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01-02 : Case Study - 고다이버(GODIVA) 초콜릿 광고 캠페인 HSAD 공식 블로그 HSAD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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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초콜릿을 다이아몬드처럼 팔 수 있다고 생각했을까?
 
 
 고다이버(GODIVA) 초콜릿 광고 캠페인
 
김 원 규 그룹장| CR1그룹
wkkim@lgad.lg.co.kr
 
남성 지배에 도전한 역사 속의 여걸
뉴욕타임스는 수년 전, 지난 1,000년간 많은 여성들이 남성 중심 체제에 저항함으로써 여성 지위 향상과 역사 발전에 기여했다는 여성특집 기사를 게재하고, 그 중 주목할 만한 13명의 여장부를 발표했다. 그 특징적인 몇 명을 살펴보자.
“말이 없는 마차가 다닐 것이다/사고가 세상을 근심으로 채울 것이다/생각이 온 세상을 날아다닐 것이다” 등과 같은 예언을 한 마더 쉽턴. 그녀는 1588년 스페인 무적함대의 패전과 1666년의 런던 대화재는 물론 자신의 죽음(1561년)도 정확히 예언해 놀라운 신통력을 가진 사람으로 추앙을 받았다.
다음, 1524년 독일 헤일브론 지방에서 농민들의 반란을 이끈 블랙 안나, 그리고 오늘날 여성권리 옹호론의 교본이 되고 있는 『 여성권리의 옹호 』(1792)의 저자이며 여성 운동가인 메리 울스튼크래프트 등이 있다.
또한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미얀마의 반정부 지도자 아웅산 수지나 ‘철의 여인’으로 영국 경제를 부흥시킨 마가릿 대처 등도 그 기사에서 거론되었다. 그런데 특히 우리가 주목하고 싶은 인물은 오늘날 ‘초콜릿’으로 환생해 우리를 즐겁게 해주고 있는 여성, ‘고다이버(Lady Godiva)’이다.

  마치 전설 속의 주인공처럼 전해져 내려오는 고다이버는 11세기 당시 영국 코벤트리(coventry) 지방에서 막강한 권력을 갖고 있던 영주(領主) 리어프릭(Leofric)의, 열일곱 살 난 어린 부인이었다. 그녀는 주민들이 과중한 세금 때문에 허덕이는 것을 목격하고 남편에게 집요하게 간청을 한다. 그러자 남편은 “고대 그리스와 로마에서는 인간의 나신을 신이 만든 최고의 예술품으로 생각했다는데, 당신이 알몸으로 말을 타고 시장을 한바퀴 돌면 세금을 감해 주겠다”고 대답했다. .
이튿날 열일곱 살의 고다이버는 긴 머리로 가슴과 국부를 가린 채 나체로 말을 타고 거리에 나섰다. 세금에 허덕이는 주민들을 위해서…
이 소식에 감동한 마을 사람들은 모두 창에 커튼을 드리우고 아무도 보지 않기로, 그리고 이 일을 비밀에 부치기로 약속했다. 결국 이로 인해 세금은 감면되었다. 이에 18세기 이후 코벤트리 마을은 고다이버 전설을 관광상품화했는데, 지금도 말을 탄 여인의 형상을 마을의 심벌로 삼고 있다.
그런데 이런 고다이버의 전설에서 몇 가지 부산물이 생겨났다. 그 중 하나는 ‘관행이나 상식, 힘의 역학에 불응하고 대담한 역의 논리로 뚫고 나가는 정치’를 고다이버의 대담한 행동에 빗대어 ‘고다이버이즘(godivaism)’이라고 부르고 있는 것이며, 또 하나는 바로 ‘고다이버 원리(The Godiva Principle)’이다.
이는 비니크(C. Winick)가 설정한 가설로, ‘사람은 성행위가 얼마나 불법적인가를 인식하고있는 정도와 정비례하여 성행위를 자행한다’는 원리이다. 이 원리에 고다이버 이름이 들어간 것은 고다이버의 알몸 행진이 불법인가 합법적인가에 대한 논쟁에서 비롯되었다. 즉 그녀의 행위는 불법과 합법의 경계선 상에서 위험과 스릴을 함께 경험한 것으로 현대사회의 성 모럴을 확립하는 데 기여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더욱 그럴 듯한 전설 하나는 바로 ‘엿보는 톰(Peeping Tom)’이라는 이야기다. 물론 이것은 우리가 어릴 적 한번쯤은 읽은 『 톰소여의 모험 』에서 나오는 이야기다. 하지만 그 원조는 고다이버가 마을을 알몸으로 돌 때 약속을 어기고 양복점에서 일하는 ‘톰’이 그만 호기심에 커튼을 젖히고 훔쳐본 것으로, 이 때 천벌이 내려 톰은 맹인이 되어 버렸다는 전설이다.
 
