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03-04 : Global Report - 일본 / 신문·신문광고의 변화 HSAD 공식 블로그 HSAD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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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가치 향상’으로 재조명받는 일본의 신문광고  
 
  일본 - 신문·신문광고의 변화
 
김 기 옥 | 도쿄(東京)대 박사과정
kiok@naver.co.jp
 
 
일본신문협회는 ‘신문광고를 광고한다’는 신문광고 컨테스트를 개최해 2002년 10월에 입상작을 발표했다. 이는 젊은층의 독자들에게 신문을 읽게 하려고 하는 ‘Read Me’ 캠페인의 일환으로서, 그들에게 스스로 신문광고를 제작해 보도록 한 것이다.
이 컨테스트의 최우수상 수상작은 ‘반찬은 어디?’라는 작품인데, “개그와 유머가 크리에이티브에 뒤섞여 혼존하는 현재의 광고시장에 젊고 참신한 감각을 엿보게 해 준, 양질의 유머 소구형 비주얼 광고”라는 극찬을 받았다. 이러한 평가는 수상작을 선정하는 입장에서의 평가일 테지만, ‘신문기사를 밥으로, 광고를 반찬’으로 대칭한 비유법에서 신문광고가 기사를 살리는 촉매 역할을 수행해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인 것이라는 평가도 있다. <광고 1>.
생각해보면 신문광고만큼 크리에이티브의 투지를 자극하는 것은 없다. 보존성, 정보의 신뢰성, 정보의 상술성(詳述性)이라고 하는 신문의 특징 중 어느 것을 들더라도, 거기에 게재하는 광고의 책임과 기대는 다른 매체와는 속성 자체부터 다르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즉 눈속임이 불가능한, 신중한 한 판의 승부를 걸 수 있는 미디어라는 것이다.
최근의 일본 일간지의 전지역 발행부수를 보면 총 5,319만 부, 한 세대당 1.09부라는 집계가 나와 있다.1) 총 발행부수는 전년 대비 0.9% 감소했는데, 3년 연속 감소하며 1995년의 수준으로 되돌아간 것이다. 아울러 한 세대당 구독 부수도 전년 대비 0.03부 감소로, 1992년 1월 22일 이전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는 타 미디어의 잇따른 출현으로 신문의 입지가 열악해지고, 최근 들어 젊은층이 활자 미디어에서 멀어져 간다는 우려를 반증하는 것이다.
이에 이 글에서는 다(多) 미디어 시대의 신문광고의 역할을 관련 당사자 각각의 입장에서 재조명해 신문광고의 가치를 재확립하고자 하는 노력을 살펴보기로 한다.
 
