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4/09-10 : Global Report - 미국 - 아테네올림픽과 마케팅 HSAD 공식 블로그 HSAD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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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obal Report 미국 - 아테네올림픽과 마케팅
  스포츠 스타 ‘선점 경쟁’ 치열  
유 찬 윤 | University of Texas at Austin
             광고학 박사과정
yoocy91@hotmail.com
 
지난 8월, 지구촌을 뜨겁게 달군 제28회 아테네 올림픽은 광고주들에게 스포츠를 통한 기업 이미지 및 브랜드 이미지 제고를 위한 더없이 좋은 마케팅 기회였다.
이번 호에서는 올릭픽과 관련된 기업들의 다양한 마케팅 및 광고활동을 살펴보고자 한다.


올림픽 마케팅의 현황

올림픽 마케팅은 새로운 개념의 용어가 아니다. 물론 지금처럼 ‘스폰서십’이라는 용어를 직접 사용하지는 않았으나, 고대 올릭픽때부터 참가 선수가 개인으로부터 후원을 받은 것이 올림픽 마케팅의 기원이라고 할 수 있다. 과거에는 올림픽 대회를 치르는 동안 올림픽과 아마추어 스포츠 조직들은 재정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수입을 올리게 해준 기업 스폰서들에게 많은 부분 의존해 왔었다.
그러나 IOC(International Olympic Committee)는 상업적으로 큰 성공을 거둔 LA올림픽을 계기로 보다 전문적인 마케팅의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고, 그 결과 올림픽 스폰서십 판매 프로그램인 TOP(The Olympic Partner) 프로그램을 개발했을 뿐 아니라, 체계적인 TV 중계권 판매도 실시하게 되었다. 그러한 올림픽 마케팅은 크게 TV 중계권 판매, 스폰서십 판매, 입장권 판매와 상품화권 사업 등으로 나누어진다. 이와 같은 IOC의 마케팅 활동을 수입 측면에서 세분화해보면 52%의 수입이 TV 중계권 판매를 통한 수입이고, 스폰서십 판매는 32%, 올림픽 입장권 판매가 14% 정도를 차지하고 있으며, 상품화권 사업은 2%에 그친다.
그런데 ‘올림픽 마케팅의 총화’라 불리는 TOP 프로그램은 올림픽 휘장을 이용한 상품화권 사업을 내걸고 세계적인 다국적 기업들을 스폰서로 유치, 천문학적인 수입을 올리고 있다. IOC는 세계적인 스포츠 마케팅 회사인 ISL Marketing Inc.에 TOP 프로그램 업무를 대행시켰으며, 서울올림픽을 시작으로 아테네올림픽에 이르기까지 지속적인 사업을 펼쳐가고 있다. TOP는 현재 전세계 11개 사와 계약을 맺고 있는데, 올림픽 개최주기인 4년을 계약기간으로 하고 있다<표>. TOP는 국제적인 IOC의 위상에 걸맞게 해당 품목의 세계 최고 기업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들에게 오륜마크 사용권, 올림픽 운영과 관련된 제품의 우선 공급권, 차기 올림픽 우선 후원권 등 많은 권리를 부여하고 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TOP 프로그램은 초기 서울올림픽에 비해 무려 5배 이상의 수익금을 확보했으며, 이 수익금은 IOC·NOCs(National Olympic Committees)·OCOGs(Organizing Committees of the Olympic Games) 등에 분배되고 있다. 그 중 OCOGs의 경우 당 대회 개최비의 많은 부분을 수익금으로 충당하고 있으며, 각 NOC의 경우 운영비의 일부만을 충당할 수 있어 정부에 의존해야 하는 실정이다.
한편 IOC가 판매하고 있는 올림픽 중계권료 수입도 지속적인 증가를 보이고 있다. 88년 서울올림픽의 경우, 한국올림픽위원회(KOC)는 미국 NBC와의 TV 중계권 판매협상에서 겨우 3억 원을 보장받는 데 그쳐 마케팅 측면에서 실패작이라는 오명을 남겼지만, 올해 아테네 올림픽은 전세계 방송사에게 판매한 TV 중계권료 협상에서 1조 8천억 원이라는 천문학적인 수입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그림>.
그런데 방송사 입장에서 보면 이렇듯 천문학적인 돈을 들여 따낸 올림픽 중계권은 광고수입을 보장해주는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미국 내 아테네올림픽의 공식 방송중계권을 가진 NBC는 업프론트(Upfront) 기간과 올림픽 개막식 직전에 판매한 광고수익이 1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와 같은 성공적인 광고판매는 히스패닉 시청자를 포함한 NBC의 두터운 시청자층 덕분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NBC는 현재 6개의 네트워크 TV(NBC·CNBC·MSNBC·Telemundo·Bravo·USA Network)를 소유하고 있는데, 광고스폿 판매 전에 올림픽 경기장면을 NBC가 소유한 모든 방송사를 통해 방영할 계획임을 홍보하면서 광고판매를 극대화했다. 이 외에도 NBC는 처음으로 시청률 보장 프로그램을 실시, 광고주에게 프라임타임 올림픽 중계프로그램의 가구당 시청률 14.5%를 보장했는데, 이는 4년 전 시드니올림픽을 중계했을 때 평균 프라임타임 시청률인 13.8%를 상회하는 것이다. 그러면서 실제의 시청률이 보장한 시청률에 미치지 못할 경우 부족한 시청률에 상당하는 광고를 무료로 방송할 것을 약속해 광고주의 의사결정을 수월하게 만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미국을 사로잡은 ‘마이클 펠프스 신드롬’

