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11-12 : Issue & Lecture - O&M 월드와이드 쉘리 라자러스 회장 특별 강연 HSAD 공식 블로그 HSAD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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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의 힘에 관한 7가지 이야기  
 
 Ⅱ: O&M 월드와이드 쉘리 라자러스 회장 특별 강연
 
번역·정리 : 김 소 정 | 인재개발팀
soey@lgad.lg.co.krr
 
 
미국 내 대표적인 여성 CEO로 꼽히는 O&M 월드와이드의 쉘리 라자러스(Shelly Lazarus) 회장이 지난 9월 29일부터 10월 1일까지 개최된 ‘LG애드-WPP 세미나’에 참석, LG애드 임직원을 대상으로 특별강연을 했다.
이번 세미나의 Keynote Speech로 마련된 쉘리 라자러스 회장 특별강연은 9월 30일 LG트윈타워 대강당에서 ‘브랜드의 힘(The power of brands)’을 주제로 약 1시간 20분에 걸쳐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 쉘리 라자러스 회장은 “제품과 브랜드는 다르다”고 강조하며, 브랜드의 속성, 역할, 가치 등 그 중요성에 대해 일곱 가지로 정리해 설명했다. 특히 라자러스 회장은 “최근 LG애드가 Vision Statement로 채택한 연(緣)이야말로 서구적인 사고와 한국적인 감성이 결합된 최고의 키워드”라고 말하고, “이를 잘 다듬어 나간다면 LG애드는 최고의 브랜드를 창출할 수 있는 강력한 도구를 갖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쉘리 라자러스 회장의 특별강연 주요 내용을 요약, 정리해 소개한다. <편집실>
 
