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07-08 : Global Report - 중국 광고에는 '중국'이 들어 있다! HSAD 공식 블로그 HSAD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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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광고에는 '중국'이 들어 있다!
   임 성 봉 차장, skkye@lgad.lg.co.kr   계 성 국 차장 I 북경사무소
  sblim@lgad.lg.co.kr
<광고1> 만약 만리장성을
한 사람이 건설한다면?
 

 
<광고3>성장에는 피해갈
수 없는 상처가 있다.

<광고4> BAND-AID의 믿음
치유되지 않는 상처는 없습
니다.

<광고5> 이것이 당신의 몸
을 지탱한다면...
 
“중국에서도 광고하냐?”
 
중국지사로 발령을 받은 후 절친한 친구 몇 명이 모여 내가 떠나는 아쉬움을 나누는 자리를 가졌다. 술잔이 오고 가던중 한 친구에게서 “중국에서도 광고를 하느냐? “는 질문을 받았다. 그 친구가 ‘일반 대중의 표본’은 아니지만, 광고업에 종사하지 않는 사람, 그리고 중국을 직접 접해 보지 못한 사람이라면 거의 대부분이 그 친구와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설사 광고업에 종사하더라도 중국과 연관된 분야가 아니라면 중국의 광고 상황에 대해 모르는 것이 당연할 것이다. 솔직히 말하면, 나 또한 당시에는 중국의 광고업계에 대해서 아는 것이 거의 없었다.

중국은 등소평(鄧小平)의 개혁, 개방 정책 이후 국가경제가 빠르게 성장, 발전하였고, 그와 아울러 광고매체도 함께 발전하였다. 중국 국가광전총국(國家廣電總局)의 통계에 따르면 방송국이 전국적으로 3,000개(위성TV, 유선TV 포함)가 넘고 있으며, TV 보급률은 전체 인구의 87%에 이르러 TV 시청 인구가 10억을 초과하는 거대시장으로 급성장하였다. 그 중에서도 유선TV를 시청하는 가정이 8천만 호로, 세계에서 TV 시청 가정이 가장 많은 국가로 발전하였다. 지금은 인터넷 매체까지 등장하여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는 상태인데, 인터넷망 구축 등의 인프라 미비로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기도 하다.

이러한 중국의 광고업계에 대해서는 여러 경로를 통해 소개되고 있는 바, 여기서는 현장에서 업무를 하면서 느끼는 몇 가지 특징 중 두드러지는 점들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광고비를 선불로 내는 공급자 우선의 시장
 
중국 광고업계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매체대행사가 매우 활성화되어 있다는 점이다. 중국에서의 주요 종합광고대행사는 중국 내 매체사 또는 광고대행사와의 합자를 통해 설립된 4As 광고대행사인데, 현재 중국의 10대 광고대행사 중 6개 회사가 바로 4As 광고대행사이다. 상대적으로 로컬 종합광고대행사는 매우 취약한 구조를 띠고 있는데, 이 양자의 성격은 비교적 명료하게 구분되어 왔다.

즉, 일찍이 중국에 들어와 국제 브랜드를 기획, 관리했던 경험과 국제적인 네트워크를 갖춘 4As 대행사가 시장 내에서 확고한 위치를 점하며 중국 광고의 크리에이티브 수준을 이끌어 온 반면, 로컬 광고대행사는 광고 비주얼의 중요성보다는 메시지 내용을 중요하게 여기며 직접적으로 돈이 되는 부분을 필요로 했던 초기 광고업계의 영향에 따라 매체 중심의 양적 성장을 나타냈던 것이다.

그런데 매체대행사의 활성화는 중국의 TV 및 신문광고가 공급자 우선의 시장구조로 형성되어있음을 반영하는 것이기도 하다. 전국망을 갖고 있는 CCTV의 광고 시간대를 판매하는 대형 매체대행사로부터, 각 지역 유력 신문의 광고란을 판매하는 매체대행사 및 소규모 브로커에 이르기까지 현재 중국의 매체대행사는 그 규모와 성격이 다양하다. 이들은 경우에 따라서는 일정 시간대 또는 지면에 대한 독점권을 가지는데, 입찰 또는 연간 거래량에 따라 그 권리를 부여받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현상은 4As 대행사의 미디어 그룹(media group)을 통한 대응, 개방에 따른 전세계적 광고 추세의 유입, 그리고 중국에 진출한 각 기업의 광고에 대한 질적 향상 요구로 인해 점차 줄어들고 있 는 상황이다.

