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05-06 : Case Study -할인백화점 Target의 마케팅 전략과 광고 HSAD 공식 블로그 HSAD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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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가 ‘TARGET’을 아느냐?
 김 원 규 CD | CR1본부
 wkkim@lgad.lg.co.kr

<그림 1 >TARGET 사이트
 
<광고 1>
<광고 2>
<광고 3>
<광고 4>
<광고 5>
<광고 6>
<광고 7>
<광고 8>
<광고 9>
<광고 10>
<광고 11>
<광고 12>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

타깃(TARGET)은 미국의 할인백화점으로, 부동의 넘버 원 월마트(Wal-Mart)와 그 뒤를 바짝 추격하고 있는 K마트에 이어 현재 3위를 달리고 있다.
타깃의 고민은 이 막강한 파워 브랜드인 두 골리앗과 어떻게 싸울까 하는 문제였다. 기업간의 싸움은 동네 아이들의 싸움과는 형상이 너무나 다르다. 승리한 쪽은 월계관을 두르고 영광의 실크로드를 달리지만, 패자는 결국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사라져가는 비참한 가시밭 길을 걸어야 한다. 싸움의 실상이 이런 만큼 기업들은 싸움을 거는 쪽이나 도전을 받는 쪽이나 신중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타깃은 두 골리앗과 싸우기 위해 다른 길을 가야 한다고 처음부터 생각했다.
우리는 흔히 할인매장하면 높은 천정과 통로 양쪽에 높게 진열되어 있는 상품들을 떠올릴 것이다. 원가에 대한 부담을 줄여야만 경쟁자보다 단 1원이라도 싼값에 제품을 공급할 수 있기 때문에 매장도 이렇게 디스플레이하는 것이다.
하지만 타깃의 생각은 달랐다. 아니, 타깃은 두 골리앗과 싸우기 위해서는 자기들만의 무기가 필요했을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 타깃은 근본이 달랐다. 즉, 타깃의 조상은 할인매장이 아니라 백화점이었다. 바로 Dayton·Hudson·Marshall Field’s와 같은 백화점을 운영하고 있는 Dayton Hudson Cooperation이 타깃의 모기업인 것이다.
따라서 할인매장을 구상해도 다른 곳하고는 원천적으로 다른 생각에서 출발, 백화점의 품격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가격은 기존 할인매장과 경쟁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를 구상했던 것이다. 소비자들은 아무렇게나 쌓여 있는 물건들을 보면서 가격이 아무리 싸더라도 쉽게 물건을 사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았을 것이라는 게 그들의 판단이었다. 즉, 같은 물건이라도 백화점처럼 근사하게 디스플레이되어 있다면 소비자들은 싸구려를 산다는 심리적인 저항감을 극복할 수 있으리라는 것이다.
그들의 이런 새로운 도전은 1962년 미네소타주(Minnesota)의 로즈빌(Roseville)에 첫번째 매장을 오픈하면서 드디어 본격화되었고, 현재는 미국 전역 46개주에 1,000여 개의 매장을 운영하기에 이르렀다. 타깃[소구대상]이 원하는 물건을 가장 싸게 만들어 타깃이 원하는 가격에 판매한다는 그들의 전략이 그대로 미국 중산층에 어필했던 것이다. 나아가 할인매장하면 흔히 흑인과 히스패닉, 그리고 다양한 유색인종과 불법체류자들이 득실거린다는 편견마저도 불식시키기에 이르렀다.

 

