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11-12 : Series - 반사실적 사고 (Counterfactual Thinking) HSAD 공식 블로그 HSADzine

HSAD 공식 블로그 HSADzine

 Series
반사실적 사고 (Counterfactual Thinking)


90년대 초반 인기 프로그램이었던 <일요일 일요일밤에> 중 ‘인생극장’이라는 코너가 있었다. 인생의 갈림길에서 두 개의 다른 시나리오를 앞에 두고, 진행자인 이휘재가 “그래 결심했어!”라는 말과 함께 두 가지 버전의 인생을 다 살아보며 어떤 결정이 옳은지 또는 그른지를 보여주는 형식이었다.
이 코너가 재미있던 이유는 한 가지 버전만 살아볼 수밖에 없는, 그러므로 다른 버전은 절대 알수가 없는 현실의 한계에서 기인한다.
실제 인생에서 우리가 택한 길이 A라고 한다면 반대의 인생버전인 B는 절대로 경험할 수 없게 마련이지만, 그 다른 버전의 인생에 대한 생각은 자주 해보게 마련이다. 사회심리학자들은 이러한 생각들을 ‘반사실적 사고(CounterfactualThinking)’라고 하는데, 반사실적 사고는 사실적 사고[실제 일어난 일에 대한 회상]와 마찬가지로 우리의 머릿속에서 맴돌곤 한다.
이렇듯 우리에게 익숙한 반사실적 사고는 종종 영화의 주제가 되기도 한다. <슬라이딩 도어즈(Sliding Doors)>라는 영화에서는 주인공 역할을 맡은 기네스 펠트로우가 타자마자 바로 문이 닫힐 만큼 지하철에 간신히 타는 경우의 인생과 코 앞에서 문이 닫히는 지하철을 간발의 차이로 놓치는 경우의 인생을 극명하게 대비해 관객들의 안타까움을 자극시킨다<그림 1>.
좀 더 광범위한 시각에서 보면 <그림 2>에서 보이는 대안역사들에 대한 질문들 역시 이러한 반사실적 사고의 한 형태라고 볼 수 있다.
.

'이 선택을 잘 했어…' vs '저걸 선택했더라면…'
한 가지 재미있는 것은 이와 같이 실제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한 반사실적 생각은 마치 실제 일어난 사실적 생각처럼 우리의 느낌과 행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광고 맥락에서 살펴보자면 A와 B 두 개의 광고시안을 놓고 A를 택해서 크게 성공할 경우에 느끼는 안도감은 ‘B를 택했더라면 큰일 날 뻔 했군’이라는 반사실적 사고를 통해 증폭되며, 반대로 A의 시안을 바탕으로 한 광고가 실패할 경우에 느끼는 후회감은 ‘B를 택했더라면 성공했을 텐데’라는 반사실적 사고를 통해 증폭된다.
전자의 경우처럼 현실보다 더 안 좋은 반사실적 시나리오를 생각하는 경우를 ‘하향 반사실적 사고(Downward Counterfactual Thinking)’라고 하며, 후자의 경우처럼 현실보다 더 좋은 반사실적 시나리오를 생각하는 경우를 ‘상향 반사실적 사고(Upward Counterfactual Thinking)’라고 한다.
이러한 예에서 보듯이 하향 반사실적 사고는 기쁨을 불러오는 반면, 상향 반사실적 사고는 실망이나 후회를 불러오곤 한다.
반사실적 사고는 이와 같이 감정을 극단화시키는 기능 이외에도 우리의 판단과 행동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예컨대 반사실적 시나리오를 떠올리기의 정도가 얼마나 쉬운지 또는 어려운지가 사건 확률을 인지하는 데 영향을 주기도 한다.
밀러(1989)의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은 19개의 오트밀 쿠키와 1개의 초콜렛칩 쿠키가 들어있는 통에서 눈을 감고 초콜릿칩 쿠키를 꺼낼 확률보다, 190개의 오트밀 쿠키와 10개의 초콜렛칩 쿠키가들어있는 통에서 초콜릿칩 쿠키를 꺼낼 확률이 더 낮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한다.
이는 19개의 오트밀 쿠키가 선택되는 반사실적 사고보다, 190개의 오트밀 쿠키 중 하나가 선택되는 반사실적 사고가 더 쉽게 떠오르기 때문이다. 절대적인 확률은 물론 둘 다 1/19, 즉 5.3%이다.
반사실적 사고는 인지뿐만 아니라 미래의 행동에도 영향을 미친다. 반사실적 사고 연구의 최고 권위자로 알려진 로이즈(1994)가 검증한 바에 따르면 처음 글자 맞추기 게임에서 실패한 집단의 참가자들의 상향 반사실적 사고‘[내가 더 잘했더라면…’]가 이후 두 번째의 글자 맞추기 게임에서의 성공률을 실제적으로 개선시킨다고 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반사실적 사고가 소비자 행동에는 과연 어떠한 영향을 미칠까? 이에 관련한 심리학 연구들을 살펴보자.
 