한편, 매체와 관련한 또 하나의 특징은 광고비의 ‘선불제’를 꼽을 수 있다. 물론, 매체사와 광고대행사간의 축적된 관계, 즉 빌링 규모에 따라 일부 후불이 가능하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광고비 지불은 선불제로 운영되는 것이다. 그런데 선불제가 앞서 설명한 광고 시간대 및 지면의 ‘공급자 우선 원칙’에 의거해 운영되는 점 또한 눈여겨 볼 만하다. 즉, 광고비를 먼저 지급하더라도 집행 시기 및 위치에 대해서는 매체가 사전 통지없이 일정 정도(예를 들어 3∼4일 정도)를 변경, 운영할 권한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매체를 집행하는 실무자의 입장에서 당혹스럽기 짝이 없는 것이다.

중국 광고시장의 두드러진 특징 중 또 하나는 기업들의 광고량에 있어 중국 기업과 외국 합자기업이 현저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 기업의 광고량은 외국 합자기업 광고량의 8배에 달하고 있다. 특히 2000년도 광고량 투입 순위 20위까지가 모두 중국 기업인 것을 감안하더라도 중국 기업의 광고 투입량은 엄청난 성장을 나타내는 데 비해, 외국 합자기업들은 상대적으로 광고예산을 줄이고 스폰서 활동이나 이벤트, PR 활동 등에의 투입을 통한 효율화를 꾀하는 점이 눈에 띄고 있다. 이는 중국 기업이 전국적인 유통망을 통한 대량판매(mass sales)를 벌이는 반면, 외국 합자기업들은 중점 전략지역 또는 유통을 통한 선택적 영업을 추구하는 현상을 반영하는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

한편, AC Nielsen의 조사 결과 지난 2000년 광고 투입량이 가장 많았던 3대 제품 중 두 가지가 건강보조제품 및 의약 관련 품목이었다는 것과, 닷컴 회사의 광고가 강세였다는 것도 중국 광고시장의 특징 중 하나로 분석되고 있다(그런데 최근 들어 한국과 마찬가지로 중국에서도 인터넷 사업에 대한 기대가 무너짐에 따라 닷컴 광고가 눈에 띄게 줄어 든 것이 현실이다).

지금까지 간략하게나마 중국 광고업계의 상황을 살펴보았다. 이에 중국의 특징을 최대한 접목시킨 광고 컨셉트에서 비롯된 보건의약품 및 인터넷 관련 광고를 살펴보는 것도 의의가 있을 것으로 생각되어 여기 소개한다.

 
가장 중국다운 것에 기초한 크리에이티브
 

사례1 : 인터넷 회사 ‘網易’
인터넷의 기본적인 특성으로부터 출발한 광고로서, ‘혼자서는 아무 일도 할 수 없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다. 카피에서도 알 수 있듯 “만약 혼자서 만리장성을 만든다면?”이라는 역설적 물음을 던지고 있다.

그런데 여기에 나오는 모든 예는 중국 사람들의 문화와 생활 속에 존재하는 가장 중국다운 것이며, 또한 혼자서는 할 수 없는 것들이다. 화약은 중국의 대표적인 발명품이며, 춘절(春節; 중국의 설)에 실시하는 용무(龍舞)는 7∼8명의 남자가 용의 머리, 몸체, 그리고 꼬리 부분을 높이 들고 여의주를 든 사람의 지휘하에 위, 아래로 움직이며 춤을 추듯이 움직이는, 새해를 경축하는 전통무이다. 그리고 탁구는 현대 스포츠이기는 하지만 중국을 상징하는 스포츠로서 이 역시 혼자서는 불가능한 것이다.

