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11-12 : 미디어 시스템/미디어 리서치 - 미디어 시스템의 구조와 기능 HSAD 공식 블로그 HSAD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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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재 네트워크(ubiquitous network)’ 추세 고려한 매체계획시스템 필요
 
 
 미디어 시스템/미디어 리서치 -
1. 미디어 시스템의 구조와 기능
 
 
박 원 기 | 고신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최근 국내 광고계에서도 광고매체 업무의 중요성이 날로 증가되고 있다. 일례로 한국광고단체연합회가 1989년 이후 매년 발표해오고 있는 ‘광고회사별 인원 현황’ 통계에 따르면 매체 부문의 인력을 포함한 광고회사 전체 인원이 1989년 3,693명에서 2002년 4,782명으로 약 1.3배 증가하였다. 그러나 1989년의 전체 광고회사 인원 대비 매체 부문의 인력 비중이 4.8%에 불과하던 것이 1998년에서 2002년까지 각각 6.1%, 6.5%, 7.2%, 7.5%, 11.8% 등으로 높아지고 있다. 1989년 대비 2002년에 약 2.5배의 증가를 보인 것이다.
이처럼 매체 부문의 인력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것은 다매체 다채널화에 따른 광고매체 업무 그 자체의 증가, 그리고 광고매체 업무에 대한 광고회사와 광고주의 인식 변화에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그 가운데 매체의 변화 요인으로는 1990년대 초반 신문과 잡지의 대폭적 창간 및 복간, 1990년대 중반 이후 CATV와 지역민방의 개국, 1990년대 후반의 인터넷 등장 등을 꼽을 수 있다. 그리고 광고회사와 광고주의 인식 변화 요인으로는 외환 위기 이후 효율적 광고비 사용의 중요성 증가, 시/청취율·구독률과 같은 매체계획 관련 자료의 양산, KOBACO의 방송광고판매방식 변화, 다국적 광고회사와 매체전문회사의 국내 진출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렇듯 국내 광고업계에서 매체 부문의 중요성이 증가할수록 그 업무 수행에 필요한 업무처리시스템의 중요성도 증가한다.

90년대 말 이후 매체 관련 인력·시스템 투자 증대

‘그런데 광고매체 업무는 그 특성상 광고의 다른 분야에 비해 방대한 자료의 전산처리가 필수적이며, 이를 위한 각종 계량모형의 개발 및 적용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현재 우리나라에서 4대 매체 광고량을 집계하고 있는 KADD의 통계량에 따르면 총 광고 건수만도 연간 대략 350만 건을 초과하고 있는데, 여기에 광고 도달률이나 효과 관련 자료가 연결되면 데이터베이스는 매우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에 미국과 유럽에서는 이미 1960년대부터 광고매체 분야의 계량적 연구가 시작되었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광고매체계획 수립을 위한 전산시스템을 구축하기 시작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대략 1980년대 말 이후 계열광고회사가 중심이 되어 이 분야의 연구 및 투자가 시작되었다. 국내에서의 이러한 광고매체계획 전산시스템 발전 과정은 대략 3기 정도로 구분할 수 있다. 즉 1980년대 말부터 1990년대 중반까지의 초기, 1990년대 중반부터 1990년대 말까지의 중기, 1990년대 말부터 현재까지의 시기로 나누어 볼 수 있는 것이다.