도달률보다 ‘분석’에 근거한 기획 필요

일본신문협회가 제시하고 있는 ‘다미디어 시대에서의 신문광고의 역할’은 다음의 몇 가지로 요약된다. 즉 상품 및 기업의 브랜딩과 독자/클라이언트간의 관계 확립. 독자 의견 직접 수용을 통한 신뢰받는 활자 미디어로서의 역할, 인터넷 등 타 미디어와의 연계, 기사와의 타이업(tie-up) 등의 편집 기능과 이벤트에 연계하는 등의 신문사만의 기능을 살린 전개, 그리고 지역밀착형의 광고 활동 등이 그것이다. 물론 이와 같은 신문광고만의 역할을 수행해내기 위해서는 이를 지원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그런데 최근 신문광고 기획에 있어서는 신문 고유의 매체 특성 파악만이 아닌, 독자에 대한 상세한 분석이 필요해졌다. 지금까지는 미디어 기획에 있어 무엇보다도 도달률이 중시되었는데, 이는 중요한 요소이기는 하지만 최근에는 어떤 독자에게 읽혀지고 있는가, 어떤 시청자에게 노출되어지고 있는가 하는 각 요소의 구체화가 절실해지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특히 최근의 신문에 있어서는 어떤 층의 독자에게 어떤 식으로 읽혀지고 있는가 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업종이나 상품 특성을 파악한 뒤에 효율적인 예산 배분을 하는 것이 중요시되고 있다.
한편 기업 측에서는 신문을 이용해서 어떠한 메시지를 전달할 것인가 하는 점에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달리 말하면 많은 클라이언트들은 정확하게 정보를 전달하지 않으면 안 되는 정보성의 광고에 관해서는 TV보다 신문이 적합하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한편 ‘목적’과 ‘전해야만 할 내용’에 따라서 신문광고의 사용 방법도 변화하고 있는데, 최근에는 변형 광고로 이미지를 강조하는 방법이나 판촉에 직결되는 수법 등이 눈에 뜨이고 있다. 또 TV-CM으로 임프레션을 전달하고, 보다 설명적이고 설득적인 정보는 신문을 통해 호소하는 수법도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또 앞으로는 인터넷 등 다른 미디어와 믹스해가면서 상승 효과를 꾀하는 등 방법은 다양화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미디어 가치에 대한 효과 측정에 있어서도 변화가 있다. 지금까지 신문의 미디어 가치를 측정하는 데이터는 각각의 매체 혹은 광고회사가 독자적으로 수집해서 공표해 왔다. 그러나 최근 다른 매체처럼 신문에 대해서도 미디어 총체를 파악할 수 있는 데이터에의 니즈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비디오리서치는 이러한 니즈를 수용해서 신문의 매체력의 종합적인 조사를 시작했다(그 조사 리포트는 ‘J-READ2), 브라우저 상에서는 @ J-READ)’. 그런데 비디오리서치 조사 업무국에 따르면 TV나 라디오에서의 미디어 조사 수법은 어느 정도 완성되어 있지만, 그러한 척도가 신문에 대해서도 가능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가 하는 측면에서 착수한 것이 바로 J-READ라는 것이다. 이는 곧 신문의 미디어 가치 측정을 위한 ‘공통의 척도’를 만들려는 시도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조사의 목적은 ‘신문 독자의 양과 질을 파악하는 것’인데, 이 조사에 의해 독자 중에 클라이언트가 진정 원하는 타깃이 어느 정도 포함되어 있는지, 어느 매체에 어느 정도의 광고를 하면 설정한 타깃 중의 몇 퍼센트 정도까지 커버 가능한지 등을 파악할 수 있다.
한편 신문과 타 매체와의 차이를 독자들은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가도 조사되었다. 그 결과, <표>가 말하고 있듯, 신문은 5개의 매체 중에서 ‘지역 관련 정보를 정확하게 전달한다’ ‘정보의 내용에 신뢰할 수 있다’ ‘지식과 교양 증진에 도움이 된다’ ‘알고 싶은 부분에 대해서 자세하게 알 수 있다’ 등의 부분에서 높은 평가를 얻고 있다. 또 그 외의 항목에서도 TV에 이어 2위를 차지, 신문이 미디어 가치로서는 높은 수준으로 평가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조사 분석에서는 독자의 프로필 등도 분석해서 제공되는데, 앞으로의 신문광고 기획에서는 독자에 관한 상세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하는 점도 의제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시스템 하에서 신문이 갖는 사회적인 신뢰성 및 정보 전달력이라는 특성을 바탕으로 독자층의 상세한 분석에 근거한 최적의 메시지를 발신하는 것인데, 이것이 바로 앞으로의 신문광고가 가야 할 방향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각 신문사들의 광고전략 사례
아사히(朝日)신문 - 신문광고의 뉴스성으로 여론을 움직이고 트렌드를 만든다.
아사히신문의 광고 특성 중 하나는 여론에 호소해서 문제의식을 환기하는 방법이다. 얼마 전 ‘정신분열증’의 병명 변경에 관한 의견을 접수한 적이 있는데, ‘정신분열증 호칭 변경위원회’의 전면광고 등이 이러한 광고에 속한다. 신문광고는 마치 기사처럼 여론을 움직이는 힘이 있다. 따라서 종래에 편견을 조장하는 면이 있었던 ‘정신분열증’의 호칭 변경에 관한 독자 의견을 모으고 문제의식을 갖게 하는 것이 광고주의 목적이었다<광고 2>. 또 광고 기획력 측면도 아사히신문이 지니는 하나의 장점이기도 하다. 철완 ‘아톰’을 캐릭터로 한 연쇄 광고기획이나 별도 컬러페이지의 광고, 흑백광고의 일부나 프레임만을 컬러로 처리하는 ‘스폿(spot)컬러’ ‘컬러박스’ 등 클라이언트의 니즈를 충분히 파악해 다양한 광고 기획을 선보이는 것이다<광고 3>. 이는 ‘정보력’이라는 신문광고의 기본을 살리면서 다른 매체와의 차별화를 꾀하는 기획으로 광고미디어로서의 가치를 높이는 사례이다.
 