 
이렇게 LG애드에 와서 여러분을 만나 뵙게 되어 너무나 반갑습니다.
저는 WPP의 임원분들과 여러분들이 열심히 추진해 온 ‘Re-Birth’ 프로젝트에 완전히 매료되었습니다. 90년대 초 오길비앤매더가 겪었던 Re-Birth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드는데, 우리는 현재 그 당시의 Re-Birth를 통해 많은 혜택을 입고 있습니다.
그리고 여러분의 Re-Birth와 관련된 주제 중 하나가 ‘연(緣)’이라고 들었습니다. 저는 가장 서구적인 사고와 가장 한국적인 감성을 결합시킨 이 ‘연’이라는 키워드가 굉장히 매력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여러분이 ‘연’을 제대로 적용만 하면 세계 최고의 브랜드를 구축할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저는 브랜드의 가치에 대해서 분명하게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요즘 주위를 둘러보면 저뿐만 아니라 ‘모두’ 아는 것 같습니다. 적어도 말은 다들 그렇게 하고 있는데, 그래서 조금은 걱정입니다.
그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먼저 분명히 구분하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제품은 브랜드와 다르다’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늘 이 두 가지를 혼동해서 생각하는데, 절대로 제품과 브랜드가 같을 수 없습니다. 모든 브랜드는 그 안에 제품이 있지만, 모든 제품이 브랜드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또 제품은 가시적인 요소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기능·속성·가격·모델·빠르고 튼튼함·머리로 이해할 수 있는 합리적인 이익’들이 바로 그것입니다.
예를 들어 탄산음료는 갈증을 해소하고, 운동화는 달릴 수 있도록 해주며, 신용카드로는 물건을 사고, 컴퓨터는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실행시키는 것입니다.
반면, 브랜드는 ‘소비자의 마음과 생각에서 만들어지는 것’이며, 제품과 사용자 사이에 형성되는 하나의 ‘관계’입니다. 갈증 해소는 어떤 탄산음료로도 할 수 있지만, 코카콜라는 하나의 독특한 경험입니다. 나이키는 삶의 방식이고, 코닥은 단순한 필름이 아니라 한 개인의 인생 기록입니다. 세계 어디를 가도 아멕스카드를 플라스틱 조각으로 보는 데는 없습니다.
합리성·제품 속성·기능 등은 구매결정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하겠지만, 브랜드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브랜드는 감정과의 연결고리, 어떤 관계에 관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이 준비한 새 비전인 ‘연(緣)’이라는 철학과 정서적 유대감에 관한 이야기는, 여러분도 브랜드가 복잡한 감정들과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그런데 많은 광고주들은 브랜드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브랜드를 세제·샴푸·커피·인스턴트식품 등의 제품을 팔기 위해 덧붙이는 화려한 요소들로만 생각합니다. 또한 경험에 비춰봤을 때 많은 광고주들은 제품이 기능적이거나 정교할 때 또는 가격경쟁력이 있을 때는 브랜드의 중요성에 대해 언급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저는 몇 달 전에 포드자동차 경영진을 대상으로 브랜드에 대해서 이야기한 적이 있습니다. 그 자리에 계신 많은 분들은 ‘브랜드란 기계가 정교하지 않을 때에나 비로소 최후의 수단으로 내세우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브랜드는 단지 하나의 포장에 불과하고, 차를 팔 수 있는 방법은 바로 후드 밑에 있다고 마음속 깊이 믿었던 것이었습니다. 시트메탈·디자인·엔진파워, 모두 합리적인 가치입니다. 그렇게 제품이 좋기만 하면 가만히 있어도 잘 팔릴 것이라도 믿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저는 자동차가 소비자의 감성과 가장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 제품이라고 얘기했습니다. 자동차는 일상의 동반자이자 도우미이며, 여러분 가족의 보호자입니다. 여러분을 자유로 안내해 주는 해방자입니다. 여러분의 성공의 상징이며, 여러분의 신전이기도 합니다. 차만큼 한 개인을 잘 표현하는 것도 없습니다. 마치 우리의 집과도 같습니다. ‘차를 보면 사람을 안다!’, 그것이야말로 감정·자존심이 걸린 문제 아니겠습니까? 세계 유수의 자동차 브랜드들은 바로 그런 소비자들의 감성에 접근하고 있습니다.
벤츠·혼다·랜드로버·볼보 등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의 성공은 단순한 자동차 자체의 기능 측면을 초월하고 있습니다. 벤츠는 품격·엄숙함·리더십에 관한 것이고, 혼다는 실용주의를 강조합니다. 랜드로버는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달리는 차입니다. 그래서 비록 슈퍼에 가는 것이라 할지라도 이국적이고 모험을 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게 해줍니다. 반면 볼보는 바퀴 위의 가족의 안정성을 대변합니다.
이 으뜸 브랜드들은 제품의 어떤 속성을 기반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우수한 기능들이 합쳐져 사용자에게 일관되게, 하나의 의미 있고 감정과 연결되는 관계로 승화됩니다.

사람들은 종종 정말 좋은 브랜드, 강력한 브랜드를 갖고 있다는 것을 어떻게 알 수 있는지 묻습니다. 저는 맥도날드를 예로 들어 얘기합니다. 사람들에게 “맥도날드가 운영하는 호텔을 어떻게 묘사할 수 있겠느냐”고 질문했습니다. 그 결과 내부 모양새·스타일·색깔, 방문하면 어떤 경험을 할지, 투숙하면 어떤 기분이 들지, 프런트 데스크에 있는 직원들이 어떠할지 모두 알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맥도날드라는 브랜드는 너무나 정의가 잘 되어 있어서 소비자들은 브랜드 경험을 전혀 다른 제품에 그대로 적용할 수 있었습니다. 브랜드의 강력한 본질 때문에 소비자는 그것을 다른 제품 범주에서도 쉽게 적용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브랜드, 특히 강력한 브랜드는 그 어떤 제품 자체보다 더 큰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럼 브랜드가 더 가치 있는 것이냐고요? 강력한 브랜드는 무엇이 달라서 사람들이 그 힘과 중요성에 대한 절대적인 믿음을 갖게 되는 것일까요?
여러분께 브랜드가 단순히 보기에만 좋은 것이 아니라 실제로 사업의 원동력이기도 하다는 사실을 다음과 같이 제시하고자 합니다.

브랜드는 독자적인 요소다! - Ownable!