아테네올림픽에서 미국에 첫 금메달을 선사한 선수는 세계 신기록을 수립하며 400미터 개인혼영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마이클 펠프스(Michael Phelps)다. 그런데 그의 우승 직후 미국의 각 방송사는 앞다투어 인터뷰 장면을 방영하고, 금메달을 획득하는 장면을 지겨우리만큼 계속 보여주었다. 그렇다면 미국이 이 18세의 어린 수영선수에게 흥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그를 NBA의 루키, 르브론 제임스(LeBron James)에 버금가는, 떠오르는 스포츠 마케팅 스타로 꼽고 있기 때문이다. 펠프스는 이미 수영 다섯 종목에서 세계 신기록을 보유하고 있을 뿐 아니라, 아테네올림픽에서 8개 수영종목에 출전해 금메달을 획득할 수 있는 선수로 꼽히면서(실제 아테네올림픽에서는 금메달 6개 획득) 그 마케팅 가치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펠프스의 마케팅 가치를 제일 먼저 알아본 기업은 수영복 제조업체인 스피도(Speedo)이다 <광고 1>. 이전에도 여러 수영선수들에게 스폰서십을 제공했던 스피도는 2년 전 16세의 펠프스와 거액의 스폰서십 계약을 맺으며, 이번 아테네올림픽을 겨냥, 파격적인 보너스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즉 펠프스가 아테올림픽이나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1972년 미국 수영영웅 마크 스피츠(Mark Spitz)가 세운 7개의 금메달 기록을 경신하거나 동률을 이루면 100만 달러를 제공하겠다는 것이었다. 이와 같은 파격적인 보너스는 스피도에게 획기적인 홍보기회를 제공했을 뿐 아니라, 현재 미국에서 유행하고 있는 ‘리얼리티 TV’를 올림픽에 옮겨 놓았다는 평까지 듣고 있다.
이외에도 펠프스와 스폰서십 계약을 맺고 있는 기업은 운동화 제조업체 반스(Vans), 카드사 VISA USA, 금융회사 Argent Mortgage Company 등인데, 최근 통신회사 AT&T Wireless도 그와 광고모델 계약을 맺었다.
그 가운데 2년 전부터 ‘VISA 금메달 선수’ 프로그램을 통해 펠프스를 발굴, 투자하고 있는 VISA카드는 이번 올림픽 개막전 직전부터 그를 모델로 한 광고, ‘Lap’편을 시청자들에게 선보였다<광고 2>. 이번 광고는 아테네올림픽 광고 시리즈물 중 두 번째 편이다. 뉴욕의 BBDO에서 제작, 집행한 이 광고는 그리스의 포세이돈 신전 앞에서 바다에 뛰어들어 수영연습을 시작한 펠프스가 이탈리아의 해변을 지나고 대서양을 건너 뉴욕의 자유의 여신상까지 수영을 해온 다음 다시 그리스로 돌아간다는 내용으로, 그가 아테네올림픽을 위해 어떻게 연습을 하고 있는지를 컴퓨터 그래픽을 이용한 과장 기법으로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광고 마지막 장면에 내레이션을 통해 VISA카드가 미국 올림픽 선수들의 공식 후원사임을 알리고 있다.
VISA카드의 또 다른 올림픽 광고는 올 슈퍼볼광고에서 선보인 ‘비치발리볼’편이다<광고 3>. BBDO 뉴욕이 제작해 올 2월부터 올림픽 개막 전까지 지속적으로 집행했던 이 광고는 여름에 열리는 아테네올림픽을 준비하기 위해 미국 여자 비치발리볼 대표팀 선수인 케리와 미스티가 추운 겨울에 어떻게 연습을 하고 있는지를 약간의 과장과 함께 보여주고 있다.
다시 펠프스 이야기로 돌아가서, 다양한 기업들이 아테네올림픽 전에 그와 광고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다. 실제 올림픽이 끝나고 난 후 더 치솟을 것으로 예상되는 그의 유명세는 기업 입장에서 절대 유리한 조건이 아니므로 이를 간파한 몇몇 기업들이 올림픽 전에 광고계약을 맺고 광고를 제작, 집행하고 있는 것이다.
AT&T Wireless는 선점적으로 그와 광고계약을 맺고, 최근 두 편의 올림픽 광고에 그를 등장시켰다. 그 중 ‘Bad Signal’편은 수영장에서 연습을 마치고 난 펠프스가 통화감도가 좋지 않아 전화통화를 하지 못하고 있는 동료 수영선수에게 AT&T Wireless 전화를 빌려줘 문제를 해결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광고 5>. 그리고 ‘Rained Out’편은 야구경기가 폭우로 중지되어 더그아웃으로 돌아간 선수들이 핸드폰을 통해 다양한 정보를 얻게 되는데, 그 중 펠프스의 금메달 소식을 AT&T Wireless의 ‘mMode’를 통해 본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광고 6>. 이 두 편의 광고는 Ogilvy & Mather에서 제작 집행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펠프스 신드롬’에 대해 스포츠 마케팅회사인 리퍼블릭(Republic)의 사장 존 로와디는 “마이클 펠프스는 최고의 수영선수일 뿐 아니라, 스포츠의 순수함을 대표한다. 따라서 다양한 기업들이 자신들의 브랜드와 펠프스의 이미지를 연결시키려 하고 있다”고 말하며, 이와 같은 펠프스 신드롬이 아테네올림픽이 끝난 후에도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불가능이 없는’ 아디다스 캠페인

