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03-04 : 프로모션 현장 - 제16대 대통령 취임식 HSAD 공식 블로그 HSAD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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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대한민국의 첫 걸음을 위해 - 그 92일간의 기록
 
 
제16대 대통령 취임식
 
최 희 용 국장 | 프로모션1팀
hychoi@lgad.lg.co.kr
 
 
   
또 하나의 전투가 끝났다. ‘전세계에 부끄럽지 않을 행사를 만들어보자’는 각오 아래 고뇌와 열정의 시간을 보내고, 제16대 대통령 취임식은 무사히 끝났다. 전장에서의 전투는 ‘승리’를 얻지만, 우리의 전투는 ‘보람’을 얻는다. 무려 1,500여 명의 사람들이 함께 일했던 LG애드 대통령 취임식 TFT. 그들과의 인연이 아름답고 소중하게 느껴지는 것을 보면, 우리는 또 하나의 멋진 발자취를 남긴 듯하다.

Kick-Off

2002년 11월 26일. LG애드의 32층 TFT 회의실에는 긴장감이 돌았다. 제16대 대통령 취임식의 총괄 대행사가 되기 위한 프리젠테이션 준비를 시작하는 날이었다.
가장 먼저 문제로 와 닿은 것은 대선 판세였다. 선거가 끝까지 혼전으로 이어지면서, 대통령 취임식을 준비하는 우리들은 아무런 가닥도 잡지 못하고 있었다. 각기 개성과 지지층이 다른 후보자들이어서, 그에 따라 취임식의 형식도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결과를 기다릴 수만은 없는 일. 거의 매일 밤을 지새우며 컨셉트 추출을 위한 기획회의를 진행하던 끝에 하나의 답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그것은 바로 ‘국민 참여’였다.
 
국민 참여를 구현하기 위한 플래닝
 
누가 대통령이 되든 ‘국민 참여’는 제16대 정부의 가장 중요한 화두가 될 것이 틀림없었다. 국민주권시대에 이제는 더 이상 제왕적 대통령은 있을 수 없었던 것이다. 시대가 원하는 대통령상은 국민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대통령이다. 우리는 확신을 가졌고, 우리는 이때부터 ‘국민 참여’를 표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론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물론, 그 전제는 ‘참여형 취임식’이었으며, 취임식의 모든 아이템들은 거기에 맞춰 계획되어가고 있었다.
2002년 12월 19일. 제16대 대통령 당선자로 노무현 후보가 결정되었다. 이에 우리들은 ‘국민 참여’에 대해 더욱 새롭고 색다른 방법을 고민했다.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 자신이 바로 국민들의 ‘자발적’ 참여에 의해 당선된 대통령이었고, 또 그만큼 시대의 변화에 대한 국민의 열망이 결집된 선거 결과였기 때문이다.
따라서 아예 ‘취임식의 기획도 국민들에게서 직접 받아보자’는 파격적인 아이디어가 등장했다. 또한 ‘취임식의 운영도 국민들이 직접 하자’라는 아이디어도 나왔다. 그리고 결국 이들은 ‘취임식 국민 아이디어 접수’와 ‘취임식 희망봉사단’이라는 아이템으로 발전되어, 취임식을 준비하는 기간 내내 언론에 화제가 되었다.
 
 
경쟁 프리젠테이션, 그리고 승리
 
2003년 1월 7일 1차 공개 프리젠테이션이 진행됐다. 이에, 참여 3개사 중 1개사가 1차 프리젠테이션에서 탈락되었고, 다른 1개사와 LG애드가 2차 컨셉트 개발과 주제 부각에 대한 경쟁을 하게 되었다.
그러나 우리는 모두 우리의 승리를 예감하고 있었다. 제15대 대통령 취임식의 노하우를 이미 확보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더 희망적인 것은 우리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참여형 취임식’의 아이템들을 인수위에서도 언론을 통해 언급하고 있다는 점 때문이었다.
2003년 1월 14일. 2차에 걸친 경쟁 프리젠테이션 끝에 제16대 대통령 취임행사의 총괄 대행사로 LG애드가 선정되었다. 선정의 주요 이유는 신선한 기획력과 노하우 그리고 ‘국민의 자발적 참여’와 ‘범국민적 프로그램으로 진행되는 축제형 취임식’, ‘검소하고 엄숙한 행사 운영’ 등을 제안한 점이 다른 2개사 대비 월등한 우위를 점했기 때문이었다.
 