먼저 초기인 1980년대 말부터 1990년대 중반까지는 광고매체계획 전산시스템의 개발을 위한 태동기에 해당한다. 이때는 주로 계열광고회사 내에 독립된 조직으로 매체계획 부서가 생겨나고 광고매체계획에 대한 이론적인 연구가 시작된 시기에 해당한다. 그러나 그 당시 광고시장이 개방되면서 광고회사의 입장에서는 이 분야의 중요성을 인식하면서도 광고 시간대나 지면의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였기 때문에 매체계획보다는 매체구매가 더 중요시되었고, 따라서 광고매체계획 전산시스템에 대한 투자는 미흡했다. 단지 일부 계열광고회사들을 중심으로 이 분야의 투자를 시작했으나, 시스템이 업무에 활용되기보다는 자사의 대외 홍보용으로 이용되는 면이 더 강했다. 그런데 이때 시스템 개발을 시작한 계열광고회사들은 자체적으로 별도의 전산부서를 운영하면서 메인 프레임(main frame)을 기반으로 KADD의 광고량 분석시스템을 구축하였고, 그 후 CPR(Consumer Profile Research)과 같은 자료를 이용해 광고투입량 대비 광고효과 예측시스템을 개발하였다. 일본민방연맹의 JDB 데이터 뱅크 모형(JNN Data Bank model)이 국내에 소개된 것도 이 시기이다.
그런데 매체계획 전산시스템의 개발 및 운영에 있어서 일본과 미국 간에는 차이점이 존재한다. 먼저 일본의 경우 광고회사가 주축이 되어 시스템을 개발하고, 시스템 자체도 광고투입량 대비 광고효과 예측에 초점을 두어, 실제 업무 활용보다는 대외 홍보적인 성격이 강하다는 점이 두드러진다. 이에 비해 미국은 IMS나 Telmar 같은 외부의 독립된 전문회사에서 시스템이 개발되고, 개발의 주안점도 주어진 광고예산의 효율적 사용에 있으며, 이러한 시스템을 광고회사들이 공동으로 사용한다는 것이다. 물론 미국에서도 일부 광고회사들이 광고효과 예측모형을 자체적으로 개발하기도 한다. 1990년대 중반부터 1990년대 말에는 국내 광고회사들이 광고량·시/청취율 및 구독률·CPR등과 같은 종합 소비자 조사자료를 널리 사용하기 시작했고, 운영시스템 또한 윈도(windows)를 기반으로 한 클라이언트-서버(client-server) 환경으로 바뀌고 있었다. 그러나 외환위기의 탓도 있었지만 광고매체계획 전산시스템의 투자에 있어서 이 시기에는 큰 진전이 없었다. 또한 광고회사들이 외환위기 이후 구조조정을 거치면서 독립적으로 운영하던 전산부서를 축소 또는 아웃소싱하는 방향으로 나갔다.
한편 1989년 국내 광고시장이 개방되면서 국내에 직, 간접적으로 진출한 외국계 광고회사들은 규모 면에서 영세하였고, 국내에서 구입할 수 있는 매체 전문시스템이 없었으며, 외국의 시스템을 들여온다고 해도 국내 매체환경과 맞지 않기 때문에 광고매체계획 전산시스템에 있어서의 투자는 미미하였다.
마지막으로 1990년대 말부터 현재까지는 국내 광고업계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 외환위기 이후 국내 광고회사의 구조조정, 국내 광고회사에 대한 외국광고회사의 대대적 인수합병, 광고매체환경의 다양화, 매체구매회사의 등장, 마케팅 개념의 변화에 따른 광고주의 광고전략 변화, 방송광고판매제도의 변화, 외국계 광고주의 국내 진출 증가 등을 그 예로 들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변화는 광고회사의 광고매체계획 전산시스템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국내 광고회사들은 매체계획 분야의 인력과 시스템의 투자를 대폭 늘리기 시작했고, 시스템 환경도 기존의 클라이언트-서버를 웹(web)으로 전환하거나 아예 웹으로 개발하기 시작한 것인데, 지금은 웹 환경이 보편적으로 채택되는 상황에 이르렀다. 그리고 현재 광고회사들의 전산시스템은 각사별로 다소 차이는 있지만 초기의 대외 홍보용 수준에서 벗어나 실제로 광고매체계획 수립에 필요한 제반 하위시스템으로 구축되고 있다.

 