스포츠 업계를 대표하는 기업을 꼽으라면 많은 사람들은 나이키를 가장 먼저 떠올린다. 그런데 현재 전세계 운동화 시장에서 시장 점유율 4위에 머물러 있는 아디다스는 시장의 선두주자인 나이키의 아성을 공략하고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지속적으로 ‘Impossible is Nothing’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올해 3월 디지털 화면편집을 통해 무하마드 알리(Muhammad Ali)가 그의 딸 라일라 알리(Laila Ali)와 가상의 복싱경기를 펼치는 장면을 ‘불가능은 아무것도 아니다’라는 슬로건과 함께 선보여 화제가 되었던 이 광고 캠페인은, 아테네올림픽에 맞추어 새로운 광고 세 편을 선보이며 캠페인 2기에 접어들었다. TBWA Worldwide가 제작한 세 편의 TV 광고 캠페인은 현대의 운동선수가 전설적인 올림픽 영웅과 대결한다는 상상적인 상황을 화면에 옮겨 주목을 끌고 있다.
먼저 ‘Nadia’편은 루마니아의 체조 요정 나디아 코마네치(Nadia Comaneci)가 현재 러시아의 떠오르는 체조선수 나스티아 리우킨(Anastasia Nastia Liukin)과 함께 이단철봉에서 마치 거울을 보듯 둘의 박빙의 실력을 겨룬다는 내용을 담았다<광고 7>.
‘Kim’편은 100미터 육상경기에서 10초의 벽을 처음으로 깼던 육상영웅 제시 오웬스(Jesse Owens)를 현대의 킴 콜린스(Kim Anderson Collins)가 꺾는다는 내용인데, 특수효과를 이용해 과거의 오웬스와 현대의 콜린스의 필름을 절묘하게 결합시키는 방법으로 선보였다<광고 8>. 이 광고에 등장하는 콜린스는 인구 4만 명의 조그마한 국가인 세인트 키츠(St. Kitts) 출신으로, 작년100미터 세계 챔피언십 경기에서 금메달을 딴 바 있다. 그리고 광고 캠페인의 마지막 편인 ‘Halie’편에서는 1만 미터 경기에서 세계 기록을 아홉 번이나 경신한 에티오피아의 장거리 육상선수 하일레 게브르셀라시에(Haile Gebrselassie)가 또 다른 8명의 자신과 경주를 펼쳐 자신을 이겨내고 승리를 거둔다는 내용을 특수효과를 이용해 광고에 담아냈다<광고 9>.
그런데 모든 광고의 마지막 장면은 슬로건인 ‘Impossible is Nothing’으로 장식되는데, 이는 아디다스가 한결같이 내세우고 있는 브랜드의 핵심 정신과 올림픽 운동선수들이 한계에 도전하는 불굴의 도전정신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올림픽 공식 후원사들의 다양한 광고