성공을 위한 액션 플랜
 
이때부터 LG애드 32층 회의실에서 대통령 취임식 TFT가 본격적인 취임식 준비에 돌입했다. 취임식을 어디서 할 것인가. 가장 중요하면서부터 근본적인 문제부터가 쉽게 풀리지 않았다. 붉은 악마의 함성이 담긴 시청앞 광장에서, 촛불시위의 현장인 광화문에서, 아니면 월드컵을 기념하는 상암경기장에서…… 저마다 의미를 지닌 많은 장소들이 거론되었지만, 여러 가지 측면을 고려하여 국회의사당으로 결정하였다.
2003년 1월 28일. 우리는 인수위와 행자부에 최초의 실행 계획안을 전달했다. 취임식 공식 엠블렘과 ‘국민 참여’를 위한 구체적인 안이었다. 엠블렘은 이제까지 대통령의 제왕적 권위를 상징해온 봉황을 전면 삭제하고 사람 셋이 하나의 원을 그려 신문고 형태를 만드는 모습으로 형상화했다. ‘국민의 소리’에 항상 귀 기울겠다는 새 정부의 의지를 표현한 것이었다. 함께 제안된 ‘국민 참여’ 실행안은 노무현 대통령의 홈페이지인 ‘KNOWHOW’를 통해 취임식 희망봉사단, 참석 희망자 접수, 취임식 아이디어, 플래시 애니메이션 공모 등을 진행한다는 내용이었다.

순조로운 시작, 뜻밖의 프로그램 재구성
 
인수위와 행자부에 실행안을 제출하면서부터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되었다. 행사를 보는 서로의 시각을 조율하고, 서로의 입장에서 최선의 결과를 이끌어내기 위해 수많은 토론과 회의가 거듭되었다. 그리고 마침내 2월 11일, 제16대 대통령 취임식의 종합적인 계획안이 언론을 통해 전국민에게 발표되었다.
취임식 프로그램의 기본은 우리 문화와 외래 문화, 현대와 과거가 공존하는 ‘퓨전’의 구현이었다. 윤도현·박진영 등 대중가수들이 대거 출연하고, 17세의 팝페라 가수 임형주가 애국가를 부르는 등 권위적이었던 역대 취임식과는 전혀 다른 프로그램이 많았다. 또한 인간문화재 안숙선 명창의 공연과 연합무용단의 전통 창작무를 통해 전통과 현대의 균형을 꾀했다.
언론의 반응은 ‘좋다’를 뛰어넘어 ‘파격적이다’라는 정도였다. 시대의 변화가 잘 표현된 프로그램이라는 면에서 많은 기대감과 찬사가 이어졌고, 국민의 관심도 폭발적이었다. 인터넷 상의 ‘인수위 브리핑’에는 단기간 내에 관련 리플이 100여 건 넘게 쌓였다.
프로그램이 확정되면서 일은 급속도로 진전되었다. 계획대로 진행시키면서 25일을 기다리는 일만 남은 상태였다.
그러나 뜻밖의 상황이 발생하였다. 대구 지하철 참사였다. 이 사건으로 인해 온 국민은 충격과 슬픔에 빠지게 되었으니, ‘축제’ 형식으로 준비되었던 취임식의 모든 프로그램의 전면적인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취임식을 불과 1주일 앞둔 시점이었다.
TFT 역시 많은 충격을 받았으나, 취임식은 그럴수록 더 완벽하게 준비해야 했다. ‘새로운 대한민국-하나된 국민이 만듭니다’라는 취임식 전체의 주제는 유지되었다. 그러나 컨셉트는 ‘축제의 장’ 대신 불의의 사고로 숨지고 부상당한 대구 지하철 참사의 희생자와 유가족을 다 같이 위로하고‘경건함’과‘엄숙함’을 유지하는 것으로 변경하였다. 이에 따라 국민 참여의 정신은 최대한 유지하되 흥겨운 분위기는 지양하기로 했으며,‘새로운 출발과 다짐’에 더 큰 의미를 두기로 하였다.
국민축제로 기획되었던 식후행사는 모두 취소되었다. 전야제 행사, 대형 축하공연, 불꽃놀이도 취소되었다. 보신각 타종, 박재동 화백의 대형 캐리커처, 도종환 시인의 축시 낭독만 남겨졌다. 가장 중요한 본 행사에서도 축제 분위기의 절정을 이룰 대화합의 한마당, 축하공연도 모두 취소되었다.
 