반사실적 사고와 소비자 행동
반사실적 사고란 ‘현재 또는 과거의 결과에 반한, 실제로 일어나지 않은 버전에 대한 생각’을 말하는데, 일반적으로 조건문의 형식을 띈다. '만약 내가 A 브랜드를 샀더라면 더 싼 가격을 지불했을텐데…‘하는 식이다.
좀 더 엄밀히 말하자면 반사실적 사고는 소비자들이 실제 일어났거나 실제 일어나는 사실을 바꾸는 과정을 거친다. 반사실적 사고를 경험하는 소비자들은 1차적으로 대체 시나리오(Alternative Scenario)의 결과를 우선적으로 생각하고[더 싼 가격을 지불하는 대체현실/반사실], 그 다음에 2차적으로 어떻게 이러한 대체적 결과에 다다를 수 있는지를 알기 위해 사실적 상태를 뒤바꾸는 ‘[B 브랜드가 세일중이었다는 것을 알았더라면…’] 2단계 절차를 거친다. 다시 말하면, 현실의 결과를 반사실적 결과로 바꾸면서 얻어지는 프로세스는 결국 인과관계에 대한 설명의 한 형태로 볼 수 있으므로 ‘귀인이론(attribution theory)’과 그 맥을 같이 한다고 할 수 있다.
반사실적 사고의 생성을 돕는 변수 중 하나가 바로 현실의 사실적 결과가 반사실적 대체결과와 얼마나 ‘가깝게’ 인식되어지는가 하는 점이다. 사실적 결과와 반사실적 결과가 아주 가깝게 인식되어지는 ‘아슬아슬하게 놓친 경우’에 반사실적 사실이 떠오르는 것이 쉬워지며, 이는 감정변화에 극명한 영향을 미친다.
카너맨과 트버스키(1979)의 유명한 연구에 따르면 5분 차이로 놓친 비행기를 바라보며 느끼는 실망감이 30분 차이로 놓친 비행기가 주는 실망감보다 훨씬 크게 마련이라고 한다. 이는 5분 차이로 놓친 비행기에 타고 있는 자신의 모습[근거리 반사실적 사고]이 30분 차이로 놓친 비행기를 타고 있는 모습[원거리 반사실적 사고]보다 상상하기 쉽기 때문이다<그림 3>.
반사실적 사고는 구조가 있는데, 그 구조적인 측면에서 볼 때 이전에 일어난 일이나 행동을 바꾸거나(Altering Action), 아니면 일어나지 않은 일이나 행동을 바꾼다(Altering Inaction).
소비자들은 근본적으로는 동일하지만 표면적으로 다른 반사실적 사고를 할 수 있다<그림 4>. '내가 어제 A상점에서 쇼핑을 하지 않았더라면 10달러를 아꼈을 텐데…’ 라는 생각은 ‘내가 어제 B상점에서 쇼핑을 했더라면 10달러를 아꼈을 텐데…’ 와 근본적으로는 같은 생각이다.
여기서 전자의 경우는 일어난 일을 바꾸는 ‘감소적 반사실적 사고(Subtractive Counterfactual Thinking)’이며, 후자의 경우는 일어나지 않은 일을 바꾸는 ‘추가적 반사실적 사고(Additive Counterfactual Thinking)’로 다른 구조를 지닌다. 이 같은 예에서 보듯이 성공한 결과와 실패한 결과가 모두 감소적이나 추가적으로 바뀔 수는 있지만, 일반적으로 성공의 결과는 감소적으로 바꾸는 반면 실패한 결과는 추가적으로 바꾸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기대불일치 모형’과 반사실적 사고
마케팅 문헌에서 말하는 ‘기대불일치 모형(Expectation Disconfirmation)’이라는 모델 역시 반사실적 사고의 한 형태로 볼 수 있다. 이 모형은 소비자 만족도를 높이는 방법으로 소비자들의 제품 성능에 관한 기대치를 약간 낮춰야 한다는 전략을 제시한다. 반사실적 사고의 프레임을 통해 기대불일치 모형을 접근하자면, 높은 기대치를 가지고 제품을 구입한 이후 제품을 사용할 때 성능이 기대치만큼 높지 않았다면(Disconfirmation) 소비자는 결국 ‘이 제품을 사지 않았더라면…’ 하는 반사실적 사고에 빠져들게 된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테일러(1997)는 선택되어지지 않은 옵션[브랜드 A로 최종결정을 했을 때 선택되지 않은 브랜드 B에 대한 옵션] 자체를 소비자 만족도에 영향을 예측하는 모델 중에 포함시켰다.
그의 연구에 따르면 자기가 본 영화에 대한 기대치뿐만 아니라 보지 않은 영화에 대한 기대치 역시 본 영화에 대한 만족도를 예측하는 데 기여했다(물론 보지 않은 영화와 본 영화에 대한 만족도 연관성은 부정적이다).
비슷한 예로 인만·다이어·지아(1997)의 연구에서는 실험참가자들에게 두 장씩의 복권을 연속적으로 주면서, 한 장의 복권만 택하도록 했다. 그 결과 자신이 택하지 않은 복권의 결과가 좋으면 좋을수록 본인 자신이 택한 복권에 대한 자신의 평가가 나빠졌다. 본인의 복권의 상금액수가 똑같이 1만 원이라 해도 자신이 택하지 않은 복권의 액수가 1,000원일 때는 상대적인 기쁨을 느끼며, 택하지 않은 복권의 액수가 10만 원일 때는 상대적인 실망을 느낀다는 것이다.
이후의 연구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본인의 결과가 긍정적일 때는 가장 이상적인 반사고적 결과와 비교하는[하향적 반사실] 경향이 있으며, 본인의 결과가 부정적일 때는 가장 최악의 반사고적 결과와 비교하는[상향적 반사실] 성향이 있다고 한다. 이는 마치 사람들이 자신보다 나은 사람과 비교하거나[상향적 사회비교] 또는 자신과 못한 사람과 비교하는[하향적 사회비교] ‘사회비교론(Social Comparison)’과 그 과정이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그림 5>.