니혼케이자이(日本經濟)신문 - ‘비즈니스’로 특화된 독자 타깃팅
기업브랜드 이미지의 방향을 결정하는 광고가 탁월한 니혼케이자이신문은 명확한 독자층을 바탕으로 한 강력한 메시지 전달력을 자랑한다. 기업브랜딩에 관해서 강력한 파워를 발휘하는 미디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이 신문은 다른 신문에 비해서 독자 타깃팅이 명확한데, 그 독자들이 비즈니스 관련 정보에 민감하다는 공통분모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업들은 이 신문에 광고를 게재함으로써 가장 호소하고 싶은 타깃층에 직접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고 평가하는 것이다.

마이니치(每日)신문 - 독자를 세분화한 타블로이드판 발행해 광고 수용
전국지로서 폭넓은 독자층을 갖고 있는 마이니치신문은 타깃 독자를 분류한 광고 전개는 어렵다는 전제 하에 독자층을 구체화한 별도의 매체를 발행하는 것으로 타깃을 세분해, 본지만으로는 전개하기 어려운 광고를 전개하고 있다. 즉 창간 130주년을 맞아 30대 여성을 주요 독자로 설정한 ‘mai’라는 제호의 타블로이드판 별지를 발행한 것이다. 타깃팅이 어렵다는 신문의 매체 특성에 대해서는 인정하고, 별지를 채택하는 것으로 독자 대상을 세분한 것이 이 신문의 광고전략을 보여주는 것이다. 지난 2002년 7월에 중년층 이상을 대상으로 한 ‘PLATA(스페인어로 실버라는 의미)’라는 또 다른 별지를 창간한 것도 이 같은 광고전략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요미우리(讀賣)신문 - 활자문화 인프라 구축
최근 ‘활자’를 둘러싼 상황이 버거운 것이 사실이다. 이에 요미우리신문은 창간 130주년 기념사업으로서 출판 관련업계와 협력해서 ‘활자문화추진회의’를 발족. 2004년말까지 활자문화를 육성해 나가기 위한 ‘21세기 활자문화프로젝트’를 추진하기로 했다. 신문만이 아니라 활자문화 총체를 통해서 차세대의 사고력과 창조력, 인간성을 키워간다는 것이 골자이다. 이러한 움직임은 사회 젊은층들의 활자 기피증이 심화되는 현상 속에서 일본 교육현장에 의의를 던짐과 동시에 신문의 미디어로서의 가치에도 중대한 영향을 끼치는 평가를 받으며, 활자문화 활성화를 위한 근본적인 동기 부여와 더불어 다미디어 시대의 정보 흐름 속에서 신문광고의 위치를 확보하고자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주니치(中日)신문 - 신문광고 접수 온라인화
주니치신문은 2002년 3월, 온라인 상에서 광고 접수가 가능하게 하는 시스템을 도입, 광고의 접수 시간에 대폭 여유를 주게 되었다. 즉 지면 편집과 동등한 수준으로 생생한 광고를 게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2001년도에는 신문에의 광고 출고가 사상 처음으로 전체 20%까지 떨어졌다. 경기가 나쁘다는 것도 하나의 요인이었겠지만, 광고미디어로서의 신문의 기능을 재고할 시기가 왔다는 결론에 이르렀는데, 디지털에 의한 광고 접수의 스피드화와 고품질화는 당시의 위기를 극복하는 원동력이 되었다. 종래에 주니치신문은 ‘지역밀착형’이라는 큰 특징이 있었다. 즉 지역별로의 세분화된 지면 구성을 행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은 것인데, 광고 접수의 디지털화로 훨씬 더 순발력있게 지역광고시장에 대응할 수 있는 체제가 형성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에 현재 신문업계 전반에서 주니치처럼 매체력 강화를 도모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프리페이퍼
또 하나, 신문광고와 관련해서 짚어야 할 것으로 ‘프리페이퍼’가 있다.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각 전국지는 프리페이퍼로 눈을 돌리고 있는데, 이는 광고매체로서의 프리페이퍼의 가치를 인정한 것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프리페이퍼의 가장 큰 특징은 신문 본지에서 구현하기 어려웠던 독자층과 지역밀착형 타깃팅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즉 생활자는 프리페이퍼에 의해 보다 생활에 밀착된 정보를 얻을 수가 있고, 광고주의 입장에서는 보다 적확한 타깃을 향한 정보 발신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일본 생활정보지협회가 2002년 3월에 조사한 결과에 의하면 현재 일본 내에서 발행되고 있는 프리페이퍼의 총 발행부수는 약 2억 2,000만 부에 이른다. 즉 일본 전체 인구를 웃도는 프리페이퍼가 발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광고 내용은 미식(美食), 요리점 등이 가장 많고, 쇼핑·미용·부동산·문화교실 등이 그 뒤를 잇는데, 특히 여성을 타깃으로 한 광고와 지역밀착형 광고가 많은 것이 눈에 띈다. 신문 본지에 비교하면 소액광고시장이 주라고 볼 수도 있는 프리페이퍼는 신문사와의 타이업을 통해 광고주의 지명도와 신뢰도의 향상을 꾀하거나 잠재적인 유저와 접촉하는 기회를 마련해준다. 신문사의 정보 채널로서 혹은 기업이 신문 본지와는 다른 광고를 전개할 수 있는 하나의 장으로서 프리페이퍼는 앞으로 그 중요성이 더해져 갈 것으로 보인다.
 