리허설, 그리고 멋진 피날레
 
행사 3일전부터 우리는 본격적으로 무대 설치작업에 들어갔다. 특히 이번 취임식에서는 제15대 대통령 취임식에서는 볼 수 없었던 첨단 IT기술들이 다양하게 도입되었는데, 첨단 기자재들을 추운 날씨로부터 보호하는 데 심혈을 기울여야 했다.
2월 24일, 전체적으로 수정된 프로그램으로 국무총리를 모시고 리허설을 진행하였다. 고르지 못한 날씨와 긴장 탓에 모두가 힘들었으나 의무감과 프로페셔널 정신으로 리허설은 큰 무리 없이 진행되었고, 92일 동안 갈고 닦은 실력들이 현장에서 유감 없이 발휘되었다.
그리고 마침내, 2월 25일. 역사적인 제16대 대통령 취임식의 아침이 밝았다. 새벽부터 TFT 전직원들은 행사장에 모여 점검과 점검을 거듭했다. 전세계의 관심 속에 시작된 행사는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진행되었다. 1,200여 명이 넘는 출연진들은 마치 한 사람처럼 정확한 동선을 지키며 움직였다.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취임식, 국민 참여가 이루어진 취임식은 행사장에 모인 4만 5,000명에게 감동을 불어넣었음은 물론, 전 세계에 대한민국의 새 시대를 알리는 신호탄이 되었다.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던 두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갔다. 노무현 대통령은 국회의사당 앞 광장을 행진한 후 청와대를 향해 출발했다. 새로운 대한민국을 여는 첫 걸음이었다. 그 힘찬 첫 걸음의 길, 그 길을 우리가 열었다는 보람과 기쁨으로 LG애드의 대통령 취임식 TFT는 청와대를 향해 떠나는 대통령의 뒷모습을 오랫동안 바라보고 있었다.
이번 제16대 대통령 취임식은 5년 전에 있던 제15대 대통령 취임식에 비해 두 가지 면에서 큰 의의를 갖고 있다.
첫 번째는 취임식 참가자의 반 이상이 인터넷으로 신청한 일반 국민들이었다는 점이다. 이는 ‘참여정부’를 표방하는 현 정부의 이념과 상통하는 것으로, 국민이 참여하는 시대를 열어가겠다는 정부의 다짐을 취임식을 통해 잘 표현하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하나는 우리의 IT기술을 세계에 떨쳤다는 점이다. 전세계 언론의 이목이 집중되는 만큼 이번 취임식에서 보여준 우리의 IT기술은 전세계를 놀라게 하였다. 행사장 전역에서 LED 전광판 6대를 동시에 운영함으로써 행사장에 참여한 모든 참가자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모습이 전세계에 전파되었다.
행사 후, 모든 참가자들과 일반 시민이 함께 무대를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하였다. 그러면서 우리의 92일간의 치열한 전쟁도 끝났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또 새로운 시작이다. 제15대 대통령 취임식에 이어 LG애드는 제16대 대통령 취임식의 총괄 대행사로 선정되는 영광을 누렸다.
Posted by HS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