 
벨기에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성장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 우리에게 늘 달콤함을 선사하고 있는 초콜릿의 귀족, 고다이버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자.
고다이버 초콜릿은 1926년 벨기에의 수도 브뤼셀에서 요셉 드랍스(Joseph Draps)가 소규모의 가족회사로 설립하고 ‘GODIVA’라는 이름을 사용하면서 시작되었다. 드랍스가(家)는 이 세상에서 그 누구도 만들 수 없는 부드러움과 풍부함을 지닌 초콜릿을 만들기 위해 그들만의 노하우로 최선을 다했다. 마치 루벤스(Peter Paul Rubens)의 그림과 같은 복잡하고 화려한 크리스탈, 그리고 우화적이고 멋진 요리 같은 완벽함을 요구하는 벨기에의 전통, 거기에 드랍스가의 완고한 집념이 더해져 마침내 빛을 보게 된 고다이버는 오늘날 유럽을 대표하는 세계 속의 고급 초콜릿으로 군림하기에 이르렀다.
그런데 1966년 고다이버는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된다.
미국 캠벨(Campbell)사의 사장이 유럽을 여행하던 중 우연히 고다이버를 먹어 본 후 그는 온통 고다이버에 사로잡혀 그 생각에 몰두한다. ‘이렇게 맛있는 고다이버를 바다 건너 수입해 와서 먹는다면 분명 맛의 변질이 있을 것이고, 그렇지만 지금까지 먹어왔던 미국 초콜릿은 먹기 싫고’…. 고심하던 그는 막강한 자본을 이용하여 아예 고다이버를 사버렸다. 미국 현지에서 생산해 먹기 위함이리라.
이렇게 주인이 바뀐 후 고다이버는 드랍스가의 전통과 미국 거대 기업의 마케팅 노하우가 시너지를 이뤄 발전에 발전을 거듭하게 된다.
특히 1972년 미국 뉴욕의 5번가, 티파니와 까르띠에 사이에 첫 부티크를 개점하면서 고다이버를 마치 보석과 같은 품격을 지닌 명품으로 승화시키는 데 성공을 거두었다. 그리고 이제는 뉴욕·파리·일본 등 세계 곳곳에서 고다이버만의 품격과 자부심을 심어가고 있다.
 
