도록 내관 촬영을 마치고 마지막 ‘외관’편을 찍기 위해 해발 2,000미터 고지의 국립공원을 찾았다. 하지만 연일 이른 아침부터 밤늦게 계속되는 촬영으로 현지 스태프들 사이에서 ‘한국인들은 말도 안 되는 일을 해내고 있다’는 놀라움 섞인 투정이 튀어나왔다. 하긴 시에스타(점심시간 이후 취하는 낮잠 시간)라는 독특한 문화까지 가진 스페인 사람들이 휴식 없이 진행되는 강행군을 이해하지 못할 만도 했다. 하지만 한국인 스태프들의 우려와는 달리 역시나 프로. 스페인 특유의 뜨거운 열정으로 그들은 모든 촬영에 최선을 다해주었다.
‘외관’편은 내용 상 산 속에서 폭우를 만들어야 했다. 빗물에 경쟁차량의 페인팅이 씻겨 나가고 알페온으로 변화하는 모습을 담아야 했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바르셀로나 시내에서부터 수백 리터의 물을 실은 살수차 4대를 동원, 대형 살수 노즐을 설치해 36도 뙤약볕 해발 2,000미터의 산 속 도로에 인공폭우를 만들어 냈다!
알페온의 성공을 위해
‘총 촬영일수 5일, 4편의 제작물.’ 광고 역사상 전무후무한(?) 스케줄로 진행된 알페온의 촬영은 모두의 열정, 그리고 스페인의 길고 긴 일조시간 덕분에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새벽 6시부터 밤 9시까지 하루를 이틀처럼 모든 스태프들이 두세 시간만 자면서 만들어낸 역작은 8월 18일 프리 런칭을 시작으로 9월 7일 런칭편 3편을 동시에 방영하게 됐다.
이 글을 쓰고 있는 날도 포털 사이트는 알페온 출시 관련 뉴스로 달궈져 있다. 스페인 월드컵 우승의 기운을 고스란히 전해 받은 알페온의 광고가 준대형 세단의 경쟁에서 진정한 우승자로 우뚝 서기를 기대한다.
서경종
BS4팀 대리 | marspour@hsad.co.kr
입사 후 8년째 CR하고 싶다 윗분들 설득 중인 AE.
에이이~. 씨알도 안 먹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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