‘Big Coup’! 그건 마케팅의 쿠데타였다
결과적으로 타깃은 기존의 할인점과는 달리 고급 백화점과 같은 분위기를 연출, 제품의 가격은 싸지만 이미지는 고급스러운 새로운 개념의 할인점이라는 포지셔닝에 성공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이런 브랜드 전략에 맞춰 광고도 새로운 타입으로 전개했다. 그 초기에는 로고와 심벌을 이용한 광고를 많이 집행했는데, 이는 무엇보다도 할인매장이라는 카테고리 내에서 쉽게 기억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전술로 이해할 수 있다.
또한 그들은 가격을 소구하되 결코 싸구려로 느껴지지 않는 방법으로 접근했다. 특히 할인매장으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매체인 패션잡지에 광고를 게재함으로써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다. 고급 브랜드의 광고로 가득 찬 패션잡지에 할인매장 광고를 하다니, 모두가 돈 낭비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VOGUE」나 「ELLE」와 같은 패션 잡지를 보는 사람들은 소득 수준도 높고 고급 브랜드를 선호하는 층일 것임은 틀림없을 테니까 .
그런데 타깃은 과감하게도, 아니 무모하게도 그런 패션잡지에 광고를 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타깃의 광고가 패션잡지에 실리기 시작하자 미국의 경제지인 「포브스(Forbes)」는 ‘Big Coup’와 같은 사건이라고 대서특필했다. 분명 마케팅적으로 쿠데타였던 것이다. 제품에 내재된 할인매장이라는 카테고리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브랜드는 경쟁사들이 감히 시도할 수 없는 고급 이미지를 선점한 타깃! 우리가 평상시 제품을 구매할 때를 상상해 보면 그 전략에 고개가 절로 숙여질 것이다. 똑같은 제품을 똑같은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면 굳이 재래시장에 가기보다는 쾌적하고 안락한 백화점에서 쇼핑을 즐기게 될 테니까 말이다.
바야흐로 타깃은 일반 소비자들에게 여타 할인매장과는 달리 얼마든지 가고 싶은 ‘괜찮은’ 할인매장이요, 저소득층이나 흑인·히스패닉들이 주로 이용하는 곳이 아닌 중산층이 이용하는 곳으로 인식시키는 데 성공한 것이다.
앤디 워홀의 작품이 광고로
앤디 워홀(Andy Warhol) 의 레이아웃을 차용하여 만든 이 시리즈는 대단한 성공을 거둔 케이스이다. 큐빅 형태로 이루어진 이 광고는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개의 제품을 절묘하게 붙여 놓고 있는데, 두 제품의 공통점은 바로 가격이다. 멋진 여자 모델이 입고 있는 저 옷이 섬유유연제나 세탁세제 가격과 같다니 구매를 자극하고도 남지 않은가?
그런데 이런 사례를 뒷받침해주는 놀라운 사건이 일어난 적이 있다. 미국 유명 토크 쇼에 출연한 영화배우 사라 제시카 파커(Sarah Jessica Parker)는 단돈 19달러 99센트를 주고 구입한 면 파자마를 침이 마르도록 자랑했다. 그런데 그녀는 “이렇게 내 마음을 사로잡은 이 옷을 타깃에서 구입했다”며 예상치 않았던 PPL까지 한 것이다. 소위, 인기에 죽고 인기에 사는 유명 영화배우가 뭐가 부족해 타깃에서 파자마를 사겠는가? 그리고 그 옷이 그렇게 멋졌다는 너스레를 보고 시청자들이 어떤 반응을 일으켰을까? 다음 날 아침 타깃의 매장이 그 파자마를 사기 위한 사람들로 장사진을 이룬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는지도 모른다.
이렇게 판매까지 급신장하는 성과를 거둔 이 시리즈는 미국신문광고협회(National Association of America)의 신문 잡지 부문상인 ‘Athena’의 대상을 차지하기도 했다. 그것이 신문 잡지광고라고 해서 우리나라의 잡지를 생각하면 곤란하다. 명품들도 서로 앞다퉈 신문광고 이상의 크리에이티브를 동원해 잡지광고를 제작하는 것이 미국이니까 말이다. 하지만 그들도 대부분 가격 중심의 판매지향적인 잡지광고가 주를 이루고 있는데, 타깃의 성공은 하나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음은 두말 할 나위가 없다.
<광고 1>에는 멋진 쫄바지가 보인다. 레이아웃은 앤디 워홀의 기법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왼쪽 페이지에는 섬유유연제인 ‘Bounce’라는 브랜드 네임만 크게 강조되어 있다. 카피를 읽어 보면 ‘이 바지가 19달러 99센트인데 바운스라는 섬유유연제 가격도 똑같다’는 것이다. 저렇게 섹시한 여자가 입은 바지가 Bounce 가격과 같다니, 얼마나 놀라운 굿 뉴스인가? 소비자의 눈길과 마음을 사로잡는 연출이 아닐 수 없다.
단순히 가격이 싸다는 장점만을 지닌 기존 할인매장과는 달리 백화점과 같은 품질, 백화점 느낌의 고급 이미지를 할인매장 가격으로 살 수 있다니 소비자들은 아마도 대단한 기회라고 느꼈을 것이다.

<광고 2>도 같은 시리즈 광고이다. 청바지와 세탁세제 ‘Tide’가 함께 어우러져 있는데, 오른쪽 페이지의 모델이나 청바지, 그리고 광고의 느낌 자체가 싸구려 느낌이 전혀 안 든다. 여느 백화점의 그것과 다를 게 없는 것이다. 그런데 저렇게 근사한 청바지 가격이 일상적으로 부담없이 구입하는 세탁세제 Tide와 같다는 소구이다.
청바지와 세탁세제 - 도저히 어울리지도 않고 함께 연상되지도 않는다. 그러나 타깃의 노림수는 ‘멋을 추구하는 패션, 그리고 생활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세제가 자연스럽게 함께 어울릴 수 있는 곳이 바로 이 곳이다’라는 주장을 별다른 저항없이 받아들이게 한다. 타깃의 경영철학이 그대로 엿보이는 전략이라고 할 수 있겠다.

