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07-08 : Special Edition - 문화 소비와 이미지 - 고전적 여가의 장을 넘은 가능성의 장 HSAD 공식 블로그 HSAD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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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적 여가의 장을 넘은 가능성의 장
김 종 I 수원대 체육학부 교수
chongkim@mail.suwo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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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정보화시대의 인간은 과거 어느 시대의 사람들보다 일과 생활에 있어 매우 바쁘게 지내고 있다. 그런데 생활이 복잡해지고 기계화되면서 발생하는 인위적인 변화들은 현대인에게 적지 않은 스트레스와 강박관념을 심어주는 결과를 낳고 있다. 과다한 업무·피로·불규칙한 생활·음주 및 흡연·스트레스 등으로 인하여 각종 질병 및 성인병 등의 발병률이 높아지고 있다. 그로 인해 그동안 현대인의 의식 속에 내재되어 있던 ‘여가생활 = 정신적인 안정을 구하는 것’이라는 제한적 개념에서 벗어나 새로운 여가생활을 지향하고, 평생학습이나 문화생활 등을 포괄적으로 인식하는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끊임없이 추구하고 있다. 특히, 도심에서 탈출하여 자연과 함께 하는 ‘아웃도어 라이프’는 새로운 여가형태로 발전되어 왔다.
 
인간성 상실로부터의 탈출구
 
아웃도어 라이프는 일상생활에서 벗어난 비일상적인 활동인 야외 레저활동의 범주를 넘어 이제 도심 속에서부터 더욱 적극적으로 자연과 함께 하려는 환경친화적인 활동으로 발전되고 있다. 더불어 그동안 형식과 룰이 별도로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동호인을 중심으로 이루어져 왔던 여러 아웃도어 스포츠들이 정식 규칙 아래 이루어지는 대회 형태로 자리잡는 양상도 나타났다.
특히, 과거의 생활에서는 찾아 볼 수 없었던 다양한 아웃도어 웨어(outdoor wear)가 젊은층을 중심으로 새로운 유행을 창조하고 있으며, 이와 더불어 신발 또한 일년 내내 어디서나 신고 다닐 수 있는 전천후 신발이 등장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상품들은 여러 마케팅 기법의 지원을 얻어 다양한 연령과 계층을 타깃으로 급속도로 확산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바야흐로 과거의 수동적인 여가활동에서 벗어난 적극적이고 능동적이며 자연친화적인 아웃도어 활동이 펼쳐지고, 그에 따른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의 출현을 초래한 것이다.

이렇듯 아웃도어 라이프를 추구하는 배경으로는 도시화를 비롯하여 산업화, 문화의 발달 및 여가시간의 증대 등을 들 수 있다. 지나친 도시화로 인한 인구집중 현상은 주거·환경·교통 등의 여러 가지 문제를 야기시키는 가운데 현대인들은 자연공간에서의 생활 기회를 빼앗기고, 지나친 경쟁의식에 따른 심리적인 압박과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 이러한 도시중심적인 생활환경은 사람들을 정신적, 육체적으로 허약하게 만들고, 이에 위기의식을 느낀 현대인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자신들의 삶에 새로운 돌파구를 찾기 위한 노력을 하는 것이다.
결국 분업화, 자동화된 현대사회가 초래한 인간성 상실의 위기를 극복하는 수단으로서 아웃도어 활동이 증대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아웃도어 라이프와 관련된 레저스포츠는 다른 어느 활동보다도 많은 사람들이 즐겨 참여할 수 있는 폭넓은 문화활동의 한 장르로서 우리 생활과 밀접한 관계를 맺게 되었다.
새로운 마케팅 수단으로 등장한 ‘X-game’
 
