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3. 27.
거짓말을 잘 하는 남자
내가 아는 한 대체로 수컷들은 뻥이 심하다. 뻥이라는 단어가 경망스러우면 점잖게 허풍 혹은 과시라는 단어를 써도 좋다. 추워도 안 춥다고 얘기하고 아파도 안 아프다고 얘기해야 동족들 사이에서 대접받는다. 하지만 다윈이 볼 때는 암컷에게 우수한 육체적 적응도 지표를 과시해야 하는 수컷들로서의 당연한 행위다. 그렇다고 영장류의 체면이 있지 사자처럼 갑자기 귀청이 떨어지도록 포효하거나 침팬지처럼 자기 근력을 내보이기 위해 주변에 있는 물건을 두드리거나 차서 큰 소리를 낼 수는 없다. (아니, 잘 생각해보니까 그런 수컷들을 주위에서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 것 같기도 하다) 문명화된 사회로 접어들수록 수컷의 과시는 훨씬 세련되고 정교하게 진화한다. 제프리 밀러와 같은 진화심리학자들의 주장대로라면 남자 인간들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