 
감정에 호소하는 것이
이성에 호소하는 것보다 빠르다
 
초콜릿에 대한 인식을 다이아몬드 수준으로 끌어 올린 고다이버는 꾸준히 캠페인을 전개해 다른 초콜릿과는 완전히 다른 경지에 이르게 되었다.
고다이버를 선택하는 사람들에게는 고다이버가 그들의 삶에 있어서 누리는 ‘작은 사치’로 느낄 수 있게 했고, 슈퍼에서 사 먹는 것과는 다른 그 어떤 호화로움을 만끽하게 했다. 프레스티지 제품들에서 느끼는 카리스마·희소성, 그리고 거기서 파생되는 우월감을 초콜릿에서 찾을 수 있게 했다면 그 광고는 대단한 성공을 거둔 게 아니겠는가?
또한 이번에 소개하는 시리즈는 여성 소비자들의 감성 코드를 절묘하게 자극해 성공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보면 금방이라도 그들만의 히든 드라마가 있을 듯한 비주얼과, 강조하고 싶은 메시지를 고딕체로 강조한 방법 등이 광고의 통일감을 주고 있다. 특히 레이아웃 폴리시를 지키며 캠페인 광고의 중요 요소라고 할 수 있는 ‘같으면서도 다른 소재와 이야기’를 개발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광고 2>는 여자들의 보상심리를 자극해서 광고의 맛을 느끼게 한다. 여자 모델 뒤편으로는 파티를 즐기고 있는 손님들의 모습이 희미하게 보인다. 파티의 호스티스로서 그녀는 손님들을 안내하고, 한 사람 한 사람 따뜻하게 배려하는 와중에 누군가가 선물한 고다이버를 즐기고 있다. 감격해 하는 모습에서 고다이버의 가치를 은근히 높이고 있는 점을 잊지 않고 있는 것이다.
생각해 보면 우리와는 달리 외국에서는 누군가를 집에 초대한다는 것은 상당한 친근감의 표시이자 특별한 대접이라는 것을 알 것이다. 그런데 손님을 집에 초대해 파티를 열려면 안주인은 정말 대단한 정성을 쏟게 마련이다. 음식은 어떤 메뉴로 준비하며, 그날 마실 술의 종류는 어떤 것이 좋을까에 이르기까지 준비해야 할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닐 것이다. 더불어 집안의 인테리어는 물론 얼마나 행복하게 살고 있는지도 과시하고 싶을 테고.
여자의 생각은 그야말로 하루에도 몇 번이나 썼다가 지우고 또 썼다가 지우는 계획의 연속일 것이다. 어디 그것 뿐인가? 그날 어떤 옷을 입으면 더 우아하고 섹시하게 보일까 등등, 생각하고 준비해야 할 것이 정말로 한두 가지가 아닐 것이다.
이런 상황인데도, 카피를 보면 절묘한 트위스트가 고다이버를 더욱 값진 초콜릿으로 여기게 만들고 있다. ‘얼마나 대단한 고다이버면 이렇게까지’라는 생각이 절로 들게 하고 있다. 며칠을 두고 이 궁리 저 궁리 한 끝에 열게 된 파티에 대한 보상이 고다이버라며 좋아하는 모습, 거기서 고다이버의 위력이 대변되는 것이다.
 
 
 
<광고 3>의 비주얼은 <광고 2>와 같지만 고다이버로 인한 감동의 메시지는 다르다.
“어떤 이는 꽃을 가져왔다. 또 누구는 와인을 가져왔다. 이 사람들은 내년 초대 리스트에서 제외시켜야겠군.”
카피에서 모든 것을 다 말하고 있다. 쓸데없이 꽃이나 와인 같은 건 가져오지 마라. 그런 사람들이라면 내년에는 국물도 없을 것이다.
사실 여자들에게 장미 한 다발은 얼마나 큰 감동인가? 그런데도 이 여자에게는 통하지 않는다. 엄청나게 비싼, 자기와 나이가 똑 같은 와인을 선물해도 감동은커녕 눈치밥을 먹어야 하니, 역시 고다이버는 세다.

<광고 4>는 ‘되로 주고 말로 받는다’는 우리 속담의 긍정적인 면을 생각나게 해준다. “주는 기쁨은 받는 기쁨이 따르게 마련”이라는 내용의 카피가 세상 사는 이치를 말하는 듯하기도 하고, ‘늘 애인 같은 아내’를 가능하게 하는 묘약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어쩌면 사랑에도 같은 방정식이 성립되지 않을까? 받는 것보다 주는 것이 더 행복하다고, 시인도 노래하고 발라드 가사에도 그렇게 애잔하게 써 있지 않은가?
아무튼 부부는 달콤한 행복감에 빠져 들어가고 있다. 뒤에서 안은 채 남자의 귓볼을 간지럽히는 여자와, 미소를 가득 담은 남자의 모습에서 다음 장면을 우리는 쉽게 상상할 수 있다. 아마도 <나인 하프 위크>나 <원초적 본능>만큼의 격렬함은 없을지 몰라도 둘만의 사랑은 고다이버만큼 달콤하리라.
비주얼을 보면 피아노 위에 ‘GODIVA Liqueur*’로 만든 ‘Tuxedo’ 두 잔이 사이 좋게 놓여져 있다. 사실 병을 또 배치한 것은 너무 설명적이며, 강박관념에서 연출한 것으로 보여 마음엔 안 들지만…
* Liqueur : 달고 향기있는 독한 술