제품과는 달리 브랜드는 그 회사의 독자적인 요소입니다. 오늘날에는 제품 혁신이 장기적으로 회사에 어떤 차별성도 주지 못합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제품 혁신이 일어나면 평균 6개월 이내에 모방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그러나 브랜드는 여러분의 제품 중 다른 사람이 복사하거나 모방할 수 없는 유일한 부분입니다. 다른 회사에서 IBM처럼 보이고 들리는 광고를 만들 수는 있지만, 그렇다고 그 회사가 IBM이 되는 것은 아닌 것처럼 말입니다.

신뢰를 준다! - Conveys Trust!

브랜드는 소비자에게 신뢰를 전달하는 값진 역할을 합니다. 브랜드는 신뢰에 대한 보험이며, 여러분이 한 약속에 대한 보증서입니다. 따라서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는 무너지고 기업 이미지와 생존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거짓약속을 해서 브랜드가 손상될 위험에 처하게 할 회사는 어디에도 없습니다. 브랜드를 갖고 있다는 것은 여러분이 소비자에 대한 약속을 지킬 것이라는 뜻과도 같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선순환합니다. 브랜드가 약속을 하고, 제품은 그 약속을 지킵니다. 그렇게 되면 브랜드는 계속 약속을 할 수 있고, 완벽한 원이 형성됩니다. 바로 이런 과정이 있기 때문에 글로벌 브랜드들이 신규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할 수 있었습니다. 결국 사람들은 브랜드에 담긴 ‘품질에 대한 약속’을 믿고 사는 것입니다.



브랜드는 정보압축 그 자체다! - Compress Intormation!


현재와 같은 정보의 홍수 속에서 브랜드만큼 정보를 잘 압축하는 것은 없습니다. 모든 속성, 합리적인 것과 감정적인 속성을 하나로 묶어 줍니다. 이름만 들어도 바로 그 브랜드의 모든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미지가 보이며, 느낄 수 있고, 냄새도 맡을 수 있으며, 생각이 떠오릅니다.
우리는 사방에서 정보를 받아보고 있습니다. 언론을 통해, 인터넷을 통해, 자료·주장·약속 등등 너무나 많은 내용을 접하게 되는데, 브랜드는 그 많은 정보를 하나의 이미지로 압축하기 때문에 마치 편리한 ‘속기’와도 같은 것이라 비유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디즈니 애니메이션’이라는 말만 들어도 어떤 영화인지 짐작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정보압축은 소비자에게도 값지며, 회사에게는 돈으로도 그 가치를 측정할 수 없을 정도로 귀한 것입니다.

일관성을 유지해준다! - Organizing Principle!


브랜드는 회사에게 일종의 일관성 유지 역할을 해줍니다. 브랜드가 무엇인지 이해하면, 브랜드가 관계자에게 어떤 약속을 하는지 이해하면 사업을 영위하는 방향을 설정하는 데 엄청난 도움을 받은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나이키는 나이키 브랜드가 인간의 육체적 노력을 나타내고 있다는 것을 너무나 분명하고 명확하게 전달하고 있기 때문에 광고에서 굳이 제품이나 로고를 보여주지 않아도 보는 사람은 모두 ‘나이키 광고’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나이키 대리점을 만들려고 할 때 매장 디자이너들은 브랜드를 어떻게 재현해야 할지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었습니다. 농구장 조명에서 시작하여 놀이터에서 볼 수 있는 사슬, 체육관 전광판까지 이용했습니다. 그 결과 나이키타운에 들어서는 것은 ‘100% 나이키’라는 브랜드를 경험하는 것이 되었습니다.

브랜드는 또 하나의 경영도구다! - Management Tool!