<광고 3>에서는 시원한 바닷가가 보이고 여기에 늘씬한 미녀가 폼을 잡고 서있다.서핑 반바지를 입고 있는 모습이 고혹적인데, 그녀의 시선은 아마 먼발치에서 서핑 보드를 즐기는 근육남(男)을 향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이런 매력적인 옷이 ‘Life savers candy’와 같은 16달러 99센트라니, 구미 당기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블루밍데일이 부럽지 않다

2001년, 타깃은 새로운 포맷의 광고를 선보였다. 강한 컬러가 광고의 톤 앤 매너를 고급스럽게 가꿔주는 게 우선 눈에 띈다. 아울러 동일한 컬러의 제품군과 모델들의 코디네이션, 그리고 매장의 인테리어가 시선을 끌고 있다.
그런데 어느 광고를 보든 타깃의 심벌과 로고가 강조되어 있어 누가 광고를 하는지에 대한 궁금증을 바로 해결할 수 있는 장치를 해놓고 있다. 마치 블루밍데일(Bloomingdale)과 같은 고급 백화점 광고라고 해도 전혀 손색이 없을 정도다.
가격은 저렴하지만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가진 매장에서 제품을 구입하길 원하는 소비자 욕구에 어필하면서, 미국의 전형적인 중산층이 선호할 수 있는 모델과 광고 제품을 선정한 치밀함도 돋보이는 캠페인이다.


<광고 4>는 실버 컬러 제품군의 광고이다.
건전지·다이어트 코크는 물론 모델들이 입고 있는 옷, 심지어 머리에 쓰고 있는 헬멧까지도 실버이고 헤어 또한 같은 색상이다. 매장 역시 실버가 주조를 이루고 있는데, 여기에 카피도 ‘Silver bell’을 이용해 주목도를 높이고 있다.

<광고 5>는 블루 컬러 이미지의 광고이다. 파란 하늘 배경에 Windex, 그리고 아기기저귀, 구강청정 제품 등 모두 블루 컬러로 이미지가 상징되는 것들이다. 여기에 파란 눈동자를 가진 모델까지 합세해 블루의 이미지를 강화시키고 있다. 영화 제목을 패러디한 ‘Once in a blue room’으로 시작하는 카피도 광고의 흥미를 더해주고 있다.

<광고 6>의 이미지는 그린 컬러다. 카메라·음료수·Carp Stick 등 모두 그린 컬러가 주조를 이루고 있다.

 
그리고 노란색으로 제품 이미지를 통합한 <광고 7>, 겨울 분위기를 연출하여 흰색의 제품군을 소구한 <광고 8>, 상큼한 오렌지 이미지로 광고의 힘을 더한 <광고 9>, 레드의 강렬함과 유혹의 이미지로 소비자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는 <광고 10>, 커피의 브라운 컬러를 내세워 남녀의 내밀한 드라마를 연출한 <광고 11>을 잇달아 보면 캠페인 광고의 힘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앞서 집행한 광고와 같은 테마로 이끌어가면서도 광고마다 각각의 의미가 있는 다른 어프로치를 통해 지속적으로 기억시키고 각인시키는 것이다. 단발 광고로서는 도저히 느낄 수 없는 시너지 효과를 거두고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다.

<광고 12>는 기존의 캠페인과는 완전히 다른 광고인데, 2001년 12월에 집행된 것으로 보아 새로운 캠페인의 시작을 알리는 서막으로 느껴진다.
타깃의 심벌을 강렬하게 보여주는 기법으로 화장품에 대한 새로운 어프로치를 느끼게 하는데, 극단적으로 트리밍한 클로즈업된 여자 얼굴의 매혹적인 빨간 입술이 묘한 긴장감을 던져주고 있다.

오늘도 ‘Fosbury flop’을 꿈꾸며
1968년 멕시코 올림픽에서 일어난 일이다. 딕 포스베리(Dick Fosbury)라는 높이뛰기 선수가 힘껏 달려 점프를 해서 장대를 넘었다. 그 순간 관중들은 그의 ‘이상한 행동’에 숨을 멈추었고, 이어서 세계 신기록이라는 장내 아나운서의 멘트가 있자 박수와 환호가 터져 나왔다. 그때까지 모든 높이뛰기 선수들은 (지금은 상상이 잘 안 가지만) 앞으로 뛰어 넘었다. 하나의 법칙처럼 여겼던 그 방식을 깨고 최초로 그가 ‘배면(背面)뛰기’라는 새로운 시도를 한 것이다. 그리고 결과도 세계 신기록에 금메달리스트.
광고도 기본적으로 ‘Fosbury flop(배면 뛰기)’이 있어야 한다. 남과 같아서는 치열한 경쟁에서 이길 수 없는 것이다. 아마도 타깃도 두 골리앗과 싸울 때 같은 방법으로 대응했다면 지금의 성공을 거두지 못했을 것이다.
할인매장의 개념을 바꾸고, 디스플레이 방법을 차별화하고, 고객을 달리 소구하고, 그리고 커뮤니케이션 방법까지 그 모든 것을 다르게 했기 때문에 오늘의 타깃이 있지 않았을까? 

Posted by HS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