<광고 5>는 영화로 치자면 ‘X 등급’으로 분류될 것 같다. 비주얼이 야해서 ‘X’ 판정을 받는 게 아니라 그 내용이 얼굴을 화끈거리게 하기 때문이다.
일견 비주얼은 평범하다. 여자 왼손에 들려 있는 고다이버(Night Cap)를 중심으로 대칭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남자와 아이스크림이 묘한 긴장감을 주고 있다. ‘원더 브라’로 무장한 여자의 가슴은 또한 즐거운 상상을 하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남자는 아마도 NBA 농구 중계를 보고 있는지 여자에게는 무관심한 듯하다. 여자는 ‘DESSERT(?)’에 고다이버를 부어 먹으려고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다. 그러다가 생각을 바꿔 오른 손에 쥐고 있는 아이스크림에 눈이 간다. 아이스크림에 부어 먹는 게 온전하게 다 먹을 수 있는 방법임을 깨달았기 때문일까?
‘DESSERT’는 달콤하고 뜨거운 데 비해서 고다이버의 손실이 너무 크지만, 아이스크림에서는 한 방울의 고다이버도 흘리지 않고 즐길 수 있다. 당신이라면 어떤 방법으로 하겠는가? 한번이라도 X 등급 비디오를 본 사람들이라면 ‘DESSERT’가 무엇을 상징하는지 알 수 있으리라.

<광고 6>은 비주얼 아이디어는 지극히 평범해 보이지만 그녀들의 표정이나 포즈에서 광고의 노림수가 무엇인지 느낄 수 있다. 청춘 남녀들이 가득 모인 한 파티장에서 친구로 보이는 두 사람이 수다를 떨고 있다. 물론 손에는 고다이버 초콜릿 마티니 한 잔씩을 들고…
“아휴, 얘, 얘, 저 여자 좀 봐! 뭐 저런 드레스를 입고 왔니?”
“브라운 파트너는 어떻고… 헤어 스타일 한번 거창하지?”
이렇게 다른 여자들의 꼴불견(?)을 감상하거나, 어제 만난 남자 친구 흉보기, 아니면 치근대는 직장 상사에 대한 화풀이 정도가 아닐까? 그런 흉보기는 씹는(?) 맛이 대단해서 하면 할수록 재미있고 즐거울 것이다. 이 광고는 그런 분위기를 한 컷의 사진으로 옮겨놓은 듯하다. 고다이버의 달콤함과 즐거움을 여자들의 수다에 비교한 재치가 깜찍하다.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가장 강력한 무기는 유혹이다
 
  최근에 로버트 그린(Robert Greene)의 『 유혹의 기술(The Art of Seduction) 』을 읽었다. 역사적으로 권력과 명예와 사랑을 거머쥔 사람들을 유형별로 나누어 그 성공 요인을 규명한 책인데, 특징적인 것은 그 성공 요인의 가장 중요한 위치에 ‘유혹’이라는 달콤함이 있다는 논리로 분석한 점이다

케네디가 미국을 뒤흔든 것도, 나폴레옹이 유럽을 지배한 것도, 그 막강한 나폴레옹을 조세핀이라는 여자가 굴복시킨 것도 모두 유혹의 기술로 해부한 것이다. 아울러 독일에 짓밟힌 프랑스를 구원한 드골 장군이나, 2차대전을 승리로 이끈 처칠 수상도 모두 전형적으로 유혹을 도구로 사용한 위인들로 분석하고 있다. 그 뿐만 아니라 클레오파트라나
마릴린 먼로도 남성들에게 해방과 자유를 선사하는 유혹의 달인으로 평가하고 있다.
고다이버 시리즈 광고 또한 사람들에게 내재된 유혹 당하고 싶은 심적 흔들림을 교묘하게 자극해서 성공하고 있는 캠페인은 아닐까. 특히 여성 타깃들에게 보일 듯 말 듯 유혹하고 있는 점이 매력적이다.
이 시리즈 광고는 지금도 진행 중이다. 여성 타깃들을 얼마나 더 세련되고 고급스럽게 유혹하고, 고다이버에 길들여지게 할 지 계속 지켜볼 일이다.

Posted by HS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