‘예측되어지는 반사실적 사고’도 가능
반사실적 사고가 ‘현재에 일어나는 일이나 과거에 일어난 일에 반하는 결과에 대한 생각’이라면, 미래에 일어날 일에 대해서 생각하는 ‘사전 사실적 사고(Prefactual Thinking)’라는 컨셉트도 있다.
이러한 생각은 '후회에 대한 예상(Anticipated Regret)'과 깊은 관련이 있다. 이를 광고적 맥락에서 보자면 최저가 개런티-어느 상점에서 산 물건과 똑같은 물건을 다른 상점에서 더 싼 가격에 파는 것을 소비자가 30일 내에 발견할 경우 차액을 돌려주는 제도-같은 프로모션이 ‘예상된 후회’의 강도를 감소시킴으로써 구매를 촉진시킨다는 연구가 있다. 이러한 마케팅 장치[워런티제도]도 역시 ‘사전 사실적 사고’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 전략들이라고 볼 수 있다.
조금 더 들어가보면 ‘예측되어지는 반사실적 사고(Anticipated Counterfactual Thinking)’라는 컨셉트도 가능하다. 헷스(2000)는 실험 참가자들에게 장애물이 있는 길에서 보물을 옮기는 비디오 게임을 하도록 했다.
참가자들은 10달러치의 보물을 가지고 게임을 시작했으며, 10달러 중 일부를 보험을 사는 데 쓸 수 있도록 하고, '예측 반사실적 사고’를 다음과 같이 조작했다. 즉 한 그룹의 참가자들에게는 “만약 당신이 보험을 사는 데 돈을 쓰지 않고 모든 돈을 잃는다면 나중에서야 보험을 사는 것이 좋았을 것이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그리고 다른 그룹의 참가자들에게는 “만약 당신이 보험을 사는데 돈을 쓴 후 보험을 쓸 일이 없다면 나중에서야 보험을 사지 않는 것이 좋았을 것이라고 생각할 것입니다”라고 유도했다.
그 실험결과, 첫 번째 그룹이‘ 보험을 사는 데 훨씬 많은 돈을 쓸 것’이라고 답했다. 이러한 실험들은 광고효과를 판단하는 데 있어 중요한 인사이트를 제공한다.
하지만 기대불일치 프레임만으로는 위에서 잠시 언급한 ‘가까운’ 반사실적 사고를 설명하지 못한다. 예를 들어 메달 획득에 대한 기대가 전혀 없는 수영선수가 있다고 하자. 그런데 예상을 뒤엎고 이 선수가 금메달을 딴 선수와 단지 0.001초의 차이로 아슬아슬하게 은메달을 획득했다.
이러한 경우 최초의 기대치가 아무리 낮았다 해도 이 선수는 본인이 금메달을 목에 거는 상향적 반사실적 사고를 하면서 후회와 실망 등의 감정을 느낄 것이다. 이러한 상황의 반사실적 사고를 설명하는 데는 기대불일치 프레임보다는 반사실적 사고가 더 폭넓은 설득력을 지닌다.