아웃도어 라이프가 가장 먼저 보급된 유럽에서는 그 의미가 매우 협의적으로 사용되었다. 야외생활 그 자체를 아웃도어 라이프로 여겼으며, 옷차림에 있어서도 아웃도어용으로 특별히 새로운 것을 고안했다기보다는 평상시의 캐주얼웨어에 한두 가지 기능이나 몇 가지 장비를 더한 것이었다. 이러한 고전적인 아웃도어 라이프의 개념이 파괴되고 현재의 새로운 개념으로 정립된 것은 미국에서이다. 이는 자연 속에서의 노숙을 통해 문명세계와는 다른 거친 환경 속에서 생존을 위해 견딤으로써 이러한 시련을 통하여 문명사회에서 연약해져 가고 있는 인간의 신체와 정신력을 다시 회복하려는 시도에서 출발하였다.
따라서 과거의 아웃도어 스포츠는 등산·낚시·여행·수영·캠핑 등과 같은 것에 그쳤는데, 현대생활에 있어서는 그 종류와 수가 연령과 계층에 따라 각양각색으로 변화되었다. 과거와는 달리 산이나 강, 바다뿐만 아니라 도심 속에서도 매우 다양한 형태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번지점프(bungee jumping) 같은 것을 그 한 예로 꼽을 수 있다. 1980년대에 처음 소개된 번지점프는 도심과 자연에서 함께 즐길 수 있는 아웃도어 스포츠의 대표적 사례가 된 것이다. 남태평양 펜테코스트섬 부족들의 성년식에서 유래한 번지점프는 최근 들어 절벽이나 다리에서 뿐만 아니라 도심 속에 인공 번지점프장을 설치 운영함에 따라 신종 비즈니스로도 부각되고 있다.
90년대에 들어 아웃도어 라이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1995년 미국의 스포츠 전문 채널 ESPN에서 개발한 ‘엑스게임(X-game)’이다. 엑스게임은 젊은이들이 취미로 즐기던 몇몇 레저스포츠를 스포츠게임으로 발전시켜 세계선수권대회를 개최할 정도로 매우 인기 있는 아웃도어 스포츠 이벤트로 자리잡았다. 극한 모험에 도전하는 스포츠라 하여 ‘extreme sports’라고도 불리는 이 엑스게임은 전 세계 동호인만 해도 5000만 명 정도에 이르며, 미국을 비롯해 유럽·호주·일본 등지에서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데 국내에도 약 2만 명 이상의 동호인들이 있다. 미국의 뒷골목에서 어김없이 눈에 띄는 스케이트보드는 ‘반항의 상징’으로 통하며, 젊은이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스노보드, 험준한 산맥을 자전거를 탄 채 등정하는 산악자전거(MTB), 스포츠클라이밍 등이 엑스게임의 출발이라 할 수 있는데, 이 엑스게임 종목들이 국내에 들어온 것은 80년대 후반부터 등장한 이른바 X세대(generation X)들의 등장과 맞물린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국내의 엑스게임의 인기는 최근 들어 크게 높아지고 있다. 서울을 중심으로 엑스게임 인구가 젊은층에게서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으며, 그 종목들 또한 수시로 변화하는 것이다. 이는 인터넷의 발달에 따라 해외 정보나 새롭게 개발된 경기 등이 신속히 전달되기 때문인데, 그와 더불어 기업이나 지방자치단체들의 새로운 마케팅 수단으로 엑스게임 파크가 건설되면서 엑스게임에 대한 인식도 바뀌고 있다. 이러한 엑스게임의 저변 확대에는 TV의 역할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최근 공중파방송에서 엑스게임을 중계방송함으로써, 10대 이후부터 20대까지의 소비자를 목표시장으로 하고 있는 기업들에게 엑스게임의 스폰서십에 대한 큰 관심을 끌었다. 즉, 기업들이 새로운 스포츠마케팅 도구로서 엑스게임을 활용하려는 경향을 나타내는 것이다. 이는 엑스게임이 다른 종목과는 달리 하계게임과 동계게임으로 나뉘어 이루어지고 있으며, 지역의 특성에 따라 종목을 가감하는 등 탄력적으로 운영되고 있어 해마다 종목이 추가될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아웃도어 라이프가 단순히 야외에서의 스포츠나 여가활동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자연에 도전하고 자연의 법칙을 규칙으로 이용한 현대적인 스포츠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엑스게임은 아웃도어 활동의 활성화에 큰 역할을 하였다고 말할 수 있다. 또한 TV 방송사에서 개발된 엑스게임으로 인하여 아웃도어 스포츠의 상업화가 더욱 활발하게 이뤄지고, 이를 이용한 마케팅 활동 또한 의류·신발·음료 등 여러 분야에서 다양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점은 아웃도어 라이프의 발전에 따른 마케팅 분야의 새로운 가능성을 시사해 주는 것이다.
TV 등과 연계된 비즈니스로 발전
 