‘기업브랜드’ 재건 측면과 신문광고 역할

그런데 최근 신문광고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는 느낌도 있다. 일본의 경기불황과도 연관이 있겠지만, 소비자의 기업에 대한 불신감을 부추키는 사건들이 많았기 때문에 그러한 부분에 대한 설득과 기업 브랜드 재건이란 면에서 신문광고의 역할은 기대할 만하다는 것이다. 신문은 매체 자체에 대한 신뢰성이 높고 기업의 자세와 성의를 일반 유저(독자)를 대상으로 시간을 들여서 천천히 설득해갈 수 있는 장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앞으로의 신문광고의 가야할 길을 제시하는 광고 하나를 소개하고자 한다. 2002년도 신문광고상 광고주 기획부문을 수상한 ‘PHARMACIA’ 의약품 광고인데, 녹내장 검사를 권유하는 계몽 광고이다. ‘40세 이상인 당신, 당신의 눈은 괜찮습니까’라는 메인 카피와 ‘자, 이 그림으로 녹내장을 체크해 봅시다’라는 서브 카피가 보여진다. 그러면서 굳이 기업을 전면에 내세우지 않고 상단의 헤드라인으로 광고의 취지를 전하고 중앙의 큰 체크 시트와 사용법. 그리고 하단의 ‘그림 속에 보이지 않는 부분이 있는 분은 녹내장의 가능성이 있습니다. 바로 가까운 안과와 상담하세요’라는 내용을 담담하게 전하고 있다. 누구든 녹내장의 가능성이 있다는 점과 체크해 보고 싶다는 니즈를 명확하게 포인트로 잡아 치장이 거의 없이 명확한 내용만을 전하는 광고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는 클라이언트의 입장에서 볼 때는 어느 기업이 광고를 했는가를 독자에게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광고의 목적이 전달되고 있는가를 중시하는 방향으로 돌아선 전개라 할 수 있을 것이다<광고 4>.
 
인터넷 등이 보급되면서 광고의 형태도 다양해지고 있다. 그런데 독자의 로열티와 신문이라는 매체 특성상 정보를 명확하게 전달한다고 하는 의미에서 신문광고는 뛰어난 수단일 수 있다. 그 신문광고의 역할을 제대로 살리기 위한 투쟁이 현재 일본의 각 신문사와 관련 업체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주)
1) 2002년 10월 일본신문경영업무부 데이터 참조
2) ‘J-READ’란 ‘Japan Readers & Areal Data’의 약칭으로, 전국 신문종합조사 대행을 행한다. 타깃시장의 규모에서 광고타깃의 프로필, 광고에의 관여도에 이르기까지의 정보를 분석, 제공해 광고 기획을 지원한다(http://www.videor.co.jp/index.asp).

Posted by HSAD