반면, 런던올림픽에서 박태환 선수가 메달 획득 이후에 보인 만족해하는 인터뷰는 기대불일치 이론으로 어느 정도 설명이 가능하다. 박태환의 경우 런던올림픽에서 어느 메달이 되었든 메달을 따느냐 못 따느냐가 기대의 관건[하향 반사실적 사고]이었기 때문이다. 만약 박태환이 강력한 우승후보로서 금메달을 따느냐 못 따느냐가 관건이었다면 만족스럽지 못했을 것이다[상향 반사실적 사고].
이러한 측면에서 박태환은 은메달을 받고 활짝 웃을 수 있었지만<그림 6>, 금메달을 예상했던 쑨양이 만약 은메달을 받았더라면 상향 반사실적 사고가 더 강할 테니 쑨양의 표정은 밝지 못했을 것이다.

 

반사실적 사고의 메커니즘과 결과물들
로이즈(1997)는 “모든 반사실적 사고는 두 가지 메커니즘, 즉 ‘대조효과(Contrast Effects)’와 ‘원인 추정(Causal Inferences)’을 바탕으로 한다”고 주장했다.
대조효과의 경우 반사실적 시나리오가 생생하게 머릿속에 떠오를 때 자주 일어난다. 대부분 어느 상황에서나 상향 반사실적 사고와 하향 반사실적 사고가 둘 다 가능하다. 그런데 어떠한 상황에서 는 현실보다 안 좋은 하향 반사실 시나리오가 더 빨리 떠오르는 반면, 다른 상황에서는 현실보다 더 좋은 상향 반사실 시나리오가 더 빨리 떠오르는 경우가 있다. 결국 어느 반사실이 쉽게 머릿속에 떠오르느냐에 따라 반사실적 사고의 방향이 정해지는 것이다. 이러한 경우 사실보다 더 좋거나 더 나쁜 반사실과 사실을 비교하게 되므로 대조효과가 지배적인 메커니즘이 된다.
대조효과의 이론적 근거는 카너만과 밀러의 ‘규범이론(Norm Theory)’에 그 바탕이 있다. 이 이론의 골자는 ‘어떠한 사건의 결과가 한 사람의 기준이나 규범에 가까우면 가까울수록 평범하게 보이지만 멀면 멀수록 평범하지 않게 보인다’는 것이다. 결국 대조효과의 경우 소비자의 초점이 사건 결과가 얼마나 평범한지에 맞춰지기 때문에‘ …라면…했을 텐데…’의 인과관계보다는, 반사실적 결과가 얼마나 머릿속에 떠오르기 쉬운지 그 자체가 관건이 되는, 일종의 ‘자동적인’ 메커니즘이라고 볼 수 있다.
대조효과가 자동성을 띈 반면, 원인추정 프로세스는 반사실적 원인과 결과의 인과관계에 대한 규명이 중요하므로 소비자의 사고를 더 요하는 메커니즘으로 볼 수 있다. 대조효과의 경우 반사실적 결‘ […했을 텐데…’]의 인지만이 반사실적 사건을 일으키기 충분한 조건이지만, 원인추정은 반사실적 결과‘[…했을 텐데…]'와 반사실적 전조‘[…했다면]' 두 가지의 조건이 다 있어야 가능하다.
원인추정 반사실적 사고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건 마치 동전의 앞뒷면처럼 반사실적 사고가 현실의 상태와 밀접한 연관을 지니고 있다는 점이다.' 만약 A가 없었더라면 B는 일어나지 않았을 텐데…’ 라는 반사실적 사고는 결국 A가 B 사건의 원인이라는 인과관계에 대한 유추라고 볼 수 있다.
좀 더 구체적인 예를 들어보자. 한 소비자가 “만약 내가 작년에 산 카메라에 대한 워런티를 사지 않았더라면 오늘 카메라 수리비가 더 많이 들었을텐데…”라는 반사실적 사고를 하는 것은 “워런티를 사는 것은 돈을 아끼는 데 도움이 된다”라고 유추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그런데 심리학 연구들을 살펴보면 원인추정 반사실적 사고는 긍정적인 효과가 많은 반면, 대조효과 반사실적 사고는 부정적인 부작용을 낳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렇다면 왜 사람들은 반사실적 사고를 할까? 반사실적 사고들은 어떠한 행동적 결과물들을 유발할까?
반사실적 사고는 사람들이 미래를 예측하거나 통제하려는 욕구에 의해 생긴다고 한다. '귀인 이론가들(Attribution Theorists)’이나 ‘기능론자(Functionalist)’들의 주장처럼 반사실적 사고들은 개인으로 하여금 ‘어떠한 요인이 어떠한 결과를 일으키도록 했는지, 언제 어떻게 이러한 일들이 반복될 것인지, 어떻게 긍정적인 결과를 불러올 수 있는지, 또는 부정적인 결과를 피할 수 있는지’를 준비하고 개선하는 데 도움을 준다. 이러한 측면에서 상향적 반사실적 사고는 마치 ‘상향적 사회비교이론(Upward Social Comparison)’과 기능적 측면에서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개인들이 자신의 발전을 위해 자신보다 나은 사람과 상향 비교를 하는 것과 비슷하게, 우리는 아마도 자신의 발전을 위해 현실보다 나은 상향 반사실적 사고를 할지도 모르는 것이다.