마지막 용선(龍船) 경기는 단오절에 굴원(屈原; 초나라 사람으로 초나라가 멸망하자 강에 뛰어들어 목숨을 끊음으로써 애국심을 나타냄)을 기념하여 실시하는 것으로 강에서 배를 이용해 펼치는 전통경기인데, 이것 또한 방향타를 다루는 사람과 북을 치는 고수 등 7∼8명이 함께 힘을 합해야 가능한 것이다.
이러한 일련의 광고는 중국의 상징적 특성에 기초한 컨셉트와 수준 높은 제작력이 결합한 수작이라 할 수 있다<광고 1, 2>.

<광고2>
만약 장성을 한 사람이 건설한다면?
만약 화약의 사용을 누구도 모른다면?
만약 명절을 한 사람이 축하한다면?
만약 탁구를 치는데 상대편이 없다면?
만약 도전을 앞두고 孤軍奮戰한다면?
단지 함께 참여하고 함께 즐겨야만 우리는
12억 배의 강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인터넷의 역량 즉 인터넷이
사람의 역량을 집중시킨다는 것이다
사례2 : 의약 밴드 회사 ‘BAND AID’
“성장에는 피해 갈 수 없는 상처가 있다” 는 카피가 화면 좌측에 써 있어 내용을 더욱 이해하기 쉬운 광고로, 사람이 성장하며 겪는 감정의 상처를 표현하고 있다.
사랑하는 여자에게 꽃을 주며 사랑의 감정을 표현하려고 하는데 남자 친구가 있다는 것을 알았을 때, 그리고 자기가 좋아하는 장난감을 갖고 싶어 하는데 엄마가 사주지 않았을 때, 유치원 연극활동에서 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받을 때... 모두 성장 과정에서는 마음의 상처를 받기에 충분한 내용들이다. 50년 만에 남북한의 대표들이 만나는 장면과 “치유되지 않는 상처는 없습니다” 라는 카피가 너무 절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상처에 관련된 의약품이라는 것을 마음의 상처에 연결한 컨셉트가 돋보인다<광고 3, 4>.

사례3: 칼슘 보조제 ‘巨能丁’
유조(油條; 튀긴 빵)는 중국인들이 거의 매일 먹는 아침 식사 중의 하나이다. 역사에 따르면 송나라 사람들이 매국노인 진회(秦?)와 그의 아내를 증오하는 마음에서 두 개의 빵가루로 된 덩어리를 감아 기름에 넣어 튀겨 먹으며 그 증오심을 해소했다고 한다. 유조는 겉은 바삭하고 안은 부드러운 맛인데, 그 속은 밀가루가 부풀어서 텅 빈 것이 특색.

이 광고는 그러한 특성에 착안한 것으로서, 칼슘이 부족한 뼈는 마치 유조와 같이 겉보기에는 좋지만 속은 푸석푸석하여 언제나 골절되기 쉽다는 것이 잘 표현되어 있다. “만약에 이것이 당신의 몸을 지탱한다면...” 이라는 카피와 어우러져 칼슘이 부족하면 뼈에 문제가 생긴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는데, 중국인들은 유조의 그 느낌을 잘 알고 있을 터이므로 호소력이 증가되고 있다. 2000년 중국 광고대상 수상작이기도 하다
<광고 5>.

함께 변화해야 할 LG애드 중국지사
 
중국의 경제는 2008년 북경올림픽 유치 및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을 앞두고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데, 그 두 가지가 모두 성공할 경우는 경제발전 속도가 현재보다 더 빨라질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이러한 경제성장은 필연적으로 광고 수요와 연계되는 바, 광고시장의 성장 또한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특히 중국의 WTO 가입은 국내 기업들에게 많은 변화를 요구할 것이다. 국내 기업들은 기존의 틀이 아닌 미래 지향적인 브랜드 이미지 수립을 위해 광고를 강화해야 할 것이며, 외국 기업들은 중국시장 진입을 위한 광고 투입에 적극 나설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중국은 사회주의 국가이며, 항상 돌발적으로 발생하는 특수한 상황이 끊이지 않는 곳이기에 장밋빛 기대만 가져서는 안될 것이다.
하지만 분명한 건 중국이 변하고 있고, 중국의 광고 시장 또한 변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변화는 LG애드 중국지사의 위상과 기능의 변화를 함께 요구하고 있음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Posted by HS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