매체전문대행사의 유형과 현황

이러한 광고매체계획 전산시스템의 분야별 내역을 살펴보면 그 기능과 구조를 알 수 있을 것이다.
우선 광고매체계획 전산시스템은 광고예산의 설정, 미디어 믹스(media mix)의 결정, 도달률의 사전 예측(최적화 포함) 및 사후 분석, 매체 비히클(media vehicle)의 선택 및 배분, 매체 노출 시기와 관련된 스케줄링, 매체 비히클의 접촉 수용자 예측 등으로 나눌 수 있다. 그 중 광고예산 설정 부분은 과거 자료를 이용해 광고 투입량 대비 광고효과 추정식을 구하는 것이다. 광고 투입량 변수로는 광고비·GRPs (Gross Rating Points)·도달률(reach)·유효 도달률(effective reach) 등이 있으며, 광고 효과 변수로는 노출·인지·태도·심리·행동 등을 꼽을 수 있다. 이에 대한 전산시스템의 대표적 예로는 과거 BBDO의 DEMON(Decision Mapping via Optimum GO, NO-GO Networks), 덴츠의 DMP(Dentzu Media Planning), JNN 데이터 뱅크 모형 등을 들 수 있다.
그러나 광고 투입량에 대한 광고효과를 예측한다는 것은 매우 어렵다. 특히 광고효과의 발생 과정을 노출?인지?태도?심리?행동 등이라 가정할 때, 행동 쪽으로 갈수록 광고 투입량보다는 광고 외적인 요소인 가격·유통·제품·판촉 등 다른 마케팅 믹스 요인이 더 많이 작용한다. 간혹 광고 투입량 대비 행동 효과가 유의한 관계로 나타나기도 하지만, 이 경우는 각 브랜드들의 광고비가 대부분 매출액(또는 시장점유율)에 비례해 집행되어 그런 결과가 도출되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즉 광고비에 의해 매출액이 결정된 것이 아니라 광고주가 매출액에 의해 광고비를 결정해 집행한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시스템은 광고매체계획 업무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 그러므로 광고예산은 광고주의 지불 능력, 경쟁사의 광고비 지출 수준, 그리고 도달률과 빈도를 고려해서 광고매체 계획자가 산출한 노출량 등을 기준으로 설정되는 것이 더 현실적이며, 이러한 계량적 모형에 의해 산출된 결과는 참조용으로 사용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결국 광고 투입량과 광고효과에 대한 계량적 모형이많이 존재하는 것은 그만큼 그 관계를 예측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라 할 수 있는데, 이제 국내 광고주도 이런 시스템의 한계를 올바르게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광고매체계획 전산시스템은 목표 수준의 광고 효과를 얻기 위해 광고비를 얼마나 투입해야 하는가에 초점을 두기보다는 주어진 광고비를 어떻게 효율적으로(efficient) 또는 효과적으로(effective) 사용할 것인가에 초점을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다음으로, 미디어 믹스의 결정은 수리계획법(mathematical programming)에 의해 접근할 수 있으나, 이것도 광고예산의 설정과 마찬가지로 실용성에는 한계가 많다. 즉 이런 기법을 적용하는 과정에서 각 매체별 기여도 또는 가중치는 의사 결정자의 주관적 판단에 의존하는 것이 불가피하기 때문인데, 미디어 믹스에 관해서는 광고주의 가용예산·경쟁상황·광고 및 매체 목표·크리에이티브 전략 등을 적용하는 것이 더 현실적인 것이다.
한편 도달률의 사전 예측(최적화 포함) 및 사후 분석, 매체 비히클의 선택 및 배분, 매체 노출과 관련된 스케줄링, 매체 비히클의 접촉 수용자 예측(즉 시청률의 예측) 등의 분야는 외국에서 1960년대 이후 지속적으로 연구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1990년대 이후 이와 관련한 각종 자료가 양산되고 학계와 업계에서 연구가 진행되면서 광고매체 업무에 실질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 어느 정도 가능해졌다. 실제 국내 주요 광고회사에서는 이 분야의 내용을 시스템화하여 현재 사용중에 있는데, LG애드가 2002년에 개발해 현재 사용중인 M.POPS (Media Planning, Optimizing and Purchasing System)도 주로 이 분야에 초점을 두고 있다.
그 중 도달률의 예측 및 분석 부분은 실측치를 사용하거나 아니면 각종 확률 분포(probability distribution)를 적용해 개발된 모형을 적용하는 것이 가능한데, 현재 국내외를 막론하고 이 분야의 시스템이 가장 많이 개발·사용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리고 매체 비히클의 선택 및 배분은 수리계획법·시뮬레이션·휴리스틱 접근법(heuristic approach) 등에 의해 해결할 수 있으나, 휴리스틱 접근법이 비교적 실용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스케줄링 부분은 이월효과(carry-over effect)를 고려한 최적화 모형을 적용할 수는 있으나 내용 자체가 너무 복잡하여 광고 현업에서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으며, 수용자 예측 부분은 전통적인 통계모형인 회귀모형이나 시계열모형이 적용되어 왔으나 최근에는 이들 모형보다 예측력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진 데이터 마이닝 모형(data mining model)이 일부 광고회사에서 응용되고 있다.

글머리에서 살펴본 광고회사 인력 부분의 변화에서 알 수 있듯 국내에서는 최근 여러 요인에 의해 광고매체 업무의 중요성이 날로 부각되고 있고, 매체계획시스템의 중요성도 날로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의 매체 환경이 다매체 다채널화를 지향하면서 대중매체에 대한 수용자의 분화(audience fragmentation)가 가속화되어 신문·잡지·라디오 등의 위력은 급속히 줄어들고 있고, CATV도 아직 광고매체로서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태에서 광고매체계획 전산시스템이 너무 4대 매체(특히 TV)에 집중되고 있는 것은 지양되어야 할 것이다. 즉 장차 광고를 전달하는 매체의 개념이 편재 네트워크(ubiquitous network)를 지향하면서 융합 및 통합이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도달률의 예측 및 분석 위주인 현재의 시스템 구성도 제반 광고매체 의사결정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시스템으로 통합 및 확장되는 것이 필요하다. 물론 그 지향점은 마케팅·매체, 그리고 소비자 변화에 대한 탄력적 대응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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