소비자의 감정·행동 변화 유도
상향이든 하향이든, 반사실적 사고는 어느 정도의 긍정적 기능을 한다. 하향 반사실적 사고는 즉각적인 감정의 향상[시험에 떨어졌으면 아주 괴로웠을 텐데…, 즐거움]을 가져오지만, 상향 반사실적 사고는 장기적인 행동의 향상[더 열심히 공부를 했다면 시험에 붙었을 텐데…, 더 많은 노력]을 가져온다고 한다. 이러한 상향과 하향 반사실적 사고 간의 기능적 측면의 교환 (Trade-Off)은 항상 있게 마련이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상향 반사실적 사고가 가져오는 행동적 이익이 전체적으로 더 크다고 보는 것이 지배적인 견해이다.
물론 원인추정 반사실적 사고가 오작동을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유효한 인과관계의 조건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1)원인이 결과보다 시간적으로 앞서야 하며, 2)원인의 변화와 결과의 변화에는 상관관계가 있어야 하고, 3)원인과 결과의 관계를 규명하는 다른 설명이 없어야 한다.
그런데 반사실적 사고의 경우 1)번 조건은 항상 만족시키지만- ‘반사실’이란 그 정의상 현재와 과거라는 틀 안에서만 존재하므로-, '반사실적 전조(Counterfactual Antecedents)’는 본질적으로 ‘상상되어진’ 원인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다른 두 가지 조건을 만족시키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한계점은 반사실적 사고의 실질적 활용정도에 제약이 되기 때문에 모든 원인추정 사고가 반드시 미래의 행동적 향상을 유발하는 것은 아니다. 소비자가 사실적 결과를 ‘정말로’ 뒤바꾸는 반사실적 사고를 한다는 것이 때로는 어렵거나 불가능하기 때문에 이러한 한계점을 인식하는 것은 중요하다. 일례로, 대학입시에 떨어진 입시생의 “내가 공부를 좀 열심히 했더라면…합격했을텐데…”라는 반사실 사고는 불합격이라는 사실을 ‘뒤바꾸지’ 못할 수 있다[본인의 착각일 경우: 아무리 공부를 열심히 해도 머리가 나빠서 안 되는 경우].
“내가 지난번 광고주와 계속 일했더라면…“이라는 상향/하향 반사실적 사고는 우리 광고인들을 웃거나 울게 만들고 미래의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
거꾸로 광고인들은 반사실적 사고를 통해 소비자의 감정과 행동에 변화를 줄 수도 있다. 반사실적 사고를 유발시켜 브랜드 이미지 형성을 꾀하는 것처럼 말이다<그림 7>.
 

윤석기
브라이언트대 마케팅학과 부교수 | syoon@bryant.edu


미국 미시간대학 광고학 석사, 일리노이대학 박사, 클리블랜드대학 광고학 조교수, 브라이언트대학 마케팅 조교수, 현재 부교수로 재직중. 뉴욕 광고대행사 Grey 방문교수, 광고와 소비자심리에 대한 연구를 주로 하고 있다. 일리노이대학시절, LG애드의 사원연수를 담당한바 있다.

 





Posted by HS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