산업화 이전의 아웃도어 라이프는 자연과 함께 호흡하며 생존의 방법으로 또는 삶의 일부로 여겨져 왔으며, 일에 쫓기어 자신의 여가시간을 소중히 여기고 있는 현대인들과는 달리 삶의 멋을 위한 아웃도어 라이프를 즐겼다. 또한 자연에 대한 인간의 한계와 인간의 무한한 잠재력을 알아보기 위한 시도로서 아웃도어 활동을 하기도 하였다. 고전적인 아웃도어 활동인 등산·암벽등반·스킨스쿠버 등은 현재까지 가장 일반적인 아웃도어 활동으로 꼽히고 있다.
이러한 아웃도어 활동은 산업사회와 정보화 사회를 거치면서 현대인의 새로운 여가문화 활동으로 발전되었으며, 경제활성화와 생활수준의 향상, 노동시간의 감소로 인하여 보다 인간적인 생활과 자기발전의 시간으로 활용하기 위한 수단으로 변화되고 있다. 이로 인하여 매니아를 중심으로 다양한 아웃도어 활동이 개발, 보급되기도 했는데, 이렇듯 스포츠를 중심으로 하는 아웃도어 활동들은 사회가 변화되면서 다양한 형태로 발전되어 왔으며, 상업화와 함께 더욱 그 활동이 더욱 전문화되고 직업화되는 경향도 보이고 있다.

미래 지식정보시대에는 정보통신 기술이 더욱 발달되고 이를 통한 생활지원 서비스가 더욱 강화될 것이다. 인터넷과 멀티미디어의 발달로 자신이 원하는 정보를 자신의 입맛에 맞게 수시로 얻을 수 있으며, 또한 가공할 수 있게 되었다. 예를 들어, 신문을 읽더라도 자신의 흥미사항에 대하여 국한된 검색어로 자료를 선별하여 출력할 수 있어 단시간에 필요한 정보만 한 데로 모을 수가 있다. 사람들은 이러한 서비스를 이용하여 ‘생활’의 시간을 절약하고, 취미나 문화생활 등에 보다 많은 시간을 배분하는 것이 가능해질 것이다. 또한 주 5일 근무와 노동시간의 단축에 의해 여가시간이 증대되고 근무형태가 다양화함에 따라 여가의 향유 방식 또한 유연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미래의 사회현상의 변화와 여가시간의 증대는 현재와는 또 다른 아웃도어 라이프의 변화를 가져올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첫째, 위성방송과 인터넷 등 다양한 대중매체의 발달로 인하여 아웃도어 라이프의 상업화가 가속화될 것이다. 국내에도 기존의 4개 공중파 방송을 포함하여 8개의 스포츠전문 채널이 있으며, 향후 6개의 스포츠 전문 위성방송 채널이 출현하게 된다. 따라서 TV의 콘텐츠로서의 아웃도어 활동들이 각광을 받게 되며 원시적이고 자연친화적인 동시에 인공적인 성격도 가미될 것인데, 이러한 자연친화적인 아웃도어 활동들은 그 형태와 방식이 인간의 한계를 시험하는 양상으로 발전하게 될 것이다. 또한 수직적 통합마케팅이 활성화되어 아웃도어 스포츠 이벤트의 개최자가 TV, 아웃도어 선수 또는 팀을 모두 소유하거나 통제할 수 있는 위치에 서게 됨에 따라 아웃도어 스포츠 이벤트에 참여하는 스폰서에게 최상의 이익을 제공하게 될 것이다.
한편, 아웃도어 라이프는 도시화와 산업화로 상실된 인간성을 회복하고 사회 통합적인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대안이 될 것이다. 지역사회 활동에 보다 많은 시간을 배분하게 되고, 지역의 자치활동과 같은 취미를 지닌 사람들이 모인 동호회 활동, 스포츠를 통한 교류 등이 활발하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건강하고 활력 있는 고령인구의 증가로 도심 속의 인공적인 아웃도어 라이프가 활성화될 것이다. 또한 아웃도어 라이프가 사이버화하여 사이버 아웃도어 활동들이 크게 증가할 것이다. 시간적, 경제적인 여유가 없는 관계로 직접 체험할 수는 없지만 정보통신의 발달로 자신이 원하는 아웃도어 활동을 사이버상에서 간접 경험하고 즐기는 새로운 문화가 형성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결국 21세기 아웃도어 라이프를 주도하는 아웃도어 스포츠는 기계문명의 발달과 환경친화적인 요소가 함께 가미되어 TV의 영향으로 참여스포츠에서 관람스포츠로 발전되는 새로운 현상으로 나타날 것이다. 특히, 아웃도어 라이프가 독립적으로 발전되기보다는 스포츠·레저·관광·TV 등과 함께하는 아웃도어 비즈니스로 변형되어 ‘퓨전 아웃도어 라이프’의 양상을 띠게 될 것으로 전망되는 것이다.

Posted by HS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