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01-02 : 2003, 뜨는 트렌드 & 지는 트렌드 - 소비 양태 : 차별성 추구 vs. 경제성 지향 HSAD 공식 블로그 HSAD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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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면적 소비로의 질적 변화 가속
 
 
  3. 소비 양태 : 차별성 추구 vs. 경제성 지향
 
최 우 진 부장 | 기획10팀
wjchoia@lgad.lg.co.kr
 
미국·일본 등을 비롯한 세계 경제의 회복이 지연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이라크 전쟁의 가능성, 북한 핵 문제 등의 요인이 가세하면서 경기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또한 가계부채 증가 등으로 인한 가계 버블의 후유증도 우려할 만한 일이다.
이렇듯 예측할 수 없는 불확실성의 2003년을 맞이하면서,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제1선에 있는 우리는 변화무쌍해져 가는 소비자들의 의식을 다시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 소비시장이 지금처럼 다양하고 빠르게 변화한 적은 없다. 10여 년 전만 해도 특별히 소비자의 트렌드를 파악해야 할 필요성을 강하게 느껴 본 적은 없었던 것 같다. 그러나 이제는 다르다. 언제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소비자들의 감정과 생각, 행동을 예측하고 반영하지 못하는 기업의 생존 가능성은 점점 희박해져 가는 것이다.
최근 각 신용카드사들을 필두로 많은 기업들이 비용이 많이 드는 신규 고객 유치보다는 기존 고객 유지와 관계 강화에 주력하는 ‘고객 유지 마케팅(retention marketing)’을 적극적으로 전개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생존마케팅의 한 축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잠시 소비자의 추세 변화를 시대별로 살펴보면, 80년대 초반은 권위·형식주의, 중앙집중식 사고방식이 팽배하여 크고 웅장한 것을 추구하였으며, 80년대 후반에는 슬림형 미니콤팩트나 워크맨 등 가볍고 콤팩트한 것을 추구하였다.
그러다 90년대가 되면서 여가·감성·창조성 등 제품이나 서비스에 부가된 효용 가치를 중시하게 되었다. 90년대 초반은 보기에 예쁘고 튀며, 좀 비싸도 내 마음에 드는 것이 선호되고, 감성적 소비가 주류를 이루었다. 또한 90년대 후반에는 첨단기술이나 화려함보다는 단순함을 선호하는 경향이 나타나게 되고, 개성과 사회 융합의 중간에서 너무 똑같지도 않은 조화를 추구하는 성향도 나타났다.
그리고 IMF 이전에는 과시·모방·감각소비 등, 이른바 ‘3대 거품 소비 행태’를 보였다면, IMF이후에는 가격과 실속 소비 가치관으로 변화하게 된다.

 
 
소비 트렌드 주도할 ‘디지털 노매드족’
 
그렇다면 지금 시장의 소비환경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가.
첫째, 인터넷·위성방송 등 글로벌 미디어가 활성화되며 글로벌 기업의 국내 시장 진출이 가속되는 가운데 제품의 국적에 대해서는 크게 문제 삼지 않게 되었다. 둘째, 고가품에 대한 특별소비세 인하 등으로 고급 내구성 소비재, 고급 오락시설 서비스 등에 대한 구매가 급증하였다. 셋째, 소득 계층간 자산 격차가 더욱 확대됨으로 인해 소비 양극화를 초래하였고 고급 소비시장을 두텁게 하였다. 넷째, 이동전화와 인터넷 사용의 보편화로 정보의 양이 늘고 질적으로 풍부해짐에 따라 일반 소비자들의 지적 능력이 성숙되고 합리적 소비가 일상화되었다. 마지막으로 질적 풍요를 추구하는 가치관이 확산되었고 낮은 출산율·고령화 사회로의 진입과 더불어 어린이·노인 시장의 중요성이 본격적으로 대두되었다<그림 1 참조>.
 