브랜드는 여러분이 바깥에 어떻게 비춰지는지에 대한 일관성의 유지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내부에서도 커뮤니케이션의 효과적인 수단으로 이용될 수 있습니다. 브랜드는 내부고객인 직원들에게 동기부여를 할 수 있고 사기를 진작시켜 줄 수 있으며, 변화를 나타내기도 하고 회사의 슬로건에도 이용될 수 있습니다.
10년 전 <포천>지에서 거대 공룡기업의 대표로 IBM을 선정하고 표지에 실었습니다. ‘규모만 커서 느리고 냉정하다’고 표현한 것입니다. 이미 직원들도 완전히 사기가 저하된 상태였고, 회사는 해체의 위기에 이르렀습니다. 하지만 IBM은 회사를 재탄생시켰습니다. 사람들이 모두 새로운 IBM을 보고 놀랄 수 있도록 회사를 다시 재미있고 신선한 곳으로 탈바꿈시켰습니다. 여기서는 타이밍이 중요했습니다. 인터넷 붐이 막 일어날 무렵, IBM은 e-비즈니스의 이미지와 회사를 동일시하면서 다시 재기에 나섰습니다.
그리고 이런 변화에 직원들이 직접 앞장설 수 있도록 했습니다. 직원들에게 새로운 전략을 설명하며, e-비즈니스를 통해 어떻게 자신들이 하는 일이 세상의 중심이 될지를 이야기해줬습니다. 사람들은 모두 새로운 광고를, 그야말로 ‘사랑’했습니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IBM 직원들이 그런 변화를 수용하고 그런 변화를 도입하면서, IBM과 IBM의 모든 임직원은 e-비즈니스라는 새로운 세상의 안내자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브랜드는 충성도 있는 고객을 유치하는 데 주요한 역할을 한다! - Loyalty!


강력한 브랜드의 중요한 속성 중 하나는 ‘충성도 있는 사용자를 유치한다’는 것으로, 이 충성도 있는 사용자는 바로 회사 수익의 초석이 됩니다. 1년에 기존 고객 5%만 유지하더라도 많게는 50%까지 수익률을 제고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하는 자료가 수두룩합니다.
여러분도 가격과는 무관하게 항상 찾는 브랜드들이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여러분이 가장 좋아하는 샴푸·세제, 항상 마시는 맥주, 그런 제품을 구입할 때 매번 브랜드가 좋다고 설득 당할 필요가 없습니다. 이미 본인의 마음속에 결정이 된 것입니다.

여러분이야말로 바로 브랜드의 힘과 활력을 위한 중추적인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마케팅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충성도 높은 고객을 원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런 고객을 유치하고 유지하기 위해 무슨 일이든 할 것입니다. 따라서 최근 들어 많은 회사들이 고객관리 마케팅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프로그램은 브랜드와 소비자 간에 깊은 관계를 형성하고,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습니다. 이것이 바로 여러분이 맡고 계신 역할입니다.
 


세계 시장에서의 성장을 가능케 해준다! - Global Growth!


마지막으로 강력한 브랜드의 가치에 대해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세계 시장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기여한다는 점입니다. 한 국가에서 다른 국가로 진입하고 확산하는 데에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브랜드가 세계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는 열쇠는 ‘보편적으로 공감하는 요소를 찾아 그 가치가 각각의 시장에서도 의미 있게 해석될 수 있도록 보장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우리가 광고주를 도울 수 있는 역할입니다.

여러분도 이제 브랜드가 중요하다고 믿고 왜 중요한지도 이해하고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일에 대한 열정이 더 생겨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오늘 강연을 통해 우리의 의무가 무엇인지 충분히 이해하고, 적극적으로 일을 하고 싶은 마음이 솟구치기를 기대하겠습니다.

브랜드 구축은 말처럼 그리 쉬운 일이 아닙니다. 인사이트(insight), 그것도 쉽게 발견할 수 없는 인사이트를 찾아내는 일입니다. 뿐만 아니라 심사숙고해야 하고, 연구와 지혜도 요구됩니다. 더불어 순수한 창의력, 그리고 가끔은 굉장한 믿음을 요구하기도 합니다.

여러분은 광고주로부터 신뢰받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여러분의 포트폴리오에 신경을 쓰기보다는 여러분이 일하고 있는 브랜드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절대로 크리에이티브상을 수상하는 것이 목표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단순히 광고주가 시키는 대로만 일하는 것이 아니라, 좋은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 항상 어느 무엇과도 싸울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궁극적으로 광고주가 원하는 것은 브랜드가 잘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여러분이 훌륭한 브랜드를 만들어 주면 그 이상 값지고 가치 있는 일도 없을 것입니다.

나이키에서 말하듯이 ‘Just do it’, 그리고, 즐기십시오.
감사합니다.


Posted by HS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