앞에서 살펴본 기업들의 올림픽 마케팅 활동 이외에도 TOP 프로그램에 참가하고 있는 대부분의 기업들은 올림픽 휘장을 사용해 자사가 아테네올림픽 공식 후원사임을 강조하는 다양한 광고 캠페인을 올림픽 방송 전후에 선보이기도 했다.

그 중 레스토랑 분야에서는 공식후원사인 맥도날드가 총 4편의 올림픽 광고를 집행했는데, 자사의 상징인 로날드 맥도날드가 올림픽 출전권을 따기 위해 다른 미국 선수들과 경쟁한다는 가상의 상황을 설정, 우스꽝스럽게 표현한 광고를 선보였다<광고 10>. 그리고 광고 마지막 장면에서는 앞에서 언급한 VISA카드의 광고처럼 내레이션과 함께 올림픽 휘장을 보여주며 맥도날드가 미국 올림픽 선수들의 공식 후원사임을 강조했다.
또한 ‘와이어리스 커뮤니케이션’ 부분 공식후원사인 ‘삼성’은 이번 올림픽 광고 캠페인에서 삼성이 디지털 시대의 선두주자임을 각인시키는 광고들을 선보였다<광고 11>. 이들 광고는 삼성이 아테네올림픽 공식후원사임을 시청자들에게 알리는 화면과 내레이션으로 마무리된다.

 
올림픽을 이용한 광고는 올림픽이 지닌 세계 최고의 이미지나 올림픽의 열기를 등에 업을 수 있어 다른 광고보다 기업이나 브랜드 가치를 끌어올리기 쉽다는 장점이 있다고 평가된다. 따라서 기업의 경제활동이 점점 글로벌화해가는 상황에서 ‘만국어’로서의 스포츠를 이용한 올림픽 광고는 향후 기업들에게 새로운 마케팅 전쟁의 화두가 되어갈 전망이다.

Posted by HS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