 
한편, 급변하는 소비환경 하에서 나타난 소비경향을 정리해보면 첫째, 외환위기의 충격으로 한때 주춤했던 ‘고급지향’ 소비가 계속 증가함을 꼽을 수 있다. 고가품의 수요층이 중산층·젊은층 등으로 확대되고 구매력이 부족한 계층도 명품계, 인터넷 공동구매, 신용카드 결제 등을 통해 귀족적 소비에 대한 욕구를 충족하고 있다. 가격이 아닌 가치(value) 위주의 소비성향이 두드러지면서 명품 브랜드나 고가품을 구입하는 것을 부정적으로 인식하지 않게 된 것이다. 한편, 최고 소득층인 럭셔리 마이노리티(luxury minority)는 고급화한 소비를 통해 다른 사람들과 차별화하고자 하며, 대중화한 명품보다는 독특하면서 알려지지 않은 브랜드를 선호하게 되었다.
둘째, 모바일 기기를 보편적으로 사용하고 편의성 및 신속성을 추구하는 ‘유목적 성향’이 확산되고 있다. 21세기형 유목민인 ‘디지털 노매드(nomad)족’(집시족이나 몽고의 유목민과 같이 자유로운 유목인 생활을 즐기던 인간 유형으로, 최근 IT발달에 따라 정보통신기기로 무장하고 공간을 넘나드는 그룹)이 향후의 소비 트렌드를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노매드족은 자유와 개방, 홀가분하고 쾌적한 삶을 추구하면서 모바일 커머스 시장을 주도하는 소비층이라고 할 수 있다.
셋째, 이미지와 디자인·브랜드에 따라 구매를 결정하고 상품과 관련된 서비스와 문화적 체험을 중시하는 ‘감성 소비’가 정착했다. 성별과 연령을 초월하여 감성생활과 아름다운 삶을 추구하며, 제품의 가격·품질 등 기본적 속성 외에 브랜드·디자인·이미지 등 감성적 요소를 함께 고려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소비자들은 ‘제품’ 이 아니라 ‘제품과 서비스의 체험’을 함께 구매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예를 들어 스타벅스(Starbucks)에서는 단순히 커피를 마시는 것이 아니며, 환경친화적이고 현대적인 특유의 문화를 경험하고 있는 것이다.
넷째, 상품 정보를 능동적으로 수집하고 합리적으로 판단하며, 제품의 소유보다는 사용을 우선하는 ‘똘똘이(smart) 소비’가 일반화되고 있다. 또한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수집·선별하는 능력을 보유함으로써 소비에 따르는 노력과 시간을 줄이고 효용을 높이는 데 주력하는 성향을 보인다. 그리고 소유에 연연하지 않고 리스나 렌탈을 통해 소비 목적을 달성하는 경향을 나타낸다(삼성경제연구소 자료 발췌 인용).
 


소비자 개인·집단의 니즈 분석 병행되어야
 
이렇듯 변화된 소비경향을 ‘고급지향’, ‘유목적 성향’, ‘감성소비’, ‘똘똘이 소비’로 살펴보았지만, 무엇보다 두드러진 특징은 ‘소비의 다면성(多面性)’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소비증가세가 둔화되고는 있지만, 소비시장이 양적으로 증가하는 가운데 다면적 소비로의 질적인 변화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그림 2 참조>.
 
 
  사회·경제·기술 환경의 다변화에 따라 사고 및 행동 범위가 넓어지고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게 되면서 소비자는 소비 목적에 따라 다양한 얼굴을 갖게 된 것이다. 초고소득층과 일반 서민의 양극화된 계층에서의 소비는 앞으로도 계속되겠지만, 중산층의 소비 마인드는 소비 목적에 따라 ‘계획된 명품 구입’과 ‘실용적이고 합리적인 소비’로 나타나는 등 한 소비자에게 있어서도 다양한 소비 패턴을 보이게 될 것이다. 따라서 신세대·미시·커리어우먼·아줌마 등 어느 정도 정해져 있는 소비자
군 외에 소비자 한 사람 한 사람마다 더욱 세분화한 깊은 소비자 분석이 반드시 필요해질 것이다.
 
 
즉 소비자 개인과 그룹별 니즈에 대한 분석과 반영이 더 한층 중요한 과제로 떠오를 것이므로, 소비자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기업들 역시 이전보다 소비 트렌드의 변화를 보다 정확하게 읽고 기회를 확실히 선점해야만 한다.
우리는 <빅3의 법칙(The Rule of Three)> (Sheth & Sisodia)을 잘 알고 있다. 3개 기업이 시장을 지배할 때 소비자들이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고, 경쟁의 강도는 적당하며, 시장효율성이 높아진다. 모든 산업이 3개의 일반 기업(generalist)과 니치 마켓에서 활동하는 소규모 특화기업(specialist)들의 활동공간으로 바뀌기 때문에 빅3가 되거나 아니면 특화를 해야 하는 것이다. 빅3가 되느냐, 소규모 특화기업이 되느냐, 아니면 시장에서 사라지느냐! 그 한가운데에 소비자가 있으며, 그 판단 역시 소비자가 해 줄 것이다.
 

Posted by HS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